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忠烈王 卽位 祝賀 表文(충렬왕 즉위 축하 표문)
(1) 賀新豋寶位表 (하신등보위표, 국역 p.235, 원문 p.271)
「風雲盛際龍飛千載之一時玉帛駿奔燕賀諸侯之五服照臨所洎蹈悉均恭惟云云敎自稟成王之胎生不勤文后之傅累經雁漠始成梁楚之交歡終叫鳳占爰復唐虞之釐降兩朝盛事千古罕聞近者瑤臺之駿足未廻鼎水之號弓忽墮輿情是懼共憂大寶之久虛天蹕言還僉喜丕圖之益固家四海而無外冠百王而居先乾坤歸再造之神功日月布重興之瑞彩慶流率土訟溢普天伏念臣早承睿眷於先朝今覩休光於盛代林泉繫跡旣無地以瞻依香火翹誠空望天而蹈舞」
<해설> 풍운이 성할 때 천년에 한번 龍이 나르고, 玉帛(옥백) ①이 분주할 때 제후(諸侯)의 오복(五服)②이 제비처럼 축복하오니 햇빛이 비치는 곳에 모두 뛰고 춤을 춥니다. 삼가 생각합니다. 云云. 가르침은 成王③이 胎를 품부(稟賦)하시고 生은 文后④ 의 스승을 무색하게 하셨습니다.
(각주)
① 玉帛=옥과 비단, 옛날 會盟․朝聘 때에 갖고 가는 예물로서, 옥은 公․侯․白․子․男 5등의 제후가 잡고, 백은 3가지가 있는데 제후의 世子는 훈(纁)을, 公의 고(孤)는 현(玄)을, 부용(附庸)의 君은 황(黃)을 잡았다.(書經 舜典 五玉․三帛 二牲一死贄)
② 五服=王畿를 중심으로 주위를 순차적으로 나눠 다섯 구역, 上古에는 甸服․侯服․緩服․要服․荒服, 周代에는 侯服․甸服․男服․采服․衛服인데 服은 각 오백리임.
③ 成王=殷나라를 개국한 임금. 성은 子, 명은 履로 夏나라 桀임금의 無道를 토벌하고 천하를 장악, 商으로 이름을 고침(書經․仲虺之誥「成湯放桀于南巢 惟有慙德」
④ 文后=有華氏의 딸. 주나라 문왕의 처요 무왕의 어머니인 太似. 文母라도 불림(詩經․大雅大明에「有命自天 命此文王 于周于京 纘女維華 長子維行 篤生武王 保右命 爾 燮伐大商」
여러 번 안막(雁漠)⑤을 지나서 비로소 양(梁)․초(楚)의 교환(交歡)을 이루심으로써⑥ 마침내는 봉점(鳳占)⑦을 부르짖어 당오(唐虞․堯舜 2대)의 리강(釐降)⑧을 얻었으니 원나라와 고려 두 조정의 성사(盛事)는 천만고래(千古)에 참으로 드문 일입니다.
근래 요대(瑤臺:옥으로 만든 臺)의 준족(駿馬)이 돌아오지 않고⑨ 정수(鼎水)의 호궁(號弓)이 갑자기 떨어지매⑩ 여정(輿情)⑪이 두려워하여 대보(大寶)가 오랫동안 비게 됨을 근심했더니, 천필(天蹕)⑫이 귀국한다니 비도(丕圖)⑬가 더욱 더욱 공고해질 것을 모두 기뻐합니다.
사해(四海)를 집으로 만드니 밖이 없고 백왕(百王)의 우두머리가 되어 앞에 계시니 건곤이 재조(再造)의 신공(神功)을 돌리시고, 일월이 중여(重輿)의 서채(瑞彩)를 펴시니 경사가 온 영토에 퍼져 찬송이 온 천하에 넘칩니다.
엎드려 생각하니 신이 일찍 先祖에 사랑을 입었는데⑭ 이제 盛代의 아름다운 빛을 봅니다. 임천에 자취가 매여 우러러 귀의할 길이 없아 오매 향을 사르는 간절한 정성은 부질없이 하늘만 쳐다보고 발 구르고 춤을 춥니다.
