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65 높이서 118㎞ 강서브… 꽂히면 초토화
[스포츠 포커스] OK금융의 레오
박강현 기자
입력 2023.02.23 03:00
“시속 118㎞짜리 주사입니다.”
지난 16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경기 4세트. OK금융그룹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33·쿠바·등록명 레오)의 서브가 눈 깜짝할 새 반대편 코트에 내리꽂혔다. 자리를 잡고 있었던 한국전력 임성진(24)은 순식간에 날아온 서브를 미처 피하지 못했다. 왼쪽 팔을 강타당한 그는 마치 따끔한 주사라도 맞은 듯 그대로 드러누우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날 레오는 서브에이스 11개를 터뜨려 종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기록(9개)을 갈아치웠다.
레오는 22일 현재 남자부 서브에서 1위(세트당 0.939개·115개 세트에서 108개)다. 2위인 링컨 윌리엄스(호주·대한항공)가 0.520(100세트에서 52개)이니 그의 서브가 얼마나 압도적인지 알 수 있다. OK금융그룹은 레오의 활약을 앞세워 초반 부진을 딛고 중상위권을 넘본다. 강력하다 못해 공포스럽기까지 하다는 레오의 강서브 비결은 무엇일까.
/그래픽=박상훈
/그래픽=박상훈
◇상대 코트까지 단 0.5초
레오의 레이저 서브는 키 206㎝, 몸무게 95㎏의 날렵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온다. 레오는 벤치프레스(누워서 팔로 바벨 들어 올리기) 110㎏을 소화하는 강한 어깨와 스쿼트(바벨 들고 앉았다가 일어서기) 210㎏도 거뜬한 하체 근력을 자랑한다. 체지방 비율도 11%대로 낮아 고공 점프가 필수적인 배구에 이상적인 체형이라는 평가다. 타점(365㎝)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브 속도도 차원이 다르다. 이번 시즌 올스타전 이벤트인 ‘서브 콘테스트’에서 측정된 서브 최고 시속은 삼성화재 아흐메드 이크바이리(27·리비아)의 117㎞다. 국내 선수들이 경기 중 기록하는 속도는 100㎞ 안팎이다.
국내 V리그 경기에선 스피드건을 사용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레오의 서브 평균 속도가 시속 120㎞는 거뜬히 넘을 걸로 본다. 이 속도라면 공이 반대편 코트 바닥에 도달하는 데는 불과 0.5초. 정상적으로 반응하기 힘든 시간이다. 문용관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실장은 “레오의 서브는 체감상 시속 120㎞대는 물론이고 130㎞까지 나올 수 있으리라 본다”면서 “이 정도로 빠르고 정확한 서브는 상대편에 공포심을 갖게 할 것”이라고 했다.
◇회전·무회전 넘나드는 변화무쌍하고 정확한 서브
레오는 리그 개막 이전부터 엔드라인을 밟지 않고 점프할 때도 앞으로 쏠리기보단 수직으로 뜨며 마치 스파이크를 때리듯 서브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이런 스파이크 서브의 약점은 빗나갈 가능성이 큰 것인데, 그는 수많은 연습 끝에 날카로움을 장착했다.
레오가 서브에이스를 108개 꽂을 동안 저지른 서브 범실은 141개다. 서브 범실/서브에이스 비율이 1.30대에 불과하다. 다른 선수들은 보통 2를 훌쩍 넘긴다.
또 회전 및 무회전 서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도 강점이다. 문 실장은 “레오는 위에서 손목을 덜 꺾어 찍어 누르는 듯한 무회전 서브와 필요할 때는 손목을 팍 꺾어 스핀을 주는 회전 서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면서 “노력과 노련미에서 나오는 실력이다. 상대방이 어떤 경로로 올지 예측을 못 하니 손을 쓸 수 없게 되고 맞기까지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레오는 서브 훈련을 할 때 가장 신이 나 보인다”며 “외국인 선수들은 오전에 공을 만지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레오는 자발적으로 훈련에 임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흐름을 바꾸는 데는 서브와 블로킹이 제일 효과가 크다”면서 “그의 서브는 상위권 팀 격파를 위한 무기”라고 했다. 레오도 “올 시즌 기록 중 서브 부문이 가장 자랑스럽다”고 했다.
레오는 이번 시즌에 역대 V리그 최고 서브왕을 노린다. 그의 올 시즌 세트당 서브에이스는 독일 출신 괴르기 그로저가 2015-2016시즌에 세운 역대 서브 기록(세트당 0.829개)보다 많다. 또 30경기를 소화한 레오가 남은 정규 시즌 6경기에서 서브에이스를 4개 추가하면 2020-2021시즌 카일 러셀(미국)이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서브에이스(111개) 기록도 넘어설 수 있다.
한편 OK금융그룹은 22일 안산 홈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대3(17-25 15-25 25-27)으로 패했다. 여자부 경기에선 IBK기업은행이 현대건설에 3대0으로 승리했다. 현대건설은 5연패 수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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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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