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도록 아펐다. 쉴 새 없이 울어대는 이름모를 산새 가끔 소쩍새의 구슬픈 울음이 들리고 스산하게 몰려 다니는 바람에 나뭇잎과 수풀의 움직이는 소리가 凄然하기 그지 없다.
텐트 밖에 서성이던 바람이 와락 텐트를 향할 때는 마치 태풍이 온것 처럼 사정 없이 흔들어 된다. 비가 오나 보다 落水 소리가 요란하다 밤은 모든걸 감싸주면서 다른 모든 걸 풀어 주기도 하나보다
새벽녁 찬찬히 주위를 둘러본다 黎明 참 좋아하는 단어다. 마치 타향을 떠돌다가 어머니 품 처럼 아늑하고 정겨움을 들어내어 나를 반겨 주는 것 같은 몽환적인 이 분위기는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다
틈 역시 놓치지 않아 그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 오는 빛
밖으로 나와보니 비는 오지 않았다 밤새도록 텐트 지붕을 두드렸던 소리는뭘까? 밤새도록 조잘거리며 쉼 없이 몰려 다니던 바람도 잔잔해 지고 산 뒤로 점차 밝아 오는 하루가 맑고 상쾌한 공기를 흠뻑 마시면서 시작된다.
불을 켜고 그리드를 올리고 식빵을 굽는다 캠핑 하면서 먹는 토스트는 각별하다 잼을 바르고 케냐AAA 원두를 내리고 酸味가 풍부한 이 원두는 즐거움이다.
의자에 몸을 맡긴 채 바라보는 나무와 꽃 풀 이웃의 텐트 산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면 더 없이 평화롭고 아는하기까지 한 이곳이 천국일 것이다.
주섬주섬 배낭을 꾸리고 배낭이라야 달랑 콜라 한 병
휴양림에서 신탄리역 가는 길은 경사가 꽤 가파르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내리막을 걷는 기분은 산 정상을 정복 한 후 하산길의 그 기분 같아 좋았다. 길가에 피어 있는 형형색색의 꽃 며칠 전에 걸었을 때 이곳엔 사방을둘러 보아도 산 벚꽃 천지였다. 꽃잎은 다떨어지고 그 자리에 작은 열매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길 옆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벚꽃을 대신 하는양 새초롬이 피어 있다.
하늘은 적당히 흐리고 바람도 적당하다. 이 정도의 날씨면 걷는데 최고의 날씨다. 기온도 적당하고 그러기에 땀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1. 철마는 달리고 싶은데
역고드름을 조금 지나면 경기도와 강원도의 道界가 나온다. 전에는 자전거 인증 하는 스팸와 평화누리길 스탬프함만 있었는데 살짝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리를 지나 강원도로 들어서면 아무것도 없었는데 정자고 있고 길 안내 표지판이 제법 여러개 있다.
잠시 지도를 들여다 보면서 오늘 걸을 길에 대한 정보도 얻고 운동화 안으로 자꾸 들어오는 모래도 털어내고 양말도 다시 신고 태양광이 설치 된 곳을 지나 산 아래 터널로 이어진 철로를 바라본다. 늘 느끼는 거지만 철원이나 파주에서는 다른 곳 보다 벼 농사가 빠르다. 벌써 논에 물을 가두었고 어느 논은 모내기를 끝낸 곳이 있다.
얼마전 12코스를 따라 걸을 때 어느 비닐하우스에서 모판 작업을 하길래 한참을 구경을 했었는데 여기는 연천 보다 더 윗쪽인데 모내기를 끝낸 곳이 있다.
2. 백마고지
코로나 시국 전 어느 겨울에 신탄리역에서 시작 해서 노동당사 백마고지 백마고지역 까지 걸었다.
그때는 이길이 이렇게 잘 되어 있지 않았다. 해서 도로변을 따라 빙 돌아서 노동당사 까지 걸었다. 노동당사에서 백마고지 까지 백마고지역에서 동두천 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 귀가 했었다.
오늘은 자전거길을 따라 걸어서 소이산을 지나 철원역사문화공원까지 걸을 예정이다.
논 사이로 잘 정리 된 농로를 자전거길로 한 것 같고 그 자전거길을 강원도 평화누리길 1코스가 펼처진다.
잘 정돈 된 논 사이로 천천히 걸어 본다 길 섶엔 작은 제비꽃이 한참이다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이곳의 제비꽃 색은 너무 예쁘다. 이렇게 선명한 보라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민들레도 토끼풀 꽃도 이팝나무도 대추꽃도 겹 벚꽃도 색깔이 너무 선명해서 지날 때 마다 넋을 놓고 바라본다.
논에 써레질을 하는지 트랙터가 연신 움직인다 예전에 소를 앞세워 농사일을 하던 모습은 오간데 없고 윙윙 엔진 소리만 요란하다 혹여 새참은 드시지 않을까 하고 두리번 거려도 트랙터 혼자 열심히 오가고 그 사이로 두루미 두 마리가 고즈넉하게 앉아 있다.
