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목소리
김옥춘
엄마 목소리에 기운이 없어요. 아프신 것 같아요.
엄마 목소리에 희망이 없어요. 걱정이 더 커졌나 봐요.
엄마가 아프면 엄마 목소리도 아파요. 가족이 아파도 엄마 목소리가 아파요.
엄마 걱정이 많으면 엄마 목소리도 희망을 잃어요. 가족 걱정이 커져도 엄마 목소리가 희망을 잃어요.
떨어져 있는 지금은 엄마 목소리가 엄마인데 엄마 목소리가 아파요.
엄마! 아프지 마세요. 용기 잃지 마세요. 엄마! 엄마!
엄마!
2023.10.26 | 오늘만 있는 하루살이 인생
김옥춘
엄마 독립하시고 다 퍼드렸어요. 나중에 땅을 치며 후회하고 싶지 않았어요.
주고 또 주어도 또 주고 싶은 게 사랑이 맞네요. 돈을 빌려서라도 더 드리고 싶은 마음을 내 마음을 비난하기는 참 어렵네요.
앞뒤 재지 않고 다 드리고 나니 당장 월세에 공과금이 보험료가 부족하네요. 벌면 되지 그리 생각했는데 취업이 아직이네요.
100만 원만 빌리고 싶어요. 10만 원 빌릴 곳이 없는데.
100만 원이 필요해요. 10만 원 빌릴 곳이 없는데. 5만 원도 빌려달라고 말할 수 없는데.
돈을 빌릴 수가 없네요. 내일 값을 형편이 아직은 안 되거든요.
보험을 해지해야 하겠죠? 적금 해약은 다 했어도 아직 해약할 보험 한 개는 남아있네요. 그나마 참 다행이네요.
하루 벌어 하루를 못살던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네요. 또다시 하루살이 인생이네요. 내일이 없네요. 오늘만 있네요. 수중에 돈이 없으니.
202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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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문제에 답하고
김옥춘
사는 게 재미있냐고? 그럴 리가요. 아프고 힘들어요.
희망이 있냐고? 그럴 리가요. 앞이 캄캄해요.
행복하냐고? 그럴 리가요. 불안하고 두려워요.
그런데 어쩌다 한 번씩 희미하게 내 가슴에 써보는 위로의 말로 우울증 문제에 답했어요. 나 사는 게 재미있다고. 나 희망으로 가득하다고. 나 행복하다고.
나 알아요. 나 불행해도 행복하다는 거. 나 희망이 없어도 희망찬 인생이라는 거. 나 우울해도 웃어야 한다는 거. 내가 느끼는 우울감이 내 인생의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거.
나 살아 있음이 축복이라는 걸 오늘도 명심하겠습니다. 나의 오늘이 행복이라는 걸 오늘도 명심하겠습니다.
나 우울해질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생명체가 나라는 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격체가 나라는 걸 기억해 내겠습니다. 나는 훌륭한 생명체입니다. 나는 훌륭한 사람입니다.
2023.10.27
| 잊지 마세요
김옥춘
잊지 마세요. 그날을.
잊지 않을게요. 그대를.
잊지 마세요. 그날을.
잊지 않을게요. 그대를.
잊지 마세요. 잊지 마세요. 면목 없어도 잊지 마세요. 면목 없어도 잊지 않을게요.
우리 모두 함께 안전하기를 함께 행복해지기를 소망합니다.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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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김장 축제 김옥춘 배추 4망 겉잎 떼고 4등분으로 자르고 배추 사이사이 소금을 조금씩 넣고 대야에 차곡차곡 넣고 물과 소금 비율 10:1로 소금물을 만들어 부었다.
물 2대접에 밀가루 4숟가락 풀어 풀을 쑤어 놓고 무 대파 쪽파 마늘 생강 갓 배를 씻었다.
무 4개 채칼로 밀고 쪽파 1단 반 대파 1단 갓 한 주먹 송송 썰고 마늘 3공기 생강 반 공기 배 2개 양파 4개 믹서기에 갈아서 큰 대야에 담았다. 고춧가루 2킬로그램 설탕 10숟가락 조미료 3숟가락 매실액 1공기 멸치 액젓 4공기 새우젓 1공기 굵은소금 2공기 물 3리터 밀가루 풀 넣어 버무려 김칫소를 만들었다.
