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경(經)의 부조(不調)
경혈(經血)은 수곡(水穀)의 정기(精氣)이니, 이는 오장(五臟)에서 화조(和調)하고 육부(六府)에서 쇄진(灑陳)되어야 맥(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원원(源源: 연이어 끊이지 않다)하게 래(來)하니, 비(脾)에서 생화(生化)하고, 심(心)에서 총통(總統)하며, 간(肝)에서 장수(藏受)하고, 폐(肺)에서 선포(宣布)하며, 신(腎)에서 시설(施泄)하고, 일신(一身)을 관개(灌漑)한다.
남자(男子)는 화(化)하여 정(精)이 되고, 부인(婦人)은 상(上)하여 유즙(乳汁)이 되며, 하(下)로 혈해(血海)로 귀(歸)하여서는 경맥(經脈)이 된다.
단지 정기(精氣)가 손(損)하지 않고, 정지(情志)가 조화(調和)하며, 음식(飮食)이 득의(得宜)하면 양생(陽生) 음장(陰長)하여 백맥(百脈)이 충실(充實)하게 되니, 또 어찌 부조(不調)가 있겠는가?
사람이 신중(:愼)할 줄 모르면 칠정(七情)의 상(傷)이 가장 심(甚)하고, 노권(勞倦)이 그 다음(:次)이다. 또 성욕(:慾)을 삼가지 않고 강(强)하든지 약(弱)하든지 서로 가벼이(:陵) 여기면 충임(衝任)을 수(守)하지 못하는 것에 적잖게 이르게 된다.
이 외(外)에도 외감(外感) 내상(內傷)이나 의약(醫藥)의 오류(誤謬)로 인하여 단지 영기(營氣)만 상(傷)하여도 이에 이르지 않음이 없다.
사람(:人)이 쇠약(衰弱)하여 병(病)이 많으면서 한서(寒暑)를 참지(:耐) 못하고 노역(勞役)을 승(勝)하지 못하는 경우는 선천(先天)의 품(稟)이 약(弱)한 자에게 항상 있는 것이다. 그런데 기혈(氣血)이 한창 장(長)한데도 정(情)을 방종(縱)하여 휴손(虧損)하거나, 정혈(精血)이 아직 만(滿)하지 않았는데 일찍이(:早) (주색으로) 몸을 해쳐서(:斲喪 착상)하여 생화(生化)의 원(源)까지 상(傷)한 경우는 종신(終身)토록 해(害)를 받게 된다. 이렇게 병(病)하기 전이라도 당연히 이를 깊이 살펴서 조(調)하여야 한다.
만약 이미 병(病)이 된 경우에 조(調)하려면 오직 허실(虛實) 음양(陰陽)의 네 가지가 그 요(要)이다.
단계(丹溪)는 이르기를 "기(期)에 앞서 이르면 혈열(血熱)이고 기(期)보다 뒤에 이르면 혈허(血虛)이다." 하였고, 왕자형(王子亨)은 이르기를 "양(陽)이 태과(太過)하면 기(期)에 앞서 이르고, 음(陰)이 불급(不及)하면 시(時)보다 뒤에 이른다. 사다(乍多) 사소(乍少)하고 단절(斷絶)하여 불행(不行)하며 붕루(崩漏)가 부지(不止)하는 것은 모두 음양(陰陽)의 성쇠(盛衰)로 인한 소치이다." 하였다.
이는 확고히 부조(不調)하는 것의 대략(大略)이다.
그런데 기(期)보다 앞서 이르면 비록 유화(有火)라고 말하지만, 허(虛)하면서 화(火)를 협(挾)하면 중(重)한 바가 허(虛)에 있으니, 당연히 양영(養營) 안혈(安血)을 위주로 하여야 한다.
하물며 또한 무화(無火)하면서도 기(期)보다 빠른 경우도 있으니, 중기(中氣)를 보(補)하거나 명문(命門)을 고(固)하여야 하지, 모두 한량(寒凉)을 과용(過用)하면 마땅하지 않다.
