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을 쉬고 있는 사람들에게 쓰는 편지 (5)
주제 : 내가 원하는 대로 다 될 때
사람이 세상에서 열심히 사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누구나 다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에서 태어나서 내가 무슨 일을 해서 하느님께서 주신 사명(使命)을 다 채울 수 있는지는 몰라도, 어쨌든 사명을 다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이 계획하는 대로 삶이 무사태평할 때, 그것이 신앙을 소홀히 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내 맘대로 다 되고, 내가 세운 계획대로 다 되는데, 하느님이 나의 삶에 필요할까요? 아주 잘못된 자세를 갖고 하는 질문이지만, 이런 질문이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렇게 세상을 대하는 사람을 깨우쳐줄 수 있는 쓴 소리의 하나는 적당한 고통이 사람에게는 필요하다는 얘기가 될 수 있는데, 그게 좋은 결과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면, 사람이 하느님을 멀리 하더라도 그냥 무조건 하는 일이 다 잘 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가 하느님을 찬양하고, 공경하고, 감사하는 자세를 멀리하는 결과를 만든다고 해도요?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이 다 잘 될 때, 다른 대상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주변에 있는 사람의 모습도 보지 않게 됩니다. 내가 손을 대기만 하면, 모든 것이 황금으로 바뀐다는 <마이더스의 손>을 가졌는데, 무엇이 부족한 일이겠습니까? 손에 닿기만 하면 모든 일이 성공하고, 손에 닿기만 하면 모든 것이 다 황금으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있다면, 나는 아마도 하느님을 멀리하고 내가 하느님의 자리를 차지하고 내가 최고라고 여길 것입니다.
그렇게 사는 사람에게 신앙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사람이 하는 일이 모두 다 실패하기를 바란다는 뜻은 아닙니다. 마이더스의 손을 가진 그 사람에게 있다는 그 능력은 과연 언제까지 그와 함께 머물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