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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꽃동네성모노인요양원에서 진행된 웰다잉 교육에 참석한 한 주민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프로그램 중 '즐거웠던 기억'에 대해 쓰고 있다. | '잘 먹고 잘 사는 것'. 현대인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웰빙, 즉 참살이와 함께 최근 중요하게 조명 받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웰다잉(well dying)'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잘 죽자'는 것인데 인간답고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하자는 것이 웰다잉 운동의 배경이다.
4일 꽃동네성모노인요양원(원장 정혜자 베드로 수녀, 옥천읍 매화리 소재)은 30여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웰다잉 교육을 펼쳤다. 충청북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이번 교육은 죽음과 관련한 강의와 함께 유언장, 자서전 쓰기, 바람직한 장례법 등에 대한 내용으로 오는 10월까지 총 14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첫 교육에 참석한 주민들은 차분하지만 뜨거운 열기로 2시간의 교육에 집중했다.
이번 교육을 기획한 꽃동네성모노인요양원 남현정 사회복지사는 "점점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는 추세에서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는 생각에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이곳에서 죽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벗고 존엄한 죽음을 함께 준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웰다잉은 곧 웰빙
'죽음'은 어느 문화권에서나 터부시 되는 것 중 하나. 하지만 의료 기술 발달과 노령 인구의 증가로 결코 피하기만 해서는 안 될 문제가 됐고 최근 존엄사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 등으로 웰다잉, 존엄한 죽음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중고등학교에서도 웰다잉 교육을 실시하고 있을 정도로 죽음의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수준. 웰다잉을 단순한 장례 의식 정도로 생각하는 등 이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도 많은 편이다.
웰다잉 전문가들은 진정한 웰빙은 '살아있는 동안'만이 아니라 '죽음의 순간'까지도 포함한다고 말한다. '잘 죽는 것'이 '잘 사는 것'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대전 웰다잉 연구소(소장 남용훈) 신교남 강사는 "웰다잉은 입관체험, 유언장 남기기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웰다잉이 죽음에 대한 준비만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살아있는 동안을 더 가치있게 살자는 의미라는 것.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며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르기 때문에 살아있는 동안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단순히 보험 상품에 가입하거나 유언장 남기기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 강사는 "살아오면서 겪었던 일들과 느꼈던 감정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며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속에서 오는 용서와 화해 뒤에 진정한 웰다잉을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웰다잉 교육은 죽음에 대한 강의와 장례절차 안내, 유언장 작성 뿐 아니라 상담과 심리 치료를 병행해 진행된다. 신 강사는 "마음에 상처와 분노가 있는 상태에서 웰다잉은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며 "가족이나 친구 등 평소 주변 사람들과 많이 대화하고 속내를 풀어놓는 것이 웰다잉의 첫 걸음이며 이것이 곧 웰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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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꽃동네성모노인요양원에서 진행된 웰다잉 교육에 참석한 주민들이 손뼉치기 등의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