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5.
식목일이다.
2013년 봄에 마분산 등산로 개척 작업을 하면서, 정상아래 등산로 중앙에 한 뼘이나 자란 어린 자귀나무가 한포기 있었다. 등산객 발길에 밟힐 것을 염려하여 손으로 뽑으니 낙엽의 부식토 위에 약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던 자귀는 쉽게 뿌리 채 뽑혀 올라왔다. 아마도 암반 위 낙엽에 싹을 틔워 뿌리가 깊이 제대로 내리지 못한 것 같았다. 뿌리가 별로 다치지 않은 것 같아 낙엽과 이끼로 감싸서 집안의 화단 한 편에 심었다. 좋은 토양에 이사 온 자귀는 1년 만에 1m가 넘게 자라며 중심주지(中心主枝)를 비롯하여 4개의 가지를 내며 자랐다. 나무는 통상 씨앗을 파종하여 실생묘(實生苗)로 키우면 5-6년 정도 나이를 먹어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데, 자귀는 이식 할 적에 키는 작았으나 나이는 제 나이를 다 먹었는지 이듬해 가지마다 예쁜 꽃을 피우며 2m로 훌쩍 커서 작은 화단 한편을 모두 덮어 그늘을 드리워 작은 화초들에게 햇빛을 차단하여 생존을 위협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사람은 큰 사람 밑에 있어야 크게 자랄 수 있지만, 나무는 큰 나무 밑에서는 자랄 수 없다는 옛 말이 실감나는 현실이 되었다.

화단에서 자라 꽃 피운 마분산 자귀나무 꽃
마분산과 개비리길 주변에는 작은 자귀나무를 흔히 볼 수 있는데 큰 나무가 보이지 않는 것은 척박한 토양 때문인 것 같다. 화단의 좁은 공간에서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는 자귀를 마분산 고향으로 시집보내기로 생각하고 어제 터를 보아 두었다가 식목일을 맞아 옮겨 심었다.



자귀나무 식재 모습
지상부(TOP)와 지하부(ROOT)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옮겨심기 위해 잘려 나간 뿌리에 대비해 3개의 가지를 모두 잘라낸 것이다.
남지읍에서 마분산 입구 계단 좌측에 마사를 부어 만들어 놓은 화단 안쪽에 심고 지지대를 박아 바람에 흔들리지 않게 조치하고 산불 감시초소에 보호를 당부하였다. 읍사무소에 이를 통지하여 보호해 줄 것도 청하였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옆에 한 포기 더 심어 두 나무 가지를 연결하여 연리지를 만들어 10년 20년 후에는 개비리 둘래길의 입구가 자귀나무 연리지로 사랑하는 연인(戀人)이 가슴 설레는 사랑을 할 수 있는 명소가 되어 있기를 기대해 봄직하다.
개비리둘래길을 찾는 모든 산행인들이 이 자귀나무를 깊은 애정으로 보호해 주기를 기대하며 이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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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자귀나무
●분류 : 낙엽 활엽 소교목 ●키 : 3∼5m ●학명 : Albizzia julibrissin ●과 : 콩과 ●분포지역 : 중부 이남
●별칭 : 야합화(野合花) ●자생지역 : 산과 들 ●번식 : 씨 ●취급요령 : 햇볕에 말려 쓴다.
●약효 : 꽃·나무껍질·뿌리껍질 ●특성 : 평온하며, 달다. ●생약명 : 합환피(合歡皮) ●독성여부 : 없다.

잎은 손톱 2분의 1 크기의 갸름한 쌀알모양의 잎 40~ 60개가 모여 잎 대궁이 두 번씩 갈라지는 깃꼴 겹잎을 만든다. 작은 잎은 줄기 쪽을 향해 낫 같이 굽었으며 길이 6~15mm, 나비 2~4mm의 긴 타원형으로서 밑 부분은 좌우의 모양이 같지 않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양면에 털이 없거나 뒷면 맥 위에 털이 나 있다. 잎자루의 길이는 15~30cm되는 큰 잎이다. 개개의 작은 잎은 두 줄로 서로 마주보기로 달리며, 잎마다 상대편 잎이 꼭 있어서 혼자 남는 홀아비 잎이 없다. 밤이 되면 이 잎들은 서로 겹쳐진다. 이를 수면운동이라 하며, 잎자루 아래의 약간 볼록한 엽침(葉枕)의 통제로 이루어진다. 빛의 강약이나 자극을 받으면 엽침 세포 속의 수분이 일시적으로 빠져나오면서 잎이 닫히고 잎자루는 밑으로 처지게 되어 밤에는 오므라 붙는다.

