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 농악 놀이ㅡ매구패
나는 해방전에 태어 낳고 해방후 부산에 고등학교를 다니기 전까지는 송정부락은 양천許가가 100호, 타성으로 李씨가 7호, 金씨가 3호, 柳씨2호, 姜씨2호, 김해許씨2호, 崔씨1호, 郭씨1호, 孫씨1호, 千씨1호가 살았다.
좁은 토지에 무려 120호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모름지기 일송정一松亭이었다.
3대성(崔. 許 .李)성의 하나인 양천허씨 집성촌에도 농악인 송정매구패가 결성되어 있다는 것이 이례적이었던 것 같다.
농악은 농촌에서 농부들이 두레를 짜서 일을 할 때 연행하는 음악이다. 넓은 의미로는 꽹과리·징·장구·북과 같은 타악기를 치며,
행진·의식·노동·판놀음 등을 벌이는 음악을 두루 가리키는 말이다. 굿·매구·풍장·금고(金鼓)·취군 등으로도 불린다.
농악은 상쇠의 지휘아래 연행하는데 상쇠잡이는 꽹과리가 담당했다. 거기에 맞춰 징 북 장구 소고(버꾸)등으로 한판이 짜인다.
내가 1942년에 태어나서 1956년까지 송정에서 자라고 있을 무렵 음력 정월 대보름을 정점으로 어른들께서 송정부락 매구패를 만들어 매구놀이를 하셨던 것 같다. 내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때 받았던 예술적 영감은 대단한 것 같았다.
그 당시 어른들중 재능이 계신 집안 어른들이 각자 분야별 장기를 발휘하셨던 같다.
상쇠이신 꽹과리는 수욱아재( 휘學成)가 발군의 실력으로 1인자적이셨고,
징잡이는 금산아재(휘沅)가 담당하기도 하고, 북은 이동아재(휘 垸)가 담당하기도 하고,
장구는 동동아재(휘尙)가 전담하셨던 같고, 소고(버꾸)는 여러 어른들이 교체 출연하신 것으로 기억이 있다.
조그만한 규모의 매구패였이지만
각 집안별 심방 演行으로 그 집안의 무탈을 기원해주기도 하고, 동구밖 어귀에서 잡신의 근접을 막아주고, 들에서 하는 야외 연행은 일년간 농사가 풍년이 되도록 복을 비는 행사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