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에 있는 보리사가 개원한 지 어느덧 23년이 되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3년..
그동안에 보리사는 어떤 사연을 담고 있는지..
분명한 것은 인연법이 그러하듯..
보리사는 뉴욕 뉴저지 불자들과 함께 애환을 함께 했다는 것.
일찌감치 집을 나서 보리 도량으로 향한다.
법회 시작 시간 한 시간 반 전에 절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에 차들이 보인다.. 참 부지런한 보리사 신도님들 이시네.()^^.
오늘 몇 분이 오시는지 예측을 하고, 오시는 분들이 편히 즐기고 갈 수 있도록 방석과 의자를 적당히 펼쳐놓고..
한편에서는 법당을 장엄하는 장식을 마무리 짓고..
또 한편에서는 오늘 있을 예식 준비물을 점검한다.
사람들이 더 오고.. 마지막 리허설까지 깔끔한 준비 완료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평소 하지 않던 일들이라 결국엔 작은 실수가 나오기도 한다.^^().
사회자 현덕화 보살님이 개원 23주년 행사를 알리며 1부 예불의 6법공양이 시작되었다.
<천수경>을 독송으로 예불을 시작한다.
한국에서 오신 일만 스님께서 진행하니 오랜만에 우렁찬 목소리가 법당에 넘쳐흐른다.
자비하신 관세음께 귀의하오니 고통 바다 어서어서 건너지이다.().
자비하신 관세음께 귀의하오니 게정혜를 어서 속히 얻어지이다.().
자비하신 관세음께 귀의하오니 열반 언덕 어서어서 올라지이다.().
나무관세음보살.().
모든 신도님을 위한 회주 원영 큰스님의 축원으로 예불을 끝내고..
2부 개원 법회를 시작한다.
개회사와 삼귀의에 이어
신도 회장 임현광 거사님의 관음전을 중심으로 한 보리사 연혁 보고에 이어..
혜안정사 신도 회장인 김기형 거사님의 축사가 이어진다..
김 거사님은 미주 불교 불씨가 언제부터인지 나약해져 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오늘 보리사 예불에 참가해 보니.. 일만 스님의 에너지 넘치는 독경 소리와 함께 독송하는 신도님들의 신심 어린 독경은..
매일 독경하던 <천수경>이 이리 감동을 주는 내용인 줄 미처 몰랐다며.. 감동해하시고..
미주 불교가 꺼져가는 게 아니라 내면에서 활활 타고 있음을 여기서 발견하였으니..
미래 미주 불교는 보리사를 중심으로 장작불이 타오르듯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하여..
참석자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개원 기념 법문 시간에 회주 원영 큰스님께서는..
법은 인연법이다.
인연으로 생기고 인연이 다하면 멸한다.
인연으로 생기니 인연이 있기 전에는 있다고 할 것이 없다.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인연을 괴로움이 없도록 만들어야 하니.. 어떻게?.
6바라밀로 인연을 만드니.. 특히 요새는 보시 바라밀과 반야바라밀을 강조한다.
그러니 더 긴 말이 필요 없다.
보시를 많이 하고, 지혜를 닦아라.
오늘은 보리사 개원 23주년 기념일이다.
내년은 24주년 기념식이 있을 것이다. 그때는 어떻게 되어야 할까..
누구든 다정히 손을 잡고 오십시오.^^().
이어서 수상..
오늘로 회장 임기를 마치는 임현광 거사님에게 공로패 수상이,
오랫동안 보리사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고 보리사 월 지 등을 만들며 포교에 애쓴 길상화 보살님에게 포교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기념 축하 공연으로..
우리 가락 강은주 단장과 멤버 가운데 청녀들의 소고 춤, 청년들의 중북 공연으로 흠뻑 흥이 나는 자리가 되었다.
이이서 보리소리 합창단의 찬불가로..
오늘 원영 큰스님의 법문 중심 언어 '인연'을 찬불가로 만든 '좋은 인연'과 '얼마나 닦아야..' 를 합창했다.
앙코르 송으로 "오 솔로 미오'를 합창했는데.. 다시 또 앙코르를 외쳐서..
지휘자 김윤주 보살님은 화답 곡으로 'O mio babbino caro(G. Puccini) '를 솔로로 독창하니..
관음전 법당은 다시 감동의 물결로 넘쳐났다. ^()^..
오늘 개원 23주년 기념 법회는 시작과 끝이 공명하는 멋진 법회였다.().
점심 공양은?.
평소보다 조금 늦어진 점심 공양 음식은 기념 법회와 어울리는 훌륭한 음식으로..
장순아, 혜등심 보살님을 중심으로 공양에 공들인 손 맛이 음식 사이에 알알이 박혀있었으니..
절식을 할 수 없어.. 살찌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그 말을 들은 멋돌이 한 거사님은 "잘해줘도 탈이라니까" 한다. ㅎㅎㅎ^^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발길이 가볍고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 걸 보면..
"오늘 행사는 만점이요!" 하는 보리사 관음보살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우리 하루가 오늘만 같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