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르스트 가는 날
예전에 왔을 땐 비가 오는 바람에 예약해 놓은 펀 패키지를 취소해야 했는데 오늘은 맑은 하늘
그치만 펜패키지 대기 시간 장난 아니다
모든 게 오전에 솔드 아웃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펀패키지 패스
먼저 바흐알프제 호수까지 트래킹, 왕복 2시간 소요
생각보다 멀다.
평일을 선택한 현명함 덕에 적당한 무리의 사람들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들의 워낭소리
길 한 가운데를 막아서는 심술궂은 소들도 만나고 주인과 함께 하는 덩치 큰 반려견들, 엄마 뒤에 배낭처럼 업힌 아가, 신이 나서 팔짝 팔짝 뛰어 다니는 아이들
다양한 사람들이 길을 걷는다.
어쩌나, 길을 막아선 소 한 마리가 뿔로 들이 받으려 한 여자 아이를 위협했나 보다
겁에 질려 가는 내내 엉엉 소리내어 운다.
그저 순하기만 소는 아닌가 보다.
드디어 호수 도착
아쉽게도 바람에 일렁이는 물결이 호수의 반영을 앗아가 버렸다.
홍보 사진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뾰족한 봉우리의 반영을 담고 싶었는데..
피크닉 상자를 연다.
샐러드랑 빵 과일 뜨거운 차 한 잔까지 부족함 없는 피크닉 먹거리들이다.
미리 준비해 둔 돗자리를 깔고 이런 저런 포즈 취해 가며 사진을 찍는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호수 한 귀퉁이도 구경하지 못하고 덜덜 떨다 돌아갔던 예전을 생각하면 고마운 풍경들이다.
피르스트 클리프 워크를 걷는다.
절벽 아래 아찔한 풍경이 더 재미있다.
인생사진을 남기기 위한 사람들의 더딘 발걸음이 사방을 둘러 볼 여유를 갖게 한다.
정상에서 커피 한 잔
곤돌라를 타고 다시 숙소로
김치랑 고기에 거나한 한식 한 상
집에서 감자탕 먹는 듯한 느낌이다.
여유로운 하루가 흐른다.
첫댓글 참으로 건강해 보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