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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달과6펜스 ' 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주변의 부러움을 받는 잘 나가는 증권 중개인이었어요. 그런 그가 갑자기 "화가가 되겠다"며 사표를 내고 낯선 곳으로 길을 떠납니다. 스트릭랜드는 낡은 호텔을 옮겨 다니며 굶주림에 시달리고 병에도 걸려요. 하지만 그는 "전보다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삼류 화가 이상은 되지 못할걸요. 그런데도 모든 것을 포기할 만한 가치가 있나요?"
"나는 어쨌든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견디겠단 말이오."
'달과 6펜스'를 쓴 영국의 소설가 #서머싯-몸 (1874~1965·사진)은 "주인공 스트릭랜드는 프랑스 화가 #폴-고갱 을 모델로 한 것"이라고 말했어요. 고갱은 세속적인 삶에 환멸을 느끼고 불현듯 남태평양에 있는 섬 #타히티 로 떠나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다 병에 걸려 목숨을 잃었어요. 증권 중개인으로 살다 안락한 삶을 버리고 그림을 그리는 스트릭랜드는 폴 고갱을 닮았어요.
하지만 마냥 #폴고갱 을 닮기만 한 것은 아니에요. 고갱과 달리 스트릭랜드는 무책임하고, 염치없는 사람으로 그려져요. 직장도, 가족도 버리고 떠난 스트릭랜드는 운 좋게 그의 #예술적재능 을 알아봐 준 한 화가를 만나게 됩니다. 이 화가는 스트릭랜드를 헌신적으로 보살피지만 정작 스트릭랜드는 전혀 고마워하지 않아요.
더군다나 스트릭랜드로 인해 평화롭던 화가의 가정은 파탄을 맞게 됩니다. 화가의 아내가 스트릭랜드를 보고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죠. 역시나 스트릭랜드는 미안한 기색조차 보이지 않아요.
염치도 없고 도덕적이지도 않은 스트릭랜드를 왜 화가는 그렇게 헌신적으로 보살폈던 것일까요? 그건 스트릭랜드의 마음속에 있는 그림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보았기 때문이에요.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는 문제가 되지 않소. 우선 헤엄쳐서 물에서 나오는 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빠져 죽어요."
▲ 그림=이병익
스트릭랜드는 어릴 때부터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 화가의 꿈을 접고 증권 중개인이 되었어요. 하지만 물에 빠진 사람이 살기 위해 헤엄쳐 나오듯, 그에게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곧 자신의 목숨을 살리는 것과 같을 정도로 간절했던 것이죠.
우여곡절 끝에 타히티 섬에 정착한 스트릭랜드는 #원주민 여인과 그림을 그리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요. 하지만 곧 나병이라는 무서운 병에 걸리고 맙니다.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에서도 스트릭랜드는 오두막의 벽과 천장에 혼신을 다해 그림을 그려요. 스트릭랜드가 죽은 후 그가 그린 그림들은 생전 유언대로 모두 불태워져요.
밤하늘에 뜬 달과 둥글고 반짝이는 모양이 특징인 영국 은화 '6펜스'는 얼핏 비슷해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큰돈이 아닌 6펜스는 쉽게 얻을 수 있지만 하늘에 뜬 달은 가질 수 없는 것이지요. 스트릭랜드의 삶은 불완전하지만 내면의 #순수한열정 을 좇는 것이였어요. 6펜스라는 돈이 아닌 닿을 수 없는 달을 좇는 삶이었던 것이죠.
여러분은 어떠한 삶을 꿈꾸고 있나요.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 #증권중개인 스트릭랜드'인가요? 아니면 불안 속에서 자신의 #꿈 을 좇는 ' #화가 스트릭랜드'인가요?
출처: 프리미엄조선|[양미연]한우리독서토론논술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