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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9. 28.
사리불문경(舍利弗問經)
附東晉錄
이 경은 처음 읽으면 이해가 어렵습니다.
한 20번 정도 천천히 읽으면, 부처님 뜻을 헤아릴 수가 있습니다.
왜 우리에게 어려운 일이 나타난는지에 대하여,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사리불존자가 이 시대 중생을 대신하여 부처님께 질문한 경전입니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如是我聞:
한때 부처님께서 나열기(羅閱祇/왕사성)의 음악수(音樂樹) 아래에 머무시며 대비구의 무리 1,250명과 함께하셨다. 이름이 시방에 퍼지고 번뇌를 다하여 해탈하였으니, 8부귀신 등이 법요(法要)를 듣기 원하였다.一時佛住羅閱祇音樂樹下,與大比丘衆一千二百五十人俱,名聞十方結盡解脫;八部鬼神等願聞法要。
사리불이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바로 법왕(法王)이시니 중생의 요청에 따라 법의 가르침을 여러 곳에서 설명하셔서 여러 천인(天人)이 공경하여 받들어 지니게 하시는데, 혹은 직접 듣거나 전해 들으며 혹은 행하거나 행하지 않으니, 무엇을 일러 법을 행하는 자라 이름하며 무엇을 일러 법을 행하지 않는 자라 이름합니까?”舍利弗從座而起,前白佛言:“世尊!佛是法王,隨衆生欲散說法教,令諸天人恭敬奉持,或聞傳聞、或行不行。云何名行法者?云何名不行法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네가 능히 여러 중생들을 위하여 이와 같은 질문을 하였구나.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를 위하여 설명하리라.
법을 행하는 자란 직접 들어서 지니거나 전해 듣고서 지니는 것을 이름하여 모두 ‘승(僧)’이라 하고, 보사(寶事) 비구가 부처님께서 설명한 제행무상(諸行無常)을 듣고는 곧 생멸(生滅)을 관(觀)하여 모든 번뇌를 끊음과 같으니, 진실한 나의 제자는 바로 법을 행하는 자이니라. 佛言:“善哉,善哉!汝能爲諸衆生作如是問。諦聽諦聽,吾爲汝說。夫行法者,有聞而持,有傳聞而持,皆名曰僧。如寶事比丘,聞佛所說諸行無常,卽觀生滅斷諸有漏,眞吾弟子,是行法者。
전해들은 자란, 관신(觀身) 비구가 네가 한 말이나 가류타이(迦留陀夷)가 한 말인 ‘술을 마시는 것은 방일문(放逸門)을 여는 것이니, 도를 행하는 자를 큰 어려움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듣고는 곧 무쟁삼매(無諍三昧)에 들어가 도(道)를 보고 집(集)을 끊음을 얻는 것과 같으니라. 其傳聞者,如觀身比,丘聞汝說、迦留陁夷說,飮酒者開放逸門,於行道者作大留難。卽入無諍三昧,得見道斷集。
나의 법을 행하는 자는 법 아닌 것을 행하지 않으니, 법 아닌 것을 행하는 자를 이름하여 ‘행하지 않는다’라고 하며, 이 법을 행하지 않는 사람은 나의 제자가 아니어서 사견(邪見)의 빽빽한 숲에 들어가게 되느니라.”行我法者不行非法,行非法者是名不行,是非法人、非吾弟子,入邪見稠林。”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세존께서 여러 비구를 위해 설명하신 계율은 혹은 열려 있기도 하고, 혹은 닫혀 있기도 합니까? 舍利弗白佛言:“云何世尊爲諸比丘所說戒律,或開或閉?
