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봄바람
최 명식
보이지 않아도
보려고 안 해도
따뜻한 햇살에 몸 녹이던 바람
툇마루 아래 고양이를
토닥이며 잠재우다
내가 보아서인지
내게 보여서인지 얼른 일어나
잔잔히 붉은 얼굴에
앞니 두 개 드러내 살짝 웃으며
생강나무 노란 꽃 몽우리
살짝 건들면서
볼 것을 더 보이겠다면서
억새 서걱거리는 밭두렁으로
발걸음을 옮기더니
미처 겨울을 보내지 못한
들풀 들을 만나
향긋한 봄나물 파랗게 입맛을 돋우다
내가 볼 것을 다 보아서인지
내가 볼 것이 더 있는 것인지
석양빛에 걸터앉아
아무 말 하지 않고 묵묵히
겸연쩍은 찬바람만 뿌리고 달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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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3월의 봄바람
청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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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
23.03.11 22:0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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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진 시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3월의 봄바람 잘 감상했습니다. 포근한 봄바람에 따스한 햇살을 이불 덮고 깊은 잠에 빠진
고양이가 평화로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