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壽母生朝(朱熹)
秋凮蕭爽天氣凉 此日何日升斯堂 가을바람 서늘하고 날씨는 쌀쌀한데, 오늘이 무슨 날이기에 이 대청에 올랐는가?
堂中老人壽而康 紅顔綠鬂雙瞳方 대청에 앉은 노인은 오래 살고 건강하여 붉은 뺨 짙푸른 귀밑머리에 두 눈동자 반듯하네!
家貧兒癡但深藏 五年不出門庭荒 집이 가난하고 아이가 어리석어 그저 깊이 숨어 지내며, 다섯 해 동안 문을 나가지 않으니 마당이 황량하네!
竈陘十日九不煬 豈辨甘脆陳壺觴 부뚜막에는 열흘에 九日은 불 때지 못하니 달고 부드러운 음식 어찌 마련하여 그릇에 채우겠는가?
低頭包羞汗如漿 老人此心久已忘 고개 숙인 채 부끄러워하며 물 흐르듯 땀 흘리는데 노인은 이런 마음 잊은 지 오래라.
一笑謂汝庸何傷 人間榮耀豈可常 웃으며 말하길, 너 어찌 마음 아파하느냐 사람 세상의 영화가 어찌 영원할 수 있겠느냐?
惟有道義思無疆 勉勵汝節彌堅剛 그저 도의가 있을 뿐임을 끝없이 생각하며 너의 절조를 힘써 닦아 더욱 굳건하게 하라 하시니,
熹前再拜謝阿娘 自古作善天降祥 희(熹)는 그 앞에서 두 번 절하며 어머니께 고마워하네, 예로부터 선을 행하면 하늘이 상서로움을 내리나니,
但願年年似今日 老萊母子俱徜徉그저 바라옵건대 해마다 오늘처럼 지내시며, 老萊子의 모자처럼 함께 살기를 바랄 뿐입니다.
※凮바람 풍(風의 古字). 蕭쓸쓸할 소. 爽시원할 상. 鬂살쩍 빈(鬢과 同字). 瞳눈동자 동. 癡어리석을 치(俗字 痴). 竈부엌 조. 煬볕쬘 양. 漿즙 장. 耀빛날 요. 徜徉: 목적 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님. 徜노닐 상. 徉노닐 양
※老萊之戱(老萊衣, 彩衣戱, 嬰兒戱, 老萊戱): 周나라의 老萊子가 칠십의 나이에 무늬 있는 옷을 입고, 童子의 모습으로 재롱을 부려 부모에게 자식의 늙음을 잊게 해드린 일이라고 함. 彩衣舞斑: 老萊子 年七十 着斑斕之衣 作戲舞. 詩經 大雅 生民之什 行葦四章은 길가에 자란 갈대로 제사 지낸 뒤 父兄耆老들이 잔치하며 즐기는 시. 주나라 왕은 인자하고 후덕하여 은택이 초목에까지 미쳤다.[周王仁厚 澤及草木者]-賴及萬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