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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편 천지공사
도전 5편 1장
우주일가의 조화선경낙원을 여는 신천지의 새판을 짜심
1. 증산 상제님께서 선천개벽 이래로 상극의 운에 갇혀 살아온 뭇 생명의 원과 한을 풀어 주시고
2. 후천 오만년 지상 선경세계를 세워 온 인류를 생명의 길로 인도하시니
3. 이것이 곧 인존상제님으로서 9년 동안 동방의 조선땅에서 집행하신 천지공사라.
4. 이로써 하늘 땅의 질서를 바로잡아 그 속에서 일어나는 신도와 인사를 조화시켜
5. 원시반본과 보은 해원 상생의 정신으로
6. 지나간 선천상극의 운을 끝막고 후천 새 천지의 상생의 운수를 여시니라.
7. 이에 상제님께서 만고원신과 만고역신, 세계문명신과 세계지방신, 만성선령신 등을 불러모아
8. 신명정부를 건설하시고 앞세상의 역사가 나아갈 이정표를 세우심으로써
9. 상제님의 대이상이 도운과 세운으로 전개되어 우주촌의 선경낙원이 건설되도록 물샐틈없이 판을 짜 놓으시니라.
5편 2장
본댁에서 천지공사를 행하심
1. 신축(도기31, 1901)년 겨울에 본댁에서 천지대신문을 여시고 천지공사를 행하실 때
2. 식음을 전폐하시고, 불을 때지 않은 방에서 창문에 종이를 바르지 않으신 채 홑옷 차림으로 아흐레를 지내시며 신명들에게 칙령을 내리시니
3. 새가 벼 말리는 뜰에 내리지 않으며 집안 식구도 방문 가까이 가기를 두려워하고 이웃 사람들은 문 앞을 지나가기조차 어려워하더라.
5편 3장
임인(도기 32, 1902)년
순결한 마음으로 천지공정에 참여하라
1. 임인(도기 32, 1902)년 4월에 상제님께서 전주 하운동 김형렬의 집에 계시며 천지대신문을 열고 천지공사를 행하시니라.
2. 이 때 상제님껫 말씀하시기를 "내가 이제 천지를 개벽하여 하늘과 땅을 뜯어고치고
3. 무극대도를 세워 선천 상극의 운을 닫고
4. 조화선경을 열어 고해에 빠진 억조창생을 건지려 하노라.
5. 이제 온 천하를 한집안이 되게 하리니 너는 오직 순결한 마음으로 천지공정에 참여하라." 하시니라.
새로 만들어야 하느니라
6. 하루는 형렬에게 이르시기를 "나의 일은 천지를 개벽함이니 곧 천지공사니라.
7. 네가 나를 믿어 힘을 쓸진대 무릇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을 인습할 것이 아니요, 새로 만들어야 하느니라." 하시고
8. 또 말씀하시기를 "나의 일은 귀신도 모르나니 오직 나 혼자 아는 일이니라." 하시니라.
5편 4장
서양으로 넘어가는 동양을 붙들어 주심
1.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동학 신도들이 안심가를 잘못 해석하여 난을 지었느니라.
2. 일본 사람이 3백 년 동안 돈 모으는 공부와 총 쏘는 공부와 모든 부강지술을 배워 왔나니 너희들은 무엇을 배워느냐
3. 일심으로 석 달을 못 배웠고 삼 년을 못 배웠나니 무엇으로 그들을 대항하리오.
4. 그들 하나를 죽이면 너희들은 백이나 죽으리니 그런 생각은 하지 말라.
5. 이제 최수운을 일본 명부, 이마두를 서양 명부로 정하여 각기 일을 맡겨 일령지하에 하룻저녁으로 대세를 돌려 잡으리라.
6. 이제 동양의 형세가 누란과 같이 위급하므로 내가 붙들지 않으면 영원히 서양으로 넘어가게 되리라." 하시니라.
5편 5장
네가 등창이 나서 죽으리라
1. 하루는 상제님께서 김경수를 불러 경계하여 말씀하시기를
2. "그대가 오십 년 공부로 태을주를 전하더니 도욕이 넘쳐 '증산이 내 제자다.' 하며 천상 옥경의 옥좌를 넘보는구려.
3. 허나 당신은 결국 분을 못 이겨 등창이 나서 죽으리라." 하시니
4. 말씀이 떨어지기 무섭게 경수의 등줄기에 주먹만 한 종기가 생기니라.
5. 이로부터 경수가 사경을 헤매다 숨이 떨어질 기경이 되자 그 후손을 불러 이르기를
6. "내가 이제껏 이 땅에 조화주 하느님이 오신 걸 몰랐구나.
7. 나는 그분이 이 세상의 많은 생명을 살리실 하나님이신 줄 몰라보고 이렇게 죽게 되었으니
8. 너는 오직 성심으로 참 하나님을 잘 섬겨라." 하니라.
5편 6장
지구촌 세계 신질서의 큰 기틀을 짜심
1.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이제 천지의 판을 짜러 회문산에 들어가노라.
2. 현하대세를 오선위기의 기령으로 돌리나니
3. 두 신선은 판을 대하고 두 신선은 각기 훈수하고 한 신선은 주인이라.
4. 주인은 어느 편도 훈수할 수 없어 수수방관하고 다만 손님 대접만 맡았나니
5. 연사에 큰 흠이 없어 손님 받는 예만 빠지지 아니하면 주인의 책임은 다한 것이니라.
6. 바둑을 마치고 판이 헤치면 판과 바둑은 주인에게 돌아가리니
7. 옛날 한 고조는 마상에서 득천하하였으나 우리는 좌상에서 득천하하리라." 하시니라
5편 7장
상씨름으로 판을 마치리라
1. 하루는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현하대세가 씨름판과 같으니 애기판과 총각판이 지난 뒤에 상씨름으로 판을 마치리라." 하시고
2. 종이에 태극 형상의 선을 그리시며 "이것이 삼팔선이니라." 하시니라.
3. 또 말씀하시기를 "씨름판대는 조선의 삼팔선에 두고 세계 상씨름판을 붙이리라.
4. 만국재판소를 조선에 두노니 씨름판에 소가 나가면 판을 걷게 되리라.
5. 세속에 가구라는 노름판이 있어서 열다섯 수가 차면 판몰이를 하는 것이 곧 후천에 이루어질 비밀을 세간에 누설한 것이니
6. 내가 천지공사에 이것을 취하여 쓰노라." 하시니라.
5편 8장
선령신을 박대하는 예수교의 기운을 거두심
1. 하운동 입구 오동정에 세 아름씩 되는 큰 둥구나무 세 그루가 서 있거늘 상제님께서 제비창골을 오가실 때 그 나무 아래 바위에서 자주 쉬시니라.
2. 하루는 바위에서 주무시다가 갑자기 일어나시어 그 앞에서 주막을 경영하는 예수교인 김경안을 부르시더니
3. 말씀하시기를 "네가 믿는 예수교서를 가져오라." 하시매 경안이 영문을 모른 채 신약전서를 가져다 올리거늘 상제님께서 불살라 버리시니라.
4. 이에 경안이 깜짝 놀라 "왜 책을 사르십니까?" 하며 소리치니
5. 상제님께서 꾸짖어 말씀하시기를 "이놈아! 이것 믿어 가지고 뭐할 것이냐!
6. 이 책은 죽은 뒤에야 천당으로 간다는 조건이 붙은 책이니 살아서 잘되고 행복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7. 앞으로 이 교가 수많은 중생을 죽게 할 것이요, 선령신을 박대하는 길이니 태우는 것이다." 하시매
8. 경안이 분을 이기지 못하여 상제님의 멱살을 잡고 흔들며 "당신이 뭘 안다고 그러느냐!" 하고 고함치거늘 온 동네가 소란하니라.
9. 그 후에 형렬이 상제님을 모시고 오동정 차윤필의 집에 가니 경안이 와서 예수교서 불태운 것을 말하며 또 행패를 부리거늘
10. 상제님께서 "곧 돌려주리라." 하시는데 이 때 마침 한 붓장수가 지나가는지라
11. 상제님께서 그를 불러들여 술을 권하시고 붓상자를 가리키며 말씀하시기를 "그 상자 속에 듣 예수교서 좀 보자." 하시니라.
12. 이에 붓장수가 내심 놀라며 "이 속에 예수교서 있는 것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하고 여쭈니
13. 말씀하시기를 "아, 저 붓 밑에 들어구만 뭘 그려. 그대는 예수를 믿지 아니하니 그 책을 나에게 전함이 어떠하냐?" 하시매
14. 붓장수가 대답하기를 "술도 많이 주시어 고마운데 그냥 드리겠습니다." 하거늘 상제님께서 그 책을 받아 경안에게 주시니라.
15. 그 후로 경안의 집은 패가하여 아들이 간질병으로 죽고, 딸도 소박 맞고 돌아와 떠돌다 죽으니라.
