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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6.
7월 7일 화요일, 평소 화요일의 습관대로 Agua를 갔습니다.
요일 순으로 전개하다 보니 아구아를 이제야 소개하게 되었습니다만, 프랑스 파리의 키좀바에 관해 말하려면 가장 먼저 다루었어야 할 곳이 아구아입니다. 이곳이 프랑스 키좀바가 시작된 모태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일반적인 내용을 소개하자면, 아구아는 라틴어로 '물'이라는 뜻으로, 소셜 댄스 파티를 기획 운영하는 단체의 이름입니다. 그런데 센느 강에 정박해 있는 배에서 모임을 하니까 물이라고 이름을 지었는지, 아니면 물처럼 생명을 생기 넘치게 하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물처럼 잘 섞여 흘러간다는 뜻인지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구아의 특징은 그렇게 선상에서 여러 소셜 댄스가 어우러지고 섞여서 파리지앙들에게 생활의 활력소를 주고 있습니다.
아구아의 모임 장소는 Concorde Atlantique라는 유명한 배입니다. 파티 장소로 임대를 하는 배인데, 화요일은 고정적으로 아구아에서 키좀바, 살사, 브라질리언 쥬크 파티를 하고 있습니다. 배의 맨 위층은 선상으로 바와 간이 식당이 운영되고 있고, 중간 층에 있는 두 곳의 공간 중 넓은 곳에서는 살사를, 좁은 곳에서는 브라질리언 쥬크를, 그리고 맨 아래 층 가장 넓은 공간에서는 키좀바를 즐기고 있습니다.
▶입장료 10유로 (강습 2시간, 3개 룸 자유 이용, 소프트 음료, 파티 포함. 옷 보관료 1유로, 가방 보관료 2유로는 별도)
▶매주 화요일 오후 8시-10시 강습, 10시-2시 자유 댄스
▶위치 Bateau Concorde Atlantique PORT SOLFERINO 75007 Paris
원래는 바차타를 하다가 브라질리언 쥬크로 바뀐 지 몇 달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현재는 춤추는 사람들 수준이 아주 높아졌습니다. 강습 시작할 때 브라질리언 쥬크가 궁금해서 가보았는데 프랑스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브라질 강사라서 강습 내내 답답했었습니다. 그런데도 짧은 시간에 그리 사람들의 실력이 커진 것을 보면 역시 강사의 말 보다는 실력이 사람들을 성장시키는 것인가 싶습니다.
[브라질리언 쥬크를 추는 곳]
살사에 관해서도 아구아는 특별한 곳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살사라고 하면 의당 쿠바 살사입니다. 그래서 파리에 살사바가 여러 곳 있는데 모두 쿠바 살사만을 춥니다. 그런데 아구아는 파리에서 거의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 온원이라고 부르는 살사를 추는 곳입니다(이었습니다). 요즘은 살사 맘보라고 광고하는 걸 보니 온투를 수용하고 있는 것 같은데, 최근에는 살사룸에 올라가 본 적이 없어서 확실치는 않습니다. 그리고 별도로 바차타를 추는 공간이 없어졌으니 이제는 살사룸에서 간간히 바차타 음악도 틀지 않을까 싶습니다.
[살사를 추는 곳]
이렇게 키좀바 이외에 살사를, 그것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미국 살사를 출 수 있다는 것이 아구아가 가진 첫번째 매력이라 하겠습니다. 키좀바만 추기에 부담되거나, 혹은 키좀바룸에서 당한 까임의 내상을 치유하기 위하여 잠시 피신할 공간이 있는 곳이 아구아입니다. (살사, 바차타, 브라질리언 쥬크가 안 된다면 선상 바에 올라가 센느강을 바라보며 시원하고 달콤한 칵테일 한 잔하며 내상 치유...)
[갑판에 위치한 바]
[갑판에서 바라 본 센느 강]
이제 아구아의 키좀바 이야기를 하자면, 전술한 바처럼 아구아는 프랑스 키좀바의 본산입니다. 펠리시앙과 이자벨이 키좀바를 키좀바를 배운 곳이고, 그 때 눈이 맞아서 커플이 되었으니 아구아는 그들의 '러브보트'라고 하겠습니다. 펠리시앙과 이자벨 이외에도 많은 댄서들이 아구아에서 키좀바를 배웠습니다. 그 시절 파리에서 키좀바를 추는 인구는 100-150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불과 6년 전의 상황입니다. (현재는 강사급도 그 정도 규모가 넘을 것이니 격세지감이 따로 없습니다.)
