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서해바다는 조용하다. 더 넓은 갯벌도 조용하다. 그러한 풍광의 서해을 바라보며 우리는 즐겁게 서해랑길을 걸었다. 우렁쌈장을 상추쌈에 싸서 꿀맛같이 먹고 이웃한 공세리성당도 둘러보았다. 그리고 안성천을 막아 축조한 아산호를 걸었다. 둘째 날은 매향리평화공원과 세계유산에 등재된 융건릉과 재부도을 탐방하였다. 셋째 날은 우리일정에 맞게 임시개방한 황금해안길을 걷고 마무리하였다.
자그만한 시골성당은 지나온 시간의 역사를 품고 있었다. 서해의 복잡한 지형은 홍수와 가뭄, 염해 등을 방지하기 위한 방조제가 많다. 1974년에 안성천을 막아 아산만방조제가 축조되고 아산호가 생겼다. 이곳은 낚시를 즐기는 캠핑족의 성지라 불린다.
매화향기가 나는 매향리마을, 이곳은 1950년 부터 2005년까지 미군의 전투기사격장으로 쓰이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극심한 곳이었다. 이제는 평화공원으로 조성이 되고 스위스건축가 마리오보타의 설계작 기념관이 세워졌다. 그 당시 사용된 막사, 철조망, 주민투쟁의 역사물이 전시되어 있다.
정조대왕의 아버지 사도세자와 혜경궁홍씨(장조와 현경왕후)의 무덤인 융릉과 정조와 효의왕후의 무덤인 건릉/ 사진은 융릉
융건릉에서 문화해설을 들으며 그동안 약간의 의문이 들었던 '수원화성'이란 명칭에 대해 이해가 되었다. 옛날 왕들이 죽어 묻칠 장소가 결정되면 규정에 의한 릉의 반경 안에 있는 모든 건물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데 당시 화성에 있던 관헌들을 수원으로 이전하였던 것이 수원화성이 되었다.
제부도의 매바위와 석양의 서해바다.
길동무들의 이모저모
490억원을 들여 만든 황금해안길(전체 17km)이 우리의 여행일정 기간에 마침, 임시개통되어 낙조의 모습은 뒤로 미루고 낮의 더 넓은 갯벌풍경을 바라보며 13km가량 걸었다.
첫댓글 지금까지의 여정은 자연을 느끼고 스스로 걷는 나자신의 선택에 약간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서해랑길은 내가 지금까지 두발로 다니며 자유롭게 우리 국토를 누빌 수 있었던 것이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인내 덕분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매향리에 대해 조금의 사전지식도 없던 나는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그 아픈 역사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나는 동시대에 살면서 그것도 학생들 앞에 섰던 교사가 어떻게 이런 아픔과 그에 맞서는 민초들의 몸부림을 몰랐을까? 미군이 18년간 함께 했던 반려견의 무덤과 만삭의 몸으로 미군 훈련유탄에 스러진 여인의 동상은 처절할 정도로 대비되었다. 자국민을 지키지 못하는 힘없는 국가는 국가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현실을 다시금 되새겨본다.
우리 후손들이 다시는 이런 세상을 살지않도록 평화의 소녀상처럼 두발을 현실에 단단히 딛고 미래를 두눈 부릅뜨고 살아야겠다.
외로운 투쟁으로 고향과 삶을 지켜낸 그리고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매향리 주민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공세리성당, 아산만방조제, 융건릉, 화성매향리평화공원, 제부도, 황금해안길.
불행한 시대로 말미암아 고통 속에 살았던 매향리 주민들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 기록하고 보전하는 매향리 평화공원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매향리의 아픔이 반복되어선 안된다. 미래는 평화롭기를, 그들의 아픔이 평화로 이어지길 기도한다. 전시관을 나오면서 들른 기획전시실에서 본 성립 작가의 글귀가 떠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흘러야할 것은 흐르고, 자라야할 것은 자란다'
융건릉에선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정조의 안타까움과 죄책감과 아픔의 세월을 상상해 본다. 결은 다르지만 매향리 주민들이나 정조의 고통을 생각해 보는 탐방이었다.
간조로 바닷길이 열린 제부도에 들어가 본 매바위. 저녁 무렵 본 갯벌의 풍경은 죽은 듯 고요하지만 꿈틀거리는 생명력이 느껴졌다.
초여름 날씨지만, 구름 그림자와 서해안의 시원한 바람 덕에 행복한 시간이었다.
대표님, 함께하신 길동무들 감사합니다.
유월엔 많이 더우리라 예상한 것과 달리 서늘하다 여행하기 딱 좋은 아침, 콩나물 국밥으로 속을 데우고 당진 도착 맛난 우렁쌈밥을 넉넉히 먹고 아산만방조제를 걸었다.세월을 낚는 낚싯꾼 차들이 둑길 한켠을 메우고 있다.
아산시 자그마한 언덕에 고요히 앉은 공세리 성당, 하지만 성당이 전하는 메세지는 그 어느 성당보다 크고 성스럽다.
화성 매향리평화기념관 해설사님 얘기마다 먹먹해져 오는 가슴, 사격장 60년의 아픔을 안고 지난해 기념관을 오픈했다고 마지막 방에서 영원한 평화를 비는 염원을 메모카드로 남겼다.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건융릉, 정조왕의 효심에 속울음이 나왔다. 사도세자 아버지를 향한 안타까움과 그리움에 아버지의 옆으로 자신의 능자리를 점찍은 효심.
갈매기와함께 제부도 해안길을 걷고 마지막날 우리를 반기듯 그 날 임시개통한 황금해안길을 걸었다. 멋진 길 감사합니다.
이번 여행은 역사이야기의 감동과 멋진 바다길로 진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대표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 여행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