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주(鄭夢周)
○ 정몽주는 자가 달가(達可)이고, 고려 영일현(迎日縣) 사람이다. 처음 이름은 정몽란(鄭夢蘭)이고, 또 다른 이름은 정몽룡(鄭夢龍)이며, 장성한 뒤에 지금의 이름으로 개명하였다. 공민왕 9년(1360)에 과거에 응시해서 1등으로 급제하였으며, 여러 관직을 역임한 다음 정당문학(政堂文學)이 되었고, 다시 삼사 좌사(三司左使)로 승진하였다가 진현관대제학 지경연춘추관사 겸 성균대사성 영서운관사(進賢館大提學知經筵春秋館事兼成均大司成領書雲館事)에 올랐다. 처음에는 영원군(永原君)에 봉해졌다가 익양군 충의군(益陽郡忠義君)에 봉해졌으며, 그 뒤에 대광보국숭록대부(大匡輔國崇祿大夫) 영의정부사 수문전대제학 겸 예문춘추관사(領議政府事修文殿大提學兼藝文春秋館事)에 추증되었고, 익양부원군(益陽府院君)에 봉해졌다.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포은집(圃隱集)》이 있다. 《명시종》
○ 정몽주는 사람됨이 지혜와 용기가 비범하여 남들보다 훨씬 뛰어났으며, 충효(忠孝)의 대절(大節)로 자부하였다. 시문(詩文)이 호방하고 깨끗하였으며, 성리학을 정미하게 연구하였으므로, 이색(李穡)이 대사성으로 있으면서 정몽주를 뽑아 학관(學官)으로 삼았다. 이때 동방으로 전해진 경서(經書)는 주자(朱子)가 집주(集註)한 것뿐이었다. 그런데도 정몽주가 강론(講論)하고 변난(辨難)하면서는 이곳저곳의 학설을 끌어다가 인용하여 이따금 생각 밖의 뛰어난 학설이 많았다. 그러자 이색이 탄복하면서 말하기를, “이 사람은 동방 이학(理學)의 조종(祖宗)이다.” 하였다. 친상(親喪)을 당해서는 3년간 여묘살이를 하여 동방의 풍속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홍무(洪武) 7년(1374, 공민왕23)에 공민왕이 시해당하고서 신우(辛禑)가 즉위하였다. 재상으로 있던 이인임(李仁任)이 중국의 사신 채풍(蔡諷)을 살해하고 북원(北元)에 항복하기로 의논하였다. 그러자 정몽주가 대사성으로 있으면서 글을 올려 그것이 그른 것임을 힘껏 말하였다가 추방당하였다. 다시 일본(日本)에 사신으로 갔다가 한 해가 지난 뒤에야 돌아왔다.
신우 9년(1383)에 정당문학(政堂文學)이 되었다. 고려 사람이 중국 조정에 죄를 지어서 토벌하는 의논이 있을까 두려워하여 사신을 보내 성절(聖節)을 축하하면서 시호(諡號)와 승습(承襲)을 청하기로 하였는데, 대신들이 모두 서로 돌아보면서 회피하였다. 이에 신우가 유시(諭示)를 내려 정몽주를 보내려고 하자, 정몽주는 개연한 마음으로 그날 즉시 출발하여 빠른 걸음으로 중국으로 왔다. 우리 태조황제(太祖皇帝)께서는 이를 가상하게 여겼으며, 돌려보낼 적에는 넉넉히 예우해 보냈다. 본국으로 돌아간 지 얼마 안 되어 다시 경사(京師)에 와서 세공(歲貢)을 줄여 주기를 청하였는데, 주대(奏對)하는 말이 상세하고 분명하였으므로 태조께서 너그러운 조서를 내려 허락하였다. 고려 사람들이 그 덕을 입었다. 《열조시집(列朝詩集)》
○ 정몽주는 충효의 대절을 자부하였으며, 성리학을 정밀하게 연구하여 동방 이학(理學)의 조종이 되었다. 수 문하시랑(守門下侍郞)으로 있을 적에는 나라에 일이 많았는데, 대사(大事)를 처결하고 대의(大議)를 결정지음에 있어서 성색(聲色)을 변치 않았으며, 장광설을 늘어놓은 것이 모두 사리에 합당하였으므로 당시 사람들이 제왕을 보필할 만한 인재라고 칭하였다. 《광여기(廣輿記)》
鄭夢周
鄭夢周字達可。高麗迎日縣人。初名夢蘭。又名夢龍。旣長改今名。恭愍王九年。應擧擢第一人。累官政堂文學。進三司左使。改進賢館大提學。知經筵春秋館事。兼成均大司成。領書雲館事。初封永原君。加封益陽郡忠義君。後贈大匡輔國崇祿大夫領議政府事修文殿大提學兼藝文春秋館事。益陽府院君。謚文忠。有圃隱集。明詩綜。夢周爲人豪邁絶倫。負忠孝大節。詩文跌放峻潔。精硏性理之學。李穡爲大司成。選爲學官。時經書至東方。只朱子集註。夢周講論辨難。縱橫引据。往往超出其表。穡歎服曰。此東方理學之祖也。親喪廬墓三年。東國之俗。爲之一變。洪武七年。恭愍王被弑。立辛禑。宰相李仁任。殺我使人蔡諷。議降北元。夢周爲大司成。上書力言其非。被放。復遣使日本。逾年乃還。禑九年。爲政堂文學。麗人得罪天朝。懼討議。遣使賀聖節。請謚承襲。大臣皆相顧䂓避。禑召諭。欲遣夢周。夢周慨然卽曰啓行。兼程而至。我太祖皇帝嘉歎。遣還優禮。遣還未幾。復如京師。請蠲减歲貢。奏對詳明。太祖優詔許之。麗人賴焉。列朝詩集。夢周負忠孝大節。精究性理。爲東方理學之祖。守門下侍郞。時國家多故。處大事决大議。不動聲色。張說咸當。時稱王佐之才。廣輿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