5편 9장
물막이 공사
1. 상제님께서 손바래기 본댁에서 태인, 원평, 전주 등을 왕래하실 때면 항상 물맹이를 거쳐 가시거늘
2. 그 마음에서는 상제님께서 다만 삿갓을 쓰고 다니신다 하여 상제님을 '삿갓어른'이라 부르니라.
3. 예로부터 물맹이는 장마철만 되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 그 피해가 막심하더니
4. 하루는 박동근과 동네 사람들을 냇가로 데리고 나가시어 말씀하시기를
5. "이곳은 큰비만 오면 물바다가 되어 고생이 막심한지라 이제 물길을 막아 제방을 쌓으리니 이곳을 물막이라 하라." 하시니라.
5편 10장
도로와 교량 공사를 보심
1. 객망리에서 정읍을 오가려면 정읍천을 건너야 하거늘 홍수로 다리가 쓸려가고 없을 때면 사람들이 멀리 두승산 쪽으로 돌아서 다니니라.
2. 장마철에 하루는 상제님께서 정읍장에 가셨다가 뒷집에 사는 류연회를 만나 함께 손바래기로 오시는데 물이 불어 다리가 잠긴지라
3. 연회가 두승산 쪽으로 돌아서 가려 하자 "아니, 반듯한 길을 두고 뭣하러 돌아가느냐?
4. 나하고 그냥 반듯한 길로 가자." 하시고 진펄이며 논이며 가리지 않으시고 곧장 질러가시니라.
5. 이에 연회가 뒤따르며 여쭈기를 "어찌하여 길을 두고 진흙 속으로 걸어가며 옷을 다 버리십니까?" 하니
6. "나는 일하느라고 바쁘건만..." 하시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처 냇물을 걸어서 건너시거늘
7. 연회가 깜짝 놀라 상제님께 바짝 따라 붙으매 순식간에 객망리에 당도하니라.
8. 어천하신 후에 연회가 보니 예전에 상제님께서 반듯이 질러가신 자취를 따라 논과 뻘에 신작로가 나고, 걸어서 건너신 냇물 위로 다리가 놓이는 지라.
9. 크게 감탄하며 말하기를 "그 때는 내가 어리석어 신인의 세계를 알지 못하여도다!" 하니라.
이 방죽은 없어져야 하리라
10 하루는 성도들을 거느리고 고부 거무실 방죽을 지나며 말씀하시기를 "이곳을 거무실이라 이르므로 이 방죽은 없어져야 하리라." 하시더니
11. 이후로 점차 물이 줄어들어 밭과 논으로 변하매 방죽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니라.
5편 11장
쉽고 간단한 문자로 통용되도록 하심
1. 하루는 상제님께서 옥편을 불사르며 말씀하시기를
2. "내가 아는 문자만으로도 능히 모든 사물을 기록할지니 앞으로는 쉽고 간단한 문자로 천하에 통용되도록 하리라." 하시고
3. "장차 우리나라 말과 글을 세계 사람이 배워 가리라." 하시니라.
장차 우리나라 문명을 세계에서 배워 가리라
4. 하루는 상제님께서 성도들과 더불어 공사를 행하실 때 불가서 천수경, 사요, 해동명신록, 강절관매법, 대학 등 주요 한문 서적과 형렬의 채권부, 약방문 등을 불사르시며 말씀하시기를
5. "장차 신문명이 나타나리라." 하시고
6. 또 말씀하시기를 "우리나라 문명을 세계에서 배워 가리라." 하시니라.
5편 12장
49일 정성 공사
1. 하루는 상제님께서 하운동 이환구의 집에서 공사를 행하실 때
2. 환구에게 이르시기를 "네 아내가 49일 동안 정성을 들일 수 있는지 잘 상의하여 보라." 하시므로 환구가 아내에게 그 뜻을 물으니
3. 그의 아내는 형렬의 누이동생으로 상제님의 신성하심을 익히 들은 터라 굳게 결심하고 대답하거늘
4. 상제님께서 다시 다짐을 받게 하시고 날마다 목욕재계한 후에 떡 한 시루씩 찌게 하시니라.
5. 여러 날이 지나매 그 아내가 괴로워하며 불평을 품으니 이 날은 나무 한짐을 다 때어도 떡이 익지 않는지라
6. 환구의 아내가 크게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라 하니 상제님께서 환구에게 이르시기를
7. "떡이 익지 않는 것은 성심이 풀린 까닭이라. 네 아내가 심히 걱정하는 듯하니 내 앞에 와서 사죄하게 하라.
8. 나는 비록 용서하고자 하나 신명들이 듣지 않느니라." 하시니라.
9. 환구가 아내에게 말씀을 전하니 아내가 깜짝 놀라 사랑에 와서 상제님께 사죄하고 다시 부엌에 들어가 시루를 열어 보니 떡이 잘 익었더라.
너의 정성이 하늘을 움직였다
10. 이로부터 일심으로 정성을 들여 49일을 마치니 상제님께서 친히 부엌에 들어가시어 그 정성을 치하하시니라.
11. 이에 그 아내가 한결같이 정성을 들이지 못하였음을 송구스러워하거늘
12. 상제님께서 위로하시며 "너의 정성이 하늘을 움직이고 신명을 감동시켜 이제 신명들이 너의 공덕을 기리고 있느니라. 믿지 못하겠거늘 저 달을 보라." 하시매
13. 하늘을 쳐다보니 오색채운이 달무리를 이루고 있더라.
5편 13장
나 커서도 이러면 흉볼거야
1. 초가을 어느 날 상제님께서 형렬과 호연을 데리고 공주에 가실 때
2. 상제님께서 호연을 업고 가시다가 "오줌 눌래?" 하고 물으시니 호연이 "안 내리고 여기다 그냥 쌀 참이야." 하니라.
3. 이에 상제님께서 "그럼 나 척척해서 어쩌라고 내게다 싸려고 그래?" 하시니
4. 호연이 등에 더 바싹 붙으며 "싫어, 나 그냥 여기에 싸." 하거늘
5. 상제님께서 웃으시며 "아이고, 거머리가 생겼다~! 에이, 너 그럴래?
6. 그럼 물속에 처넣는다?" 하시며 몸을 마구 흔드시는지라
7. 호연이 재미있다고 깔깔대고 웃으며 "어디 들어가 봐요.
8. 아무리 물속으로 들어간들 내가 떨어지간디? 나를 뿌리쳐야 내가 빠지지." 하며 더욱 꼭 붙드니
9. 상제님께서 "아이, 요것 봐라~," 하시며 마냥 웃으시니라.
10. 잠시 후 끼니 때가 되어 주막에서 진지를 드시는데 상제님께서 반찬을 입으로 빨아 호연의 밥 위에 놓아 주시니 먹지 않는지라
11. 상제님께서 "안 먹을라냐?" 하시니 뽀로통한 얼굴로 "안 먹을래. 나 커서도 이러면 어디 가서 흉볼거야." 하거늘
12. 상제님께서 주막집이 흔들리도록 박장대소하시매 사랑에서 밥을 먹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밖으로 뛰어나오니라.
5편 14장
내가 자르면 이제 다 자르리라
1. 하루는 상제님께서 상툿고를 동곳 아래까지 잘라 손에 쥐고 들어오시어 "마개 하나 주웠다~!" 하시니
2. 호연이 진짜 마개인 줄로 알고 "뭔 마개요?" 하거늘 상제님께서 "너를 데리고 뭘... 우습기야 하겠냐, 내 상투다!" 하시니라.
3. 이에 호연이 "아이고, 어디 봐. 싹둑 잘랐네. 왜 이렇게 생겼대요?" 하며 이리저리 살피거늘
4. "마개가 없어서 마개 하느라고 그랬다." 하시니 "뭔 마개? 작아서 병마개는 안 되겠는데?" 하는지라
5. 상제님께서 "야야, 이것이 작아?" 하시며 상투 자른 것을 눈앞으로 밀어 보이시니
6. 호연이 "아이구, 참말로 요상하게 상투를 왜 그렇게 끊었어요?" 하며 얼굴을 찌푸리니라.
7. 이에 말씀하시기를 "이제 세상이 머리카락이라고 생긴 것은 그냥 다 끊어야." 하시거늘
8. 호연이 주위를 둘러보며 "저이들은 다 저러고 있구만!"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니
9. 말씀하시기를 "내가 끊으면 시나브로 다 끊어야." 하시니라.
5편 15장
머리 깎는 개화 공사
1. 임인년 9월에 상제님께서 한쪽 머리를 깎고 들어오시니
2. 호연이 "싹 깎아 놓으니 외뚝이마냥 보기도 싫네." 하며 상제님 주위를 한바퀴 돌더니 "어떻게 한쪽만 깎았어요?" 하거늘
3. 상제님께서 "너는 이름도 잘 짓는다. 외뚝이가 뭐냐?" 하며 껄껄 웃으시니라.
4. 며칠 후 상제님께서 밖에 나가시더니 남은 한쪽마저 깎고 들어오시어 "인제 죄다 깎어. 형렬이도 깎아야 한다. 다~ 깎어!" 하시거늘
5. 호연이 "왜 못 깎게 안 해요?" 하고 여쭈니 이르시기를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살아야지.
