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 비달의 거벽 단독등반
<2020년 >
남미에서 아무런 통신장비없이 등반
스페인의 실비아 비달이 남미의 거벽에서 대단한 단독 등반 루트를 개척했다.
비달은 파타고니아, 알래스카, 파키스탄 등지에서 단독으로 거벽등반 루트를 여럿 개척한 바 있다.
지난 2월 7일~3월 10일 까지 총 33일 동안 파타고니아의 세로 칠레노 그란데 서벽에 신루트를 개척했다.
루트 길이는 1,180m, 난이도는 A3+에 5.10급이었다.
벽 아래에서 짐을 올리고 내리는 데에만 16일이 소요됐다.
숲, 빙하, 바위지대가 복잡했고 매범 25KG씩을 메고 다녔다.
인근에서 등반하던 세 명이 베이스캠프까지 짐을 나르는 것을 도왔다고 밝혔다. 이후 비달은 아무런 통신장비없이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채 등반했다.
하단부 180미터는 로프를 고정시켰고 이후는 캡슐 방식으로 올랐다. 도중 330M의 수직 구간이 있었는데 풀과 나무가 크랙을 가득 메우고 있어서 크램폰과 아이스바일로 불안하게 등반해야 했다.
비달은 이 구간의 난이도를 ‘잡목이 잡아끈다’는 뜻의 MT로 책정했다.
벽의 크랙이 꽤 복잡해서 로프를 설치하고 옮겨다니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강에만 4일이 소요됐다. 하산 후 코로나19 소식을 접하고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내려왔다’는 소감을 전했다.
칠레 전역의 통행이 금지되기 직전에 무사히 본국으로 귀국했다.
<2017년>
알래스카 외딴 산군 사나두 서벽 단독 거벽등반
스페인 카탈로니아인 실비아 비달이 알래스카 사나두 서벽에서 17일 동안 단독으로 거벽등반루트를 개척했다. 개척한 루트는 총 11피치. 530M, 난이도 A4/A4+급에 이른다.
바달에게 힘들었던 것은 등반보다도 등반이외 36일 동안 150KG의 짐을 혼자 홀링하며 나르고, 곰 출몰 지역에서 공포와 싸우며 외딴 곳에서 외부와 전혀 연락없이 지내는 것이었다고 한다.
사나두봉은 알래스카 북부 에리게치 산군에 위치해 있다. 비달은 1998년부터 요세미티, 카라코람, 히말라야, 배핀 아일랜드 등에서 단독 거벽등반을 계속해 왔다.
<2007년>
쉽튼 스파이어 북동 필라
2007년 7월 스페인의 세계적인 여성 등반가 실비아 비달은 파키스탄 쉽튼 스파이어 북동 필라를 단독으로 개척하며 올랐다.
그는 자신의 루트 이름을 '인생은 라일락' ( Life is Lilac, A4+ 6a 870m) 이라고 지었다.
21일간 오른 이 루트는 ‘바보들의 배(Ship of Fools 5.11 A2, 1300m)와 만나는 5,300미터 지점의 안부에서 끝난다.
비달은 단독으로 등반하기에 보다 안전하고 홀링에도 편하기 때문에 이 루트를 택했다고 한다.
다른 3명의 동료와 함께 베이스캠프까지 왔는데, 이들은 쉽튼의 다른 루트를 등반하다가 낙석으로 인해 후퇴한 뒤 먼저 귀국했다.
어쨌든 그는 베이스캠프부터 등반의 전 과정을 홀로 진척시켜갔다. 초반부는 자연스러운 라인이없어 고난도의 인공등반기술을 펼쳐야 했다.
중단 이후부터는 프리클라이밍을 시도하려 했으나 솔로이스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포기해야했다.
총 21일의 등반 기간 중 12일은 폭설이 쏟아지는 나쁜 날씨였고 결국 그녀는 포타렛지에서 많은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면서 그 녀는 "인생은 과연 무슨 빛깔일까" 에 대해 고민하다가 라일락꽃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루트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47킬로그램에 지나지 않는 가벼운 체구의 비달에게는 무거운 홀백들과 함께 하강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
결국 하강하는 도중 좁은 렛지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고, 한 번은 로프가 끼어 잘라낼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각 확보지점에는 볼트 하나씩을 설치했다.
그 녀가 한국 여성 클라이머였다면 루트 이름을 라일락이 아니라 백일홍 아니면 동백꽃 같다고 지었을까...
절정에 도달한 동백꽃이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눈물처럼 후드득 추락해 버림을 보았다면,
뜨거운 애욕의 정념
혹은 어떤 고결한 영혼같은
동백의 일생을 알았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