[키좀바를 추는 곳]
프랑스에서의 키좀바 유행의 선구자가 되었던 빅토르(Victor)와 꼬라이으(Coralie)가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아구아에서 강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국제적인 키좀바 댄서인 모레나쏘(Morenasso)의 파트너 아나이스(Anais)도 함께 강습을 하고 있습니다. 유투브 영상을 찾아보면 아시겠지만 이들은 모던하다기 보다는 전통적인 키좀바를 추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앙골라 키좀바를 충실히 재현하는 쪽이라기보다는 충실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프랑스 스타일의 발전 가능성을 열어놓는 키좀바 세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SbbMMCHPPM
[빅토르와 꼬라이으]
몇 개월 간 강습을 들은 경험에서 말한다면, 빅토르는 키좀바의 기본인 중심 이동과 몸통 리드를 무척 강조합니다. 이 강조점은 프랑스 키좀바 유행의 대표주자인 펠리시앙의 강습에도 그대로 배어있습니다. 그리고 아나이스는 여자의 자세와 태도, 여자 입장에서 남자에게 요구되는 남자의 키좀바 에티켓 설명에 탁월합니다. 이 점은 대개의 남자 강사들이 흔히 강조하지 않거나 간과하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인 관점입니다만, 저는 현재 많은 훌륭한 여자 댄서들 중 아나이스의 키좀바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레나쏘가 현재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아나이스 덕분인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aH7CT20wFfE
[모레나쏘와 아나이스]
빅토르와 아나이스를 보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동작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는 키좀바 파티에서 '택시 댄서'라는 사람들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아구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택시 댄서는 프랑스 파리 키좀바계의 개념으로는 파티의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즉, 낯 가리는 성격이나 키좀바에 대한 자신감이 없거나 혹은 어떤 이유에서든 소외되어 춤을 추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과 춤을 춰주는 일군의 도우미들입니다. 파리에서 택시를 탈 때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키좀바 파티에서 택시 댄서와 춤을 추는 것은 무료입니다. 그리고 승차 거부도 없습니다.
아구아의 택시 댄서 출신 중에는 독립하여 별도의 강습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Secret Tea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이름도 내지 않고 그저 씨크릿 팀이라고만 합니다. 그리고 강습 시연 동영상을 절대 어디든 올리지 말라고 당부를 합니다. 그들이 이렇게 철저히 비밀을 고수하는 건, 단순히 신비주의 전략도 아니고, 실력이 떨어져서도 아닐 것입니다. 아마 그들의 키좀바가 아직 아구아의 키좀바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그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국 자신들이 택시 댄서를 하며 아구아에서 알게 된 사람들 일부를 빼내서 시작했기 때문에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는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자기 키좀바를 추지 않으면서 베낀 동작으로 강습을 하는 염치 없는 강사가 파리에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의 키좀바 세계를 발전시키는 방법을 놔두고 다른 곳에서 강습생 빼내 보려고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강사는 파리에서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아직 유명하지 않은 그러나 실력있는 댄서들이 다른 유명한 강사가 하는 파티의 한쪽 구석에서 춤을 추며 자신들의 실력을 홍보하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어쨌든 아구아는 키좀바가 아니라 살사만 추는 사람도 한 번 가볼만한 명소입니다. 정박해 있는 배에서 춤을 추다보면 곁에 유람선이 지나가며 일으킨 파도에 배가 살짝 출렁이는 느낌도 나름의 별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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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아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이제 펠리시앙 이야기를 조금 하겠습니다. 물론 펠리시앙이 아구아 편에 끼워서 다룰 정도로 비중이 약해서는 아닙니다. 다만, 이번 7월과 8월은 펠리시앙이 파리에 없기 때문에 찾아가 만날 도리도 없고, 그렇다고 펠리시앙을 안 다룰 수도 없어서, 펠리시앙의 키좀바가 시작된 아구아를 소개할 때 간단하게나마 소개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m_TzKprOls
[키좀바를 못 춰도 관심이 있기만 하면 누구나 다 본 펠리시앙과 이자벨의 Mil Pasos]
펠리시앙은 전 세계적으로 키좀바를 추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댄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펠리시앙은 아구아에서 빅토르에게 키좀바를 배울 때 이자벨을 만나 연인이 되고, 둘이서 함께 둘만의 키좀바를 발전시킨 뒤 별도로 키좀바 강습을 2011년에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20명으로 시작한 강습이 3주 후 80명으로 늘어나는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고, 그후 계속 발전하여 결국은 오늘날 키좀바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강습을 시작한 곳은 Studio MRG라는 곳입니다. 지금도 정기적인 강습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1시간 반씩 초급 3개월 강습을 기본으로, 중급 강습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3개월 파리에 머물 기회가 있는 분들 중 관심 있으시면 다음 링크에서 강습 조건의 세부 사항을 확인하시면 됩니다. http://www.isabelle-felicien-kizomba.com/#!regular-classes/c18he
Studio MRG에서 내공과 명성을 쌓은 펠리시앙은 일요일 편에서 소개한 La Pachanga에서도 강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보다 대중적인 키좀바 확산을 이루게 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국제적인 유명인이 되어 여러 나라에 워크샵을 다니게 되면서, 주로 워크샵이 주말에 열리는 관계로 일요일 강습과 파티를 이어가지 못하게 됩니다. 하지만 파리에서 펠리시앙의 키좀바에 대한 요청은 Studio MRG만으로는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매주 목요일 Barrio Latino라는 곳에서 초급과 중급 강습과 파티를 시작했습니다. 바리오 라티노에서 하는 펠리시앙의 강습은 파리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키좀바 강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인파 때문에 강습의 수준은 높지도 깊지도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펠리시앙의 키좀바 세계를 진지하게 맛 보려면 Studio MRG가 정답입니다. (펠리시앙과 이자벨은 파리에서 개인 강습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편, 펠리시앙의 키좀바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펠리시앙의 댄스 이력을 알아보는 것이 유익합니다. 무엇이든 아는만큼 보이는 법이고, 아는 것이 부족하면 자신의 그릇된 편견에 갇혀있게 되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펠리시앙의 키좀바 세계를 보다 더 잘 이해하는데 유익을 주는 두 가지 링크를 첨부합니다.
