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의 조화를 간직한 섬!
푸르다 못해 검푸른 빛이 감도는 깊은 바다,
그 깊은 바닷물 속에서 불쑥 솟아난 갖가지 형상을 한 바위들,
억겁 세월 동안 육지 한 귀퉁이에서 파도와 씨름하며 빚어낸 기암절벽들이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섬, 홍도.
둘레가 6㎞에 불과한 조그만 섬이지만 구석구석 빠뜨릴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녀 섬 자체가 천연기념물 170호로 지정된 곳이다.
홍도에서 뱃길로 30분 거리인 대흑산도 또한 놓치면 아쉬운 비경이 많다.
홍도는 흔히 아기자기한 섬으로 꼽히는 데 비해 흑산도는 장쾌한 경관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목포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섬 여행길도 예전에 비해 훨씬 수월해졌다.
서울에서 목포까지 5시간 넘게 걸리던 길이 고속철도 개통으로 2시간 가까이 단축된 데다 초고속 페리호 운행으로 2시간30분 정도면 홍도와 흑산도에 닿을 수있다.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꼽히는 홍도.
조용한 새벽이면 중국 본토에서 닭우는 소리가 들렸다고 할 정도로 서해바다 먼 곳에 솟아있다.
멀리서 보면 섬 전체가 붉게 보이고 일몰 무렵이면 섬과 바다가 온통 붉게 물들어 홍도라 이름붙었다.
본섬과 함께 제각각 형성된 20여 개 바위섬들이모인 홍도에는 33가지 비경이 곳곳에 숨어 있어 보물섬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제비바위 돛대바위 원숭이바위 주전자바위 시루떡바위 등 이름 그대로 모습을한 수십 개 바위들이 홍도 바다를 빼곡하게 메우고 있다.
이를 온전히 감상하려면 유람선을 타고 섬을 돌아야 한다.
한 바퀴 도는 데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유람선 관광은 홍도 관문인 홍도1구 항에서 시작해 시계 반대방향으로 섬을 한바퀴 도는 코스가 일반적.
섬 남쪽을 돌아나가면 병풍바위를 비롯해 남문바위원숭이바위 주전자바위 돔바위 칠선굴 거북이바위 탑바위 석화굴 북문 등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섬 남쪽에 있다 해서 남문이라 불리는 바위섬.
바위 한가운데에 구멍이 뚫린 남문바위는 홍도 관문이자 홍도 10경 중 제1경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구멍 사이로는 소형 선박이 지나다닐 수 있다.
이 바위문을 지나간 사람은 1년내내 더위를 타지 않으며 재앙이 없어지고 행운을 얻는다는 말이 전해져 온다.
이 문을 지나간 고깃배는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남문을 행운의 문 또는 해탈의 문이라고도 한다.
아울러 남문바위에서 실금리굴까지 구간은 진정한 홍도 비경을 보여준다.
높이100m짜리 단애들이 사열을 하듯 늘어서 있는 데다 그 위에 마치 일부러 꾸며놓은 분재처럼 펑퍼짐하면서도 키 작은 소나무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양새가신비감을 자아낸다.
그런가 하면 인근에 병풍을 기대어 놓은 듯한 모양을 한병풍바위가 있어 시선을 잡아당긴다.
홍도2구를 지나면서 북서쪽으로 향해 유람선이 닿는 곳은 서울에 있는 독립문과 닮았다는 독립문바위.
이곳 마을에서는 북쪽에 있다 해서 북문이라 부르고 구멍바위라고도 한다.
이 밖에도 바람이 불면 흔들거린다 하여 이름 붙은 앗차바위,
바위 모양이 날카로운 칼처럼 생겨 이름 붙은 칼바위,
영화 ET에 나오는 ET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은 이티바위 등이 줄줄이 나타난다.
이처럼 다양한 바위를 구경한 후 홍도 북쪽 돌출부를 돌아 내려오면 그림 같은해안풍경이 눈길을 잡는데 이 즈음 유람선 옆으로 해상 포장마차가 나타나 즉석에서 싱싱한 회를 맛볼 수도 있다.
홍도에는 유람선 관광 외에도 볼거리가 많다.
홍도 관리사무소 근처에는 홍도명물 풍란을 볼 수 있고 홍도에서 유일한 해수욕장인 몽돌해수욕장도 있다.
특히 이곳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장관을 이룬다.
아울러 홍도 모습을제대로 보려면 깃대봉에 올라야 한다.
홍도1구와 2구 사이에 있는 깃대봉은 야트막한 데다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져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이곳에 오르면 아기자기한 홍도 해안풍경과 파란 바다 위로 점점이 떠 있는 섬,
항구를 드나드는 어선들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글 : 매일경제신문 최미선 여행플래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