10시간 절인 배추를 씻어 물기를 빼고 절인 배추 사이사이에 양념을 넣어 김장 김치를 만들어 김치통에 넣었다. 나만의 김장 축제의 마무리로 된장 풀어 돼지고기를 삶아서 겉절이와 함께 먹었다. 나만의 김장 축제는 훌륭했다. 김장 김치 담그기 문화에 동참한 것만으로도 계승이니 의미 있다. 아직 자신 없지만 아직 잘하지 못하지만 나를 칭찬한다. 엄마께 김장 김치를 선물할 생각을 하니 행복하다. 나 오늘 행복 하나 만들어 냈다. 장하다. 김장 김치 담그기 문화에 동참한 내가 사랑스럽다. 고맙다. 2023.10.29
| 단풍과 낙엽을 보면 김옥춘 단풍은 변화하는 모습 그대로 절정입니다. 축제입니다. 낙엽은 떨어지는 모습 그대로 아름다움입니다. 경건함입니다. 단풍은 내 마음에 사랑한다고 매일 말하고 싶게 합니다. 낙엽은 내 마음에 존경한다고 매일 말하고 싶게 합니다. 단풍과 낙엽은 내 인생에 사랑과 감사를 가르치는 축복의 선물입니다. 누구에겐가 나무의 사계처럼 나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 희망과 사랑과 감사를 가르치는 축복의 선물일 수도 있으니 나 오늘 정성을 다하여 살겠습니다. 나는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나는 선물 같은 사람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나는 훌륭한 사람입니다. 단풍과 낙엽을 보면 그렇게 느껴집니다. 2023.10.29 |
10월 마지막 날 인사말
김옥춘
수고했어요. 고마웠어요.
고마웠어요. 수고했어요.
가네요. 낙엽 눈물 뚝뚝 흘리며 10월이 가네요. 참 아름다운 10월이었죠?
알죠? 10월의 당신도 참 아름다웠어요. 10월의 당신도 세상을 아름답게 빛냈어요. 10월의 당신도 참 훌륭했어요.
10월에도 당신의 미소는 나의 세상을 살만한 곳으로 변신시켰어요. 마법 같은 미소 고마웠어요.
내게 신보다 훌륭한 당신과 내게 사계보다 아름다운 당신과 내게 보석보다 귀중한 당신과 단풍과 낙엽을 함께한 10월이 가네요.
수고했어요. 고마웠어요.
10월 잘 보내 주고 11월에 가득 채워 기다리는 행운과 행복과 사랑을 우리 고맙게 받기로 해요.
사랑해요. 축복해요. 11월에도 행복해지세요.
힘낼 거죠?
2023.10.31 | 낙엽길
김옥춘
바스락바스락 바스락바스락 길이 낙엽으로 덮였네요. 낙엽이 길이 됐네요.
낙엽길을 걸었어요. 냄새가 좋았어요. 소리가 좋았어요. 그림이 아름다웠어요. 그림 속 나도 아름다웠어요.
낙엽길 걷는 동안 나 혼자가 아니었어요. 마음에 가득한 당신과 함께였어요. 그래서 행복했답니다.
내가 당신인 듯 당신이 나인 듯 그렇게 살고 있네요. 요즘.
당신 행복한 거 맞죠? 다 주고도 더 주고 싶은 맘 참 간절하네요.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자꾸 생각나네요. 있을 때 잘하길 참 잘했네요. 후회할 뻔했네요.
바보처럼 다 주길 참 잘했네요.
바보처럼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살길 참 잘했네요.
사랑해요! 건강하세요!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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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도 나쁘지 않아요
김옥춘
구인 광고가 즐겨찾기가 됐어요.
오늘도 벽이네요. 내 나이
오늘도 문이 없네요. 내 나이
분명히 성별 무관 연령 무관 경력 무관 인근 거주 우대인데 딱 나를 찾는 구인 광고인데 벽이네요. 안 열려요.
내 나이가 마음에 안 드세요? 나는 내 나이가 나쁘지 않은데. 나는 내 나이가 좋은데. 구직이 어려운 거 빼고는.
2023.10.31
| 억새야! 갈대야!
김옥춘
억새야! 갈대야!
출렁출렁 억새야! 건들건들 갈대야!
억새야! 갈대야!
휘청휘청 억새야! 비틀비틀 갈대야!
억새야? 갈대야?
내 생활 흔들리는 거 어찌 알았어? 내 마음 혼잡스러운 거 어찌 알았어?
억새야? 갈대야?
억새야! 갈대야!
흔들리는 나도 아름다운 거 맞지? 혼잡스러운 나도 훌륭한 거 맞지?
뿌리 같은 진심은 지킬게. 흔들려도 삶을 포기하진 않을게. 나도.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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