6. 우선은 이 땅에 있으니 하라는 대로 할밖에 더 있냐?" 하시니라.
5편 16장
상투 잡고 우는 김형렬
1. 하루는 밖에 나가셨다가 밀화 동곳 네 개를 가지고 들어오시어 "예 있다!" 하시며 형렬에게 두 개를 건네주시거늘
2. 호연이 "이거 어디서 났어요?" 하니 "아이고, 내가 산으로 다니며 이것 장만하느라 죽을 뻔했다." 하시니라.
3. 이에 형렬이 "이걸로 무얼 하라는 것입니까?" 하니 이르시기를
4. "아예 끊어 버려라. 그놈들이 달려들어 끊기 전에 우리 손으로 끊어야 수치를 면하리라.
5. 이제 너나없이 다 끊을 것이니 애석하게 여기지 말고 끊어라." 하시거늘
6. 형렬이 "아이구, 상투가 어른인데 상투를... 세상에 나올 적에 머리밖에 가져온 것이 없고, 부모 문전에 지켜가는 것도 머리밖에 없는데
7. 세상이 어떻게 돌아간다고 머리를 끊습니까?" 하며 상투를 잡고 울먹이는지라
8. 상제님께서 "어련하면 상투를 잡고 울겠냐만 천하 사람들이 다 깎는다고 하는데 뭐 그렇게 서운하냐!" 하시니
9. "선생님께서 먼저 끊으셨으니 저도 끊어야지요." 하니라.
10. 상제님께서 "내가 베어 주마." 하시니 형렬이 "제가 베겠습니다." 하거늘
11. 상제님께서 "네 머리를 네 어찌 친다더냐? 누가 쳐 줘야 하리니 다른 사람이 치느니 내가 베어 주마!" 하시니라.
12. 이에 형렬이 "아이고, 머리를 베어서 내버리자니 소인 한심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머리 베기가 제일로 원통하옵니다~!
13. 아이고 어머님~, 머리를 베겠습니다~!" 하며 상투를 부여잡고 서럽게 울거늘
14. 상제님께서도 "아이고, 나도 그렇소. 나도 그려~!" 하시며 함께 목놓아 우시니
15. 세상 백성들이 상투를 자를 때 이와 같이 울며 깎으니라.
5편 17장
금산의 한 예배당에 가심
1. 가을에 하루는 상제님께서 "호연아! 나하고 무주 금산에 삼도 줍고, 상수리도 주우러 가자!" 하시며 형렬과 호연을 데리고 금산으로 가시니라.
2. 이 때 날이 어두워져 호연이 자꾸만 넘어지거늘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넘어지는 이치를 설명하며 꾸중하시니
3. 호연이 "어린것이 자빠지면 안쓰럽지도 않으가, 계속 나무라고 지청구만하네!" 하며 투정하니라.
4. 늦은 밤에야 금산에 도착하시어 한 예배당으로 가시니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의 설교를 듣고 있거늘
5. 그가 이르기를 "하느님이 이 세상ㅇ르 이토록 사랑하사 독생자 예수님을 주셨으니 누구든지 맘 변치 말고 믿으면 영생을 얻으리라 하셨습니다.
6. 자, 우리 서로 서로 손잡고 함께 믿읍시다." 하며 열변을 토하더라
5편 18장
어찌 중생을 속이느냐!
1. 이 때 상제님께서 앞으로 나가시며 큰 음성으로 꾸짖어 말씀하시기를 "그렇게 가르쳐서는 안 되느니라!
2. 천지만사의 이치란 천지에 모여 사는 사람들 속에 있는 것이거늘 네 어찌 중생을 속이느냐!
3. 가르치려거든 한길을 내듯 똑바로 가르쳐라.
4. 길이 한 번 나면 그 길이 힘줄과 같이 천지 밖으로 벌어지나니 올바른 길이 아니면 가르치지 말라." 하시니라.
환부역조의 큰 죄를 꾸짖으심
5. 또 말씀하시기를 "중생들을 그릇 인도하면 천지의 원 주인도 자리를 잡지 못하느니라!" 하시며 환부역조의 큰 죄를 호되게 꾸짖으시니 사람들이 술렁이며 수군거리거늘
6. 상제님께서 "벼락신장은 어디 있느냐, 속히 벼락을 치라!" 하고 건물이 흔들리도록 큰 음성으로 칙령을 내리시니라.
7. 순간 창창하던 밤하늘이 칠흑같이 어두워지더니 잠시 후 해처럼 밝은 불덩이가 나타나 번쩍번쩍 세상을 환히 비추고
8. 뇌성벽력과 함께 비가 억수로 쏟아지며 난데없이 하늘로부터 미꾸라지, 메기, 쏘가리, 뿌럭지 들이 수없이 떨어지니라.
9. 이에 모두 두려움과 공포에 질려 바닥에 고개를 박은 채 벌벌 떨기만 하는데
10. 몇몇 사람이 고기를 줍는다고 뛰쳐나가니 빛나던 불덩이가 순식간에 사라지며 사방에 다시 칠흑같이 어두워져 한 치 앞을 분별할 수 없거늘
11. 고기를 잡기는 고사하고 쏘가리에 쏘여 아프다고 소리치며 흩어지매 실로 아수라장을 이루니라.
12. 이 때 호연이 보니 고기들이 꼬리를 치며 다시 하늘로 올라가 순식간에 없어지더라.
5편 19장
진산으로 가심
1. 상제님께서 금산에 머무시며 한 뼘 정도의 막대기를 깎아 대롱 안에 가득 채우시고 그것으로 계속 수를 놓으며 기록하시니라.
2. 이후 어디서 인삼을 구해 오신 뒤 진산으로 향하시는데 상수리가 많이 떨어져 있거늘
3. 상제님께서 토시 안에 상수리를 주워 담으시니 호연도 신이 나서 저고리 소매를 묶고 그 안에 한가득 주워 담으니라.
호연이 길을 잃거늘
4. 진산에서 공사를 행하실 때 날이 저물어 호연이 상제님과 떨어져 길을 잃거늘
5. 호연이 홀로 점방 앞에 주저앉아 "어디로 갔을꼬? 나는 어쩌라고." 하며 밤이 깊도록 애타게 우니라.
6. 이 때 길 저편에서 어떤 사람이 트림을 하며 걸어오거늘
7. 호연이 지나는 취객인 줄로 알고 숨죽인 채 앉아 있는데
8. 잠시 후 그 사람이 가까이 다가와서 "흠, 흠!" 하고 인기척을 내므로 바라보니 상제님이시더라.
9. 상제님께서 빙긋이 웃으시며 "놀랬냐!" 하고 물으시니 "놀래기는 무얼 놀래? 내가 우리 아버지보고 일러~!" 하며 심통을 부리거늘
10. "네 아버지가 무서울 줄 아냐?" 하시니 "나는 무서운데... 흠, 그렇다고 혼자 가, 나를 떼어 놓고?" 하며 따지니라.
11. 이에 상제님께서 "네가 어디로 빠졌으니 그러지 내가 내버렸간디?" 하시니 "그럼 찾아보지!" 하며 여전히 퉁퉁거리거늘
12. "안 가? 안 가고 여기 있을 참이여?" 하시니 뾰로통한 얼굴로 앉아서 꿈쩍도 않는지라
13. 상제님께서 "배고프지?" 하시며 호연을 보듬어 일으켜 가까운 주막으로 데려가시니라.
안 먹어서 그랬지
14. 상제님께서 주모에게 "콩나물국에다 밥 조금 넣어서 우리 애기 주시오~!" 하시니 주모가 국밥을 말아 오거늘
15. 호연이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 쳐다보기만 할 뿐 먹지 않으니
16. "산 것인데 왜 안 먹어? 내가 안 먹어서 그러냐?" 하시며 겨우 두 숟가락만 남기고 다 드시니라.
17. 이에 호연이 "다 먹고 이것 조금 줘?" 하며 더욱 약이 올라 울거늘
18. 상제님께서 웃으시며 "안 먹어서 그랬지~. 그럼 또 사줘?" 하고 다정하게 물으시니 호연이 토라져서는 "안 먹어!" 하며 투정을 부리니라.
5편 20장
추운 겨울에 호연을 안고 다니시니
1. 상제님께서 추운 겨울에 호연을 데리고 다니실 때면 저고리로 호연을 감싸 안으시고 다리를 골마리 속에 넣고 다니시니라.
2. 하루는 외출하셨다가 전주로 돌아오시는 길에 호연이 상제님의 골마리 속을 보고 깜짝 놀라며 "아이고, 이것 봐! 이게 뭐여? 강아지를 갖고 댕기네." 하거늘
3. 상제님께서 웃으시며 "강아지가 꽉 물라, 가만있거라." 하고 겁을 주시니 "아이고나~!" 하며 입을 꼭 다물고 꼼짝도 하지 않더라.
