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후 귀가하고 며칠 후 경대병원에서 항체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는데 응하겠느냐기에 부부가 참여했죠.
백신 맞기 전후해서 혈액검사로 항체형성 과정을 상세히 체크하더라고요.
10여 차례(4차 백신접종) 1년여를 추적 검사해서 데이터를 종합하고…. 연구를 완성했습니다.
보통 백신 접종 횟수가 늘어날수록 항체가 많아졌습니다.
생애 가장 혹독하게 경험한 전염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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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발의 원인은 미스터리일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사회가 만들어놓은 경로를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감염병의 확산은 인간 행위와 사회경제적 산물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감염병 전문가 스노든(Frank M. Snow den) 교수는 ‘감염병은 인간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강조한다.
‘대전환’의 수식어가 따라붙을 만큼 단기간의 팬데믹에 도달한 코로나19는 감염 발생 이전과 이후의 세계를 확연하게 구분하였고, 질병의 문제를 넘어 사회경제·정치·문화·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백신의 보급으로 우리는 이제 겨우 터널의 맞은편에서 희미한 불빛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민주적 자유권을 포기하는 대가로 방역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전시 상태와 비교해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인류는 이미 너무나 많은 희생을 치렀다.
감염에 대한 트라우마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생채기를 내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백신은 화학적 결합물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더 어려워 보인다.
사회가 온전하게 작동하지 않을 때 정치의 역할과 기능은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공동체의 치유 능력이 복원되기 전까지 국가의 능동적 대처는 더 필요하고 시급하다.
코로나19 이전의 세계와 이후의 세계가 같을지는 회의적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철학적 주제에 비견될 만큼 혼란스러운 질문은 코로나19 이후의 우리 존재 방식이다.
팬데믹 이후 우리는 과거의 우리일까?
아니면 완전히 다른 우리일까?
혹은 우리는 달라진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가야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