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관광, 어떻게 가야 하나?
2008년도 ‘군산 방문의 해’에 대한 제안
군산시는 2008년도 새만금 방조제 완공 시기에 맞추어 군산 방문의 해를 기획하고 있다. 이에 맞추어 전북경제연구원을 통해 용역을 발주 지난 7월에 결과를 보고받았다.
용역결과를 보면 테마형 체험관광으로 카트레이싱, 페러글라이딩, 열기구, 인라인 스케이트, 루지 등을 제안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한류스타 명예의 전당을 기획하였다.
축제는 기존 벚꽃축제와 주꾸미축제 외에 군산생선회 페스티벌과 새만금 바다축제를 제안 하고 있다. 새만금 바다축제는 독립영화제, 썸머 콘서트, 갯벌체험, 해변 연날리기, 낚시대회, 수영대회 등의 행사로 이루어져 있다.
‘군산 방문의 해’ 용역결과 보고서를 보면 각 지역의 잘 나가는 사업을 꽤 맞추어 놓은 것 같으며,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일관되게 관통하는 주제, 군산에서만 보고 느낄 수 있는 것, 군산을 생각하면 딱히 떠오르는 관광자원, 또는 이미지가 없다.
가까운 임실 하면 생각나는 것은 치즈다. 부산은 자갈치 시장, 대천은 해수욕장의 머드 축제가 생각난다. 하나의 일관된 이미지를 만들려면,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 왜 하는지를 분명히 하고, 각종 축제와 행사, 관광루트 등의 연결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군산, 하면 횟집이다. 그러나 먹을거리로만 관광객을 유치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군산은 천혜의 자연경관이 존재한다고도 할 수 없다. 경주나 공주처럼, 유구한 문화유산이 존재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일부러라도 찾아오는 도시도 아니다.
그래서 더욱 군산의 관광 사업은 주제를 찾아야 한다.
어린이를 주제로 한 관광 상품 개발, 새만금을 이용한 수상레저 스포츠 관광, 매니아 층을 끌어들이는 관광, 이 세 가지를 군산관광의 핵심 주제로 제안하고 싶다.
군산시와 가까운 부안은 원숭이 학교가 있다. 곤충체험과 갯벌 체험으로 범위를 넓혀 주 5일제로 여행을 많이 다니는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단언하건데 군산에서 어린이들이 놀며 체험하고 공부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을 개발한다면, 전국에서 유일한 어린이 관광도시가 될 것이다.
군산시 용역 보고서를 보면, 한류스타를 밀랍으로 만들어 설치하는 ‘한류스타 명예의 전당’건립을 제안하였다. 군산 출신의 한류스타 한 명 없고, 한류 영화나 드라마 세트장 하나 없는 상태에서 한류스타 명예의 전당을 만드는 것은 타 지역(홍대 앞 한류 체험관, 춘천 욘사마 관광, 대장금 테마파크, 용두산 공원 한류체험관, 주몽테마파크, 이순신 촬영지 등)에 비해 경쟁력이 없어 보인다.
한류 명예의 전당 보다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영화 캐릭터 세트장을 건설하는 것은 어떨까. 쥐라기 공원의 공룡에서부터 아기공룡 둘리까지, 라따뚜이의 생쥐에서부터 미키마우스까지, 로봇태권브이에서 트렌스포머까지 인기 있는 캐릭터를 밀랍인형으로 만들어보자. 지속적이면서도 경쟁력을 갖춘 관광 상품이 될 것이다.
캐릭터 세트장에 영화 촬영 실사 세트장까지 설치하여 어린이들이 캐릭터 옷을 입어보고, 영화 속 장면을 체험하고,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게 만들어 보자.
숙박시설도 동화 속 공간들을 옮겨온 듯한 이미지를 만든다면, 군산도 스쳐가는 관광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가 지내던 숲속의 집, 스머프가 사는 버섯 집, 구두로 만든 집 등을 숙박단지로 조성한다면, 군산도 머무는 관광지로 탈바꿈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를 주제로 한 관광 상품의 장점은 전국 각지에서 초등학생 수학여행과 유치원 수련회 등을 유치하여 지속적인 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질 수 있다. 또 가족단위 여행을 끌어 들이는 좋은 인프라가 될 것이다.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가기에 가장 좋은 곳, 군산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군산은 세계 최장 거리의 바다를 끼고 달릴 수 있는, 새만금이라는 관광 상품이 있다.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서 대천이나 격포를 가지만 이제는 바다를 즐기려면 군산에 가야 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군산시는 2008년도 10월에 항공레저스포츠 박람회를 기획한 바 있다. 항공레저스포츠는 월드 그랑프리 곡예비행, 열기구 선수권대회, 행글라이더, 패러글라이더, 초경량항공기, 에어쇼 시범 등을 제시하였다. 이에 따른 예산은 시비 8억 4천만원을 비롯한 30억 규모의 사업이다.
그러나 항공레저스포츠는 지난 5월에 행사성 사업이라는 지적과 함께 정부투융자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레저스포츠 관광으로 제시한 항공레저스포츠는 군산에 어떠한 인프라도 구축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새만금과 별 관계가 없는 일회성 행사가 분명하다. 그러나 군산시에서는 항공레저스포츠를 축소하여 2008년 10월에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군산시 레저형 관광산업의 일관된 주제는 새만금, 즉 물을 이용한 수상스포츠가 되어야 한다. 일회성 행사에 투자하는 8억 이상의 재정을 지속가능한 수상레저스포츠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는 것이 옳은 방법일 것이다. 새만금 지역에 카이트 보딩, 해양 래프팅, 수상오토바이, 해양 카악, 스킨스쿠버, 해양카누 등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과 기반시설을 준비하여야 한다.
용역보서에서 제안한 ‘어류 행동전시 박물관’은 타지역 아쿠아리움 이나 해양박물관과 차별화를 둔 군산만의 특징을 살린다면 좋은 관광상품이 될 것이다.
군산의 레저스포츠의 일관된 주제는 ‘바다를 즐기려면 군산으로 가야 한다.’ 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군산관광의 주제는 매니아 층 즉 전문가를 확보하는 관광산업이어야 한다. 군산에는 철새 축제가 있다. 철새 축제는 전문가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 하여야 한다. 철새들이 서식하는 습지에 카메라를 설치하여 철새들의 일상생화를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전문가들에게는 학술적 자료가 될 것이며 일반인들에게는 좋은 볼거리가 될 것이다.
또 미식가들을 군산음식의 매니아로 끌어 들이기 위한 다양한 음식문화 축제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러나 쭈꾸미 축제와 같은 형태의 축제로는 미식가들을 군산으로 유입시키지는 못한다. 용역보고서에 올라온 생선회 페스티발을 체계화 구체화 한다면 좋은 음식 문화 축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관광은 전문가들에게서부터 시작한다. 전문가들이 기피하는 곳은 일반인들도 찾지 않는다는 명제를 기억해야 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이라는 개념은 변함 없다. 그래서 가족 중심 여행객은 끊임없이 늘고 있다. 여행이 직업인 사람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그동안 군산은 여행이라는 트렌드, 또는 거대 흐름에 비켜나 있었다. 관광 행정이 바뀌면 우리가 사는 군산도 태어나 꼭 한 번 가봐야 할 곳이 될 수 있다. 군산 관광, 이미지를 갖자. 주제를 찾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