4. 이윽고 호연이 집에 도착하자 상제님의 품에서 얼른 내려 엄마에게 뽀르르 달려가서는
5. "엄마, 엄마! 저 선생님, 속에다가 시커먼 강아지를 넣고 댕겨. 근데 나보고 말 안 들으면 꽉 문다고 그려." 하니 온통 웃음바다가 되니라.
5편 21장
계묘(도기 33, 1903)년
후천선경의 설날 공사
1. 계묘(도기 33, 1903)년 설날에 한 성도가 상제님께 떡국을 끓여 올리니 한 수저도 들지 않으시고 그냥 물리시니라.
2. 그 후 2월 초하룻날에 상제님께서 "떡국을 지어 올리라." 하시거늘 다시 끓여 올리니
3. 다 잡수시고 말씀하시기를 "새해의 떡국 맛이 좋구나. 설 잘 쇘다. 이건 내 설이다." 하시니라.
4. 또 말씀하시기를 "내 세상에는 묘월로 세수를 삼으리라." 하시고
5. "내가 천지간에 뜯어고치지 않은 것이 없으나 오직 역만은 이미 한사람이 밝혀 놓았으니 그 역을 쓰리라." 하시니라.
6. "선천에는 음을 체로 하고 양을 용으로 삼았으나 후천에는 양을 체로 하고 음을 용으로 삼느니라." 하시니라.
5편 22장
제국주의 일본의 역할
1. 하루는 한 성도가 여쭈기를 "올 농사에 어떤 종자를 심는 것이 좋겠습니까?" 하니
2. 말씀하시기를 "일본 사람이 녹줄을 띠고 왔나니 일본 종자를 심으라." 하시고
3. "생계의 모든 일에 그들을 본받으라. 녹줄이 따라오느니라." 하시니라.
4. 하루는 한 성도가 일본 사람을 '왜놈'이라 부르니 상제님께서 들으시고 말씀하시기를
5. "일해 주러 온 사람들을 그렇게 험하게 말하면 어떻게 일을 제대로 하리오.
6. 일 보는 사람이니 왜놈이라 부르지 말고 '일본 사람'이라 부르라. 일인은 일꾼이라. 나의 일을 하나니 큰 머슴이 될 것이니라.
7. 그러나 일꾼이 주인의 집을 빼앗으려 하므로 마침내는 크게 패망할 것이니 일본 사람은 나한테 품삯도 못 받는 일꾼이니라." 하시니라.
8. 하루는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일본은 깔담살이 머슴이요, 미국은 중머슴이요, 중국은 상머슴이니라.
9. 깔담살이가 들어가면 중머슴이 나와서 일하고, 중머슴이 들어가면 상머슴이 나오리라." 하시니라.
5편 23장
조선 신명을 서양으로 보내 대역사를 시키심
1. 계묘년 3월에 상제님께서 형렬과 여러 성도들에게 이르시기를 "옛적에는 동서양 교통이 없었으므로 신명들이 서로 넘나들지 못하였으나
2. 이제 기차와 윤선으로 수출입하는 화물의 물표를 따라 서로 통하게 되었나니
3. 조선 신명을 서양으로 보내어 역사케 하리라." 하시니라.
4. 이에 한 성도가 "조선 신명에게 서양을 맡기심은 무슨 까닭입니까?" 하고 여쭈니
5. 말씀하시기를 "조선 신명을 서양으로 보내어 천지에 전쟁을 붙이는 일꾼으로 쓰려 하노라." 하시고
6. 이어서 "이제 재주를 얻어 길을 틔워야 할지니 재주를 천거하라." 하시거늘
7. 이 때 마침 김병욱이 전주 부호 백남신을 천거하니라.
세계 대전쟁 공사의 녹줄을 끄르심
8. 그 후에 상제님께서 남신을 대하여 물으시기를 "가진 재산이 얼마나 되느냐?" 하시니 남신이 "삼십만 냥은 됩니다." 하고 대답하거늘
9. 말씀하시기를 "이십만 냥으로 그대의 생활이 넉넉하겠느냐?" 하시매 남신이 "그러합니다." 하고 아뢰니라.
10. 상제님께서 다시 말씀하시기를 "이제 쓸 곳이 있으니 돈 십만 냥을 들이겠느냐?" 하시니
11. 남신이 한참 생각하다가 여쭈기를 "칠만 냥을 드리면 어떠하겠습니까?" 하거늘
12. 말씀하시기를 "불가하니라. 반드시 십만 냥이 있어야 하느니라." 하시니라.
13. 이에 남신이 아뢰기를 "십만 냥을 채우려면 서울 집까지 팔아야 하겠습니다. 현재는 가진 돈이 없사오니 곧 정리하여 올리겠습니다." 하거늘
14.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제 열흘 내로 들이게 하라. 어음으로 하여도 무방하리라." 하시니
15. 남신이 열흘 내에 어음 십만 냥을 상제님께 바치겠다는 증서를 써서 올리니라.
16. 상제님께서 그 증서를 받아 병욱에게 맡기시니 병욱이 "두 분 다 희세의 대량이로다!" 하고 탄복하더라.
5편 24장
당분간 세계 경제의 녹줄은 서양에 두심
1. 이어 부안 바닷가에 가시어 많은 글을 써서 공사를 행하시고 병욱에게 맡겼던 증서와 함께 불사르시며
2. "지금 조선 신명을 서양으로 보내면 나중에 배에 실려 오는 화물표를 따라 다시 돌아오게 되리라." 하시니라.
3. 그 후 기한이 이르매 남신이 어음 열두 장으로 십만 냥을 드리니 이를 받아 무릎에 놓으시고 말씀하시기를
4. "재주 기운을 서양에다 두노니 후일에 서양으로부터 재물을 보급받으리라." 하시고
5. 어음을 도로 돌려주시며 말씀하시기를 "그대의 돈은 이미 요긴하게 썼느니라." 하시니라.
6. 이에 남신이 현금으로 쓰지 않으심을 죄송히 여겨 여쭈기를 "현물 시세를 보아 무역하여 이익을 냄이 어떠하옵니까?" 하니
7. 말씀하시기를 "그것은 모리배나 하는 짓이니 옳지 않으니라." 하시고
8. 탄식하며 말씀하시기를 "남신의 일이 용두사미와 같도다." 하시니라.
5편 25장
조선은 주인 없는 빈집
1. 이 때 상제님께서 여러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지방을 지키는 모든 신명을 서양으로 보내어 큰 전란을 일으키게 하였나니
2. 이 뒤로는 외국 사람들이 주인 없는 빈집 드나들 듯하리라.
3. 그러나 그 신명들이 일을 다 마치고 돌아오면 제 집 일은 제가 다시 주장하게 되리라." 하시니라.
5편 26장
영광 법성으로 돈 실으러 가세
1. 계묘년 초여름 함열에 계실 때 하루는 상제님께서 아침진지를 드시다가 문득 "가자!" 하시거늘
2. 호연이 "어디를 가자고?" 하니 "돈 실으러 가세, 돈 실으러 가. 영광 법성으로 돈 실으러 가세~!" 하며 노래를 부르시니라.
3. 이에 호연이 정말 돈을 실으러 가는 줄 알고 "나는 주머니도 없는데 어디에 돈을 담아서 갖고 와?" 하니
4. 상제님께서 "돈은 내가 가져올 테니 그거 지고 올 생각 말고 가다가 업히지나 말아라." 하시니라.
5. 영광에 도착하니 그곳에 거주하는 문도들이 기뻐하며 음식을 장만하여 대접하고 옷도 지어 올리거늘
6. 진지를 다 드시고 나서 호연에게 "일본에 가고 싶으냐, 제주에 가고 싶은냐?" 하시매
7. 호연이 "일본놈한테 죽으려고 일본에 가?" 하니 "그러면 제주나 가자." 하시며 배를 타고 제주로 향하시니라.
5편 27장
제주도 바다 개벽 대공사
1. 제주에 당도하니 문도들이 '어른이 오셨다.'며 매달아 두었던 쌀을 내어 서숙과 함께 밥을 하고 생선으로 찬을 올리거늘
2. 호연이 "비린내 나서 못 먹어." 하고 투정을 부리매 형렬과 함께 한림 바닷가로 데리고 나가시니라.
3. 바다에서는 해녀들이 허리에 정게호미를 차고 뒤웅박을 띄워 놓은 채 물속을 분주히 드나들며 해물을 따는데
4. 상제님께서 바닷가 둑 위에 올라서시어 오른팔을 왼쪽 어깨까지 굽혔다가 바닷물을 밀어내듯 팔을 펴시면서 무어라 말씀하시니
5. 갑자기 '홱' 소리가 내며 바닷물이 순식간에 없어져 벌판이 되거늘
6. 물속에서 해물을 따던 해녀들은 영문을 몰라 두리번거리며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7. 사방에서 사람들이 바구니를 들고 몰려와 고기와 미역 등을 주워 담느라 야단이더라.
