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생이 되면서 가요와 만나는 기회가 늘어갔다.
산골 깊은 농촌 마을에서 오로지 라디오 방송이 그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
내가 중학교 재학생이든 시절은 1963년에서 부터 3년 간이었다.
당시에 유행하던 가요가 이미자 씨의 노래가 많았는데, 그중에 '황포돛대'와
함께 '섬마을 선생' 그리고 '동백아가씨' 같은 노래들이 떠오른다.
김용만 씨의 '회전의자' 나 최희준 씨의 '하숙생' 등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세상에 나왔다. 비슷한 시기에 조미미 씨의 '바다가 육지라면'이란 노래도 귀에
익었다.
대개 라디오 연속극과 관련된 노래들이 많았다. 따라서 라디오 연속극의 청취
율이 높아지면, 그 주제가도 사람들이 애창하게 되었다. 당시에 나는 황포돛대,
하숙생, 회전의자 등을 하교 길에 종종 불러 보았다.
그런가 하면, 흘러간 옛 노래들도 조금 접하게 되었다.
황성옛터와 눈물젖은 두만강 그리고 신라의 달밤과 같은 노래들이었다.
대체로 학업에 열중하던 모범(?) 학생이었지만, 틈틈이 이런 대중가요들을 흥얼
거리며 학창 시절의 일부를 보낸 셈이다.
그저,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귀동냥으로 익힌 노래들을 혼자 즐기면서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