(각주)
⑤ 雁漠=사막지대, 변경.
⑥ 梁楚之交歡=梁楚華聲, 친구를 잘 만나서 名聲이 높아지게 됨을 말함.「君何以得 梁 楚華聲」에서 유래된 말. 여기선 왕위에 오른 忠烈王이 세자 때 원나라에 가서 元의 世祖와 交歡한 사실을 말함.
⑦ 鳳占=妻를 맞아들이기 위해 점을 치는 것.(春秋左傳․莊公 22년「初懿氏卜妻敬仲 其妻占之 曰 是謂鳳鳳于飛 和鳴鏘鏘 有嬀之後 將育于妻 五世其昌 竝于正卿 八世之後 莫之與京」
⑧ 釐降=(祝大駕消災仁王千手智論四種法席疏) 참조
⑨ 주나라 목왕이 8준마를 타고 化人과 같이 우주여행을 하면서 황제의 궁을 구경하고 西王母의 빈객이 되었다. 그 후 세상 사람들은 목왕이 이미 죽어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列子․周穆王篇, 여기서는 고려 元宗의 죽음을 말함)
⑩ 鼎湖之弓劍과 같은 말.
⑪ 輿情=세상 사람들의 마음.
⑫ 天蹕=임금의 수레 또는 행차, 여기서는 1274년 元宗의 아들 諶의 귀국행차
⑬ 丕圖=큰 계획, 洪圖, 皇圖 여기서는 국가의 기틀
⑭ 高宗 31년(1244) 공이 과거에 합격한 사실을 말함.
(2) 賀大駕還朝表 (하대가환조표, 국역 p.237, 원문 p.273)
「淸蹕帶鶯聲而始動行指北庭彤輪將雁翅而齊飛却迴東土照臨所曁抃躍悉均恭惟皇帝陛下天挺英姿日新盛業以舜德之升聞荷堯恩於降嬪戀積帝閽爰擧兩宮而往覲榮參戚里豈同五服之例朝旣相接相愛之盡歡乃言告言歸而戒道歎遲遲於魯國歌緩緩於臨安行塵纔及於郊圻瑞日己輝於寰宇矧布帝恩之優渥旋令國界以淸寧喜氣浮天懽聲匝地伏念臣身居林壑目極雲霄縱把葵心竟絶瞻依之分徒憑筆舌粗陳蹈舞之誠」
<해설> 맑은 행차가 꾀꼬리 소리를 띠고 처음으로 움직여 북정(北庭․원나라)을 향해 가셨다가 붉은 수레바퀴(彤輪)가 기러기 나래와 함께 가지런히 날아 동토(東土․高麗)로 오시니 햇빛이 미치는 곳은 모두 똑같이 손뼉치고 좋아하여 뜁니다.
삼가 생각하니 황제폐하께서는 하늘이 주신 영민한 자질과 날로 새로운 盛業으로 순임금의 덕이 위에 들림으로써 강빈(降嬪)①하는 요임금의 은혜를 입었습니다. 황제의 궁궐을 사모함이 쌓여 양궁(兩宮)②께서 근친(覲親)③하매 그 영광스럽게 위리(威里)④로써 참여하였거늘 어찌 오복(五服)이 일반 조회(朝會)와 같겠습니까.
서로 접하고 서로 사랑하여 즐거움이 다하매 돌아가기를 고하여 계도(戒道)⑤하니, 노국(魯國)에서 더디고 더딤을 탄식(歎息)⑥하고 임안(臨安)에서 느리고 느림을 노래하다가⑦ 행차의 티끌이 겨우 교기(郊圻)에 도착하자 상서로운 햇빛이 빛납니다.
하물며 황제의 우악(優渥)한 은혜를 펴시어 국경을 편안하게 하시니 기쁜 기운이 하늘에 사무치고 즐거워하는 소리가 대지에 울려 퍼집니다. 엎드려 생각하면 신의 몸은 임학(林壑)에 있지만 눈(目)은 운소(雲霄)에 아득하여, 비록 해바라기와 같은 마음으로 우러러 귀의하는 모습을 뵈옵는 형편이기에 한갓 필설(筆舌)에 의지해 대략 기뻐 춤추는 정성을 아룁니다.
