爾時世尊 重說頌言 調伏攝衆生 以戒降諸惡 智慧滅諸見 解脫得增長
이시세존 중설송언 조복섭중생 이계강제악 지혜멸제견 해탈득증장
그 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설하여 말씀하시는 도다. 중생들을 거두어 조복하고, 계(戒)로 모든 악을 항복받고, 지혜로 모든 견해를 멸하면, 해탈을 얻어 증장하리라.
外道虛妄說 皆是世俗論 撗計作所作 不能自成立
외도허망설 개시세속론 광계작소작 불능자성립
외도의 허망(虛妄)한 말은 모두 세속의 논(世俗論)이나니, 멋대로 헤아려 짓는 바는 능히 스스로 성립할 수 없도다.
唯我一自宗 不著於能所 爲諸弟子說 令離於世論
유아일자종 불착어능소 위제제자설 영리어세론
오직 나 하나의 스스로의 종지(宗旨)로 능취(能取, 대상을 인식하는 주관)와 소취(所取, 인식 대상)에 집착하지 않고, 모든 제자들을 위하여 세론을 여의게 하기 위하여 설하는 도다.
能取所取法 唯心無所有 二種皆心現 斷常不可得
능취소취법 유심무소유 이종개심현 단상불가득
능취(能取, 대상을 인식하는 주관)와 소취(所取, 인식 대상) 법은 오직 마음에 있는 바가 없고, 두 가지가 모두 마음의 나타남이나니, 상견(常見)과 단견(斷見)은 얻을 수가 없고,
乃至心流動 是則爲世論 分別不起者 是人見自心
내지심유동 시칙위세론 분별부기자 시인견자심
마음이 유동(流動)하면 이는 곧 세론이 되나니, 분별을 일으키지 않는 이러한 사람들은 스스로의 마음을 보는 도다.
來者見事生 去者事不現 明了知來去 不起於分別
내자견사생 거자사불현 명료지래거 불기어분별
온다는 것은 일이 생긴 것을 보고, 간다는 것은 일이 나타나지 않음이나니, 명료하게 오고 감을 알면 분별을 일으키지 않는 도다.
有常及無常 所作無所作 此世他世等 皆是世論法
유상급무상 소작무소작 차세타세등 개시세론법
유상(有常)과 무상(無常)은 짓는 바와 짓는 바가 없음이나니, 이 세론과 다른 세론 등은 모두 세론의 법이로다.
爾時大慧 菩薩摩訶薩 復白佛言 世尊 佛說涅槃 說何等法 以爲涅槃
이시대혜 보살마하살 부백불언 세존 불설열반 설하등법 이위열반
그 때, 대혜 보살마하살이 다시 부처님께 말하는 도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열반을 설하시나니, 어떤 법을 열반이라 하고,
而諸外道 種種分別
이제외도 종종분별
모든 외도들이 갖가지로 분별하여 설합니까.
佛言 大慧 如諸外道 分別涅槃 皆不隨順 涅槃之相 諦聽諦聽 當爲汝說
불언 대혜 여제외도 분별열반 개부수순 열반지상 제청제청 당위여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도다. 대혜여 모든 외도들이 분별하는 열반은 모두 열반상(涅槃相)에 수순하지 않나니,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을지로다.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설하리라.
大慧 或有外道 言見法無常 不貪境界 薀界處滅 心心所法 不現在前
대혜 혹유외도 언견법무상 불탐경계 온계처멸 심심소법 불현재전
대혜여 혹은 어떤 외도는 법무상(法無常)을 보고, 경계를 탐하지 않고, 온계처(薀界處)가 멸하고, 마음과 심소법(心所法)이 앞에 나타나지 않고,
不念過現 未來境界 如燈盡 如種敗 如火滅 諸取不起 分別不生 起涅槃想
불념과현 미래경계 여등진 여종패 여화멸 제취부기 분별부생 기열반상
과거 현재 미래의 경계를 생각하지 않고, 등불이 다한 것과 같고, 종자가 썩은 것과 같고, 불이 꺼진 것과 같이 모든 취착을 일으키지 않고, 분별이 생기지 않는 다고 말하면서 열반상(涅槃想)을 일으키는 도다.
[참고] 심소법(心所法)은 어떤 것인가.
위에서 말씀드린 심소법(心所法)에 관련하여 능가경의 이곳 저곳에서 마음에 관련(關聯)되는 용어(用語)가 매우 많이 나오고 있으므로, 여기서는 제법(諸法)의 분류(分類)에 대하여 통괄적(統括的)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법(諸法)의 분류(分類)
인생(人生)과 우주(宇宙)의 모든 것을 일체제법(一切諸法)이라 합니다. 일체제법(一切諸法)은 인연생멸(因然生滅)에 따른 유위법(有爲法)과 인연생멸(因然生滅)을 여읜 무위법(無爲法)으로 크게 대별(大別)합니다.
유위(有爲)란 조작(造作)의 뜻이니, 타(他)의 인연(因緣)으로 일어나는 것이요, 무위(無爲)는 타(他)에 의지(依支)하여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생멸변천(生滅變遷)이 없고, 상주실체(常住實體)합니다.
일체제법(一切諸法)은 오위(五位) 칠십오법(七十五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유위법(有爲法)에 칠십 이(七十二) 가지가 있고, 무위법(無爲法)에 세 가지가 있습니다.
유위법(有爲法, 七十二)
유위법(有爲法)은 상대적(相對的) 유한적(有限的)인 법(法)을 말합니다. 이를 분류(分類)하면 색법(色法), 심왕법(心王法), 심소유법(心所有法), 심불상응행법(心不相應行法)의 네 가지로 나누어 집니다.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의 오근(五根)과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의 오경(五境) 및 무표색(無表色)은 색법(色法)에 해당됩니다.
