필리핀의 초대 문화 1
필리핀인은 진실하지 못해서 약속을 어긴다?
필리핀인들과 직접적으로 대면해야 하는 상황에서 필리핀인들의 에티켓은 외국인들에게 큰 혼란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독특한 사회 문화를 가진 곳에서는 간단한 초대 조차도 '진실성'에 대한 오해와 실망, 분노를 일으키게 만드는 경우도 발생한다. '진실성' 문제에 대해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당신이 어떤 모임을 준비하고 있는 찰라에 우연히 길에서 필리핀 친구를 만난다. 당신은 그에게 오늘 저녁 모임이 있으니 참석하고 싶다면 참석해 달라고 요청한다. 필리핀 친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물론 가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이에 당신은 저녁 모임에 모일 사람의 숫자를 계산하여 음식과 자리를 준비하지만, 오겠다던 친구는 오지 않는다. 이럴때 우리는 필리핀 사람들이 '진실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 이것은 필리핀인들의 '진실성'과는 관계가 없다. 길에서 만난 그 필리핀 친구는 당신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는다. 사실, 필리핀인들은 다른 사람의 요청에 대해 거절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상대방의 초대에 설령 자신이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거절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구를 초대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초대하느냐가 더 중요
만일, 위와 같은 상황에서 상대를 반드시 초대하고 싶다면 상대와 헤어진 후 다시 상대에게 전화를 걸어 모임에 예약을 해놨으니 참석하기를 희망한다며 정식으로 초대를 하거나 초대한 친구와 친한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서 그 친구에게도 참석하라는 얘기를 한번 더 하게끔 만드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해놓지 않을 경우 위에서 초대를 받은 친구는 당신의 초대가 그냥 인사치레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필리핀의 모임에서는 초청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는 것이 예의이다. 대개 주인은 손님이 제시간보다 늦게 올 것을 예상해 음식준비도 그에 맞추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손님이 초청한 시간에 정확하게 나타나거나 이보다 빨리 나타나면 미처 준비를 다 끝마치지 못해 당황해 할 수 있다. 또한 음식이 준비되어 주인이 식사를 하라고 요청을 하여도 즉각 음식이 있는 테이블로 달려가지는 않는다. 주인이 몇 번을 권유하고 손님들은 주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음식을 먹는 형식을 취한다.
음식은 항상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예의
필리핀 사람의 집에 초대를 받아서 가보면 대개 참석한 사람에 비해 음식이 지나치게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필리핀 사람들은 손님을 초대한 후 음식이 부족하게 되는 것을 아주 부끄럽게 생각한다. 따라서 살림이 허락하는 한, 넉넉히 음식을 준비한다. 물론 남은 음식은 집주인의 친구들이 돌아갈 때, 싸주는 경우가 많다. 모임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는 많지만 취할 정도로 많이 마시는 사람은 결코 없다.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은 욕심이 과하다고 생각되어지거나 다른 곳에서 술을 별로 마시지 못해 본 사람으로 취급당한다. 게다가 술에 취해 공공장소에서 추태를 부리는 것은 터부시되고 있다. 술취한 친구가 보이면 다른 친구들이 그에게 더이상 마시지 말 것을 권하거나 집으로 데려다 준다. 모임에서의 대화는 "결혼은 언제 할거야?", "부모님은 무얼 하시죠?"와 같이 일상적이면서도 어느 정도 개인적인 질문을 하여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외국인이 모임에 끼게 되면 외국인에게 관심을 보이며 필리핀에서의 생활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나 로칼 사람들이 지불하는 가격과 외국인이 지불하는 가격에 차이가 있는지, 혹시 바가지를 쓰지 않았는지 관심을 많이 가진다.
모임후에는 반드시 감사의 인사를 한다
모임, 특히 저녁 모임에서는 모임을 마치고 돌아가기 전에 반드시 집주인이나 집의 어른들에게 정식으로 굿바이 인사를 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처럼, 먼저 일어나는 것이 미안해서 자리를 뜰 때 일부러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돌아가는 것은 매우 불손한 행동으로 취급된다. 중상층 이상의 가정은 모임이 있을 시 요리사를 초빙해서 요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모임에서 먹은 음식은 집주인이 직접 한 것이 아닌 경우가 많으므로 요리 자체에 대한 칭찬보다는 안주인에게 전반적인 요리와 분위기에 대한 칭찬을 해 주는 것이 좋다. 모임의 자리배치는 남녀 구분없이 앉는 것도 괜찮으나 집주인은 남자와 여자가 섞여 앉도록 자리 배치를 하려고 한다. 혹은 남편과 남자손님, 아내와 여자손님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자리배치를 하기도 한다. 서양에서는 모임시 손님이 음식이나 술을 들고 찾아 오는 경우가 많지만, 필리핀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때로는 손님이 무언가를 가져오면 집주인은 자신의 음식이 부족해서인가 하고 오해를 할 수도 있다고 한다. 무언가를 가져가야 하는지 아닌지는 함께 초대된 다른 필리핀 친구에게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은 습관이다.
