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거는 신라 때 스님으로 그림을 잘 그렸다.
일찍이 황룡사에서 오래 묵은 소나무를 벽에 그렸는데 가지와 줄기에 비늘 같은 주름이 져서 까마귀와 솔개 같은 새가 그것을 바라보고 가끔 날아들어 어정거리다가 부딪혀 땅에 떨어지곤 하였다.
그런데 세월이 오래 지나 색깔이 바래지자, 한 스님이 단청하여 이것을 보수했다.
까마귀와 솔개들이 다시는 날아들지 않았다.
率居, 新羅僧也, 善畫. 嘗於皇龍寺, 畫老松於壁, 枝幹鱗皺, 烏鳶望之, 往往飛入. 蹬蹭墜之. 歲久色暗, 居僧以丹靑補之, 烏鳶不復至.
출처 : ≪금계필담(錦溪筆談)≫(徐有英, 1801-1874)
솔거
신라 때의 화가. 황룡사 벽에 그린 《노송도(老松圖)》에 새들이 앉으려다가 부딪쳐 떨어졌다는 일화가 있다.
그 밖에도 분황사의 《관음보살상》, 진주 단속사의 《유마거사상》 등이 있어 신화(神畵)라고 했다 하나 전해지지는 않는다.
≪금계필담(錦溪筆談)≫
서유영(徐有英)이 1873년(고종 10)에 저술한 문헌설화집으로, 총 141편의 설화가 수록되어 전한다. 2권 2책으로 한문필사본이다. 이본으로는 서울대학교 가람문고에 한문유인본(漢文油印本) 2책, 서울대학교 상백문고(想百文庫)에 한문필사본 1책,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한문필사본 2책 중 1책의 낙질본이 있다. 우리나라의 기록에서 빠진 이야기를 모았다는 뜻인 '좌해일사(左海逸事)'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말년에 외로움을 느껴 스스로의 마음을 달래고자 심심풀이(破寂之資)가 될 수 있는 이 책을 쓴다고 했다. 고려대학교본은 원작을 지은 지 두 달 뒤에 저자가 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