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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詞]: 고기잡이 떠나는 광경
앞개에 안개걷고 뒷 뫼에 해 비친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밤물은 거의지고 낮물이 밀어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강촌(江村)의 온갖 곳이 먼 빛이 더욱 좋다
◈앞 포구에 안개가 걷히고 뒷산에 해가 비친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밤물(썰물)은 거의 빠지고 낮물(밀물)이 밀어온다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강촌의 온갖 꽃이 멀리서 보니 더 좋게보인다
날이 덥도다 물 위에 고기떳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 갈매기 둘씩 셋씩 오락가락 하는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낚대는 쥐어있다 탁줏병(濁酒甁)실었느냐
◈날이 덥도다 물 위로 고기가 떠 올랐다
닻을 들어라 닻을 들어라 갈매기 둘씩 셋씩 오락가락 하는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낚싯대는 잡고있다 탁주병은 실었느냐
동풍이 건듯부니 물결이 고이인다
돛 달아라 돛 달아라 동호(東湖)를 돌아보며 서호(西湖)로 가자스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앞 뫼히 지나가고 뒷 뫼히 닥아온다
◈동풍이 건듯 불어오니 물결이 곱게 일어난다
돛 달아라 돛달아라 동쪽호수를 돌아보며 서쪽호수로 가가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앞 산이 지나가고 뒷 산이 닥아온다
우는것이 뻐꾸기가 푸른 것이 버들숲가
이어라 이어라 어촌(漁村) 두어집이 냇속에 날락들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말가한 깊은 소(沼)에 온갖 고기 논다한다
◈우는것이 뻐꾸기인가 푸른것이 버들 숲인가
노 저어라 노 저어라 어촌의 두서너집이 안개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노니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맑고 깊은 강물속에 온갖 고기가 논다한다
고운볕이 쬐었는데 물결이 기름같다
이어라 이어라 그물을 넣어두랴 낚시를 놓을 일가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탁영가(濯纓歌)의 흥이나니 고기도 잊을노다
◈고운 볕이 쬐었는데 물결이 기름같이 반짝인다
노 저어라 노 저어라 그물을 던져볼까 낚싯줄을 내려볼까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어부가의 흥이나서 고기잡이도 잊을지경이다
석양이 비꼈으니 고만하고 돌아가자
돛지어라 돛지어라 안류정화(岸柳汀化)는 굽이굽이 새롭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삼공(三公)를 부를소냐 만사를 생각하랴
◈석양이 산에 기대어 비스듬이 비추니 그만하고 돌아가자
돛을 내려라 돛을 내려라 강가의 버들과 풀이 굽이굽이 새롭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삼공(권세)이 부러울소냐 만사를 잊을것 같도다
방초(芳草)를 밟아보며 난지(蘭芷)도 뜯어보자
배 세워라 배 세워라 일엽편주(一葉片舟)에 실을것이 무스것가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갈제는 내 뿐이요 올 제는 달이로다
◈방초(고운풀)도 밟아보고 난초 지초도 뜯어보자
배 세워라 배 세워라 좁고 작은배에 실을것이 무엇이 더 있겠는가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갈때는 안개뿐이더니 올때는 달이떳구나
취하여 누웠다가 여울 아래 내리려도
배 매어라 배 매어라 낙홍(落紅)이 흘러오니 도원(桃園)이 가깝도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세홍진(人世紅塵)이 얼마나 가렸나니
◈취하여 누워있다가 옅은 강물에 내리려하니
배 매어라 배매어라 꽃잎이 떨어져흘러오니 무릉도원이 가까운듯 하다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인간의 티끌이그 얼마나 내눈을 가리웠느냐
