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사이는 아들이 커갈수록 데면데면한 사이가 됩니다.
부자지간이 살갑지 못하다는 뜻이죠.
왜 그럴까.
무뚝뚝한 남자라서 그럴까?
그러나 아버지의 내면(內面)에는 항상 뜨거운 사랑의 감정이 흐릅니다.
탕자(蕩子) 이야길 인용해 보겠습니다.
남루한 차림의 자주색 망토를 넉넉하게 걸친 남자가 무릎 꿇은 아들의 어깨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뜨거운 감정,
아들의 겉옷에 반사되는 황금빛, 그리고 두 존재를 한꺼번에 휘감고 있는 신비로운 광채입니다.
일찍이 느낀 적이 없는 감동을 주었던 건 무엇보다도 아들의 어깨를 감싸 쥔 아버지의 커다란 두 손이었습니다.
내가 어릴 때 텅 빈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엄마 치마폭에 매달려 엉엉 울던 때가 생각납니다.
돌아온 탕자(蕩子)처럼 아버지 앞에 무릎 꿇고 그분 품 안에 꼭 안겨 쿵쿵 울리는 아버지의 심장 소릴 듣고 싶습니다.
나는 자비스러운 아버지인가!
나는 자상한 아버지인가?
가슴을 치며 집으로 돌아온 아들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저 두 팔을 활짝 벌리며 극진히 환대하며 끌어안을 수 있을까?
괜찮아, 괜찮아하며 다정히 등을 두드려 주는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이제 더, 이상
아들을 놓지 않겠다는 각오로 아들을 꽉 껴안아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