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 정신지체 아동은 특수학급에서 개별화 지도로 한글이 습득된다. 그러나 중등도 이하가 되면 그것이 통하지 않는다. 중복장애아동 등과 같은 중등도(中等度) 또는 중도(重度) 정신지체아동에게 있어서 한글학습이 실패하거나 한글학습의 결과가 지지부진하게 되는 이유는 한글읽기의 초기학습 실패에 있다.
그런데 한글은 어느 나라 문자보다 탁월하여 그 특장(特長)이 되는 3층구조를 활용하면 1년 남짓의 한글학습을 통해서 중등도 또는 중도 정신지체아동도 동화책을 줄줄줄 읽게 된다. 그러나 한글 자음은 영어와 달라서 자음만 가지고는 초성자음 발음을 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한글 자음에 대한 음가학습이 누구나 불가능하다. 여기서 미니한글 사용이 필요하다.
미니한글은 한글자음에 모음 ‘ㅏ’를 임시로 추가함으로써 자음만 가지고 모음이 있는 것처럼 소리내어 읽는 방법이다. 즉 ‘ㄱ’을 ‘가’라고 읽는 것이다. 7줄 바둑판을 사용하면 복잡한 바둑세계에 대한 초기학습과정이 스르르 마스터되는 것처럼 미니한글을 사용하면 한글 읽기의 초기학습과정이 스르르 해결된다.
2. 문자학습의 키(key)가 되는 4개 자음과 1개 모음
한글의 자음은 19개이다. 그 중에서 4개의 자음을 중심으로 16개의 자음이 규칙적으로 조직될 수 있으며 나머지 3개 자음도 그 조직에 관련지을 수 있다.
키자음 4개의 자형변별 및 음가변별을 먼저 익히게 되면 나머지 자음의 학습이 쉬워진다. 특히 키자음 4개는 상형문자여서 아동에게 질문만 던지면 그 모양에 대한 해석을 아동이 제맘대로 하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자형변별의 바탕이 된다. 그리고 음가변별은 명칭사용으로 가능해진다. 즉 ‘ㅇ’을 ‘아’라고 부르는 방법이다. 이후로 원래 있던 자음의 이름은 언급조차 하지 않아야 한다.
자형(字型)변별이 질문법(質問法)으로 해결되면 같은 계열의 자음 몇 개는 획의 추가 등의 표현 방식으로 간단하게 변별된다. 또 질문법은 4개 자음의 자형에 대한 아동 자신의 관점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망각이 거의 없다.
가. 키자음의 음가학습(音價學習)
자형변별에 음가변별이 해결되면 익혀진 자음카드를 여러 가지로 조합하여 단어를 구성, 그 아동만의 읽기자료를 만들 수 있다. 이로써 아동은 문자사용의 원리와 활용을 깨닫게 되며 익혀진 자음의 자형 및 음가에 대한 기억이 확고하게 된다. 이 때 중등도 이하의 아동인 경우에는 표준말이나 맞춤법 등을 처음부터 따져가며 가르칠 수 없다. 이들에게는 소리 나는 대로 철자된 단어도 사용하여 읽기 연습이 충분하게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정신지체 아동에게 나타나는 특수 망각을 극복해야한다. 그래서 혼자서 동화책을 줄줄 통독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그런 문제를 보류하고 일단 그것이 가능하게 된 다음에 그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 아동은 사투리의 사용이나 소리 나는 대로 철자된 단어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상형문자 4개 자음이 구성하는 단어는 다음과 같다.
예 : ㅁ ㅁ, ㅇ ㅇ, ㅁ ㄴ, ㄴ ㅁ, ㅇ ㅁ, ㅅ ㄴ, ㄴ ㅇ, ㄴ ㄴ, ㅅ ㅅ
ㅇ ㄴ ㅁ ㄴ, ㅅ ㄴ ㅁ ㄴ, ㄴ ㅁ ㄴ ㅁ, ㅅ ㄴ ㅅ ㄴ
한글의 자음조직
ㅅ
ㄹ
ㄴ
ㅁ
ㅇ
ㅈ
ㄷ
ㅂ
ㄱ
ㅊ
ㅌ
ㅍ
ㅋ
ㅉ
ㄸ
ㅃ
ㄲ
ㅆ
ㅗ
ㅎ
* 모음 ‘ㅗ’ : 소리는 내지 않고 입술을 오랫동안 오므리는 연습만 한다.
3. 19자음의 음가학습
나머지 자음은 가로 방향으로 4개씩 학습될 수 있다. 이것을 순서대로 예를 들어가며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가. ‘ㅇ'단자음의 음가학습
예 : ㅇ ㄱ, ㅇ ㄲ, ㅇ ㅎ, ㄲ ㄲ
나. ‘ㅅ'단자음의 음가학습
예 : ㅅㅈ, ㅊ, ㅆ, ㅉ, ㅇ ㅆ, ㅇ ㅈ ㅇ ㅈ, ㅇ ㅊ, ㄱ ㅈ, ㄱ ㅉ
다. ‘ㄴ'단자음의 음가학습
예 : ㄴ ㄷ ㄴ, ㄴ ㅌ ㄴ ㄸ, ㄴ ㄹ, ㄷ ㄹ, ㅇ ㄹ, ㄱ ㄹ, ㄲ ㄹ, ㅎ ㄴ
라. ‘ㅁ'단자음의 음가학습
예 : ㄴ ㅁ ㅂ, ㄴ ㅃ, ㄴ ㅂ ㄴ ㅂ, ㅇ ㅍ
4. 음절카드를 사용하는 발전학습
위에 있는 자음조직표에 나타나 있는 모음 ‘ㅗ’는 오랫동안 입모양 만들기에 사용될 수 있었다. 19자음을 익히고 나서(약 3개월-6개월 걸린다) 실제로 거기에 모음 ‘ㅗ’를 적용하여 소리내는 것을 일러주면 19음절이 또 쉽게 학습된다.(약 2주일 걸린다)
모음 ‘ㅜ’는 모음 ‘ㅗ’와 똑같이 소리 내는 것으로 학습한다. 다만 소리만 더 작게 내도록 한다.
이번에는 소리 없이 ‘이----’하면서 ‘이 자랑’ 놀이를 하루 동안 한 다음에 19자음에 딴이 ‘l' 붙이기를 하면서 소리 내어 읽기를 한다.(2주일 걸린다)
끝으로 19자음에 딴이‘l'를 한 19 개 글자를 A4용지에 써서 주고 거기에 연필 등으로 딴이 ‘l' 우측에 점(●) 하나를 덧붙이기를 연습한다. 이 때 소리내어 읽기는 가르치지 않는다. 쓰기가 익숙해지면 이건 자음만으로 읽었던 것과 똑같이 읽어도 된다고 일러준다.
모음 ‘ㅓ’는 모음 ‘ㅏ’와 똑같이 읽는 것이라고 일러주고 역시 위에서 그랬던 것처럼 소리만 더 작게 내도록 한다.
19개 자음과 5개 단모음 ‘ㅏ ㅓ ㅗ ㅜ l’를 조합하면 95음절이 된다. 각 음절을 A4용지 크기의 95개 카드로 만들어 각 음절의 음가습득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그 카드를 조합, 단어 만들기를 하면서 미니한글 습득 결과를 다양하게 활용한다.
5. 단어카드를 사용하는 발전학습
단모음만 사용하는 단어카드 읽기는 한글학습의 초기학습 결과를 더 발전시킬 수 있다. 단어카드는 200여개 이상이 만들어 질 수 있는데 카페에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