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소시지/210302/박찬석
인간은 필수 단백질을 동물에서 얻는다. 인간은 구석기 시대부터 동물을 사냥해 먹었다. 잡식 동물로 진화를 했고,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얻기 위해 1만 년 전 신석기 시대부터 야생 돼지를 가축화 했다. 파푸아뉴기니와 중국에서 인간이 먹은 오래된 돼지 뼈가 발견되었다. 돼지는 서식지가 매우 넓은 포유동물이다. 비가 많은 온대지방에 적응력이 높으나 건조한 사막지방에서는 살지 못한다. 열대우림부터 북쪽 건조 지방으로 갈수록, 돼지, 소, 말, 낙타, 양, 염소, 순록 순으로 서식지 분포가 나타난다.
돼지는 전 세계에 1천여 종이 있다. 돼지 습생은 잡식이고, 다산이다. 1년에 2.5번 출산을 하고 한번에 10-12마 마리 새끼를 낳는다. 한국에서도 멸종에 가까웠던 멧돼지 개체수가 엄청나게 불어나서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 돼지는 포유가축 중에서 사료 대비 육류 생산(FCR=Feed Intake/Weight Gain)이 가장 높다. 성장이 빠르다. 생후 5-6개월이면 100kg가 된다. 전 세계에 가축으로 10억 마리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중국이 4억4천7백만 마리, 사육 두수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다음이 미국(7천4백만), 브라질(4천1백만), 스페인(3천4백만), 베트남(2천8백만), 독일은 6위이고 2천6백만 마리, 한국은 1천1백만 마리를 사육한다.
독일은 돼지고기(pork)와 가공 식품으로 유명하다. 축산업은 자연환경과 깊은 관계가 있다. 산업화 이전에는 돼지를 대량 사육하기 쉽지 않았다. 돼지는 잡식성(omnivora)으로 곡류를 먹어 인간과 경쟁관계에 있다. 독일에서 돼지 사육이 유명해진 것은 숲(forest) 덕분이다. 숲이 많은 독일에는 참나무(oak)가 많았고, 참나무에서 많은 양의 도토리가 생산되었다. 유럽인은 도토리를 먹지 않았다. 도토리는 영양가가 높고 돼지가 잘 먹는다. 돼지를 숲속에 풀어 놓았다가 도토리가 없어지는 겨울이 오면 도축을 하였다. 지금도 슈바르츠발트(흑림)에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돼지를 사육하는 곳이 있다. 냉장고rk 없던 시절, 돼지고기를 겨울에 저장하기 위하여 소금에 절어 베이컨, 햄과 소시지를 만들어 겨울식량으로 했다. 독일인이 좋아하는 돼지고기 가공식품이 되었다.
산업화 이후 돼지 사육은 숲 속에서 도토리로 사육하지를 않고, 양돈장에서 과학 기술을 동원하여 옥수수와 각종 배합 사료를 먹여 대량 사육한다. 독일에 돼지가 많았고, 돼지고기 요리가 발달하였고, 소시지 햄과 베이컨을 많이 먹게 되었다. 스페인도 독일처럼 돼지고기가 유명하다. 스페인 저장 발효 돼지고기는 하몬(Jamon)이다. 스페인도 양질의 하몬은 도토리를 먹여 키운 돼지라고 자랑한다. 프레준투(presunto)와 프로슈튜(prosciutto)는 이탈리아의 햄이다. 처음에는 모두 도토리를 먹여 키웠다. 도토리나무 껍질은 포도주 병마개를 하는 코르크이다. 서부유럽에서 돼지를 많이 사육하는 국가가 스페인과 독일, 덴마크이다. 생태계의 원리는 비슷하다.
EU는 유럽에서는 농산물과 농산물가공식품에 원산지표시제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하고 있지만, 원조는 유럽이다. EU는 원산지보호제 PDO(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와 지명표시보호제 PGI (Protected Geographical Indication), 전통특산품보증제 TSG(Traditional Specialties Guaranteed)를 하도록 법으로 규정 하고 있다. 농산물 및 가공식품 생산지 국명과 지명, 어떤 자료를 써서 전통적 방법으로 생산 하는지, 표시하고 보호받고 있다. 원산지 표시제는 농산가공품, 소시지, 햄, 베이컨, 치즈, 와인과 맥주 등이다. 농민들은 원산지표시제를 통하여 관광 상품화하여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의 햄, 베스트팔렌 햄, 프랑크푸르트의 소시지(wurst), 뉘른베르크의 소시지가 등록되어있다. 독일에서 생산되는 소시지만도 1,500 종류가 넘는다. 소시지하면 독일이다. 미국의 패스트푸드 핫도그는 미국으로 이민 간 독일인이 만든 프랑크푸르트 소시지라고 한다. 독일인의 식습관과 돼지 사육 간에는 순환관계에 있다. 독일에서 돼지가 많아서 독일인이 소시지, 햄과 베이컨, 슈바인학센 등을 많이 먹는 문화가 되었다. 많이 먹기 때문에 대량으로 사육한다. 유대인과 이슬람인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힌두교도는 소고기를 금기한다. 마빈 해리스(Marvin Harris)는 사막지방에서 돼지고기를 못 먹게 하는 종교문화는 돼지를 사육 할 수 없기 때문이고, 힌두교에서 소를 못 먹게 하는 것은 일할 소를 보호하기 때문이라 했다. 음식 문화는 환경과 관계가 있다.
첫댓글 독일인의 식습관과 돼지사육 간에는 순환관계가 있다. 영국 경험론자인 흄은 필연적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미래의 경험을 기대하게 해주는 것은 습관이다 습관은 과거의 경험에 의해 우리 정신 속에서 생겨난다는 논법을 펼쳤다. 전에는 그저 칸트를 독단의 잠에서 깨어나게 해주었다는 철학개론의 서술에서 지시하는 의미 정도로 지나쳤다. 이렇게 간명하게 사용된 순환관계라는 개념을 대하며 흄이 경험을 철학적 개념으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깊이 고심했는지를 새삼 느끼고 있다. 흔한 경험을 철학 개념으로 만들면서 칸트를 탄생시켰다. 나에게 순환관계라는 어휘는 새로운 사고의 대지를 적시는 물줄기가 된 듯 한 그런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