낚싯줄 걸어놓고 봉창(逢窓)의 달을 보자
닻 지어라 닻 지어라 하마 밤 들거나 자규(子規)소리 맑게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남은흥(興)이 무궁하니 갈길을 잊었단다
◈낚싯줄을 걸어놓고 봉창의 달을 보자
닻을 놓아라 닻을 놓아라 벌써 밤이 깊었는지 소쩍새 울음소리 처량하게 난다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남은흥이 무궁하게 남았으니 갈길을 잊었단다
내일이 또 없으랴 봄밤이 몇 덧새리
배 붙여라 배 붙여라 낚대로 막대삼고 시비(柴扉)를 찾아보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부의 생애는 이렁구리 지낼로다
◈내일이 또 없겠느냐 조금후면 봄 밤이 샐것을
배 붙여라 배 붙여라 낚싯대를 막대기 삼아 사립문을 찾아보자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어부의 생애는 이렇게도 지낼것 같다
[夏詞] 소박한 어부의 생활을 그려냄
궂은비 멎어가고 시냇물이 맑아온다
배띄워라 배 띄워라 낚대를 두러메니 깊은흥을 금(禁) 못할터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연강첩장(煙江疊樟)은 뉘라서 그려낸고
◈궂은비 멀어가고 시냇불이 맑아온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낚싯대를 둘러메니 깊은흥을 금하지 못하겠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안개낀강과 첩첩이 둘러선 산봉우리는 누구의 그림인가
연잎에 밥 싸두고 반찬을랑 장만마라
닻들어라 닻들어라 청약립(靑蒻笠)은 써 있노라 녹사의(綠裟衣) 가져오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심한 백구(白鷗)는 내 쫒는가 제 쫒는가
◈연잎에 밥을 싸두고 반찬은 만들지 마라
닻들어라 닻 들어라 푸른 띠풀로만든 삿갓은 쓰고있노라 도룡이는 가져왔느나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무심한 갈매기는 안개를 쫓는건가 나를 쫓는건가
마름잎에 바람나니 봉창이 서늘 ㅎ 고야
돛 달아라 돛 달아라 여름바람 정(定)할소냐 가는대로 배 시켜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북포남강(北浦南江)이 어디아니 좋을리니
◈물위에 뜨는 마름잎에 바람이 스치니 봉창이 서늘하고야
돛 달아라 돛 달아라 여름바람이 정한곳 있느냐? 바람부는대로 가자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북쪽포구와 남쪽강이 어디를 더 좋다하겠느냐
물결이 흐리거늘 발 씻다 어떠하리
이어라 이어라 오강(吳江)에 가자하니 천년노도(千年怒濤) 슬플노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초강에 가자하니 어복충혼(魚腹忠魂) 낚을세라
◈물결이 흐리니 발을 씻는다고 어떠하겠느냐
노 저어라 노 저어라 오강(伍江)에 가려하니 오자서의 시체를 강물에
던질 때 일어났던 성낸파도가 천년이나 지나도 오히려 슬프도다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초강에 가자하니 고기의 먹이가되어 고기 뱃속에 들어갈망정
결백한 충신의 절개를 더럽힐수 없다던 충절을 낚을까 두렵도다
만유녹음(萬柳綠陰) 어린곳에 일편태기(一便苔磯) 기특하다
이어라 이어라 다리에 다달거든 어인쟁도(魚人爭渡) 허물말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학발노옹(鶴髮老翁) 만나거든 뇌택양거(雷澤讓居)
효칙(效則)하자
◈버들숲 줄지어 우거진곳에 한쪽으로 낀 이끼 사이로나는 물소리가 기특하다
노 저어라 노 저어라 배를 정박하는 곳에서는 먼저 매려고 다투지마라
찌거덩 찌거덩 어기차 백발노인을 만나거든 순제의 옛일을 본받아 양보하자
긴 날이 저무는 줄 흥(興)에 미쳐 모르도다
돛 들어라 돛 들어라 뱃대는 두드리고 수조가(水調歌)를 볼러보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애내 성중에 만고심(萬古心)을 긔 뉘알고
◈긴 여름날이 저무는 줄 흥에 취해 모르고 있었구나
돛을 내려라 돛 내려라 뱃전을 두드리면서 수조가를 불러보자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오랜 세월에도 변하지않는 충성심을 누구가 알아줄꼬