홀기(忽起) 장자가 공양을 준비하였을 때에는 모든 비구들을 단속하여 아침 밥을 받지 않으시더니 마을 사람들이 초청하였을 때에는 밥과 말린 쌀, 생선과 고기를 더 받아서 드셨습니다. 如爲忽起長者設供,斷諸比丘不聽朝食;如爲社人請,復聽食飯𥹔魚肉
빈부촌(頻富村) 사람들이 초청하였을 때에는 다시 밥을 먹는 것을 받지 않으시고 다만 묽은 죽만을 드셨습니다. ;如爲頻富村人請,復不聽食飯但食薄粥;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이 초청하였을 때에는 다시 받아서 배불리 밥을 드셨습니다. 如爲頻婆娑羅王請,復聽飽食飯食;
천타사리(闡陀師利)가 초청하였을 때는 다시 여러 집에서 받아 자주자주 드셨으나 모두 배불리 먹지는 않으셨으니, 이와 같은 모든 말들을 후세의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하겠습니까?”如爲闡陁師利請,復聽多家數數食,皆不得飽。諸如此語,後世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云何奉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의 말과 같은 것을 이름하여 ‘때에 따름[隨時]’이라고 한다. 이런 때에 있으면 마땅히 이런 말을 행하고 저런 때에 있으면 마땅히 저런 말을 행하여야 하니, 행을 이롭게 하기 때문에 모두 마땅히 받들어 지녀야 하느니라. 佛言:“如我言者,是名隨時。在此時中應行此語,在彼時中應行彼語,以利行故皆應奉持。
나는 열반(泥洹:涅槃)을 찾았으니 대가섭 등이 마땅히 함께 분별하여 비구ㆍ비구니를 위하여 큰 의지처가 되어, 나와 같아서 다르지 않으리라. 我尋泥洹,大迦葉等當共分別,爲比丘、比丘尼作大依止,如我不異。
가섭이 전하여 아난에게 부촉하고, 아난이 다시 말전지(末田地/이세(異世) 5사(師)의 하나. 기원전 3세기 무렵 인도 타파라 사람으로 아난의 제자가 되어 아라한과를 얻었으며, 아난이 죽은 뒤 북인도 건타라국의 동북쪽 히말라야 산록인 카슈미르에 가서 불법을 폈다)에게 부촉하며, 말전지가 다시 사나바사(舍那婆私)에게 부촉하고, 사나바사가 전하여 우파급다(優波笈多)에게 부촉하며, 우파급다 뒤에는 공작수가왕(孔雀輸柯王/아쇼카왕)이 세상에 경률(經律)을 널리 펴리라.迦葉傳付阿難,阿難復付末田地,末田地復付舍那婆私,舍那婆私傳付優波笈多。優波笈多後,有孔雀輸柯王,世弘經律。
그 손자의 이름이 불사밀다라(弗沙蜜多羅)였는데 왕위를 계승하고서 뭇 신하들을 돌아보고 물었다. ‘어찌하여야 나의 이름이 섬겨져 없어지지 않게 하겠느냐?’ 其孫名曰弗沙蜜多羅,嗣正王位顧問群臣:‘云何令我名事不滅?’
그때에 어떤 신하가 말했다.
‘오직 두 가지 방법이 있으니, 무엇이 두 가지인가 하면, 선왕(先王)이 8만 4천 탑을 만드신 것처럼 나라의 물자를 쏟아 부어서 삼보(三寶)를 공양하는 것이 그 하나이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곧 마땅히 반대로 해야 할 것이니, 탑을 부수고 법을 없애며 마음을 쉰[息心] 사부대중을 죽이는 것이 그 두 번째입니다. 이름에는 비록 좋음과 나쁨이 있지만 모두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時有臣言:‘唯有二事。何等爲二?猶如先王造八萬四千塔,捨傾國物供養三寶。此其一也。若其不爾,便應反之,毀塔滅法,殘害息心四衆。此其二也。名雖好惡,俱不朽也。’
왕이 말했다.
‘나는 위엄과 덕이 선왕에 미치지 못하니, 마땅히 두 번째 업을 세움으로써 이름을 날리리라.’王曰:‘我無威德以及先王,當建次業以成名行。’
그리고는 4병(兵/상병(象兵)ㆍ마병(馬兵)ㆍ거병(車兵)ㆍ보병(步兵))을 거느리고 계작사(鷄雀寺/아쇼카왕이 지은 사찰)를 공격하였다. 절에 두 마리의 돌사자[石師子]가 있어 으르렁거리니 땅이 움직였다. 왕이 크게 놀라 두려워하며 물러나 성으로 들어가니 백성들 가운데 이를 본 사람들은 탄식하고 울며 거리를 가득 메웠다. 왕은 더욱 화가 났으나 스스로 감히 들어가지 못하고 병사와 장수들을 다그쳐 잠깐 사이에 죽이고 해치게 하였으며 독촉하여 더욱 힘쓰게 하였다. 卽御四兵攻鷄雀寺。寺有二石師子,哮吼動地,王大驚怖退走入城,人民看者嗟泣盈路。王益忿怒,自不敢入,驅逼兵將乍行死害,督令勤與。
7중(衆)을 불러 모아, 비구ㆍ비구니ㆍ사미ㆍ사미니ㆍ식차마니(비구니계 받기 전 수행 단계)ㆍ출가ㆍ출가니 일체가 모이자 물었다.
