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시 동강 김우옹 〔挽金東岡 宇顒〕
남쪽 고을에서 떨치고 일어난 것은 스물 안팎의 일이요 奮起南州在妙年
조정의 모범된 행동 또한 남보다 뛰어났네 鵷班儀羽亦人先
임금을 공경하고 선한 일을 진달하며 성현을 으뜸으로 여겼고 敬君陳善宗鄒老
나라를 근심하는 봉장은 송나라 현인을 본받았네 憂國封章擬宋賢
행의를 인정받지 못해 제대로 쓰이지 못했지만 喪茀由來行未得
넘어진 수레에서 스스로 의리를 온전히 하려했네 倒軫應自義求全
함께 지내던 옛 정을 어찌 말로 다하랴 從遊舊好那堪說
사라져가는 새벽별을 그저 하늘에 호소할 뿐 落落晨星只籲天
[주1] 김우옹(金宇顒) : 1540~1603. 본관은 의성, 자는 숙부(肅夫), 호는 동강(東岡)이다. 조식(曺植)의 문인으로, 문과에 급제하여 병조 판서를 지냈다. 시호는 문정(文貞)이다. 저술로 《동강집》이 있다.
[주2] 조정 : 원문의 원반(鵷班)은 조정 백관(百官)들의 행렬을 가리키는 말로, 원행(鵷行)ㆍ원로(鵷鷺) 등으로 쓰기도 한다.
[주-D003] 사라져가는 새벽별 :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를 그리워하는 말이다. 당(唐)나라 시인 유우석(劉禹錫)의〈송장관부거시서(送張盥赴擧詩序)〉에 “옛날에 함께 급제했던 벗들과 어울려 노닐 적에는 말고삐를 나란히 하고서 마치 병풍처럼 대로(大路)를 휩쓸고 돌아다녔는데, 지금 와서는 마냥 쓸쓸하기가 새벽 별빛이 서로들 멀리서 바라보는 것 같기만 하다.〔今來落落, 如晨星之相望.〕”라는 표현이 있다.
출전 ㅣ 한국고전번역원 경상대학교 경남문화연구원 남명학연구소 김익재 양기석 정현섭 (공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