8. 상제님게서 한동안 이 광경을 바라보시더니 이번에는 바닷물을 왈칵 들어오게 하시거늘
9. 호연은 사람들이 물살에 휘말려 아우성치는 모습을 구경하느라 배고픈 것도 잊으니라.
10.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것이 바로 천지조화니라." 하시고
11. 이로부터 열흘 동안 한수리, 수원리, 귀덕리 일대에서 아침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씩 바닷물을 없애시니라
5편 28장
제주도에서 공사 보실 때
1. 이로부터 십여 일 동안 제주도에 머무시며 공사를 행하실 때 늘 소매가 넓은 푸른 도포를 입으시고 순식간에 어음에서 서귀포까지 다녀오시며
2. 땅이고 바다고 제주도 곳곳에서 홀연 나타나셨다가 홀연 사라지시니
3. 온 섬 안에 '푸른 청포를 입은 신인이 도포 자락을 펄럭이며 동서로 날아다니신다.'는 소문이 퍼져 상제님께서 이르시는 곳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니라.
4. 상제님께서 공사를 마치신 뒤에 그곳에서 나오실 때면 마치 바람에 날려 가듯 도포 자락을 흩날리며 유유히 사라지시니 마을 사람들이 그 모습을 넋을 놓고 지켜보더라.
5편 29장
바닷물 위로 걸어 다니며 공사 보심
1. 하루는 바닷가에 나가시니 해녀들이 물질을 하러 오거늘
2. 상제님께서 한 사람에게 다가가시어 "어깨에 두른 것은 무엇이고, 배에 차는 것은 어째서 차는가?" 하고 물으시니
3. "배에 차는 놈은 물에 가라앉으라고 차는 것이고, 어깨에 맨 놈은 제가 어디에 있다고 사람들한테 알리는 것입니다." 하니라.
4. 상제님께서 "나는 그런 것 안 하고 저 물속에 그냥 들어간다, 봐라!" 하시며 마치 땅 위를 걷듯이 바닷물 위를 활개치며 다니시니
5. 모두 크게 놀라며 "아, 우리는 죽을까 봐 등에 두름박을 차고 들어가는데 저 어른은 어찌 버선발로 들어가도 안 젖을까?
6. 대체 저 어른이 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르겠네." 하며 수군거리니라.
7. 이 때 한 사람이 그 신이하심에 경탄하며 "아이고, 저희들 고기 좀 잡게 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는지라
8. 상제님께서 "내가 너희들 심부름하러 왔냐? 너희들이 나를 사람으로 보느냐?" 하고 꾸짖으시니
9. 그 사람이 "그러면 무엇이래요? 귀신이래요?" 하고 다시 여쭈거늘
10. 상제님께서 큰 소리로 "내가 귀신이다!" 하고 외치시매 모두 소스라치게 놀라 물속에서 뛰쳐나오고 무서워 울고 야단이더라.
5편 30장
담배 끊으신 공사
1. 하루는 상제님께서 새파란 맹감잎을 따서 담배를 말아 피우시며 "호연아, 이리 와! 나 뻐끔 먹는다이." 하시거늘
2. 호연이 "아이, 냄새나." 하니 말씀하시기를 "이 빌어먹을 것 때문에 성가시럽다. 성냥 챙겨야지, 종이 있어야지, 담배 썰어야지, 또 말아야지. 에이 내버리자!" 하시고
3. 수건에 싸 두었던 담배를 탈탈 성냥과 함께 바닷물에 내던지시니라.
4. 이어 가는 모래로 양치질을 하신 뒤에 " 냄새나는가 봐라, 하아~!" 하시거늘
5. 호연이 "그래도 냄새나네." 하니 말씀하시기를 "이제 여러 날 되면 안 날 테지, 그럼." 하시고
6. 이후로는 전과 같이 담배를 피우지 않으시니라.
5편 31장
제주도 세계 관광지화 공사
1. 하루는 상제님께서 단장을 흔들고 다니시며 지나가는 여인들에게 "헬로우, 헬로우." 하시거늘
2. 호연이 "작대기를 뭐하러 들고 다녀요? 늙은이나 들고 다니는 지팡이를." 하니
3. 말씀하시기를 "앞으로 이러고 다니는 사람들이 모여드느니라." 하시니라.
5편 32장
남녀 속옷 공사
1. 계묘년 여름에 하루는 상제님께서 농부들이 모심을 때 입는 하얀 쇠코잠방이를 입으신 채 형렬의 집 마당에서 재주를 넘으시거늘
2. 호연이 이상하고 신기하여 "아니, 무엇을 입었어요? 참말로 미쳤는가 봐. 왜 저런디야?" 하니
3. 말씀하시기를 "지금 도둑놈 하나 가두는 중이여." 하시니라.
4. 호연이 다시 "어디서 났어요?" 하니 "쌨더라. 이제 이런 것이 생겨. 앞으로 이렇게 입는다." 하시니라.
양말 공사
5. 또 하루는 상제님게서 발감개를 하시고 그 이쪽 저쪽에 검정, 빨강, 노랑 물을 들이시거늘
6. 호연이 "그 물감 어디서 났어? 저고리 물들이게 나 좀 줘요." 하니 "쌨다." 하시니라.
7. 이에 호연이 "어디에 쌨어?"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이제 천지에 이런 것이 퍼져야!" 하시니라.
신발 공사
8. 하루는 상제님께서 짚을 여러 가지 색으로 곱게 물들이시어 신을 삼아 호연에게 신겨 주시며 "앞으로 요런 색 꽃신이 생긴다.
9. 이런 것도 아니요, 나막신보다도 더 좋은 것들이 생길 것이니 이제 좋은 신 신는다." 하시거늘
10. 호연이 "어디서 좋은 놈이 생겨?" 하니 말씀하시기를 "하늘에서 뚝 떨어지면 신어라." 하시니라.
5편 33장
청소 공사
1. 상제님께서 형렬의 집에 머무르실 때 부엌과 온 집안을 날마다 깨끗이 청소하시며 물으시기를
2. "일본 사람이 보아도 깨끗하다고 하겠느냐?" 하시니 이 때는 아직 청결법이 시행되기 전이더라.
3. 하루는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앞 세상은 고샅을 넓히고, 지붕에 오색가지 물을 들이느니라." 하시니라
5편 34장
방 안 화장실 공사
1. 하루는 상제님께서 계시는 방문 틈으로 긴 대롱이 나왔는데 그 끝에서 물이 떨어지거늘
2. 호연이 이상히 여겨 "선생님, 문구멍에서 물이 나와요!" 하고 소리치며 문을 여니
3. 누워 계시던 상제님께서 태연히 "누가 어쩐다고 그러냐?" 하고 물으시니라.
4. 이에 호연이 "이상하네. 여기는 물이 없고만 밖으로는 물이 나오네." 하니
5. 상제님께서 짐짓 모른 체하시며 "어디서 생수 솟는가 봐라!" 하시거늘
6. 호연이 "생수가 어디서 솟을까..." 하고 가만히 대롱을 따라가다가 무엇을 발견한 듯 "물이 여기서 나오는데?" 하며 상제님의 고의를 가리키니라.
7. 상제님께서 "어디, 물이 있는지 떠들어 봐라. 참말로 철모르는 것이로고. 밖에서 나오는데 방에서 무슨 상관이여?" 하시거늘
8. 호연이 "아이구나, 어디 봐. 어디서 나오는지." 하며 바지춤을 들추니
9. 호연의 손을 떠미시며 "어리다고 그러는 것 아녀!" 하시니라.
10. 이에 호연이 "아이고, 별꼴이야. 그럼 어쩐 일이고?" 하며 밖으로 뛰어가 대롱을 잡아당기니 "가만둬야지!" 하고 엄포를 놓으시거늘
11. 호연이 손을 멈추고 그저 앉아서 대롱 끝만 물끄러미 지켜보더니 "인제 물 안 나오네~! 아니, 쪼금씩 나와, 쪼금씩!" 하고 소리치니라.
12. 이에 상제님께서 웃으시며 "이리 와~ , 내가 물을 머금었다가 그리 품었어." 하시거늘
13. 호연이 상제님 곁으로 다가가 "에이, 그런 것 아녀. 이 바지 속에서 나와." 하니 시치미를 떼시며 "속 어디에서 나와?" 하고 물으시니라.
14. 호연이 "모르지. 그러니 옷을 벗겨 봐야 알지." 하며 상제님의 고의를 벗기려 하니 "아이고, 요것이 나를 놀리네." 하며 웃으시거늘
15. 호연이 고의를 들추다가 깜짝 놀라 "여기 강아지 들었네. 강아지가 물고 있었던 거야?" 하는지라
16. 상제님께서 재미있다고 크게 웃으시며 "거기에 무슨 강아지가 있냐." 하시는데 호연은 "참말로 강아지가 그랬어." 하고 믿지 아니하더라.
17. 호연은 이 후 열 살이 넘도록 상제님께서 강아지를 품고 다니시는 줄로 아니라.