‘탑을 부수는 것이 좋으냐? 방을 부수는 것이 좋으냐?’
그러자 모두 말했다.
‘모두 허물지 마소서. 만약 어쩔 수 없다면 방을 부수십시오.’
왕이 매우 화가 나서 사납게 말했다.
‘어찌하여 안 된다고 하느냐?’ 呼攝七衆,比丘、比丘尼、沙彌、沙彌尼、式叉摩尼,出家、出家尼一切集會。問曰:‘壞塔好不?壞房好不?’僉曰:‘願皆勿壞。如不得已,壞房可耳。’王大忿厲曰:‘云何不可?’
그리고는 마침내 나이가 많고 적음을 묻지 않고 해치니 피가 흘러 내를 이루었으며, 8백여 곳의 모든 사탑(寺塔)을 부수니 모든 청신사(淸信士)들이 소리 높이 울부짖었다. 슬피 울고 오뇌(懊惱)하자, 왕이 잡아 묶어 옥에 가두고 채찍으로 때리는 형벌을 내렸다. 因遂害之無問少長,血流成川;壞諸寺塔八百餘所。諸淸信士擧聲號叫悲哭懊惱,王取囚繫加其鞭罰。
5백 아라한이 남산(南山)에 올라 화를 면하였는데 산과 계곡이 음산하고 험하여 군대가 이르지 못하니, 왕이 깨끗이 쓸어버리지 못할까 두려워하여 여러 나라에 상금을 걸어 모집하길, 만약 머리 하나를 얻으면 곧 금전(金錢) 3천 냥을 상으로 준다고 하였다.五百羅漢登南山獲免,山谷隱險軍甲不能至故。王恐不洗,賞募諸國,若得一首卽賞金錢三千。
군도발탄(君徒鉢歎/Kundapadha. 법을 지키며 세상에 머무는 4대성문(大聲聞) 가운데 하나.) 아라한과 부처님께 유통(流通)을 위촉받은 사람이 무수히 많은 사람으로 변하여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비구와 비구니의 머리를 하고 곳곳에서 금을 받으니, 왕의 창고가 모두 고갈되어 왕은 더욱 화를 내었다. 군도발탄이 몸을 나투어 멸진정(滅盡定)에 들었는데, 왕이 몸소 해를 가함에 선정의 힘으로 버텨서 처음에는 손상이 없었으나, 두 번째에는 경대(經臺)가 불에 탔다. 불이 처음 타오르기 시작하여 불길이 경에까지 미치니 미륵보살이 신통력으로 나의 경률을 가지고 도솔천으로 올라갔다. 君徒鉢歎阿羅漢,及佛所囑累流通人,化作無量人,捉無量比丘、比丘尼頭,處處受金。王諸庫藏一切空竭。王益忿怒,君徒鉢歎現身入滅盡定,王自加害,定力所持初無傷損。次燒經臺,火始就然飆炎,經,彌勒菩薩以神通力接我經律上兜率天。
다음으로 아치탑(牙齒塔)에 이르니 탑신(탑을 지키는신)이 말하기를, ‘어떤 충행신(蟲行神)이 이전에 나의 딸을 달라고 하였는데 내가 박대하고 주지 않았으나, 이제 맹세코 법을 지키게 하리라.’ 하고, 딸을 주어서 심복으로 만들었다. 충행신이 기뻐하며 손으로 큰 산을 받들어서 그것으로 왕과 4병(兵)의 무리를 내리 누르니 한꺼번에 모두 죽어버렸고, 왕가의 자손이 이에 모두 없어졌다. 次至牙齒塔塔,神曰:‘有虫行神,先索我女,我薄不與。今誓令護法,以女與之。’使至心伏。虫行神喜,手捧大山用以壓王及四兵衆,一時皆死,王家子孫於斯都盡。
