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서 승인되지 않았던 심미성을
색다른 반응력으로 진술한 평론집
문학평론가 김효숙의 평론집 『오늘 빛 미래』가 <푸른사상 평론선 42>로 출간되었다. 저자는 과학기술 진보에 따라 소설 형식도 변화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문학이라는 ‘빛’의 파장을 살핀다. 인간 형상을 부단히 사유해온 우리 시대 탁월한 작가들의 소설을 탐구함으로써 문학 형식이 전변해온 양상을 이 평론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목차
■ 책머리에
제1부 문화기호의 의미 작용 : 백민석의 소설
더 자세히 읽기 위하여
1. 형식에 착안하기
2. 이전 논의의 성과와 그 틈
3. 문화적 실행들의 교차점
글쓰기의 현실성과 반(反)소설 형식
1. 백민석 소설의 의의
2. 열린 형식 실험
3. 삶과 글의 섞임, 비트의 섬광
문학-문화의 공속과 역사 통찰
1. 암호의 제한성, 기호의 가능성
2. 만화 기호의 문화사회학
3. 문화기호로 역사를 전유하는 방식
인간 중심 사유와 근대 비판
1. 문화 요소(meme)와 유전 요소(gene)의 횡단
2. 명멸하는 기호로서 주체
3. 인간종 신화의 파국
4. 전환과 전망
제2부 페이소스의 교차와 얽힘
헤어짐을 짓지 않기로:한강의 소설
1. 의사(儗似)증언자가 흑역사를 말하는 방식:『작별하지 않는다』
2. 죽음까지 달려가는 노래:『소년이 온다』
변형과 전복:손보미의 소설
1. 대중문화:쇄도하는 낯선 것들
2. 과학픽션(Si-fi)과 소설가소설의 가능성
3. 실존 장소로의 선회와 거짓말의 진실
우아한 삶을 위한 왈츠:한은형의 소설
1. 나는 나를 지지한다
2. 교육 권력의 가치 전도
3. 패자 부활전
4. 문화 감각을 버무려내는 즐거움
음악과 소리에 침전된 암호들
1. 장(field)의 번식
2. 기억을 저장하는 방식과 시간의 절단면에서 울려 나오는 진실들:「전자시대의 아리아」
3. 시스템의 틈에서 역량을 키우는 자들:「균열 아카이브즈」, 「버스커, 버스커」
4. 개념의 자유를 즐기는 이상한 자유:「터널, 왈라의 노래」
■ 참고문헌
■ 찾아보기
김효숙
201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평론 활동을 시작하였다.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평론집으로 『소음과 소리의 형식들』 『눈물 없는 얼굴』이 있다.
출판사 리뷰
과학기술의 진보에 따라 소설 형식도 변화한다는 사실에 주목한 평론가 김효숙은 오늘의 인류에게 그러한 것처럼 미래의 인류에게도 여일하게 작용할 인공 빛의 파장을 사유하고자 했다. 현시대 문학을 운위하기 위해서 그 이전 시대의 문학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 우리 문학은 미디어·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조성하는 환경 속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작가의 글쓰기도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었다. 인간 형상을 부단히 사유해온 우리 시대 탁월한 작가들의 소설을 집중적으로 탐구하여 문학 형식이 전변해온 양상을 이 책에 담아내고 있다.
1부에서는 백민석의 작품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전변하는 시대의 문화 감각으로 기호적 글쓰기를 선도한 그는 기술 진보와 문화적 인간의 관계를 사유해왔다. 백민석 소설론을 통해 1990년도 이후 소설의 다양한 문화적 인간들이 이 시대의 개인들이고 소설이 그 개인의 문화적 삶을 반영했음을 알 수 있다. 2부에서는 제주의 4·3과 광주의 5월로 이어지는 기억 문제를 따라간 한강, 작가되기 과정을 작품으로 그려낸 손보미, 거짓말의 기만과 허위가 조성하는 삶의 속성과 진정성을 고민한 한은형의 소설을 살폈다. 또한 신춘문예 당선 작가 중 문화적 상상력으로 사회 시스템을 형상화한 신종원, 전미경, 정무늬의 텍스트를 논의했다.
역사·정치 중심으로 작동하던 리얼리티의 시대가 저물고 과학기술이 진보하면서 급변하는 새로운 시대의 문화 감각을 빚어낸 작가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새로운 감각과 안목으로 이전 시대를 돌아본 작가는 이후에도 문화적 인간의 삶에 시대적 현안을 배치하여 다양한 작품을 펼쳐냈다. 이들이 미래를 현재화하는 글쓰기에 진보하는 기술문화를 구체적으로 반영하면서 인간 형상을 부단히 사유해온 사실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