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소개 : 이원수 (1912.1.5 ~ 1981.1.24)
•경남 양산에서 태어났다. 1926년 《어린이》지에 동시 〈고향의 봄〉이 당선되었다. 1927년 《기쁨사》 동인이 되면서부터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벌였다. 현실 참여적 동시를 개척하고 산문문학으로서 장편 동화와 아동소설을 확립하며 부단한 비평 활동을 통한 아동문학 확립에의 기여 등 문학사적으로 큰 업적을 남겼다.
• 1940년부터 1945년 사이에 동시 두 편, 자유시 한 편, 수필 두 편 모두 다섯 편의 친일 작품을 조선 금융 조합연합회 기관지 《반도의 빛 (半島の光)》에 발표했다. 2008년 친일인명사전 수록 예정자 명단 문화예술 중 연극·영화 부문에 선정되었다.
•1947년 동요 시집 《종달새》, 1948년 그림동화집 《봄잔치》, 1953년 장편 동화 《숲 속 나라》, 1960년 동화집 《파란 구슬》 등을 냈다. 그밖에 대표작은 《엄마 없는 날》, 《잔디숲 속의 이쁜이》, 《꼬마 옥이》, 《아동문학 입문》, 《민들레의 노래》, 《골목대장》, 《이원수 선생님이 들려주는 해상왕 장보고》, 《별》 같은 책이나 《이원수 시에 붙인 노래들》 같은 음반이 있습니다.
•동시 ‘오빠 생각’(1925, 어린이) 을 쓴 수원 소녀 최순애와 마산 소년 이원수는 서로의 글을 읽고 편지를 시작해, 7년 간 편지를 주고받다가 얼굴도 모르는 채 결혼을 약속하였다. 둘은 1935년 수원역에서 처음으로 만나기로 하였다. 그러나 약속 날짜 전 이원수가 ‘함안 독서회’ 사건으로 투옥되어 약속 장소에 나가지 못하였다. 최순애의 집안에서는 이원수와 결혼을 반대해 다른 혼처를 물색하였지만, 최순애는 완강히 거부했다. 일 년 뒤 1936년 감옥에서 나온 이원수는 최순애의 집으로 가서 결혼 허락을 받고 그 해 결혼했다.
*발제*
아주 재미있지는 않다. 요즘 동화들처럼 가상현실도 초능력, 마법도, 극적인 사건의 서사나 갈등도 없다. 하지만 잔잔하게 느껴지는 몇몇 동화들의 간결한 문장 속에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나 잘 나타나 있다. 자연스레 어린 시절의 내 마음을 가만히 되새길 수 있어서 반복해서 읽을수록 빠져든다. 그리고 지금 내 아이의 마음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불새의 춤이나 도깨비 나라 등 현실을 반영하는 단편들도 있었다. 아이의 동심을 지키면서도 현실 반영까지 잃지 않는 작가의 폭 넓은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엄마 없는 날>
영이의 나이와 비슷한 7~ 8살 무렵 엄마는 대구의 외갓집에 나를 남겨 놓은 채 잠시 외출했다. 평상시 엄마와 거의 떨어진 적이 없어서인지 고작 몇 시간에 불과했지만 엄마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하염없이 엄마를 기다리다가, 엄마가 보고 싶어 큰길까지 마중을 나갔다가 익숙하지 않은 외갓집 동네에서 길을 잃어버리기도 했던 그때의 내 마음. 달을 보며 엄마 얼굴을 떠올리고, 엄마가 오늘 오지 않는 걸 알면서도 ‘엄마 안왔어요?‘라고, 물어보는 영이의 마음. 두 마음이 닮았다. ‘빨간 불은 무서운 마귀의 눈처럼 이쪽을 쏘아보고 있습니다. 차들이 제 세상이라는 듯이 우르릉거리며 지나갑니다’(p. 38)어릴적에는 달리는 차들이 무서웠다. 신호등이 없는 곳도 많았던 그 시절, 차들을 피해 적절한 타이밍에 길을 건너가는 것은 어린이에게 어려운 일이었다. 차와 크게 부딪칠 뻔한 적도 있었다. 아이의 시선에서 아이의 마음을 잘 표현한 문장인 것 같다.
<비옷과 우산>
우산이 없어서 비를 맞고 다니던 옥이에게 어머니가 값싼 비옷을 하나 사다 주셨다. 비 오는 날만 기다리다 마침내 비가 내리지만 금방 그쳐 비옷을 접어서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렸을 적 엄마가 나에게 고운 한복과 댕기를 설빔으로 주셨다. 빨리 한복을 입고 나가고 싶어서 설날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쓰레기차가 오는 첫 새벽에 엄마가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때 한복을 차려입고 나갔던 기억이 난다. 작은 선물 같은 것들이 얼마나 아이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지.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아이의 이런 마음을 챙겨주고 싶다.
<엄마의 얘기>
일본 아이에게 도둑놈이라는 욕을 하고 집을 뛰쳐나와 산속 고목의 텅 빈 구멍 속에 숨어 있는 정이를 찾으신 할머니가 ”일본 놈이면 제일인감? 우리 정이가 제일이지“ 할머니의 손녀에 대한 자부심과 따스함, 사랑이 느껴진다.
<도깨비 나라>
한국의 분단 상황을 생각하게 된다. “서로 이렇게 상대방을 욕하기 시작하니 점점 서로 미워하게만 되고, 미워하기 시작하니 미움도 한이 없었다.”(p.17) 탈북자 단체가 k팝과 트로트가 든 usb와 쌀, 1달러, 대북 전단 등을 풍선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 보냈다. 북한은 보복으로 남한에 오물 풍선을 보낸다. 윗마을과 아랫마을 사이의 가시넝쿨은 아직 존재하고 미움 또한 여전하다. 도깨비 나라가 아닌 현실에서의 안타까운 점은 미움을 선동하는 자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각자 마을의 사람이 도깨비가 아니란 것을 우린 모두 알고 있다.
<불새>
굶주림과 학대 속에 훈련받고 공연하는 두루미들은 환기가 안 되는 좁은 공간에서 하루 14시간 이상의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던 봉제공장의 여공들을 떠올리게 한다. 28호는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했던 전태일 열사를 생각나게 한다.
<은이와 나무>
매화나무 가지를 부러뜨려 아버지에게 야단맞은 후 울며 숲속으로 들어간 은이는 나무들의 이야기를 엿듣고 매화나무에게 미안해 합니다. 아빠가 매 어준 그네를 보고 좋다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얼굴빛을 바꾸기 싫어서 두어 번 몸을 비틀어서 실은 체를 하다가 못 이기는 듯 들어갔습니다.‘(p.94) 좋으면서 싫은 척하는 아이들을 유심히 관찰한 후에 적은 문장이라고 생각된다. 봄의 새순 빛깔 같은 아주 귀여운 동화라고 느껴진다.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1.‘엄마 없는 날‘을 읽고 생각 나는 나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있나요?
2. 여러 개의 단편 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는 것은 무엇인가요?
첫댓글 하루 전 카페 발제 올리기
진짜 모범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