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광이 구십일인데
꽃볼날이 몇날이며
인생이 백년인데
소년행락이 몇핼런고
아마도 화장춘인장수는
도양란인가 하노라 ... 작자미상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는 길목에서 아쉬움도 있지만
맑은 가을날처럼 상쾌한 걷기였습니다.
오늘 걷기는
대전역 광장 꽃시계 앞에서 시작했다.
대전역 지하가 약속장소 잡기에 좀 복잡한 관계로...
대전역은 갈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활기차다. 설레인다.
사연들이야 다 다르겠지만
사람들 표정에서 희망, 자유 뭐 이런것들이 느껴져서 좋다.
동광장쪽으로 가기위해 대합실을 지나는데
가락국수집이 눈에 들어온다.
배낭에 김밥은 한줄 있지만
이왕 대전역에서 출발이니 가락국수 한그릇씩 먹고 출발하기로...
고춧가루 팍팍 넣고...
선선한 공기에 차가워진 몸이 확 풀리면서 이마에 땀이...
대전역 서광장에서 동광장으로 넘어가는 통로에서 볼수 있었던
플렛폼의 모습은 공사관계로 볼 수 없어서 좀 아쉬웠고...ㅠ
근대건축물로 지정된 철도 보급창 건물과
새로 지어진 철도공사의 높은 빌딩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이곳 소제동 지역은 대전역이 들어서기 전 까지만 해도
<소제호>라는 규모도 크고 풍광도 멋진 방죽이 있었다고 한다.
그 소제호를 매우고 지금의 대동천을 만들어 물길을 돌리고...
그 위에 대전역과 철도관사촌 등을 짓고...
오늘 걷기에서 처음 방문하는 곳은 철도관사촌 지역인데...
골목들을 찾아 걷는 재미가 솔솔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석류나무꽃이 오래된 집들과 어울려 정감있게 느껴졌고...
나무 전봇대며 깨진 유리병 담장 등등... 시간을 돌려 놓은 듯한 모습들이다.
관사촌 골목을 빠져 나오면
소제호를 매우고 일직선으로 만들었다는 대동천변 양쪽으로
소제동 벽화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일부러 찾을 정도는 아니지만 산책하면서 벽화들을 만나니 걷는 기분이 한결...
철갑교 옆으로 소제동 돌장승을 만난다.
모습은 좀 초라한데...
마을에서 장승으로 모실 때는 그럴만한 의미가 있는 장소였을 것인데...??
예전에는 흔히 보던 목욕탕의 높은 굴뚝도 이색적으로 보이니 세월이 ...
자양초등학교와 우송중고교 사잇길을 걸어서 우송대학교 서캠퍼스로 들어섰다.
우송대는 몇 번 걸을 기회가 있었는데...
교내에 이런 돌탑이 있는건 처음 알았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그동안은 늘 시계방향으로 돌다가 오늘은 반시계방향으로 돌아서 시선의 변화 때문인듯...
오늘의 교훈!!!
타성에 젖지 말고 늘 새로움으로...ㅎㅎ
운동장을 유턴지점으로 해서 돌면
철도 물류관 앞으로 철길 조형물 하나 ...
제목: 철마는 달리고 싶다?? ...ㅋㅋ
체육관 옆문으로 우송대를 나와서 다시 소제동쪽으로 걷다가
지금은 영업중지 상태인 듯한 주점? 옆 골목으로 들어서면 (지붕아래 주전자들이 보이시죠?ㅋㅋ)
대성여중,고 담장을 오른편으로 해서 쭉 걷는 길이다.
십자가하면 밤중에 시뻘건 모습이 나에게는 각인되어 있는데...ㅠ
여학교답게 참 여성스럽고 단정한 십자가도 하나 보인다.
이 지역은 소제동 벽화마을로 소개되었는데...
마을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우리처럼 산책 나온 사람들에게 지루하지 않은 골목 정도?
그것도 잘 찾아 들어가야지(미화4길과 6길) 벽화 몇점 구경할 수 있다는... ㅠ
다시 가제교로 와서
대동천 하상자전거도로로 내려와서
돌다리도 건너고...
출발할 때 걷지 않은 반대편 대동천변길을 따라서 벽화거리를 걸어서 도착한 <대전전통나래관>
오늘의 풍류장소이다.
이곳 나래관은
풍류를 화두로 잡고 공부해온 나에게는 하늘이 내려준 선물과도 같은 곳이다.ㅎㅎ
170석 규모의 공연장은 전문 공연자들에게는 여러 가지 부족하겠지만
공연 역시 사랑방 풍류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온 나에게는 활용도가 200%인 안성맞춤!!!
대관료도 저렴하고...
이 곳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옥상이다.
저층 건물들만 있는 곳에 우뚝 솟아있어서
식장산, 보문산 멀리 계룡산까지 조망이 아주 좋다.
그리고
찾는 이가 별로 없어 마음 놓고 풍류할 수 있는 우리들만의 쉼터라고나 할까?
그늘이 없어서 한여름 낮에는 오래 머물기가 힘든 단점은 있지만...
어떻든 앞으로 두고두고 잘 활용해볼 생각이다.
상설전시관에는 무형문화재들의 작품들이 항시 전시되어 있어서 한번 들려볼만하다.
걷기를 파하고 집에 들어오니 12시 정각이다.
다음 걷기풍류는
6월 18일(일)로 대전역에서 다시 출발할 예정이다.
이번주가 대전역에서 서쪽으로 걸었다면 다음 걷기는 동쪽으로 걸어볼까 한다.
대전의 원도심 탐방이라고나 할까?
첫댓글 이번 걷기에도 함께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올려 주신 사진을 통해 대전의 또다른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정말 대전에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네요.
저도 걷기코스 개발하며 대전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고 있답니다.ㅎ
공식적으로 걷기 시작한 후로도 홀자 걸을 때가 더 많았는데...
이번걷기에는 동행이 있어서 더 즐거웠습니다.
이교관님과도 언제가 데이트할 날이 오겠지요?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