색법(色法, 十一)
색법(色法, 色蘊)은 오근(五根), 오경(五境), 무표색(無表色)입니다.
오근(五根)으로서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이 있습니다.
오경(五境)으로서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표색(無表色)이 있습니다.
심왕법(心王法, 六)
심법(心法)의 주체(主體)로서 모든 심소(心所)를 통괄(統括)하므로 심왕(心王)이라고 합니다.
육식(六識): 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 의식(意識)
심소유법(心所有法, 四十六)
심소법(心所法)은 심소유법(心所有法)의 준말입니다. 심소유법(心所有法)이란 심왕(心王)에 종속(從屬)하여 일으키는 마음 작용(作用)이라는 뜻으로, 대상의 전체를 주체적(主體的)으로 인식(認識)하는 심왕(心王)에 부수적(附隨的)으로 일어나는 대상을 구체적(具體的)으로 인식(認識)하는 마음 작용(作用)입니다.
수온(受蘊)은 수(受)의 심소(心所), 상온(想蘊)은 상(想)의 심소(心所)이니, 이 둘은 그 작용(作用)이 현저(顯著)하여 번뇌(煩惱)의 직접적(直接的)인 동기(動機)로 특히 경계(警戒)하여야 합니다. 심소유법(心所有法)에는 다음과 같은 마흔 여섯 가지(四十六)가 있습니다.
① 대지법(大地法, 十)
수(受), 상(想), 사(思), 촉(觸), 욕(欲), 혜(慧), 염(念), 작의(作意), 의욕(意慾), 승해(勝解, 分明한 解析), 삼마지(三摩地)가 이에 해당됩니다.
② 대선지법(大善地法, 十)
오직 선(善)한 마음의 성품(性品)뿐으로, 선(善)한 마음의 근본(根本)이 됩니다. 이에 대한 것으로는 신(信), 근(勤), 참(慙, 자신에게 부끄러워하는 것), 괴(愧, 타인에게 부끄러워하는 것), 사(捨), 무탐(無貪), 무진(無瞋), 불해(不害), 경안(輕安), 불방일(不放逸)이 해당됩니다.
③ 대번뇌지법(大煩惱地法, 六)
일체번뇌(一切煩惱)는 대번뇌지법(大煩惱地法)에 근거(根據)해서 이루어 집니다.
무명(無明), 방일(放逸) 방종(放縱), 해태(懈怠, 게으름), 불신(不信), 혼침(惛沈, 졸음), 도거(掉擧, 分別是非)가 이에 해당됩니다.
④ 대불선지법(大不善地法, 二)
나쁜 행동(行動)의 근거(根據)가 됩니다. 무참(無慙), 무괴(無愧)가 이에 해당되니, 파계무참(破戒無慙)한 일에도 부끄러움도 가책(呵責)도 안 받는 것입니다.
⑤ 소번뇌지법(小煩惱地法, 十)
대번뇌지법(大煩惱地法)보다 정도(程度)가 약(弱)한 것입니다. 이에는 분(忿, 憤怒), 복(覆, 숨김), 간(慳, 인색), 질(嫉, 질투), 뇌(惱, 괴로움), 해(害), 한(恨), 첨(諂, 아첨), 광(誑, 속임), 교(憍, 교만)가 해당됩니다.
⑥ 부정지법(不定地法, 八)
악작(惡作, 나쁜 짓), 수면(睡眠), 심(尋, 거칠고 얕은 작용), 사(伺, 세밀하고 깊은 작용), 탐(貪), 진(瞋), 만(慢), 의(疑)가 해당됩니다. 이선정(二禪定)에 들어야 심사(尋伺)가 끊어진다고 합니다.
심불상응행법(心不相應行法, 十四)
비심비물(非心非物)의 존재(存在)로서, 색(色), 심(心), 심소(心所)의 삼법(三法)을 떠난 법(法)입니다.
득(得, 성취), 비득(非得, 불성취), 명근(命根, 壽命), 중동분(衆同分, 同類), 생(生), 주(住), 이(異), 멸(滅), 무상정(無想定), 무상과(無想果), 멸진정(滅盡定), 명(名), 구(句), 문(文)이 이에 해당합니다.
* 표색(表色)에 대하여
몸(身)과 입(口), 두 가지의 업(二業)을 말합니다. 이 두 가지의 업(業)은 표시(表示)할 수 있다고 하여, 표색(表色) 또는 표업(表業)이라고 합니다. 무표색(無表色)은 표시(表示)할 수가 없어서, 무표색(無表色) 혹은 무표업(無表業)이라고 합니다.
계를 받으면(受戒), 인간(人間)의 안목(眼目)에는 보이지 않지만, 몸이나 마음에 훈기(薰氣)가 생기는데, 그것을 계체(戒體)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표시(表示)할 수가 없지만, 하나의 능력(能力)있는 에너지로 존재(存在)하는 것이 무표색(無表色)입니다.
** 명구문(名句文)에 대하여
문(文)은 음운(音韻)이 굴곡(屈曲)하여 언어(言語)를 조직(組織)하는 원체(元體)요, 명(名)은 문(文)을 집합(集合)한 간단(簡單)한 명사(名詞), 동사(動詞) 혹은 형용사(形容詞) 등입니다. 구(句)는 두 개 이상(以上)의 명(名)이 연결(連結)되어 의미(意味)를 나타내는(表示)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