5편 35장
토지 측량 공사
1. 하루는 상제님께서 손으로 거리를 가늠하여 보시며 지붕으로 산으로 훌쩍 뛰어올랐다가 다시 훌쩍 뛰어내리고 하시니라.
2. 또 산에 오르시어 나뭇가지에 줄을 묶고, 산을 내려오시어 말뚝을 박아 줄 끝을 고정시키신 뒤에
3. 다시 산에 오르시어 아래로 훌쩍 뛰시니 말뚝을 박아 놓은 곳보다 더 멀리 이르시니라.
4. 상제님께서 이번에는 말뚝 위에 올라서시어 양팔을 앞뒤로 휘저으시다가 산을 향해 훌쩍 뛰어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시더니
5. 나뭇가지에 줄을 매어둔 곳보다 훨씬 더 먼 곳까지 뛰시더라.
6. 하루는 상제님께서 짧은 막대기로 땅을 재시며 말씀하시기를 "내 세상에는 지면을 자세히 측량하여 온 천하의 땅을 눈앞에 보듯 환히 알수 있게 하리라." 하시니라.
5편 36장
헌 병 사시오
1. 계묘년 여름에 전주에 계실 때 하루는 성도들에게 "오늘은 동문으로 가자." 하시며 앞서 가시니 성도들이 뒤를 따르니라.
2. 동문 밖에 최 서방네 주막이 있는데, 술맛이 좋고 인심이 후하여 두 푼에 큰 투가리로 하나 가득 술을 주니 그 주막은 늘 부중 술꾼들로 붐비더라.
3. 이 날 상제님께서 최 서방네 주막에 이르시어 술을 동이째 잡수시고 성도들도 양껏 먹게 하신 후에
4. 주막 모퉁이에 가시어 볏짚 한 줌을 가져다 왼새끼를 꼬아 두시고
5. 다시 울타리 밑에 버려 둔 헌 옹기 술병을 주워다가 그 새끼줄로 병목을 묶어 왼쪽 어깨에 둘러메시더니
6. 그 길로 주막을 나와 큰길로 걸어가시며 "헌 병 사시오! 헌 병 사시오!" 하고 큰 소리로 외치시니라.
여름 우박에 황소 머리 깨진다
7. 상제님께서 곧바로 원평 주막으로 가시어 술을 잡수시며 성도들에게 물으시기를 "'여름 우박에 황소 머리 깨진다.'는 말이 있으니 참으로 그러하냐?" 하시니
8. 성도들이 "예로부터 그런 말은 전해 오나 보지는 못했나이다." 하거늘 "그러하리라." 하시고
9. 밖에 나가 군중을 향하여 큰 소리로 외치시기를 "이제 곧 커다란 우박이 쏟아질 것이니 장독 덮개를 방석과 이엉으로 덮고 새끼로 얽어 놓으라. 그렇지 않으면 조각조각 부서지게 되리라." 하시니라.
10. 이에 다른 사람들은 무심히 들어 넘기는데 오직 최명옥만이 그 말씀을 따르니
11. 과연 두어 시간 후에 큰 우박이 쏟아져 여러 집의 장독이 모두 깨어졌으나 명옥의 집은 무사하더라.
5편 37장
군산 바닷가에서 보신 공사
1. 계묘년 늦여름 꽃이 질 무렵에 상제님께서 형렬과 호연을 데리고 군산에 가시어 공사 보실 때
2. 군산항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산에 오르시어 항구에 드나드는 배를 한참 동안 구경하시니라.
3. 이 때 큰 윤선이 짐을 가득 싣고 떠나니 상제님께서 "이 뱃놈들! 배 한번 타게 게 섰거라!" 하고 크게 호령하시거늘
4. 윤선에서 한 사람이 "어떤 놈이 그러냐? 이리 와 봐라!" 하고 고함을 지르는지라
5. 상제님께서 "오냐, 어떤 놈인가 봐라!" 하시며 단숨에 배까지 훌쩍 건너 뛰시니라.
6. 이에 뱃마루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놀라며 "아이구 세상에! 물 위를 날아오다니..." 하며 말을 잇지 못하는데
7. 방금 전 상제님께 소리쳤던 사람은 "당신이 사람이오, 무엇이오?" 하며 여전히 호기를 부리거늘
8. 상제님께서 "내가 무엇이냐, 이놈아? 어디 무엇 좀 찾아내 봐라." 하시며 뺨을 때리시니 그가 배 밖으로 떨어져 물에 머리를 박은 채 거꾸로 서더라.
9. 상제님께서 "나보고 이리 오라더니 이놈이 어찌 아무 말도 안 하냐?" 하시고
10. "요런 놈은 본때를 보여 줘야 한다." 하시며 그 사람의 발바닥에 올라 발을 팡팡 구르며 노래를 부르시거늘
11. 호연이 이 광경을 바라보다가 "아이구, 코에 물 들어가면 어쩌나. 저 사람 죽겠네." 하니
12. 형렬이 이르기를 "그렇지 않어. 우리 눈에만 그렇지 선생님은 공중에 떠계시니 안 무거워. 벌써 물은 안 들어가게 하셨다." 하니라.
도전 5편 38장
윤선을 기울이심
1. 이 때 상제님께서 다시 배 위로 올라가 왼쪽발을 힘껏 내딛으시니 윤선이 기우뚱기우뚱하다가 이내 기울어지거늘
2. 모두 기겁하며 배가 솟은 쪽으로 몰려가는데 상제님께서 왼발을 드시면 배가 그만큼 바로 서고, 힘껏 누르시면 점점 더 기울어져서 뒤집힐 듯하더라.
3. 겁에 질린 사람들이 울부짖으며 "아이구, 용왕님! 살려 주십시오. 이 배가 파선되면 우리 모가지는 날아갑니다." 하고 애원하니
4. 상제님께서 "내가 용왕님이야, 이놈들아?" 하고 호통치시거늘
5. 다시 "아이구, 천지에서 살려 주십시오~!" 하니 "내가 천지냐, 이놈들아?" 하며 용서치 않으시니라.
6. 이를 지켜보던 부둣가의 사람들도 모두 무릎 꿇고 비손하며 용서를 구하고, 한쪽에서는 무당을 불러 굿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거늘
7. 상제님께서 이를 보시고 빙긋 웃으시며 "장만해 놓으면 이제 내 차지다. 어서 해라. 다 내게로 들어온다." 하시니라.
입 벌려라. 고기 들어간다
8. 잠시 후 무당이 굿을 하러 나룻배를 타고 윤선으로 오는데 상제님께서 물 위를 성큼성큼 걸어 순식간에 나룻배까지 가시거늘
9. 무당이 넋을 잃고 바라보며 '사람이 어찌 물을 신발 삼아 올 것이며, 그러고도 버선 하나 안 젖을 것인가.' 하며 아무 말도 못 하니라.
10. 이어 상제님께서 "다들 눈 감아라." 하시고 장만한 음식을 조화로써 윤선으로 옮기시니
11. 윤선 안의 사람들이 음식을 정성스럽게 차려서 올리거늘
12. 상제님께서 양껏 드신 뒤에 "호연이 갖다 줘야겠다." 하시며 남은 음식을 손수건에 싸서 주머니에 넣으시니라.
13. 상제님께서 다시 거꾸로 서 있는 사람의 한쪽 발을 눌러 일으켜 세우시어 "너 물을 얼마나 켰냐?" 하고 물으시니
14. 그 사람이 "아이구, 얼마나 켰는지 귀로도 나오고, 코로도 나와요." 하고 하소연하는지라
15. 상제님께서 "요런, 거짓말 봐라. 이놈! 내가 물을 못 들어가게 막았는데 뭣이 어째?" 하시고
16. 그 사람의 뺨을 이쪽 저쪽으로 때리시며 "고기 들어가니 입 벌려라. 고기 들어간다!" 하시고
17. 그 사람이 발을 동동 구르며 "아이구, 살려 주십시오!" 하고 애원하니라.
18. 상제님께서 "그러니 가만히 입 벌려라." 하시며 입 안으로 물고기를 쑥쑥 들어가게 하시니
19. "제가 천하를 모르고 그랬으니 살려 주십시오." 하며 비대발괄하거늘
20. "돈 천 냥을 가져다 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너를 거꾸로 매달고 갈 터이다." 하시니라.
21. 이에 뱃사람들이 서둘러 돈을 구하여 올리니 이르시기를 "가지고 가거라.
22. 네 놈 말버르장머리가 미워서 그랬지 내가 네놈들 돈을 먹으면 무엇이 되겠느냐?" 하시고
23. "이제 떠나자!" 하시며 형렬과 호연을 데리고 장항으로 가시니라.
5편 39장
만백성이 힘을 얻을 것이로다
1. 7월에 상제님께서 구릿골에 계실 때 하루는 한 성도가 여쭈기를 "올해는 여름 농사를 망치고 가을 농사마저 천재로 거둘 것이 없게 되어
2. 가련한 창생들이 그저 빈 솥단지만 끌어안게 될 것 같습니다.
