策文 책문
問易曰 蒙以養正聖功也 蒙養之義 大矣哉 三代盛時 其所以養之之具 冝無所不備 可得聞其詳歟 大學之敎 以豫爲先 所謂豫者 必有其道 亦可得而詳言歟
問易(문역)에서 이르길, 어린아이는 양육하여 바르게 되고 聖人이 되어 功을 이룰 수 있다. 라 하였습니다. 蒙養(몽양)의 뜻이 크기도 합니다. 삼대(夏殷周)의 盛한 때에 아이를 養育하는 방법으로써의 도구가 마땅히 갖추지 아니한 바 없이 상세히 들을 수가 있습니다. 大學에서는 豫卦(예괘)로 우선함을 가르치는 데, 말하자면 豫는 반드시 道가 있어서, 또한 가히 얻을 수 있다고 자세히 말하고 있습니다.
※策文: 예전에, 문과 시험의 하나인 책문에서, 답으로 쓴 글을 이르던 말. 예전에, 왕이 신하에게 내리는 명령을 적은 글을 이르던 말. 問易: 文仲子가 지은 中說 중의 한 편이다.
※文仲子는 隋나라 王通(584~618)의 시호이다. 그는 隋나라 末期의 저명한 학자로서 字는 仲淹이다. 그의 저서(10권) 《中說》은 《文仲子》라 부르기도 하는데, 門人과의 문답을 기록한 것으로, 論語를 본받아 지은 것이다. 王道, 天地, 事君, 周公, 問易, 禮樂, 述史, 魏相, 立命, 關朗 등 10편으로 되어 있다. 〈太平十二策〉을 조정에 올렸으나 채택되지 않자 河汾(하분)에 돌아가 후학을 가르치는데 힘썼다. 房玄齡, 魏徵 등이 그에게 임금 돕는 길을 물었다 한다.
※蒙以養正聖功也: 周易 山水蒙(䷃) 彖傳(단전)에서, 蒙山下有險險而止蒙蒙亨以亨行時中也匪我求童蒙童蒙求我志應也 初筮告以剛中也再三瀆瀆則不告瀆蒙也蒙以養正聖功也(몽괘는 산 아래 위험이 있고 위험이 있어 그치고 있는 것이니 어린아이다. '몽은 형통하다'는 의미는 형통함을 행하여 때맞추어 중도에 이른다는 것이다. '내가 어린아이의 어리석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의 어리석음이 나를 찾는다.'는 의미는 뜻에 응한다는 것이다. 처음 점을 물으면 알려주는 것은 강함으로써 중도에 이른다는 것이고, 두세 번 물으면 무시한다는 것은 어린아이를 무시한다는 것이다. 어린아이는 양육하여 바르게 되고 성인이 되어 공을 이룰 수 있다.).
※蒙養: 어린이를 깨우치는 일. 冝는 宜와 同字, 豫卦(䷏ 雷地豫): 우레가 땅에서 나와 떨침을 象徵함. 震괘가 上, 坤괘가 下에 있는 괘이다. 豫는 본래 ‘큰 코끼리’를 뜻한다. 큰 것은 여유가 있고 여유가 있으려면 미리 대비해야 하므로 예비하다는 뜻으로 발전되었으며, 豫備해 여유가 있으면 즐겁기 때문에 즐겁다는 뜻이 파생되었다. 예괘는 즐거움에 처하는 방도에 관해 말하는 괘이다. 養正: 바른 길을 닦아 기름.
應惟我對敎之於能言之曰 徐行後長敎之 於始讓之初 其敎必以 遜悌爲主者 何意歟
응당 오직 제가 이 가르침에 대해 능히 하는 말은, 어른 뒤를 따라 천천히 가는 가르침은 讓步(양보)의 처음으로 시작하게 하고, 이 가르침이 반드시 겸손과 공경을 으뜸으로 삼는 것은 무슨 뜻이겠습니까?
※徐行後長者謂之弟, 疾行先長者謂之不弟(천천히 어른보다 뒤에 감을 恭敬한다고 이르고, 어른보다 빨리 앞서감을 恭敬하지 않는다고 이릅니다.) - 孟子 告子章句 下
國家於太學 四學之外 又設童蒙 敎官以課敎之法 非不美意 非不勤 而近年以來 士習自趍於澆薄 庠塾之間 未見禮讓之風 其故何歟
나라에서는 太學과 四學 외에도 또 郡縣에 童蒙敎官을 설치하여 교과과정을 둔 것이 아름다운 뜻이 아닐 수 없으며, 열심히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닌데, 近年에 들어서 선비들의 風習이 저절로 경박해지고 학교에서 예절과 겸양의 기풍을 볼 수 없으니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太學: 조선 시대, 인재 양성을 위하여 한양에 설치한 최고 유학 교육 기관이며, 고구려 때, 중앙 교육 기관. 상류 계급의 자제들을 입학시켜 경학, 문학, 무예 등을 가르쳤다. 고려 시대에는 국자감 안에 두었던 학과. 오품 이상 되는 관리의 자제들을 입학시켜 9년 동안 유학을 가르쳤다. 四學: 나라에서 선비를 養成하기 爲하여 서울의 中央과 東, 南, 西에 세운 네 學校.
※童蒙敎官: 조선 시대, 어린이를 가르치기 위해 각 군현에 둔 벼슬. 趍의 本字는 趨. 澆薄: 경박하다, 야박하다. 각박하다. 인정이 없다. 박정하다. 냉혹하다. 澆물 댈 요, 물을 대다. 庠塾: 學校. 庠학교 상, 塾글방 숙
法度之墜 抑人有未得歟 何以則能使 養正於蒙 良材輩出 以爲國家之用歟 諸生皆 入孝出悌爲職 必慨然流俗 思復其獘 其各悉陳
禮法과 制度가 무너졌는데, 사람들은 억지로 모르는 척하는 것인가? 어찌해야 무지몽매한 자를 길러 훌륭한 人材로 배출해서 나라를 위해 쓰이도록 할까? 모든 이들이 집에서는 효도를, 밖에서는 어른을 공경함이 마땅히 지켜야 할 本分입니다. 반드시 요즈음의 風俗을 憤慨(분개)하여 다시 피폐함에서 돌이키도록 생각하여 각각 모두 펼치도록 하여야 합니다.
※墜떨어질 추. ※墮떨어질 타/무너뜨릴 휴. 輩出: 人材가 연달아 많이 나옴. 慨然: 抑鬱하고 冤痛하여 몹시 憤함. 流俗: 옛날부터 傳해 오는 風俗. 世上에 돌아다니는 風俗. 獘넘어질 폐, 해어지다, 닳아서 떨어지다, 困하다(기운 없이 나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