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작가의 말, 뼈대를 세우다
2026년 5월 2일.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의 맑은 햇살이 서금석의 책상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지난달 출판사에서 1차 교정을 마친 이후, 원고는 마지막 담금질을 거치며 세상에 나갈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금석은 모니터에 띄워진 최종 원고 파일과 스마트폰을 번갈아 보며 묵묵히 글의 결을 다듬었다.
그의 눈빛이 특정 챕터의 제목에서 멈췄다.
원고의 후반부, 기혈의 흐름을 다루는 심화 과정에서 '사수와유'라는 단어가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었다. 금석은 주저 없이 스마트폰의 백스페이스 키를 꾹 눌러 해당 섹션의 텍스트를 과감하게 덜어내기 시작했다.
'사수와유는 다음 책의 제목이다.'
지금 출간되는 이 첫 번째 저서는 철저하게 '고고 힐링'의 뼈대와 본질을 증명하는 데 집중해야만 했다. 에너지 치유의 기본기를 단단하게 다지기도 전에 다음 단계의 개념이 섞여 들어가면 독자들은 기운의 길을 잃고 헤맬 수밖에 없다. 그는 미련 없이 사수와유에 대한 원고를 따로 떼어내어 다음 폴더로 넘겼다. 오직 고고 힐링 중심의 정교한 텍스트만이 화면에 남았다.
원고의 뼈대가 완벽하게 세워지자, 금석은 깊은숨을 내쉬며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 이 모든 치열한 탐구의 여정을 갈무리할 '작가의 말'을 작성하는 것이었다.
그는 지난 4월 10일부터 이틀간, 타인이 아닌 온전히 자기 자신을 향해 힐링의 시선을 던지며 작성했던 <힐링 탐구 보고서>의 감각을 떠올렸다. 내면의 미세한 진동을 관찰하며 생명의 신비에 전율했던 그 시간들.
금석의 투박하지만 단단한 오른손 검지손가락이 다시 스마트폰 액정 위로 내려앉았다.
수만 번의 터치로 닳고 닳은 자판 위로, 그의 진심이 한 글자씩 묵직하게 새겨지기 시작했다.
"제 인생의 전반부에 저는 군 상황실의 긴박한 작전 지도를 그리고, 차가운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 노심에 장전된 최초의 국산 핵연료가 내는 각종 신호를 분석하던 공학도였습니다."
과거의 자신을 되돌아보는 문장이었다.
방사능 수치와 기계의 에러 코드만을 쫓던 차가운 시선이, 어떻게 인간의 몸에 흐르는 12경락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생존망(TNTs)을 짚어내는 따뜻한 힐러의 직관으로 진화하게 되었는지.
손가락 하나로 우직하게 두드려 완성한 이 두 권의 책에는 그 극적인 융합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 기록은 단순한 건강서적이 아니다. 생명의 통로를 탐구한 독립 연구자의 치열한 보고서다.'
금석은 완성된 <작가의 말>을 천천히 읽어 내리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책이 출간되면 가장 먼저 흙냄새 나는 순수한 문학을 추구하는 문인 단체, '지구문학(地球文學)'의 회원들에게 이 책을 선물할 생각이었다. 문학이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듯, 그의 '고고 힐링'이 그들의 지친 몸과 기혈을 맑게 소통시켜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창밖으로 5월의 바람이 부드럽게 불어왔다.
세상을 구원할 치유의 지식들이, 한 공학도의 투박한 손가락 끝에서 마침내 완벽한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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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