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현 칼럼니스트
2023.12.02
‘초대형 노래방 서바이벌 VS’, 성장드라마가 맛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등장
[엔터미디어=정덕현] 시작은 그저 ‘노래방 콘셉트’의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었다. <쇼 미 더 머니>의 트레이드인 대강당에서 참가자들을 죽 세워놓고 프로듀서들이 즉석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그런 방식을 ‘노래방’ 방식으로 시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만 그 노래방이 ‘초대형’일 뿐인.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Mnet 오디션 예능 <초대형 노래방 서바이벌 VS(이하 노래방 VS)>는 그렇게 초대형 노래방에서 시작한 후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경연 무대로 개성 강한 참가자들의 면면이 조금씩 드러나더니, 대뜸 프로듀서별 팀을 구성하기 위한 ‘어필 시간’이 이어졌다. 장우영과 서은광, 소유와 임한별, 기리보이와 카더가든, 로이킴과 박재정 그리고 김민석과 영케이가 각각 팀이 되어, 참가자들에게 자신들의 팀으로 오라며 구애하는 무대가 펼쳐졌다.
<노래방 VS>의 진가는 팀이 꾸려지는 과정과 그렇게 꾸려진 팀들이 보여주는 무대를 통해 드러났다. 애초 아마추어처럼 보였던 출연자들은 짧은 기간에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는데 그건 다름 아닌 프로듀서들의 코칭과 프로듀싱에 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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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장우영, 서은광 팀은 비투비의 ‘나 빼고 다 늑대’를 팀 싱어롱 미션에서 불렀는데 춤에 서투를 줄 알았던 박한담이 표정까지 완벽하게 춤을 추며 노래 또한 소화해 아이돌을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고, 또 같은 팀의 정성보나 윤준성 역시 한껏 무대를 즐기는 모습으로 댄스까지 소화해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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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VS>는 20명으로 참가자가 줄어들고 드디어 프로듀서별로 팀이 꾸려지는 순간부터, 무대 자체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 놓았다. 그건 이들 팀 싱어롱 미션에서 나온 곡들부터 이들이 부른 버전으로 음원 공개된다는 점에서부터 드러난다. 노래방 콘셉트라는 아마추어적인 접근에서 시작했지만 이 시점에서부터는 프로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 음원 공개는 프로듀서들의 프로듀싱과 코칭에 힘이 들어가게 만들고, 따라서 참가자들의 기량 또한 쑥쑥 늘어가는 걸 무대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팀 싱어롱을 통해 각 팀에서 한 명씩 탈락해 이제 총 15명 5팀이 벌이는 ‘원곡 컬래버레이션’ 미션은 이 프로그램의 다채로운 무대에 대한 열망이 느껴진다. 그저 뻔한 오디션 경합이 아니라, 매 무대를 하나의 새로운 ’음원‘으로 만들어내려는 의도가 이처럼 다양한 미션으로 시도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특유의 감성적인 보이스가 돋보이는 참가자들인 정성보와 윤준성이 안예은과 함께 부르는 ’상사화‘나, 장한음, 홍승민이 별과 함께 부르는 ’안부‘, 또 특유의 그루브감을 가진 조곤, 위재연이 원슈타인과 함께 꾸민 ’Single’ 같은 무대가 펼쳐진다. 그대로 음원으로 내놔도 또 듣고 싶은 퀄리티의 무대들이다.
이 즈음에서 되돌아보면 <노래방 VS>가 그려온 성장 드라마가 너무나 드라마틱 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시작점을 보면 그저 노래방에서 노래 좀 한다는 친구들의 노래 자랑처럼 보였지만, 차츰 스테이지가 지나가면서 추려지고 정제되고 성장한 참가자들의 무대는 이제 그대로 활동해도 좋을 법한 프로페셔널한 면모들이 생겼다. 그 짧은 기간에 만들어진 성장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뻔해지는 건 그 형식 틀을 대부분 반복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우승을 위한 서바이벌만을 강조하는 치열함에 치우침으로써 매 과정을 보는 맛을 놓치게 만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노래방 VS>는 성장 드라마가 맛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노래방 콘셉트라고 한껏 힘을 빼고 시작해 탈락자들도 ‘즐거운 추억’이라 말하며 웃으며 떠나갈 수 있게 해주는 오디션이고, 무엇보다 차츰 과정을 즐겨나가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오디션이니 말이다.
출처 : 엔터미디어
뭐 이런 오디션이? 노래방으로 시작해 최고의 무대까지(‘노래방 VS’) < 예능 < 엔터테인먼트 < 기사본문 - 엔터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