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 머문 지.. 8일차
남해에 내려온 지 벌써 8일 차, 시간은 참으로 빠르다.
내가 거주하는 이곳은 텔레비전도 없고 인터넷 접속이 어려워 세상의 시시각각 흐름을 잘 알 수 없지만
내가 선택한 결정 내가 실행한 결정에 만족하면서 시간을 보낸다...ㅠㅠ
또 보일러가 없어 바래길을 걷고 돌아오면 찬물에 샤워하기를 주저하면서도 현 생활에 적응을 위해
과감히 웃옷을 벗고 찬물을 끼얹을 땐 온몸이 떨리는 희망찬(?) 기회도 있다.
찬물이 온 몸을 스치고 지나가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
(모 방송의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의 준한 생활이다 ㅎㅎ)
풍족함에 불편함을 모르고 살았던 지난 시간이 내겐 먼 옛날의 희미한 어머니의 구담(舊談)처럼
들리는 듯하다.
어머니의 길이란 바래길을 걸으며 보는 현실의 이야기,
뜨거운 날 홀로 마늘밭에서 힘들게 일하시는 할머니를 도와주지
못하고 불편한 맘으로 스쳐 지나가면서 인사만 나누는 걸음도 종종 이어진다
밭에서 일군 수확물을 하나라도 자식들에게 오롯하게 주고 싶어하는 맘을
객지에 있는 그들은 조금이나마 이해할까?
해안길과 산록을 따라가고 마실골목길을 연결하는 바래길 이음속에 내가 찾고자 하는 삶의 화두는
과연 무엇일까??
길은 끊기지 않는다. 모든 길은 연결되고 나의 걸음이 연륙교가 되어 인人 과 물物 그리고 세상의
지혜를 조금씩 알겠끔 하는 그 길을 지금 걸어가고 있다......
오늘은 바래길을 걷지 않고 휴식하면서 조용한 시간을 보낸다~~
◆ 일시 : 23. 5. 17(수)
◆ 오늘의 일정
◆ 읍내 전통시장- 이동면 용문사 - 이동면 미국마을 - 서상 스포츠파크(종료)
남해읍 장날이 매월 2,7일에 열린다, 전통시장을 찾아 할머니들이 애써 가꾼 채소를 한아름 사고 시장을
한바퀴 둘려본 후 떠난다.
남해의 유명한 사찰의 하나인 용문사를 찾는다
남해에서 산야를 둘려보면 특이한 산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멀리서 보면 왕관을 쓴 것 같기도 하고..
눈에 잘 띄는 이 산은 바로 남해 이동면에 있는 호구산虎丘山이다
바로 이 산 아래 용문사란 사찰이 있는데 오늘은 그곳을 방문한다
용문사
신라 문무왕 3년(서기663년)에 원효대사께서 보광산(금산)에 건립한 보광사(봉암사)를 그 전신으로
하고있다. 대사는 그곳에 첨성각을 건립하고 선교의 문을 열어 명성을 떨쳤으나 그 뒤 조선 현종
원년(1660년)에 백월대사께서 용소리 호구산에 터를 정하고 사찰을 옮겼다.
또한 용문사는 임진왜란 시 호국사찰로 사명당의 뜻을 받들어 왜구로 부터 나라를 구했으며
그 때 사용했던 삼혈포와 목조 구시통이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다.
용문사를 방문했을때 차량을 절 아랫쪽 주차장에 두고 가려 했는데 올라가시는 스님이 보시고 오늘은
방문객도 적고하니 차량을 갖고 절입구까지 오란다,,, 너무 감사하고 따뜻한 첫 인상에 합~~장!
사천왕문을 들어가면서
초파일을 앞두고 등 달기 작업이 바쁘다
등 하나를 달면 어느정도 등가격을 내야할까 ,,, 안내가 잘 되어 있다
대웅전 앞에는 등달기가 한창이다
대웅전위로 오르니 대불이 나타난다
앞에 설명했던 구유(일명 구시통)이다
대웅전에 들어가 잠시 참선을 하고 나와 이제 용문사를 떠난다.
용문사로 오르는 초입은 바로 미국마을이 있다
이곳엔 대부분 펜션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한달살기를 물어보니 월 120~150만원 이라 한다.
미국마을의 메타세퀘이어 거리에서
미국마을은 독일마을처럼 볼거리도 별로 없고 주민편익시설이 거의 없어 찾는 관광객이 썰렁하다
마을 앞에 겨우 편의점 정도 있고 화계마을이 곁에 있는 데 식당이 한 두세 군데 보인다
용문사와 미국마을을 둘려보고 다시 서상으로 왔다.
스포츠파크에 차를 주차하고 둘레길을 걸어본다
바래길과 남파랑길이 시작되는 서상항, 남파랑길을 45코스가 시작되는 곳이다
오늘은 바래길을 생략하고 가고 싶었던 지역탐방장소를 찾는 날이었다.
내일은 비가 내린다는데 바래길을 이어갈 수 있을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