석양이 좋다마는 황혼이 가깝거다
배 세워라 배 세워라 바위위에 굽은길 솔아래 비껴있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벽수앵성(碧樹鶯聲)이 곳곳에 들리나다
◈석양이 좋다하지만 황혼이 가까우니 좋아할것만은 아니노라
배를 세워라 배 세워라 바위위에 굽은길 소나무아래 비스듬히 나있다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푸른 나무숲에서나는 꾀꼬리소리 곳곳에서 들린다
모래위에 그물널고 돔 밑에 누워자자
배 매어라 배 매어라 모기를 밉다하랴 창승(蒼蠅)이 어떠하리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다만 한 근심은 상대부(桑大夫) 들을려다
◈모래위에 그물을 널어놓고 뒤집어 놓은 배 밑 그늘에 누워자자
배 배어라 배 매어라 모기를 밉다하겠느냐 쇠파리는 어떠하냐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다만 근심되는것은 소인배가 들을까 무섭도다
밤사이 풍랑을 어이 미리 짐작하리
닻 지어라 닻 지어라 야도횡주(夜渡橫舟)를 뉘라서 일렀는가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간변유초(澗邊幽草)도 진실로 어여쁘다
◈밤사이 풍랑이 일어날 것을 어찌 미리 짐작하겠느냐
닻을 놓아라 닻 놓아라 야밤에 배를 가로질러 건너는것을 누가 일러주었는가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물가의 파란풀이 정말로 곱고도 곱도다
와실(蝸室)을 바라보니 백운(白雲)이 둘러있다
배 붙여라 배 붙여라 부들부채 가로쥐고 석경(石逕)으로 올라가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옹(魚翁)이 한가(閑暇)터냐 이것이 구실이라
◈바다위에서 어부의 작은 오막집을 바라보니 흰구름이 둘러쳐 있다
배를 붙여라 배붙여라 부들로만든 부채 가로쥐고 돌길로 올라가자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어옹이 한가하더냐 이런것이 구실이로다
[秋詞] 속세를 떠나 자연과 동화됨을 나타냄
물외(物外)에 좋은 일이 어부생애 아니더냐
배 띄워라 배 띄워라 어옹(魚翁)을 웃지마라 그림마다 그렸더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사시흥(四時興)이 한가지냐 추강(秋江)이 으뜸이라
◈속세를 벗어난 깨끗한 삶이 어부의 생애가 아니더냐
배 띄워라 배 띄워라 어부라고 비웃지마라 그림마다 그려졌더라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사계절이 모두 같더냐 가을강이 으뜸이더라
수국(水國)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져 살쪄있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 만경징파(萬頃澄波)에 슬카지 용여(容與)하자
지국총 지국총 인간을 돌아보니 머도록 더욱 좋다
◈바다에도 가을이 찾아오니 고기마저 살이 쪄 있다
닻들어라 닻들어라 아득히 넓은 바다에서 마음껏 놀아보자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인간세상을 돌아보니 멀면 멀수록 더욱좋다
백운(白雲)이 일어나고 나무 끝이 흔들린다
돛 달아라 돛 달아라 밀물에 서호(西湖)요 혈물에 동호(東湖)가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백빈홍료(白瀕紅蓼)는 곳마다 경(景)이로다
◈흰구름이 일어나고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린다
돛을 달아라 돛 달아라 바람따라 밀물때 서호로가고 썰물때 동호로가자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흰마름과 붉은 여귀꽃은 가는곳마다 절경이로다
기러기 떳는 밖에 못 보던 뫼 뵈는 고야
이어라 이어라 낚시질도 하려니와 취한것이 이 흥(興)이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석양(夕陽)이 바애니 천산이 금수(錦繡)로다
◈기러기 날아가는 저편을보니 안개에 가려 못보던 산이 보이는 구나
노저어라 노저어라 낚시질도 하면서 자연에 취한것도 또한 흥이라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석양이 기우니 온 천지가 비단결 같도다
은순옥척(銀脣玉尺)이 몇이나 걸렸나니