첫번째 링크는 Hips On Fire와의 인터뷰입니다. 펠리시앙의 영어가 워낙 어눌해서 그리 어렵지 않게 말하려는 바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그의 키좀바와 관련해서 중요한 내용을 요약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https://youtu.be/qOrsrcP3LDw
우선, 펠리시앙은 락큰롤, 스윙으로 커플 댄스를 시작했고 라틴댄스를 거쳐 아르젠티나 탱고를 췄다고 합니다. 그런데 탱고의 춤은 좋아하지만 그 음악은 어려웠는데, 그 무렵 키좀바 음악을 접하고 키좀바에 빠져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그가 추던 누에보 탱고를 키좀바 음악에 접목 시켜 자신의 키좀바를 이루게 되었다고 펠리시앙은 자신의 키좀바가 시작된 지점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펠리시앙은 자신이 노력파라고 합니다. 아구아에서 초청한 키좀바 1세대 앙골라 댄서들의 강습에 열심히 참여하여 배웠고 많은 연습과 노력을 통해 펠리시앙 자신의 키좀바라고 할 것이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그와 아울러 펠리시앙은 강습을 들으며 강사들의 동작을 베끼기 보다는 '이해'하는데 초점을 두었다고 합니다. 그 이해들이 쌓이며 자신만의 키좀바 스타일로 결실을 맺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펠리시앙의 설명과 선례를 따르자면, 키좀바를 잘 추기 위해서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그것은 '노력'과 '이해'입니다. 그런데 이 '노력'과 '이해'는 펠리시앙만이 아니라 문(Moun)을 비롯한 다른 많은 실력있는 강사들이 공히 강조하는 바입니다. 특히 '이해'을 강조하고 있음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강사들은 강습하는 동작을 못 따라해도 이해했으면 괜찮다고 말하곤 합니다. (반면, 이해를 시키기 보다는 자신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하게 하는 것에 집중하고 만족하는 수준의 강사들도 있습니다. 스스로도 이해를 하지 못하고 베끼기만 한 강사의 경우에 더욱 그러합니다.)
또한, 펠리시앙은 키좀바는 쉬운 춤이라고 평소 역설을 하는데, 이 인터뷰에서도 6개월에서 1년이면 키좀바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반면 강사가 되겠다면 왜 강사를 하려는지, 자신이 키좀바계에 기여할 것은 무엇이 있는지부터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물론 모든 경우에 '연습'과 '강습'은 중요한데, 그렇다고 여러 강사들의 동작을 배우려고 다녀야 할 필요는 없고, 단지 시간을 가지는 꾸준한 노력이 관건이라 하겠습니다.
나머지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시면 되겠고... 이자벨이 영어가 더 약해서 프랑스어로 말하는데, 그 중 중요한 것이 있어 그것만 소개하겠습니다(펠리시앙이 나름 통역을 영어로 합니다만 좀 한계가 있어 보여서...). 키좀바를 추는 여자의 스타일에 관한 이자벨의 견해입니다. 이자벨은 한 마디로, 스타일부터 신경 쓰는 여자들이 많은데, 자연스러운 춤을 추는 것부터 익혀야 하고, 스타일을 넣으려고 하기 전에 먼저 느낌을 가져야 한다, 즉 춤을 춰야 하고 음악을 느껴야 하고 편안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자벨 자신의 스타일이라는 것도 음악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라고 합니다.
두번째 링크는 펠리시앙과 이자벨의 사이트에 자신들이 춤 인생을 약술한 것입니다. 펠리시앙과 이자벨이 각자 춘 다양한 춤들이 결국 둘을 하나로 묶어 함께 키좀바를 추게 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http://www.isabelle-felicien-kizomba.com/#!isabelle-and-felicien/c3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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