기(期)보다 늦게 이르면 본래 혈허(血虛)에 속(屬)하지만, 또한 혈열(血熱)하면서 조어(燥瘀)한 경우가 있으니, 청보(淸補)하지 않을 수 없고, 혈역(血逆)하면서 유체(留滯)하면 소리(疏利)하지 않을 수 없다.
총괄(:總)하자면 조경(調經)하는 법(法)은, 화평(和平)을 얻으려고 단지 맥증(脈證)을 상세히 살펴야 할 뿐이다.
만약 형기(形氣) 맥기(脈氣)가 모두 유여(有餘)하면 비로소 청(淸)과 이(利)를 쓸 수 있다.
그런데 허(虛)가 극(極)히 많고 실(實)은 극(極)히 적으니, 조경(調經)의 요(要)는 비위(脾胃)를 보(補)하여 혈(血)의 원(源)을 자(資)하고, 신기(腎氣)를 양(養)하여 혈실(血室)을 안(安)하는 것이 가장 귀(貴)한다.
이 두 가지를 알면 최선(:善)을 다하는 것이다.
만약 영기(營氣)가 본래 허(虛)한데도 배양(培養)할 줄 모르면 반드시 날로 고(枯)하게 되고 갈(竭)하게 되지 않을 수 없으니, 이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경(經)이 행(行)할 때에는 한량(寒凉)한 등의 약(藥)을 대기(大忌)하니, 음식(飮食)에서도 그러한다.
초우세(初虞世)가 이르기를 "경(經)은 한 달(:月)에 한 번 이르는 것이 정상(:常)이다. 그 래(來)가 과(過)하거나 불급(不及)한 것은 모두 병(病)이다. 영혈(榮血)이 휴손(虧損)하여 백해(百骸)를 자양(滋養)하지 못하면 발락(髮落) 면황(面黃) 이수(羸瘦) 조열(燥熱)하게 된다. 조기(燥氣)가 성(盛)하면 금(金)이 사기(邪)를 받아서 반드시 해(咳)나 수(嗽)나 폐옹(肺癰)이나 폐위(肺痿)가 된다. 단지 조위(助胃)하여 장기(壯氣)하면 영혈(榮血)이 생(生)하니, 경(經)이 저절로 행(行)하게 된다. 만약 노기(怒氣)가 역(逆)하여 경폐(經閉)하고 불행(不行)하면 당연히 행기(行氣) 파혈(破血)하는 제(劑)를 써야 한다." 하였다.
저씨유서([褚氏遺書])의 정혈편(<精血篇>)에서 이르기를 "남자(男子)의 정(精)이 미통(未通)할 때, 여(女)를 거느리고(:御) 정(精)을 통(通)하면 오체(五體)에 불만(不滿)한 처(處)가 있게 되어 나중에 형용(:狀)하기 어려운 질(疾)이 있게 된다. 이미 음(陰)이 위(痿)하였는데 색(色)을 사(思)하여 그 정(精)을 강(降)한다면 정(精)이 출(出)하지 않고 내(內)에서 패(敗)하고, 소변(小便)이 삽(澁)하면서 임(淋)이 된다. 이미 정(精)을 모(耗)하였는데 다시 이를 갈(竭)하게 하면 대소변(大小便)할 때 견통(牽痛)하니, 통(痛)할수록 더 변(便)하게 되고 변(便)할수록 더 통(痛)하게 된다.
여인(女人)이 천계(天癸)가 이른지 10년이 넘어도 만약 남자(男子)와 합(合)하지 않으면 경이 부조(不調)하게 되고, 10세를 지나지 않았는데 남자(男子)를 사(思)하면서 합(合)하여도 부조(不調)하게 된다. 부조(不調)하면 구혈(舊血)이 나오지 않고 신혈(新血)이 잘못 행(行)하니, 지(漬)하여 골(骨)로 들어가거나 변(變)하여 종(腫)이 되고, 그 후(後)에는 비록 합(合)하여도 자식(:子)을 낳기 어렵다. 만약 합(合)이 많으면 역(瀝)이 고(枯)하여 사람을 허(虛)하게 하고, 산(産)이 많으면 혈(血)이 고(枯)하여 사람을 살(殺)하게 한다. 그 정혈(精血)을 살피기만 해도 (병에 대한) 사고(思)가 반(半)을 넘는다." 하였다.