이어라 이어라 노화(蘆花)에 불붙여 가지어 구워놓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질병(窒甁)을 기울이어 박구기에 부어다고
◈은비늘 반짝이는 고기가 몇 마리나 낚시에 걸렸느냐
노저어라 노저어라 갈대꽃에 불을 붙여 좋은것만 골라서 구워놓고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술병을 기울이여 표주박에 부어다오
옆 바람이 고이부니 달은 돛에 돌아왔다
돛 내려라 돛 내려라 명색(暝色)이 나아오되 청흥(淸興)은 멀어있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홍수청강(紅樹淸江)이 슬미지도 아니하다
◈옆바람이 곱게불어주니 다른돛에 바람이 불어와 배가 움직인다
돛을 내려라 돛내려라 저녁빛이 어두어지니 맑은 흥이 멀리있는듯 하다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붉은단풍 푸른강이 싫지만은 아니하다
흰 이슬 비꼇는데 밝은 달 돌아온다
배 세워라 배 세워라 봉황루(鳳凰樓) 묘연(杳然)하니 청광(淸光)을 누를 줄꼬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옥토(玉兎)의 찧는 약(藥)을 호객(豪客)을 먹이고자
◈하얀 이슬이 맺힌 이슬방울 위에 밝은 달이 돋아온다
배세워라 배 세워라 궁궐이 아득한데 밝은달빛을 누구를줄것인가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옥토끼가 찧는약을 풍류객에게 먹이고싶구나
건곤(乾坤)이 제공인가 이것이 어드메뇨
배 매어라 배 매어라 서풍진(西風塵) 못 미치니 부채하여 무엇하리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들은말이 없었으니 귀 씻어 무엇하리
◈하늘과 땅이 제 각각인가 여기가 어디인가
배매어라 배메어라 속세의 먼지가 못미치니 부채를 부친들 무엇하겠는가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속세의 말을 들은적 없으니 귀를 씻어 무엇하리
옷 위에 서리오되 추운줄을 모를 도다
닻 지어라 닻 지어라 조선(釣船)이 좁다하나 부세(浮說)와 어떠하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내일도 이리하고 모레도 이리하자
◈옷 위에 서리가 내려도 추운줄을 모르겠구나
닻을 놓아라 닻놓아라 낚싯배가 좁다하나 갈등하는 세상과 어찌견주리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내일도 이럴게 살고 모레도 이렇게 살자
송간(松間) 석실(石室)에 가 효월(曉月)을 보자하니
배 붙여라 배 붙여라 공산 낙엽(空山落葉)에 길을 어이 알하볼꼬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백운(白雲)이 좇아오니 여라의(女蘿衣)
무겁고야
◈소나무 사이의 작은돌집에서 새벽달을 보려고 하였더니
배 붙여라 배 붙여라 공산에 낙엽이 쌓였으니 가는길을 어찌 알아볼꼬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흰구름이 따라오니 이슬막이 풀옷이라서 무겁구나
[冬詞] 정계에 대한 작자의 근심스런 마음을 나타냄
구름 걷은 후에 햇빛이 두텁거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천지폐새(天地閉塞)하되 바다는 의구(依舊)하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가없는 물결이 깁 편듯 하여있다
◈구름이 걷힌후라 햇볕이 두텁게 내려 비치는듯 하다
배 띄워라 배띄워라 천지가 막힌듯 해도 바다는 그대로다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끝없는 물결이 비단을 펼친듯 아름답다
주대를 다스리고 뱃밥을 막았느냐
닻 들어라 닻 들어라 소상동정(瀟湘洞庭)은 그물이 언다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이때에 어조(漁釣)하기 이만한데 없도다
◈낚싯대를 손질하고 배에 물이새는 곳을 살피어 다스렸느냐
닻을 들어라 닻 들어라 중국의소상강과 동정호는 겨울에 그물이
얼지만 이곳에 그런적이 있었느냐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이 겨울에 낚시하기 이만한데가 또 없도다
옅은 갯 고기들이 먼 소(沼)에 다 갔나니
돛 달아라 돛 달아라 적은덧 날 좋은 제 바탕에 나가보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미끼곳 다우면 굻은고기 문다한다
