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민의 주거안정이 위협받고 있다
(지식정보타운 공공택지 사업과 관련하여 과천시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며)
“언제까지나 살고 싶은 과천”
과천시민에게 익숙한 슬로건이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까지 과천에 살 수 있는 걸까?
‘강남급 명품주거 공간’ ‘준강남’, 요즘 아파트 매매를 둘러싸고 과천을 이르는 말들이다.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과천이 요새는 부동산 매매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살기 좋은 도시는 정주하는 시민들이 많은 도시다. 그래야 이웃도 친구도 공동체도 형성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주거가 불안정한 도시는 결코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없다.
지난 몇 년 간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재건축 여파에 미친 듯이 치솟는 전월세 가격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더 참아보자 버텼던 것은 곧 있을 지식정보타운 분양 때문이었다. 지식정보타운 분양은 수 십 년간 그린벨트로 묶어 놓았던 땅을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과 무주택자의 주택 마련’을 위해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싼 값에 사서 분양하는 것이니, 수 십 년간 무주택자로 살아온 과천의 세입자들에게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더 없는 기회이자 과천을 떠나지 않고 계속 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하지만 희망을 가지고 지켜보던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LH는 무주택 서민을 위한다면서 땅 장사만 하고 있고, 과천시는 건설사의 높은 분양가 책정 꼼수에 손을 놓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과천시민의 몫으로 남겨질 처지다.
민간분양인 S4, S5 블럭의 사업계획 승인 자료와 건설사가 올린 공사비 내역서를 근거로 추정해 보면, LH는 자신들이 310만원에 수용한 토지를 2,400만원에 팔았다. 추가적인 토지 조성비를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폭리다. LH는 전체 지식정보타운 택지조성사업으로 1조원에 달하는 이익을 얻게 된다. 누가 부담하게 되는 것일까? 결국 지식정보타운을 분양받는 무주택자들과 시세에 근거해 임대료를 내게 될 저소득층이다.
건설사의 행태도 마찬가지다. S4, S5 블럭의 건축비는 평당 1,063만원(건축비/건축면적)으로 추정되는데, 건설사(대우건설)가 2017년 타지역에 분양한 평당 건축비 700만원 보다 300만원이 높고, 최고급 브랜드 푸르지오 서밋(7-1단지) 건축비에 비해서도 평당 200만원 더 높게 책정했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지만, 고분양가 책정이 가능한 이유는 인근 시세가 터무니없이 높아 이 가격으로도 충분히 분양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2017년 하반기로 예상되었던 분양 시기는 특별한 이유 없이 계속 늦어지고 있는 이유도 석연치 않다.
이런 일들은 비단 S4, S5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높은 대지비와 건축비는 다른 민간분양은 물론 공공분양 분양가와 직결되는 문제이고, 심지어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의 임대료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과천의 사는 우리 모두의 삶과 연관되는 문제다.
과천시는 주거약자들의 주거불안정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여 ‘과천시민정치 다함’은 과천시에 강력한 경고를 담아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과천시는 ‘시세와 상관없이 원가에 근거하여 분양가를 정해야 한다’는 분양가상한제를 지식정보타운 분양가 심사에 엄격하게 적용하라. 분양가심사위원회를 시민이나 시민단체의 추천을 받아 공정하게 구성하고, 분양가심사와 관련된 회의록을 공개하라.
분양가 세부내역도, 회의내용도 공개하지 않는 깜깜이 분양가심사위원회의 나쁜 사례를 따라하지 말고, 전주시의 경우처럼 과다 책정된 분양가를 최대 21%까지 낮춘 좋은 사례를 참고하여 시민을 위해 시장의 권한을 사용하라.
2. 과천시는 LH가 지식정보타운 공공택지 개발과 관련하여 얻은 과도한 이익이 지역사회에 환수될 수 있도록 직접 행동에 나서라.
대규모 개발사업은 도시의 고유성에 손상을 가하는 일이다. 적절한 규모의 이익 환수는 마땅한 일이며, LH의 과도한 이익은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일탈 행위다.
3. 과천시는 시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의 주거안정과 연령별 계층별 주거다양성의 확보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 사업을 직접 시행하라.
지식정보타운 공공택지 개발에서 발생할 수익을 시가 주도하는 임대주택사업에 사용하라. 지속가능한 ‘살고 싶은 도시 과천’을 만드는 일의 시작이자 공적 권한의 본분이다.
과천시는 명심해야 한다. 공적 기능이 주거약자를 위해 작동하지 않을 때, 나쁜 관행과 꼼수가 지속되도록 방치할 때, 공적 권한의 정당성은 사라진다는 사실을.
2018. 1. 31
과천시민정치 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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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자님 번개 같이 올리셨군요~~총회 때 설명 좀 해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