산보방([産寶方])의 서론(序論)에 이르기를 "부인(婦人)은 혈(血)이 그 기본(基本)이다. 특히 삼가 조호(調護)하면 혈기(血氣)가 선행(宣行)하여 그 신(神)이 저절로 청(淸)하게 되고 월수(月水)가 기(期)하게 되니, 혈(血)이 응(凝)하여 잉(孕)이 된다. 만약 비위(脾胃)가 허약(虛弱)하여 음식(飮食)을 먹지 못하므로 영위(營衛)가 부족(不足)하게 되면 월경(月經)이 불행(不行)하고 기부(肌膚)가 황조(黃燥)하며 면(面)에 광택(光澤)이 없고 한열(寒熱) 복통(腹痛)하며 자식(子息)을 갖기 어렵고 혹 대하(帶下) 붕루(崩漏)하게 된다. 또 혈(血)이 유행(流行)하지 못하면 가증(瘕證)이 된다." 하였다.
설립재(薛立齋)가 이르기를 "경(經)에 이르기를 '이양(二陽)의 병(病)이 심비(心脾)에 발(發)하면 은곡(隱曲)하지 못하고 여자(女子)는 불월(不月)한다.' 하였다. 따라서 심비(心脾)가 평화(平和)하면 백해(百骸) 오장(五臟)이 모두 윤택(潤澤)하여 경후(經候)가 여상(如常)하게 된다. 만약 심비(心脾)가 상(傷)을 입으면 혈(血)이 양(養)할 바가 없고 또한 통(統)할 바가 없어서 월경(月經)이 부조(不調)하게 된다. 이러하므로 조경(調經)하려면 당연히 심비(心脾)의 다스림(:理)을 위주로 하여야 한다.
단계(丹溪) 선생(先生)도 이르기를 '주기(:期)에 앞서 이르면 혈열(血熱)이고 주기(:期)보다 뒤에 이르면 혈허(血虛)이다.' 하였다.
나름대로 말하건대, 주기(:期)에 앞서 이르는(:至) 것은 비경(脾經)의 혈조(血燥)로 인하거나, 비경(脾經)의 울화(鬱火)로 인하거나, 간경(肝經)의 노화(怒火)로 인하거나, 혈분(血分)의 유열(有熱)로 인하거나, 노역(勞役)으로 화(火)를 동(動)한 것으로 인한다.
기(期)를 지나 이르는(:至)하는 것은 비경(脾經)의 혈허(血虛)로 인하거나, 간경(肝經)의 혈허(血虛)로 인하거나, 기허(氣虛) 혈약(血弱)으로 인한다.
주치(主治)하는 법(法)은 비경(脾經)의 혈조(血燥)이면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으로 한다. 비경(脾經)의 울체(鬱滯)에는 귀비탕(歸脾湯)으로 한다. 간경(肝經)의 노화(怒火)에는 가미소시호탕(加味小柴胡湯)으로 한다. 혈분(血分)의 유열(有熱)이면 가미사물탕(加味四物湯)으로 한다. 노역(勞役)으로 화(火)를 동(動)하면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으로 한다.
기(期)를 지나 이를 때 비경(脾經)의 혈허(血虛)이면 마땅히 인삼양영탕(人蔘養營湯)으로 하여야 한다. 간경(肝經)의 혈소(血少)에는 마땅히 육미지황환(六味地黃丸)으로 하여야 한다. 기허(氣虛) 혈약(血弱)이면 마땅히 팔진탕(八珍湯)으로 하여야 한다.
혈(血)은 비(脾)에서 생(生)하므로 비(脾)는 통혈(統血)한다고 말한다. 혈병(血病)은 당연히 고감(苦甘)한 제(劑)를 써서 그 양기(陽氣)를 조(助)하여 음혈(陰血)을 생(生)하여야 하니, 모두 부족(不足)에 속(屬)하는 것이다.
