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가 못의 위치를 확인하지 않고 못질하는 것처럼 줄타기 장인이 좌우를 두리번 거리면서 무게중심을 잡지 않는 것처럼 주부가 재료의 두께를 확인하며 칼질하지 않는 것처럼 처음의 서툴고 어리숙한 동작의 무수한 반복을 통해 완숙하고 흔들림 없는 자기만의 자세로 가져가야 합니다.
러닝은 대단히 복잡하며 연계적인 움직임입니다(사실 러닝뿐 아니라 모든 액티비티가 그러하겠지만요). 한번에 모든 동작을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각 구분동작의 반복을 통해 동작과 동작간의 연계를 확립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드릴을 수월하게 한다해도 계속 하다보면 그 안에서 또 다른 느낌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이는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고 말로 배울 수도 없습니다. 오롯이 본인만의 추체외로의 움직임입니다.
한번 익혀진 버릇과 무의식적인 움직임은 적당한 노력으로는 잘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쁜 버릇, 흔히 말하는 ‘쿠세’가 들기 전에 바른 움직임 패턴을 익히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러닝이 즐겁지 않고 힘든건 체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러닝에 적합한 움직임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린 아이가 뒤집고 고개를 들고 배밀이를 하고 일어서는 과정을 거쳐야 걷는 것처럼 한번에 완전한 자세를 가지려 하지 마세요. 설사 무결점의 자세가 영영 오지 않더래도 과정이 즐겁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