필리핀 음식 상식
* 음식이 없이는 모임도 없다 * 손님에게는 음료 뿐만 아니라 음식까지도 권하는 것이 예의다. * 필리핀 사람들의 인사는 대개 '식사하셨어요?' 이다. *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권하지 않는 것은 무례한 일이다. * 제 때 식사를 하지 못한 운전기사는 운전에 태만해 진다. * 마닐라에서 꾸준히 성장하는 사업은 음식 사업이다.
|
필리핀의 초대 문화-2
선물
당신은 생일날 필리핀 친구들을 초대한다. 필리핀 친구들은 당신을 위해서 선물을 준비해서 왔는데, 당신은 선물을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뜯어 보고 기뻐한다. 물론, 이것은 한국이나 미국에서 일반적인 일이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이렇게 한다면 선물을 준비해온 친구는 아주 당황할지도 모른다. 필리핀 사람들은 자신의 선물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풀러 보는 것은 경우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선물이 공개되면 그 선물의 가격에 따라, 혹은 다른 사람들이 준비한 선물의 가치에 따라 자신의 것이 비교되어, 돈이 적어 싼 선물을 구입한 사람의 경우라면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반대로 선물을 준 사람 앞에서 선물을 개봉하면, 선물을 받는 사람이 물질적이고 계산적인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이다. 따라서 선물을 받는 경우라면 그 선물을 준 사람들이 돌아가고 나서 개봉하는 것이 좋고, 선물을 하게 되더라도 받는 사람이 그 선물을 눈앞에서 개봉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혹시나 내가 준 선물을 기억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안해도 된다. 비록 당신 앞에서 바로 뜯어보지는 않더라도 당신이 준 선물이 무엇인지는 반드시 기억을 하고 있다가 다음에 다른 모임에서 당신과 만날 때, 그 때 주었던 선물에 대해 언급하며 감사를 표한다.
초대엔 늦게 가는 것이 예의
필리핀인이 집으로 당신을 초대하여 참석하게 되었다. 초대 시간은 저녁 7시. 당신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초대된 집으로 7시에 정각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저녁상이 멋지게 차려져 있을 줄 알았던 집에선 안주인이 머리를 채 말리지도 못한채 당신의 이른(?) 도착에 당황한다. 필리핀에선 시간을 엄수하는 것이 때론 예의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초대된 시간에 정확하게 오는 사람은 몹시 배가 고프거나 음식에 대한 욕심이 큰 사람으로 간주된다. 늦게 오는 것이 예의이다. 와달라는 시간보다 대략 15분에서 30분정도 늦게 간다면 당신은 '정확하게' 도착한 것이다. 초대된 손님이 중요한 사람일수록 더 늦게 도착한다. 때로는 약속시간보다 2시간이나 늦게 도착해도 '늦었다고' 간주되지 않는다. 물론 외국에서 공부하거나 일을 한 경험이 있는 필리핀 사람들은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에 익숙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예외적인 경우이다. 그러나, 업무나 거래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시간을 정확하게 엄수하는 것을 선호한다.
예의상 표현
당신이 점심때 일이 있어 당신의 필리핀 직원의 집에 잠깐 들리게 되었다. 이 때 당신의 직원은 식사중이다. 당신의 직원은 당연히 당신에게 식사할 것을 권한다. 하지만 만일 당신이 그에게 식사를 하겠다고 한다면 그는 적지않이 당황할 것이다. 그가 당신에게 식사를 권한건 한마디로 '예의상의 표현'일 뿐이다. 그는 사실 당신에게 줄 음식을 따로 준비하지도 못했다. 이처럼, 필리핀 사람들은 비록 음식을 준비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식사를 하고 있는 중에 누군가가 들어오면 같이 먹자고 권한다. 하지만 미리 초대받은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의 경우 '감사합니다만 괜찮습니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물은 사람 또한 그런 대답을 기대한다. 반대로 당신이 식사중에 당신의 직원이 당신 집에 들렀다면 당신 역시 그에게 같이 밥먹자고 물어보는 것이 예의이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당신의 직원은 '감사합니다만 괜찮습니다'고 말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한번씩 이렇게 묻는 것이 필리핀에선 예의로 통한다.