◈얕은 곳에 살던 고기들이 겨울은 물이 깊은 먼 바다로 갔나니
돛을 달아라 돛 달아라 잠깐 날씨가 좋거든 고기 잘 잡히는데로 가 보자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미끼가 좋으면 굵은 고기가 문다고 한다
간밤의 눈갠후에 경물(景物)이 달랐고야
이어라 이어라 앞에는 만경유리(萬頃琉璃) 뒤에는천첩옥산(千疊玉山)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선계(仙界) 인가 불계(佛界)인가 인간이 아니로다
◈지난밤에 눈이 갠 후에 경치가 달라졌구나
노저어라 노저어라 앞에는 유리같은 끝없는바다! 뒤에는 천겹으로쌓인 옥산!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신선이 사는곳인가 극락인가 인간세상은아니로다
그물 낚시 잊어두고 뱃전을 두르린다
이어라 이어라 앞 개를 건너고자 몇번이나 헤어본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단(無端)한 된바람이 행여 아니 불어올까
◈그물질과 낚시질하는 것을 잠깐잊고 뱃전을 두드린다
노저어라 노저어라 앞바다를 건너고자 한 것이 몇 번이나 되었던고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느닷없이 강풍이 또 불어올까 두렵도다
자라가는 까마귀 몇낱이 지나거니
돛 지어라 돛 지어라 앞길이 어두우니 모설(暮雪)이 잦아졌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아압지(鵝鴨地)를 뉘라서 초목참(草木斬)을 씻돗던가
◈날아가는 까마귀가 몇 마리나 지나갔을까
돛을 지워라 돛 지워라 앞길이 어두운것은 저녁 눈이 자주내린 때문이라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아압지를 이용해서 적을쳐 병자호란의 치옥을 누구가 씻어낼까
단애취벽(丹崖翠璧)이 화병(畵甁)같이 둘렀는데
배 매어라 배 매어라 거구세린(巨口細鱗)을 낚으나 못 낚으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고주사립(孤舟蓑笠)에 흥겨워 앉았노라
◈붉은색 낭떠리지와 푸른색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저 있는데
배 매어라 배매어라 크고 작은 고기를 낚거나 못 낚거나 상관없이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외딴배에 삿갓쓰고 흥에 겨워 앉아있노라
물가의 외로운손 홀로 어이 씩씩한고
배 매어라 배 매어라 머흔구름 한(恨)치마라 세상을 가리운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파랑성(波浪聲)을 염(厭)치마라 진훤(塵喧)을 막는도다
◈바닷가에 있는 외로운 사람 어이 홀로 씩씩하게 서 있는고
배 매어라배 매어라 험한 구름을 원망마라 인간세상을 가리워준다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파도소리 역정 내지마라 속세의 소음을 막아준다
창주오도(滄州吾道)를 옛부터 일렀더라
닻 지어라 닻 지어라 칠리(七里)여울 양피(羊皮) 옷은 긔 어떠한이 런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삼천육백 낚시질을 손꼽은제 어떨런고
◈창주가 우리의 도(道)라고 옛부터 전해왔더라
닻을 내려라 닻내려라 칠리강가에 양가죽옷을 입고 벼슬을 마다하고 살았 던 엄자릉의
생활 은 어떠하였던가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삼천육백날을 위수에서 때를 기다리며 살았던 강 태공의 심정은
또 어떠하였을고
어와 저물어간다 연식(宴息)이 마땅토다
배 붙여라 배 붙여라 가는눈 뿌린들 붉은 꽃 흩어진데 흥치며 걸어가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설월(雪月)이 서봉(西峰)을 넘도록 송창(松窓)을 비껴있다
◈아! 날이 저물어 가는구나 이제 조용히 쉬는것이 마땅하다
배 붙여라 배붙여라 가는눈 뿌린들 붉은 꽃잎 흩어진곳따라 흥겹게 걸어가자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눈 내리는 밤에 소나무로된 창가에 비스슴이 기대어앉아
달이 서쪽 봉우리를 넘어갈때까지 기다리고 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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