(각주)
① 降嬪=리강(釐降) 신분이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의 딸을 아내로 맞아들이는 것. 충 렬왕이 원나라 세조의 딸과 결혼한 사실을 이름.
② 兩宮=왕과 왕비로, 여기서는 충렬왕과 비
③ 覲親=친정 어버이를 찾아 뵘. 원나라 세조를 찾아 뵌 사실.
④ 威里=장안에 있던 마을 이름. 漢나라 천자의 인척이 여기서 살았음으로 후에 轉하 여, 임금의 外戚의 뜻으로 쓰임.
⑤ 戒道=계행, 즉 계율의 실천, 여기서는 단지 길을 떠난다는 의미.
⑥ 공자가 부모의 나라인 노나라를 떠날 때 차마 떠날 수 없음으로 걸음이 느렸다고 함(孟子․萬蒙下篇「孔子之去齊 接折而行 去魯曰 遲遲吾行也 去父母國之道也 可以 速而速 可以久而久 可以處而處 可以仕而仕 孔子也」
⑦ 吳越王(錢鏐)妃가 매년 봄에 임안으로 돌아가자 왕이 비에게 글을 주기를「陌上花 開 可緩緩歸矣」라 하였음. 그 내용을 보면 아래와 같다.「遊九仙山聞里中兒歌陌上 花父老云 吳越王妃 每歲春必歸臨安 王以書遺妃曰 陌上花開 可緩緩歸矣 學人用其語爲歌」(分類東坡詩 권14 陌上花引)
* 충렬왕(譫)이 원나라에 인질로 갔다가 세조의 딸을 비로 삼아 귀국하는 것을 축하하는 表文. 연대는 미상. 충렬왕이 즉위 후 원에 간 해는 1278년(4월 1일, 12월 13일) 두 번, 1280년 8월 26일, 1289년 11월 7일, 1293년 10월 17일, 1297년 5월 5일, 1298년 8월 17일, 1300년 4월 13일, 1303년 9월 등 전후 9차례다. 공은 1293년 1월 입적했으니 환조(還朝)의 해당 연대는 1278․1280 ․1289년 중 어느 해일 것이다.
(0006일차 연재에서 계속)
첫댓글 5일차에서는 원감국사의 '충렬왕 즉위 축하 표문'이 게재됩니다.
※ 주1) 원감국사(충지)는 고승으로 오늘날의 민간외교관 역할을 하는 등으로 고려의 국정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 큰 인물로 위문의 후예임
※ 주2) 원감국사(충지)는 1275년 원황제(세조)의 흠모로 원의 수도로 초청되어 원의 세조에게 스승의 예로 환대받음
(본문내용- 원감국사 관련3)/ 무곡
충렬왕은 고려 제24대 왕인 원종의 장남이다. 무신정권과 몽고의 침략으로 태자시절부터 많은 고초를 겪었다. 원의 후원을 입고 즉위한 충렬왕은 측근세력을 양성하는 등으로 왕권강화를 위해 적극 노력했다/ 무곡
원감국사 충지는 충렬왕 즉위를 맞이하여 '충렬왕 축하 표문'을 지어 바치는 등 왕성하게 창작활동을 이어간 것으로 사료된다/ 무곡
◆하대가환조표
이 단락이 단어의 선택과 배열로 문맥이 시원하고 의미가 깊네요.
맑은 행차가 꾀꼬리 소리를 띠고 처음으로 움직여 북정(北庭․원나라)을 향해 가셨다가 붉은 수레바퀴(彤輪)가 기러기 나래와 함께 가지런히 날아 동토(東土․高麗)로 오시니 햇빛이 미치는 곳은 모두 똑같이 손뼉치고 좋아하여 뜁니다./ 벽천
아무리 훌륭한 문장이라도 읽는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반감되고
또한 한글세대를 위하는 차원에서
일부 표문(제목)의 경우,
원문과 달리
한자에 한글 음을 달았음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무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