그 후에 어떤 왕이 있었는데 성품이 매우 어질고 착하였다. 미륵보살이 3백 명의 동자를 변화로 만들어서 인간 세상에 내려가 불도를 구하고 5백 아라한으로부터 법교를 문의하여 받으니, 국토의 남녀가 다시 함께 출가하였다. 이와 같이 비구와 비구니가 또 다시 많아지니, 아라한이 하늘에 올라가 경률을 모아 가지고 다시 인간 세상으로 왔다. 其後有王,性甚良善。彌勒菩薩化作三百童子下於人閒以求佛道,從五百羅漢諮受法教,國土男女復共出家。如是比丘、比丘尼還復滋繁。羅漢上天接取經律,還於人間
이때 어떤 비구의 이름이 총문(總聞)이었는데 여러 아라한과 국왕에게 자문하여 나의 경률을 나누어 대관(臺館)을 많이 세웠으니, 배움을 구하는 자들이 와서 질문할 것을 위하여 그렇게 한 것이었다. 。時有比丘名曰摠聞,諮諸羅漢及與國王,分我經律多立臺館,爲求學來難。
이 때에 한 장로 비구가 있었는데 이름이 나는 것을 좋아하여 자주 쟁론을 세우며, 나의 율을 추려내고 가섭이 결집한 것을 열어 펼쳐 늘리고 넓혀서 이름하여 대중률이라 하고, 그 밖에 남겨진 것을 가려 모아서, 모든 처음 배우는 자들을 속이고 따로이 군당(群黨)을 만들어 서로 옳고 그름을 말하였다. 時有一長老比丘,好於名聞亟立諍論,抄治我律,開張增廣迦葉所結,名曰大衆律,外採綜所遺,誑諸始學,別爲群黨互言是非。
이 때에 어떤 비구가 바른 판결을 구하니, 왕이 2부(部)를 모아 흑백주(黑白籌)를 행하며 무리들에게 선포하여 말했다. 時有比丘求王判決,王集二部行黑白籌,宣令衆曰:
‘만약 옛날 율이 좋다면 검은 산가지를 가질 것이요, 만약 새 율이 좋다면 흰 산가지를 가질 것이니라.’ ‘若樂舊律可取黑籌,若樂新律可取白籌。’
이때에 검은 것을 가진 자는 만 명을 헤아렸으나 흰 것을 가진 자는 다만 백 명뿐이었다. 왕은 모두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이나, 좋아하고 즐기는 것이 같지 않아서 함께 머무를 수 없다고 여겼으니, 옛 것을 배우려는 자가 많으므로 이를 따라서 이름을 마하승기(摩訶僧祇)라 하였으며, 새 것을 배우려는 자는 적었는데 이들이 바로 상좌(上座)이므로 상좌를 따서 이름으로 삼아 타비라(他俾羅)라 하였느니라. 時取黑者乃有萬數,時取白者只有百數。王以皆爲佛說:好樂不同不得共處。學舊者多,從以爲名,爲摩訶僧祇也。學新者少而是上座,從上座爲名,爲他俾羅也。
타비라부(他俾羅部)는
내가 세상을 떠나고 3백 년 안에 쟁론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살바다부(薩婆多部)와 독자부(犢子部)가 일어났고, 독자부에서 다시 담마위다별가부(曇摩尉多別迦部), 발타라야니부(跋陀羅耶尼部), 사마제부(沙摩帝部), 사나리가부(沙那利迦部)가 생겨났고, 그 살바다부에서 다시 미사색부(彌沙塞部)가 생겨났고 목건라우바제사(目腱羅優婆提舍)가 담무굴다가부(曇無屈多迦部)와 소바리사부(蘇婆利師部)를 일으켰으며, 타비라부에서 다시 가섭유부(迦葉維部)와 수다란바제나부(修多蘭婆提那部)가 생겨났다. 他俾羅部,我去世時三百年中,因於諍故,復起薩婆多部及犢子部。於犢子部,復生曇摩尉多別迦部、跋陁羅耶尼部、沙摩帝部、沙那利迦部。其薩婆多部,復生彌沙塞部。目揵羅優婆提舍,起曇無屈多迦部、蘇婆利師部。他俾羅部,復生迦葉維部、修多蘭婆提那部。