소이산을 알리는 이정목이 보인다 약간의 오르막이 시작되고 고개를 넘어 소이산 등산코스 입구를 지나 철원역사문화공원에 도착. 오늘의 도보는 여기서 마무리 하고
철원역에 가서 소이산 정상까지 가는 모노레일에 탑승.
참 잘 만들어 놓았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까지 모노레일을 이용해서 정상에 올라 평상시에 우리가 잊고 있었던 분단의 아픔을 오롯이 들여다 볼 수있게 해서 더 없이 좋았다.
모노레일은 생각 보다 느리게 움직인다. 경사도가 70도 이상 되느 곳도 거침없이 오르다 보면 정상에 도착. 약 10여분만 걸어 올라가면 전망대에 도착 한다.
그곳에 가면 해설사 분이 친절하게 철원의 近現代史에 대해 친철하게 설명을 한다.
漠然하게나마 알고 있었던 지식에 더함을 갖게 해준다. 예전에 걸어 갔던 도로가 민통선(민간이통제 구역) 이였다고 왼쪽으로 보이는 마을이 예전에 정책적으로 만들어진 민통선 마을이라고.
마을 너머로 보이는 백마고지 이 땅을 守護하려고 수 많은 젊은이들이 목숨 바쳐 싸웠던 곳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전쟁 때 참담했을 그 당시 상황에 대해 잠시 생각 한다.
3. 철원
철원은 한 때 유동인구가 하루에 십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당시 철원역의 역무원은 서울역 역무원들보다 많았다고 한다. 철원이 얼마나 잘 나가던 고장이었는지 단편적으로 설명이 된다. 이제 그 흔적만이 남아 있어 흔적을 찾아 눈길을 이리저리 돌리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곳도 얼마전 까지만 해도 손쉽게 들어올수 없는 곳이었다. 곳곳에 군인들이 검문검색을 했고 ...
모노레일 승차권을 구입하면 철원 상품권을 준다. 공원내에 있는 식당에 들러 점심식사를 하고 상품권과 카드로 결재. 생각보다 음식이 깔끔하고 맛있다.
공원에는 철원역 우체국 병원 약국 학교 은행 기와집 너와집 초가집 양품점 다방 등을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아서 볼거리를 제공 한다. 4. 고대산자연휴양림
시원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신탄리역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늘 그렇지만 걷고나서 돌아가는 길에 버스를 타면 대략 20~30분 사이에 도착하는 시간이 허무하기 까지 하다 힘들여 몇 시간을 걸었던 길이 단 몇 십분만에 되돌아 가다니.
신탄리역에 내려서 자연휴양림까지 가는 길은 휴양림 중간지점 부터 거리는 짧지만 심하게 오르막이다. 어제 15kg 배낭을 메고 올라 갔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어제 도착 해서 지 보았던 휴양림 이미지와 지금의 모습은 確然하게 다르다 어제는 힘이 들어서 제대로 못 보았는데 오늘은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눈에 들어오는 풍광이 제법 많다.
멋 모르고 평화누리길 첫 발걸음을 12코스 부터 시작이었다. 논에는 모심기가 한창였던 그 시기에 마포 친구를 태우고 백마고지 역사에 주차 후 반대로 걷는다. 주변 역고드름역도 지나고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녹슨 표지판을 지나 노란 금계국이 끝없이 펼쳐진 농로를 따라 걷고 열차가 멈춘 신망애역 등등 고대산을 넘을 즈음 에 소낙비에 우산은 쓰나마나고 임도의 진흙탕에 빠져가며 마지막 종점까지 생쥐꼴이 된채로 마치면서 콜택시에 지친 몸을 싣고 대광역에서 탄 버스는 출발지인 백마고지역 하차 후 주섬주섬 간식 대충 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그날 무려 28km 도전성공.
첫댓글 혼자서 캠핑 하는 멋진 시우쌤~
장문의 글로 경험을 올려 주셔서 저도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
우리 3명은 오늘 팜플로냐에 들어와 영선쌤이 만들어 주신 라면 스프 넣고 간한 스파게티를
정말 맛나게 먹었답니다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
앗...
댓글도 달아 주시고 고맙습니다.
머릴서 응원 열심히 하고 있어요.
건강하게 무사하게 귀국 하시길요
멋 모르고 평화누리길 첫 발걸음을 12코스 부터 시작이었다. 논에는 모심기가 한창였던 그 시기에 마포 친구를 태우고 백마고지 역사에 주차 후 반대로 걷는다. 주변 역고드름역도 지나고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녹슨 표지판을 지나 노란 금계국이 끝없이 펼쳐진 농로를 따라 걷고 열차가 멈춘 신망애역 등등 고대산을 넘을 즈음
에 소낙비에 우산은 쓰나마나고 임도의 진흙탕에 빠져가며 마지막 종점까지 생쥐꼴이 된채로 마치면서 콜택시에 지친 몸을 싣고 대광역에서 탄 버스는 출발지인 백마고지역 하차
후 주섬주섬 간식 대충 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그날 무려 28km 도전성공.
사진 멋집니다...^^
12코스에서 좀 더 걸으셨군요.
요즘 부주의로 무릎 골절로 치료 중 걷기의 간절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