생일 파티 에티켓
* 생일 파티는 대개의 경우 가만히 앉아서 먹는 스타일 보다는 부페 스타일로 서서 돌아다니며 먹는 경우가 많다. * 생일 파티는 친구들만 초청하는 것이 아니라 친척들과 이웃들 모두를 초대하는 경우가 많다. * 초대된 사람은 서로 자유롭게 만남을 형성하지만 나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뉜다. * 젊은 사람은 나이든 어른들을 맞이할 때 뺨에 키스를 하거나 손을 머리에 대며 존경을 표한다. * 생일 선물은 다른 사람앞에서 뜯어보지 않는다. 주인은 손님이 모두 떠난 후에야 선물을 열어 본다. * 파티에 운전사와 함께 간다면 주인에게 미리 알린다. 주인은 운전사를 위해서 따로 음식을 준비해 준다. 만일 저녁식사 이후의 파티에 간다면 운전사에게 미리 저녁을 먹으라고 알려준다. * 친한 친구들은 파티가 끝난후 남은 음식을 싸가지고 돌아가도록 주인이 미리 준비한다. * 생일 파티에는 파티에 맞는 복장을 하고 간다.
|
필리핀의 초대 문화-3
필리피노와 친하려면 필리핀 음식을 시도하자
필리핀에 스페인이 점령하며 외국인이 들어온지 400년이 넘었다. 외국사람과의 삶은 필리핀 사람들에겐 이미 익숙한 일이 되었다. 많은 필리핀 사람들은 외국사람들과 직간접적으로 경험을 하고 있고 외국사람들의 삶의 문화가 자기네들과 다르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필리핀 사람들은 외국사람을 쉽게 받아들이는 습성을 가지게 되었고 이러한 성향으로 의외로 외국인은 필리핀에서 별다른 어려움없이 적응을 하고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필리핀 사람들과 완전히 동화되어 살아가는 것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필리핀 사람들은 아무리 친하더라도 외국인은 외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늘 남아 있다. 이방인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절대 마음을 열어 내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필리핀 사람들이다. 심지어 같은 필리핀 사람끼리도 자신의 'Kin Group(친목회)'에 속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구분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이 필리핀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에 스며드는 행동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것이 바로 음식을 함께 먹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필리핀 친구가 발룻(balut-부화되기 직전의 오리알을 삶은 것)을 권했을 때, 당신이 예의 바르게 거절한다면 필리핀 친구는 당연히 당신을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그 친구와 보이지 않는 벽을 넘어 친해지는 상황까지는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릴 것이다. 필리핀 음식으로 친해지려 한다면 또하나 시도해 봐야 하는 것이 있다. '시니강(Sinigang-신맛이 강한 국의 일종으로 돼지고기나 새우를 넣어 먹음)'을 먹어보는 것이다. 외국사람이 처음에 시니강을 먹어 볼 때는 세상이 뭐 이런 음식이 있나 싶을 정도로 맛이 이상하고 신맛이 강하다. 하지만 점점 그 맛에 익숙해지면 나중엔 안먹으면 생각이 날 정도다. 이렇게 외국사람이 필리핀 사람만 먹는 음식을 시도하면 필리핀 사람들 역시 '아, 이 외국인은 우리 문화를 정말 이해하고 싶어하는구나'는 생각을 가지게 되어 한걸음 더 나아간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다. 정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없다면 그냥 필리핀식으로 정중하게 거절하며 미소를 지으면 된다.
찾아온 손님을 응대하는 법
* 손님은 거실에서 맞이한다. * 손님에겐 반드시 음료수나 음식을 대접한다. 손님이 오기로 되어 있으면 반드시 손님이 먹을 식사를 준비해 두도록 한다. * 술은 손님이 원하는 만큼만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손님에게 일부러 술을 권하지는 않는다. * 아이들은 가까이 두는 것이 원칙이지만 시끄럽게 떠들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는다. 따라서 따로 아이들만이 놀만한 방으로 데려다 준다. * 집주인의 아이들은 손님이 올 때 나와서 인사한 후 손님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다른 방으로 간다.
병문안 하는 법
친구나 친척이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경우, 직접 문병을 가는 것이 예의이다. 누군가 아플 때 병원을 찾아가면 입원한 당사자 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친구나 친척들도 당신이 직접 문병을 와준 것에 대해 감사하며 반드시 그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당사자가 의식이 없이 누워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의 친구나 친척의 기운을 북돋아 주기 위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병원에 아픈사람을 문병갈 때는 꽃이나 음식을 들고 가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친구나 친척들은 당신이 방문을 하면 음식이나 음료수를 권할 것이다.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친인척들은 당신이 병원을 떠나기 전에 무언가 먹고 가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이것은 그들의 집을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친구집에 방문하는 경우
* 친구집에 방문하는 경우에는 미리 약속을 잡을 필요는 없다. 미리 알려주는 것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방문을 미리 알려주더라도 지나치게 정중하게 약속을 잡는다든지 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필리핀 사람들은 손님이 찾아온다고 하면 집안을 청소하고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 집에 방문한 후에는 주로 거실에서 얘기를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화장실이나 다른 방에 들어갈 경우에는 미리 집주인에게 허락을 받아야 무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시골의 경우에는 집안에 들어갈 때 신을 벗고 들어가는 경우도 많으므로 미리 확인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