4백 년 안에
다시 승가란제가부(僧伽蘭提迦部)와 마하승기부(摩訶僧祇部)가 생겼다. 내가 열반하였을 때 2백 년 안에 다른 의론이 생긴 것으로 인하여 비바가라부(鞞婆呵羅部), 노가위다라부(盧迦尉多羅部), 구구라부(拘拘羅部), 바수루다가부(婆收婁多柯部), 발랍약제바야나부(鉢蠟若帝婆耶那部)가 일어났느니라. 3백 년 안에 여러 이학(異學/불법에 대한 다른 설명)으로 인하여 이 다섯 부에서 다시 마하제바부(摩訶提婆部)ㆍ질다라부(質多羅部)ㆍ말다리부(末多利部)가 생겨났다. 四百年中,更生僧伽蘭提迦部。摩訶僧祇部,我滅度時二百年中,因於異論,生起鞞婆呵羅部、盧迦尉多羅部、拘拘羅部、婆收婁多柯部、鉢蠟若帝婆耶那部。三百年中,因諸異學,於此五部,復生摩訶提婆部、質多羅部、末多利部。
이와 같이 많은 것들이 오래 후세에 유전(流傳)되니, 옳은 것 같기도 하고 그른 것 같기도 하였다. 오직 나머지 다섯 부만이 각각 장점에 의거하여 그 의복의 색깔을 명명하였다. 如是衆多,久後流傳,若是若非。唯餘五部各擧所長,名其服色。
마하승기부는 뭇 경전을 부지런히 배우고 참된 뜻을 널리 강의하며 본래의 거처 가운데 처하니 마땅히 황의(黃衣)를 입었으며, 摩訶僧祇部,勤學衆經宣講眞義,以處本居中,應著黃衣。
담무굴다가부는 이치의 맛[理味]에 통달하여 이익을 개도(開導)하고 수승함을 드러내니 마땅히 적의(赤衣/붉은 옷)를 입었으며,.曇無屈多迦部,通達理味開導利益,表發殊勝,應著赤衣。
살바다부는 널리 통하고 민첩하여 법화(法化)를 인도하니 마땅히 조의(皁衣:검은색 옷)를 입었으며, 薩婆多部,博通敏達以導法化,應著皁衣。
가섭유부는 용맹정진하고 중생을 거두어 보호하니 마땅히 목란의(木蘭衣:검붉은 색 옷)를 입었으며, 迦葉維部,精勤勇猛攝護衆生,應著木蘭衣。
미사색부는 선정으로 미세한 데에 들어가 그윽하고 미밀(微密)한 것을 궁구하여 통달하니 마땅히 청의(靑衣)를 입었다. 彌沙塞部禪思入微究暢幽密,應著靑衣。
이런 까닭에 나순유(羅旬喩/191 존자) 비구가 분위(分衛)하였으나 얻어서 먹지 못하다가 후에 다섯 종류의 율의를 다시 번갈아 입어서 곧 크게 얻어 먹을 수 있었으니, 어째서인가? 是故羅旬喩比丘分衛,不能得食;後以五種律衣更互而著,便大得食。何以故?
이것은 그가 전생(前世)에 본성이 매우 인색하여 사문이 오는 것을 보면 급히 문을 닫고 말하기를, ‘주인이 계시지 않습니다’ 하였는데, 다른 사람이 보시하는 걸 보고 기뻐하며 생각을 거두고 마음을 발하여 사문이 되기를 원하였으니, 이런 까닭에 이제 몸은 비록 출가하였으나 궁핍하기가 이와 같은 것이다. 나의 법에 출가한 자는 오로지 떨어진 비단이나 죽은 사람의 옷만을 입어야 하지만 나순유로 말미암아서 갖가지의 옷을 받게 된 것이니라.” 是其前世執性多慳,見沙門來急閉門戶云:‘大人不在。’見他布施,歡喜攝念,發心願作沙門。是故今身雖得出家,窮弊如此。我法出家,純服弊帛及死人衣,因羅旬踰故受種種衣也。”
사리불이 말했다.