대체로 간비(肝脾)의 혈조(血燥)에는 사물탕(四物湯)을 위주로 하여야 한다. 간비(肝脾)의 혈약(血弱)에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을 위주로 하여야 한다. 간비(肝脾)의 울결(鬱結)에는 귀비탕(歸脾湯)을 위주로 하여야 한다. 간경(肝經)의 노화(怒火)에는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을 위주로 하여야 한다." 하였다.
또 이르기를 "위(胃)는 위(衛)의 원(源)이고, 비(脾)는 영(榮)의 본(本)이다. 영(榮)은 중초(中焦)에서 출(出)하고, 위(衛)는 상초(上焦)에서 출(出)한다. 위(衛)가 부족(不足)하면 익(益)하는 것은 반드시 신(辛)으로 하여야 하고, 영(榮)이 부족(不足)하면 보(補)하는 것은 반드시 감(甘)으로 하여야 한다. 감신(甘辛)이 상합(相合)하면 비위(脾胃)가 건(健)하여 영위(榮衛)가 생(生)하게 되니, 따라서 기혈(氣血)이 모두 왕(旺)하게 된다. 혹 노심(勞心)으로 인하여 허화(虛火)가 망동(妄動)하고 월경(月經)이 착행(錯行)하면 마땅히 안심(安心) 보혈(補血) 사화(瀉火)하여야 한다. 이는 동원(東垣) 선생(先生)의 치법(治法)이다." 하였다.
또 이르기를 "사람이 소(少)할 때 노태(老態)가 있고, 한서(寒暑)를 견디지 못하며, 노역(勞役)을 이기지 못하고, 사시(四時)를 번갈아 가며 병(病)하면 모두 기혈(氣血)이 한창 장(長)할 때 노심(勞心)으로 휴손(虧損)하였거나, 정혈(精血)이 만(滿)하지 못할 때 조년(早年)에 착상(斲喪)하였던 것이니, 그 나타나는 증상(證狀)은 모두 형용(:名)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만약 좌척(左尺)의 맥(脈)이 허약(虛弱)하거나 세삭(細數)하면 이는 좌신(左腎)의 진음(眞陰)이 부족(不足)한 것이니, 육미환(六味丸)을 써야 한다. 우척(右尺)의 맥(脈)이 지연(遲軟)하거나 침세(沈細)하면서 삭(數)하고 욕절(欲絶)하면 이는 명문(命門)의 상화(相火)가 부족(不足)한 것이니, 팔미환(八味丸)을 써야 한다. 만약 양척(兩尺)이 미약(微弱)하면 이는 음양(陰陽)이 모두 허(虛)한 것이니, 십보환(十補丸)을 써야 한다. 이는 모두 그 화원(化源)을 자(滋)하는 것이므로 황백(黃栢) 지모(知母)의 종류(類)를 가벼이(:輕) 사용하면 안 된다.
설령 육음(六淫)이 외침(外侵)하여 그 증(證)이 나타나더라도 그 기(氣)의 내허(內虛)로 인하여 외사(外邪)가 진집(溱集: 모이다. 이르다)한 것일 뿐이니, 더욱 마땅히 앞의 약(藥)을 써야 한다." 하였다.
5-1) 조경(調經)의 논(論) 외에 비용(備用)하는 처방(方)
加味八珍湯 婦九四: 補虛 調經 調味養榮湯 婦九五: 退熱 調經
[金匱]膠艾湯 婦九三: 勞傷經血不止 [良方]當歸散 婦九六: 妄行不止
四物二連湯 婦百十三: 血虛內熱 補肝散 婦九二: 虛弱不調
益陰腎氣丸 補一二五: 血虛不調 丹參散 婦九七: 調經 止血
琥珀散 婦百二: 逐瘀 通經 白芷散 婦一二六: 固經
[良方]黃龍湯 婦八五: 經後外感 [良方]人蔘湯 婦七七: 補虛 調經
十全大補湯 補二十: 溫補氣血 六物煎 新因二十: 虛補最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