3. 부디 이를 불쌍히 여기시어 하느님의 큰 은덕을 내려 주옵소서." 하거늘
4. 상제님께서 "네 말이 옳도다. 내가 이 땅에 있는데 어찌 이러한 민생의 고통을 차마 볼 수 있으리오." 하시고
5. 바로 우사에게 명하시니 갑자기 검은 구름이 사방에서 일어나니라.
6. 이에 상제님께서 "비를 내려라!" 명하시니 곧 비가 내리거늘
7. "이놈아, 이따위 새 눈물 같은 비로 먼지나 적시겠느냐. 큰비를 내려라!" 하고 큰 소리로 꾸짖으시니 즉시 장대 같은 소나기가 쏟아지니라.
8. 상제님께서 다시 뇌신을 부르시어 "번개를 쳐라!" 명하시니 곧 번개와 천둥이 일어나거늘
9. 상제님께서 큰 소리로 꾸짖어 말씀하시기를 "이놈아, 눈 어두운 놈은 보지도 못하고, 귀 어두운 놈은 듣지도 못하겠다. 크게 쳐라!" 하시니 사방에서 천둥소리가 크게 나며 천지가 진동하니라.
10. 이렇게 한동안 뇌성벽력이 일어나며 비가 크게 내리다가 상제님께서 "이제 그만 그치라." 명하시니 일시에 그치거늘
11. 상제님께서 사방을 둘러보며 말씀하시기를 "이제 가을 농사는 풍년이 들 것이니 만백성이 힘을 얻을 것이로다." 하시니라.
5편 40장
물에 빠진 호연을 건져 주고 보신 공사
1. 하루는 상제님께서 호연을 업고 전주 옥거리 사정 옆에 있는 현무지에서 수건을 빠시는데 호연이 그만 거꾸로 흘러내려 물에 빠지거늘
2. 상제님께서 순식간에 호연을 건져 방죽 저편에 앉혀 놓으시고
3. "우리 호연이가 방죽에 빠져서 물귀신 됐다!" 하고 소리치시니 진북정에 있던 성도들과 사람들이 몰려와 주위를 빙 둘러싸니라.
4. 상제님께서 "아이고, 호연이 죽었겄다, 죽었겄다. 벌써 물 켜서 죽었겄다." 하시며 애태게 발을 구르시니
5. 사람들이 갖가지 그릇을 가져와 물을 품어 내고, 그릇이 없는 사람은 신을 벗어서라도 퍼내는데 그 가운데 몇 사람이 호연을 찾으려고 물로 뛰어들거늘
6. 상제님께서 "너희들 들어가야 소용없다. 다 비켜서라." 하시니라.
7. 호연이 이를 지켜보기가 민망하여 '나 여기 있다.'고 소리치려 하니
8. 상제님께서 발을 쿵 내딛으시며 그러지 말라는 눈짓을 보내시므로 나서지 못하니라.
5편 41장
한강 다리 축조 공사
1. 상제님께서 구례에 계실 때 하루는 형렬과 함께 누워 계시다가
2. 문득 "서울을 보려느냐? 한강에 다리 하나로는 시원찮으니 필경 둘이 더 생길 것이다.
3. 여러 사람이 죽으리라. 그러니 더 놓아야 하리라." 하시며 교량 건설 공사를 행하시니라.
앉아서 우주촌을 보는 영상문화 공사
4. 상제님께서 다시 "내일은 한강으로 굿 구경 갈거나?" 하시니
5. 호연이 "여기 앉아 있는 사람이 거기까지 어떻게 구경을 가요?" 하니라.
6. 이에 상제님께서 "무당들이 춤추는 것 보러 가자! 지금 삼청동에서 굿한다." 하시거늘 호연이 "아이고, 나는? 나도 따라가야지." 하니
7. 말씀하시기를 "나 가는데 너 안 가리라고. 우리, 가고 말고 할 것 없이 여기 앉아서 보자꾸나!" 하시매
8. 눈앞에 골목과 점방들이 쏜살같이 지나가더니 어느새 무당이 다리 밑에서 굿하고 있는 장면이 보이더라.
9. 호연이 어리둥절하여 "여기가 어디야?" 하니 "네가 구경시켜 달라 하지 않았느냐. 여기가 서울 삼청동이다.
10. 양반집이라 집에서 굿을 할 수 없으니 여기서 하는 것이란다." 하시거늘
11. 많은 사람들이 둘러서서 무당이 머리에 시루를 얹고 춤추는 광경을 구경하고 있더라.
12. 한참 후에 구경하던 이들 가운데 몇몇이 돈을 내어 무당에게 주니 이번에는 돈을 탁배기에 묻혀 얼굴에 붙이고 춤을 추거늘
13. 상제님께서 크게 웃으시며 "돈 둘 데가 그리고 없어서 낯판대기에 돈을 붙이느냐?" 하시매 문득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라.
14. 이에 호연이 "나 심심하면 보게, 어떡하면 보이는지 그것 좀 가르쳐 줘요!" 하니 "이제 크면." 하고 그저 웃으시니라.
5편 42장
평양에서 집행하신 문명이기 공사
1. 상제님께서 평양에 오랫동안 머무르시며 종이를 비비고 찢어서 별의별 것을 다 만들어 문명이기 공사를 보시니
2. 비행기를 만들어 날려 보내시고 배도 만들어 물에 띄우시고, 온갖 짐슴도 만드시니라.
3. 한번은 심지를 비벼서 자전거를 만드시어 저만큼 타고 가시거늘
4. 형렬이 따라해 보나 발로 밟기만 하면 즉시 구겨져 바닥에 붙어 버리더라.
5. 상제님께서 이렇게 만드신 것들은 먼저 물을 떠다 놓게 하시고 모두 태우시어 그 재를 물에 풀어 넣으시니라.
6. 하루는 사람들을 데리고 물가에 가시어 만드신 것들을 띄우시며 물 위에 넙죽 엎드리시니 금방 어디로 가고 안 계시거늘
7. 사람들이 모두 떠내려가신 줄 알고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지는데
8. 한참 만에 저쪽 물속에서 "애들아!" 하고 손짓하며 나오시니 성도들은 무슨 뜻인지 도무지 알 수 없더라.
9. 하루는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장차 하늘에 쇳덩어리가 둥둥 떠다니리라." 하시니라.
5편 43장
공주에서 태전으로 가시며 공사 보심
1. 공주의 한 주막에서 아침진지를 드시고 태전으로 향하실 때 어느 곳에 이르시니 하얀 차돌만 사방에 널려 있거늘
2. 차돌을 주워 주머니에 가득 넣으시고는 "아이고, 우리 호연이는 어디다 넣어 갈까? 주머니에는 돌을 넣었는데..." 하시며 형렬의 주머니에 돌을 옮겨 담으시니라.
3. 이어 차돌 두 개를 꺼내어 서로 부딪히시니 불이 번쩍번쩍하거늘
4. 형렬에게도 '해 보라.' 하시므로 형렬이 그대로 하니 역시 불이 번쩍이더라.
5.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부시치는 것 이름을 부르라." 하시니 형렬이 "부싯돌입니다." 하거늘
6. 다시 돌을 가리키시며 "이것은 무엇인가?" 하시매 "차돌입니다." 하고 대답하니라.
7. 이에 상제님께서 "그렇게밖에 안 되느냐?" 하시니 "그렇게밖에는 안 됩니다." 하거늘
8. "우리가 배우는 것이 무엇이냐? 차돌은 OO이고, 번쩍거리는 것은 OO이고, 불은 OO이고..." 하시며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는데 호연은 그 말씀의 뜻을 잘 알지 못하니라.
5편 44장
서울 안암동에서 대공사를 보심
1. 상제님께서 형렬과 호연을 데리고 서울 안암동에서 오랫동안 머무르시며 대공사를 행하시니라.
2. 하루는 밖에 나가시어 일시에 동네를 다 없애시고 텅 빈 들을 여기저기 천천히 돌아다니시거늘
3. 호연이 "뭣 하러 이러고 어정어정 댕겨요?" 하고 여쭈니
4. 상제님께서 "가만있거라. 너도 먹고살 구슬 하나 주워라. 돌아댕겨라, 돌아댕겨." 하시니라.
5. 이에 호연이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아도 구슬을 찾지 못하거늘
6. 상제님께서 "나는 뭣 줬는가 봐라." 하시므로 호연이 "뭣 주었어요?" 하며 돌아 보니 돌과 막대기 하나를 손에 드렸더라.
7. 상제님께서 "너는 보물 하나 주웠냐?" 하고 물으시거늘 호연이 "보물이 뭣이래요?" 하니
8. 상제님께서 "아이고나! 내가 저런 멍청이를 데리고 댕겨!" 하시니라.
9. 이에 형렬이 "그러니 데리고 다니지요. 무엇을 다 알면 우리가 데리고 다닐 수가 있습니까." 하니
10. 상제님께서 "그려, 그것은 그려. 네가 아는 체라도 했다가는 더 못써야.
11. 그러니 아주 모른 듯이 해라. 그래야 한 가지라도 배우는 것이 있지." 하시니라.