“여래의 정법이 짧은 시간에 이와 같이 나뉘어 흩어졌으며, 이미 본래의 맛을 잃어버렸으니,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舍利弗言:“如來正法,云何少時分散如是?旣失本味,云何奉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하승기부는 그 맛이 순정(純正)하여 나머지 부(部)들 중에서는 감로가 첨가된 것과 같으니, 모든 하늘이 마심에 있어 다만 감로만을 마시고 물은 내버리지만, 인간이 마실 때는 물과 감로가 모두 들어가니 어떤 때는 아픔이 사라지고 어떤 때는 병에 걸린다. 읽고 외우는 자도 또한 이와 같아서 지혜가 많은 사람은 능히 취하고 능히 버릴 수 있지만 모든 어리석은 사람들은 분별할 수 없느니라.” 佛言:“摩訶僧祇其味純正,其餘部中如被添甘露。諸天飮之,但飮甘露、棄於水去;人閒飮之,水露俱進,或時消疾或時結病。其讀誦者亦復如是,多智慧人能取能捨;諸愚癡人不能分別。”
사리불이 말했다.
“여래께서 먼저 말씀하시길 ‘만약 추운 국토에서라면 받아서 모든 비구의 몸에 속인의 옷을 입고 머리를 덮는 것을 허락한다’고 하셨는데, 가나(迦那) 비구가 큰 숲에 있는 마을을 가다가 마침 매우 추운 때를 만나 새와 짐승들이 모두 죽으니, 마을 사람이 그에게 속인의 옷을 주었는데 세존께서는 그에게 참회하라고 하셨으니, 어째서입니까?” 舍利弗言:“如來先云,若寒國土,聽諸比丘身著俗服及覆頭首。迦那比丘行大林聚落,値天大寒鳥獸死盡,村人與其俗衣,世尊令其懺悔。何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받아서 입되 물을 들여 옷 속에 입는 것을 허락했을 따름이니라.” 言:“聽著染色,置在衣裏耳。”
사리불이 말했다.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항상 말씀하시길 ‘모든 비구는 발우로 보시를 얻지 못하면 마땅히 깨끗한 물건으로 높이 들지니, 만약 깨끗한 물건이 없을 때에는 마땅히 풀잎이나 나뭇잎으로 하라’ 하시고는, 군수가(君輸柯) 비구가 그의 권속과 더불어 일난왕(日難王)의 청을 받아 가서 판(板)을 깨끗이 하고 발우를 높이 들었는데 어찌하여 세존께서 꾸짖어 말씀하시길 ‘이것은 악마의 행이니, 법을 행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셨습니까?” 舍利弗言:“云何世尊常言諸比丘不得以鉢布地,當擎以淨物。若無淨物,當以草葉。木葉君輸柯比丘,與其眷屬受日難王請,行淨板擎鉢。云何世尊而罵之,言:‘是惡魔行、非行法者。’
“나의 말은 청정한 물건으로 더러움을 받지 말라고 한 것이니라. 만약 깨끗한 것이 없는 자는 풀이나 나무의 잎을 쓸 것이나 한 번 쓰고 곧 버려야 하며, 나무껍질이나 나무 속은 쓸 수 없으니 그 몸체 가운데 본래 아교가 있기 때문이다. 아교나 칠(漆)은 먼지가 붙기 때문이니, 만약 이미 말라버렸다 하더라도 본래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습기나 열이 닿으면 다시 녹아서 흐르기 때문이니라.” “我言,以淸淨物,不受染。若淨無者,乃用草木之葉,一用卽棄。不得用木皮木肉,以其體中本有膠故。若膠若漆,以受塵故。若已枯燥,本是有故,濕熱更流故。”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가 시주(施主)의 초청을 받아서 먹는 것과 승가(僧家)에서 늘 먹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찌하여 난야제(蘭若提) 비구가 무외 장자(無畏長者)의 청을 받아서 먹은 것에 대하여 여래께서 꾸짖어 말씀하시길 ‘이 토목(土木) 같은 사람아, 사람의 음식을 먹음은 마땅하지 않도다’라고 하셨습니까?” 舍利弗白佛言:“世尊云何聽諸比丘受施主請食及僧家常食;云何蘭若提比丘受無畏長者請食,如來罵云:‘是土木人。不應食人食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위의(威儀)를 깨뜨리고 먹었기 때문이다. 그때에 다만 눈으로 보고 손으로 받지 않았으니, 외도인 범지(梵志)조차 받아서 취해야 함을 아는데 하물며 나의 제자이면서 받지 않고 먹었으니, 어찌 먹음에 있어서이겠느냐. 