밤중에 수면 운동으로 잎이 접히는 모습

자귀나무는 밤중에 수면 운동으로 잎이 접히는 모습이, 남녀가 사이좋게 안고 잠자는 모습을 연상 시키므로 부부 금실을 상징한다 하여 음양합일목(陰陽合一木)· 야합수(夜合樹) 합환목(合歡木) 합환수(合歡樹) 합혼목(合魂木) 합혼수(合魂樹) 유정수(有精樹)라고도 한다. 이런 연유로 예전에는 자귀나무를 울타리 안에 정원수로 많이 심었다. 자귀나무처럼 잎이 예민한 미모사(신경초·잠풀)는 외부의 자극에 잎이 오므라들어 붙어 버리지만 자귀나무는 낮에 펼쳐졌던 잎이 해가 지면 서로 마주 보며 접힌다. 이처럼 밤중에 잎이 접혀지기 때문에 자귀나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도 하고, 자귀(남지 방언으로 짜구)의 손잡이를 만드는데 많이 쓰이는 나무여서 자귀나무라고 불렀다는 설도 있다. 또한 소가 잘 먹는다 하여 소 쌀나무· 소 밥나무라고 부르는 곳도 있으며 남지 지방에서도 “소 쌀나무”로 불려지고 있다.
자귀나무 두 개를 서로 가까이에 심고 가지를 비끄러매면 연리지(連理枝)가 된다. 부부의 금슬을 좋게 한다는 나무이니 정원에다 인공 연리지를 만들어 사랑을 확인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꽃은 6∼7월에 연분홍색의 두상화가 우산 모양으로 피는데 작은 가지 끝에서 길이 5cm 정도의 꽃대가 자라 10∼20개씩 산형 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수술은 20~25개이며 암술과 함께 꽃부리 밖으로 길게 나와 있다. 꽃이 붉게 보이는 것은 수술의 빛깔 때문이다. 꽃은 해가 질 무렵에 활짝 핀다. 꽃말은 '환희, 두근거림'이다.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연인(戀人)이 있어서 그 사람과 사랑을 할 수만 있다면 그건 얼마나 가슴 벅찬 환희며 행복일까요?
자귀나무는 매화에 이어 진달래, 철쭉이 복숭아 꽃이 지고 난 4월 중하순에야 겨우 새순이 돋기 시작한다. 대추나무, 회화나무 등과 함께 잎을 늦게 피우는 잠꾸러기로 유명하다. 이른 봄에 다른 나무들은 잎이 다 돋아났는데도 자귀나무만 잎이 돋지 않아 죽은 나무인 줄 알고 베어 버렸다는 우스운 이야기도 있다. 콩과식물인 자귀나무는 척박한 땅을 일궈주기도 한다.

자귀나무 열매

열매는 9∼10월에 길이 15cm 정도인 긴 타원형의 편평한 협과가 달려 익는데 꼬투리 속에 5∼6개의 씨가 들어 있다.
콩깍지 같은 열매가 바람이 불면 흔들려 시끄러운 소리를 내기 때문에 여설수(女舌樹)라는 이름도 붙었다. 꽃이 아름답고 화려하여 사랑을 받는 관상수이다. 유사종으로 작은 잎이 길이 2~4.5cm, 나비 5~20mm인 것을 왕자귀나무라 한다. 관상용·약용으로 이용된다. 나무껍질을 합환피(合歡皮), 꽃봉오리를 합환화(合歡花)라고 하며 약재로 사용한다. 목재는 기구 및 수공 재료로 쓴다.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거나 산제로 하여 사용한다.
효능은 주로 부인과·신경계·이비인후과 질환을 다스린다.
중국에서는 자귀나무 꽃이나 껍질에 강장, 진정, 진통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동의보감》에도 자귀나무 껍질은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정신과 의지를 안정시키며 근심을 없애고 마음을 즐겁게 한다” 라고 했다. 《홍재전서(弘齎全書)》에도 “합환은 분(忿)이 나는 것을 없애 준다”라고 했다. 요즈음으로 말하자면 신경안정제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산림경제》에서는 “머리에 크게 상처를 입었을 때는 자귀나무 속껍질을 썰어 까맣게 될 때까지 볶고 겨자씨도 볶아 가루를 낸다. 4대 1로 섞고 술에 타서 가라앉힌다. 이것을 잠자리에 들 때 마시게 하고, 찌꺼기를 상처에 붙여주면 신기한 효험이 있다. 또 기생충으로 항문이나 목구멍이 가려울 때는 자귀나무를 아궁이에 때고는 굴뚝 위에 앉아 그 연기를 항문으로 들어가게 하고, 입으로 들이마시면 즉시 낫는다”라고 했다. 그 외에 자귀나무 잎이나 껍질은 빨래를 할 때 비누처럼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 참고문헌 -
○ 대한식물도감(大韓植物圖鑑) 저자 이창복 / 출판사 향문사
○ 우리 나무의 세계 1 저자 박상진 / 출판사 김영
○ 천연약물대사전(天然藥物大事典) 저자 김재길 / 출판사 남산당
○ 익생양술대전 저자 권혁세 / 출판사 학술편수관
처음으로!!
첫댓글 고생하셨습니다
유채축제가 끝이나도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아 카페 관리가 어렵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