5편 45장
내 재주를 봐라
1. 점심때가 되어 상제님께서 "밥 먹자!" 하시니 호연이 "밥도 없이 밥 먹으라 하네." 하거늘
2. 상제님께서 "내가 거짓말하는 줄 아느냐? 돌아다봐라!" 하시니라.
3. 이에 호연이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밥상이 차려져 있거늘 신기하고 좋아서 "아까 막대기가 밥이 되었네. 돌은 반찬이 되었나?" 하니
4. 상제님께서 "돌이 반찬이 될 리가 있냐?" 하며 놀리시니라.
5. 이에 호연이 "그러면 어떻게 이렇게 되어? 금방 웬 집이 이렇게 되었댜, 또?" 하고 촐랑거리는지라
6. 상제님께서 "얼른 먹고 일어나거라." 하시며 호연의 입에 밥을 자꾸 넣어 주시거늘
7. 호연이 목이 메어 "안 넘어가는데 자꾸 퍼 넣으면 어째, 숨막혀 죽으라고?" 하며 투덜대니
8. 상제님께서 솓가락으로 물을 한 모금 떠 넣어 주시며 "갑갑하냐?" 하고 등을 토닥여 주시니라.
9. 호연이 여전히 궁금한 마음에 "금방 내 이 숟가락은 어디서 나고 밥그릇은 어디서 났어요?" 하고 여쭈거늘
10. 상제님께서 "그러니 내 재주를 봐라." 하실 뿐 일러 주지 않으시더니
11. 호연이 밥을 배불리 먹고 나매 상제님께서 그릇을 포개 놓으시며 "저리 옮겨 앉아라." 하시니라.
12. 이에 호연이 자리를 옮기려고 비척거리는데 상제님께서 목덜미를 잡아 순식간에 한쪽으로 옮겨 놓으시거늘
13. 호연이 앉았던 자리를 돌아보매 그릇이 하나도 없는지라 "어, 그릇이 없네?" 하며 놀라서 상제님을 쳐다보니 "임자가 가져갔구나!" 하고 웃으시니라.
14. 어떤 때는 음식을 다 드시고도 반찬이 남으면 "이것을 내버리기도 아깝고 어디 두었다가 나중에 먹으면 하겠는데 들고 다닐 수가 없으니 못쓰겠다, 도로 주어야지." 하며 돌려보내시고
15. 때로는 "갖고 가자!" 하시며 호연에게 "네가 보관해라." 하시는데
16. 그럴 때면 호연이 "아이고, 난 싫어요. 나는 내 몸뚱이도 귀찮스러워." 하며 마다하니라.
상청동에서 호연을 씻겨 주심
17. 하루는 형렬에게 "삼청동에 가서 호연이를 씻기고 오라." 하시니 형렬이 머뭇거리며 가지 않거늘
18. 상제님께서 몸소 호연을 삼청동에 데리고 가시어 맑은 물로 깨끗이 씻겨 주시니라.
내가 저울이지
19. 하루는 상제님께서 밖에 나가셨다가 남색 꽃신을 사 오시어 호연에게 흔들어 보이시며 "네 선물 사 왔다!" 하고 흐뭇하게 말씀하시니
20. 호연이 내심 좋으면서도 "어디... 발에 딱 맞으면 내 마음에 들고, 그렇지 않으면 싫어." 하며 신을 신어 보내 맞추기라도 한 듯 발에 딱 맞거늘
21. 상제님께서 "내가 저울이지." 하며 웃으시니라.
5편 47장
김병욱을 구해 주심
1. 이 때 상제님께서 남원으로 병욱의 거처를 찾아가시어 "빨리 나오라." 하시니 병욱이 문밖으로 나오거늘
2. 받은 세금을 주인에게 맡기게 하시고 병욱을 데리고 서둘러 남원성 밖으로 나가시니 병욱은 그 까닭을 모르더라.
3. 이어 상제님께서 병욱에게 명하시어 가죽신을 짚신으로 바꾸어 신게 하시고
4. 큰길을 피해 밭두렁과 언더, 골짜기로만 걸어 한 주점에 들어가 점심을 잡수신 뒤에
5. 다시 10여 리를 걸어 병욱의 선산 밑에 이르시어 "선조의 묘가 있는 곳이 어디냐?" 하고 물으시니
6. 병욱이 "이곳입니다." 하고 대답하거늘 이윽고 묘소에 이르니 날이 이미 저물었더라.
7. 상제님게서 물으시기를 "혈명이 무엇이냐?" 하시니 병욱이 "와우형이라 합니다." 하고 대답하거늘
8. 말씀하시기를 "그러면 소 울음소리를 들어야 참이 되리라." 하시고 앉아 기다리시는데 얼마 후 산 아래에서 소 울음소리가 들리는지라
9. 병욱이 "소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하니 "먼 데서 들리는 것은 소용없느니라." 하시니라.
10. 잠시 후에 한 사람이 소를 끌고 묘 앞을 지나가니 소가 크게 울거늘
11. 말씀하시기를 "혈음이 이미 동하였도다." 하시니라.
12. 그 길로 병욱의 선산 재실에 들어가 하루를 쉬시고 다음 날 산지기에게 명하여 "남원에 가서 형편을 살펴 오라." 하시니
13. 산지기가 곧 남원에 다녀와 아뢰기를 "서울에서 수많은 순검들이 내려와 병욱을 찾습니다." 하매 병욱이 비로소 크게 두려워하더라.
5편 48장
진실로 하느님이시로다
1. 이튿날 가마를 준비하여 여자가 탄 것처럼 꾸미게 하신 뒤에 병욱을 태우고 전주 상관에 이르시어 병욱에게 일러 말씀하시기를
2. "네가 먼저 서원규의 집에 가서 자세히 살피라. 내 곧 뒤따라가리라." 하시니라.
3. 병욱이 원규의 약방으로 들어가니 원규가 크게 놀라며 말하기를 "자네 어떻게 사지를 벗어났으며 이토록 위험한 땅에 들어왔는가?
4. 자네 집안에서는 너무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통지할 겨를이 없어 어찌할 줄 모르고 다만 근심으로 지낼 따름이라네." 하거늘
5. 병욱이 그 자세한 경과를 들으니 순검대가 전주를 떠나 남원에 이른 때와 자신이 상제님을 따라서 남원을 벗어난 때가 겨우 한두 시간 차이인지라
6. 크게 감복하여 말하기를 "선생님은 진실로 하느님이시라!
7. 만일 선생님께서 구하지 않으셨다면 내 어찌 사지를 벗어났으리오." 하니라.
5편 49장
나를 믿고 근심을 풀어 버리라
1. 순검대가 남원에서 병욱을 찾지 못하매 다시 전주로 돌아와 크게 수색하거늘
2. 병욱이 심히 두려워하며 원규의 약방이 서천교 사거리에 있어 안전하지 못할 것을 근심하니
3. 상제님께서 이르시기를 "모든 일에 나를 믿고 근심을 풀어 버리라. 내가 장차 너의 환란을 끌러 주리라." 하시니라.
4. 이로부터 병욱이 원규의 약방에서 오랫동안 머무는데 아는 사람의 출입이 없고
5. 매양 저녁 무렵이면 상제님께서 병욱을 데리고 거리에 나다니며 소풍하시고 주막을 임의로 왕래하며 술을 드시되 한 번도 아는 사람의 눈에 띄지 않으니라.
6. 또 어떤 때는 거리에서 병욱의 이름을 크게 부르시니 병욱이 당황하여 모골이 송연한 때도 많으니라.
7. 그 후 병욱을 장흠해의 집으로 옮겨 거처하게 하시니라.
5편 50장
일본을 서양 세력을 몰아내는 큰 일꾼으로 세우심
1. 이 때 상제님께서 병욱에게 물으시기를 "일본과 러시아가 조선의 허약함을 틈타 서로 세력 다툼을 하는데
2. 조정에서는 당파가 나뉘어 누구는 일본과 친선하려 하고 누구는 러시아와 결탁하려 하니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하시니
3. 병욱이 대답하기를 "인종의 차별과 동서양의 구별이 있으니 일본과 친선하고 러시아를 멀리함이 옳겠습니다." 하거늘
4. 말씀하시기를 "네 말이 옳으니라. 이제 만일 서양 사람의 세력을 물리치지 않으면 동양은 영원히 서양에 짓밟히게 되리라.
5. 그러므로 서양 세력을 물리치고 동양을 붙잡음이 옳으니 이제 일본 사람을 천지의 큰 일꾼으로 내세우리라." 하시니라.
6. 또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의 화액을 끄르기 위하여 일러전쟁을 붙여 일본을 도와 러시아를 물리치려 하노라." 하시니
7. 성도들이 그 말씀을 믿지 않고 서로 이르기를 "한 사람의 액을 끄르기 위해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을 붙인다 함도 그렇거니와
8. 약소한 일본을 도와 천하에 막강한 러시아를 물리친다 하심은 더욱 터무니없는 말씀이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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