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天生萬民 命以資業 萬民之生也 有資業則生 無資業則死 資業者 道之所由生也
천(天)이 만민(萬民)을 생(生)할 때 명(命)으로 자업(資業)하니, 만민(萬民)이 생(生)하느니라.
자업(資業)이 있으면 생(生)하고 자업(資業)이 없으면 사(死)하느니라.
자업(資業)이란 도(道)가 생(生)하는 곳이니라.
1-32) 仁義禮智 忠孝友悌 諸般百善 皆出於慧覺
士農工商 田宅邦國 諸般百用 皆出於資業
인의예지(仁義禮智) 충효우제(忠孝友悌) 등 제반(諸般)의 백선(百善)은 모두 혜각(慧覺)에서 나오고
사농공상(士農工商) 전택방국(田宅邦國) 등 제반(諸般)의 백용(百用)은 모두 자업(資業)에서 나오느니라.
1-33) 慧覺 欲其兼人而有敎也 資業 欲其簾己而有功也
慧覺私小者 雖有其傑 巧如曹操而不可爲敎也 資業橫濫者 雖有其雄 猛如秦王而不可爲功也
혜각(慧覺)은 남을 겸(兼)하려고 하니 교(敎)가 있고
자업(資業)은 자기를 염(廉: 청렴하다 곧다)하려고 하니 공(功)이 있느니라.
혜각(慧覺)이 사소(私小)하면 비록 걸(傑)이라 하여도 조조(曹操)와 같이 교(巧)하여 교(敎)할 수 없고
자업(資業)이 횡람(橫濫)하면 비록 웅(雄)이라 하여도 진왕(秦王)과 같이 맹(猛)하여 공(功)할 수 없느니라.
1-34) 好人之善而我亦知善者 至性之德也 惡人之惡而我必不行惡者 正命之道也
知行積則道德也 道德成則仁聖也
道德非他 知行也 性命非他 知行也
남의 선(善)을 좋아하고 나도 선(善)을 지(知)하면 지성(至性)의 덕(德)이며
남의 악(惡)을 싫어하고 나도 반드시 악(惡)을 행(行)하지 않으면 정명(正命)의 도(道)이니라.
지(知)와 행(行)이 쌓이면 도덕(道德)이며, 도덕(道德)이 이루어지면 인성(仁聖)이니라.
도덕(道德)은 다른 것이 아니라 지(知)와 행(行)이고,
성명(性命)이 다른 것이 아니라 지(知)와 행(行)이니라.
1-35) 或曰: 擧知而論性 可也 而擧行而論命 何義耶
曰: 命者 命數也 善行則命數自美也 惡行則命數自惡也 不待卜筮而可知也
詩云: 永言配命 自求多福 卽此義也
혹자(或)가 이르기를 "지(知)를 거(擧)하여 성(性)을 논(論)하는 것은 가(可)한데, 행(行)을 거(擧)하여 명(命)을 논(論)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義)인가?" 하니라.
이르기를 "명(命)이라는 것은 명수(命數)이다. 선(善)을 행(行)하면 명수(命數)가 저절로 미(美)하게 되고 악(惡)을 행(行)하면 명수(命數)가 저절로 악(惡)하게 되니, 복서(卜筮: 점괘)를 기다리지 않아도 안다.
시전([詩傳])에서 '평생(:永) 말할(: 맹세하다) 것은 명(命)에 배(配: 맞추다. 짝하다)하는 것이니, 그러면 저절로 많은 복(福)을 구(求)하게 된다네.' 하였으니, 곧 이러한 의미(義)이다." 하였느니라.
1-36) 或曰: 吾子之言曰 耳聽天時 目視世會 鼻嗅人倫 口味地方 耳聽天時 目視世會則可也 而鼻可何以嗅人倫 口可何以味地方乎
曰: 處於人倫 察人外表 黙探各人才行之賢不肖者 此非嗅耶 處於地方 均嘗各處人民生活之地利者 此非味耶
혹자(或)가 이르기를 "그대의 말에, '이(耳)로 천시(天時)를 들으며 목(目)으로 세회(世會)를 보며 비(鼻)로 인륜(人倫)을 냄새 맡으며 구(口)로 지방(地方)을 맛본다.' 하였다.
이(耳)가 천시(天時)를 듣는다는 것과 목(目)이 세회(世會)를 본다는 것은 가(可)하지만, 비(鼻)가 어떻게 인륜(人倫)을 냄새 맡으며 구(口)가 어떻게 지방(地方)을 맛보는가?" 하였느니라.
이르기를 "인륜(人倫)에 처(處)하여 사람이 그 외표(外表)를 살피고 묵묵(黙)하게 각 사람의 재행(才行)의 현(賢) 불초(不肖)를 탐구(探)하는 것이 냄새 맡는(:嗅) 것이 아니겠는가?
지방(地方)에 처(處)하여 각 처(處)의 인민(人民)의 생활(生活)의 지리(地理)를 모두 상(嘗)하는 것이 맛보는(:味) 것이 아니겠는가?" 하니라.
1-37) 存其心者 責其心也 心體之明暗 雖若自然 而責之者淸 不責者濁
馬之心覺 黠於牛者 馬之責心 黠於牛也 鷹之氣勢 猛於䲭者 鷹之責氣 猛於䲭也
心體之淸濁 氣宇之强弱 在於牛馬鴟鷹者 以理推之而猶然 況於人乎
或相倍蓗 或相千萬者 豈其生而輒得 茫然不思 居然自至然哉
존심(存心)한다는 것은 그 심(心)을 책(責)하는 것이니라. 심체(心體)의 명암(明暗)이 비록 자연(自然)히 그런 것 같으나 책(責)하는 자는 청(淸)하고 책(責)하지 않는 자는 탁(濁)하느니라.
마(馬)의 심(心)의 각(覺)함이 우(牛)보다 빠른(:黠) 것은 말의 심(心)을 책(責)하는 것이 우(牛)보다 빠른 까닭이니라. 응(鷹: 매)의 기(氣)의 세(勢)가 시(䲭: 솔개)보다 사나운(:猛) 것은 응(鷹)의 기(氣)를 책(責)하는 것이 시(䲭)보다 사나운 까닭이니라.
심체(心體)의 청탁(淸濁)과 기우(氣宇)의 강약(强弱)은 소와 말, 매와 솔개에 있어서의 이치(理)로 추리(推)하여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사람에게 있어서야!
몇 배(倍)에서 천만(千萬) 배가 서로 다르니, 어찌 그 생(生)을 갑자기(:輒) 얻은 것이겠고, 망연(茫然)하게 생각이 없이 되거나 거연(居然: 슬그머니)하게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