일체의 모든 물건은 받지 않을 수 없으나 오직 생보(生寶)와 여인을 시주하는 것은 제외된다. 만약 법을 짓는 자라면 오히려 마땅히 몸에 걸친 옷을 주어야 한다. 만약 금 그릇에 담은 것을 받았다면 곧 특별한 보시이니라.” 佛言:“以破壞威儀。行食之時,但以眼視、不以手受。外道梵志尚知受取,況我弟子而不受食?何況於食,一切諸物不得不受,唯除生寶及施女人。若作法者,猶應授與體上之衣。若貯金器,受則判施。”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차도법(遮道法/계율)을 설명하셔서 술을 마시지 말라 하시고 정력자(葶藶子) 같은 경우를 이름하여 ‘계를 깨뜨리고 방일문(放逸門)을 열었다.’라 하셨습니까? 舍利弗白佛言:“云何世尊說遮道法,不得飮酒如葶藶子,是名破戒開放逸門。
가란타 죽원정사에서 어떤 한 비구가 병든 지 여러 해가 지나 위독하여 장차 죽으려고 할 때에 우바리(優波離)가 묻기를, ‘그대는 어떤 약을 필요로 하는가? 내가 그대를 위하여 천상과 인간, 나아가 시방세계를 찾아서 마땅히 써야 할 것이라면 내가 모두 그대를 위해 가져오리라’ 하니 대답하기를, ‘내게 필요한 약은 비니(毘尼/계율)를 어기는 것이라서 찾으려고 하지 않은 까닭에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차라리 목숨을 다할지언정 율을 범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하니 우바리가 말하기를, ‘그대에게 필요한 약이 무엇인가?’ 하니 대답하기를, ‘의사가 술 다섯 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였다. 云何迦蘭陁竹園精舍,有一比丘疾病經年,危篤將死。時優波離問言:‘汝須何藥?我爲汝覓。天上人間乃至十方,是所應用我皆爲取。’答曰:‘我所須藥是違毘尼,故我不覓,以至於此。寧盡身命無容犯律。’優波離言:‘汝藥是何?’答曰:‘師言須酒五升。
우바리(지계제일)가 말하기를, ‘만약 병을 낫기 위해서라면 여래께서도 허락하실 것이다’ 하고는 그를 위해 구걸하여 술을 얻었고, 그것을 복용하고 나니 병이 사라졌습니다. 병이 나으니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 오히려 율을 범하였다 하고는 부처님 처소로 가서 간절히 잘못을 뉘우쳤을 때 어찌하여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법을 설명하여 주셨고, 그는 듣고 나서 기뻐하여 아라한도를 얻었습니까?” ’優波離曰:‘若爲病開,如來所許。’爲乞得酒,服已消差。差已懷慚,猶謂犯律,往至佛所慇懃悔過。佛爲說法,聞已歡喜得羅漢道。”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술은 실수를 많이 저지르게 하기 때문에 방일문을 여는 것이니 만약 정력자만큼이라도 마신다면 죄를 범하여 이미 쌓은 것이라 하겠지만, 만약 병고(病苦)를 없애기 위한 경우라면 반드시 끊어야 할 것은 아니니라.”佛言:“酒有多失,開放逸門。飮如葶藶子,犯罪已積。若消病、苦非先所斷。”
사리불이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항상 말씀하시길 ‘중생이나 나아가 개미 새끼에 이르기까지라도 죽이지 말라’ 하시고는 12월 8일에 사위국의 장수(長水) 강가에서 수려(輸麗) 외도와 도술[術]을 겨루시어 먼저 신통력으로 그를 패배시키셨는데, 그가 부끄러운 마음을 일으켜 물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음에 가라앉는 것을 눈으로 보면서도 건져 구하지 않으셨으니, 또한 죽인 것이 아닙니까? 舍利弗又白佛言:“云何如來常言不得殺衆生乃至蟻子。而以臘月八日,於舍衛國長水河邊,與輸麗外道捔術,先逼以神通力令墮負處,其生慚羞投水自盡。眼視沈沒而不拯救,不亦殺乎?
바야흐로 다시 중생에게 말씀하시길 ‘수려는 이 악법을 가지고 중생을 미혹하고 어지럽혔으나 전생의 선근이 익어서 이 나쁜 짓을 일삼던 몸뚱이를 없애고 전변(轉變)하여 선견천(善見天/색계 4선천 가운데 7번째 하늘)에 태어나니 또한 유쾌하지 아니하냐? 나의 모든 제자들은 이 날을 맞이하여 깨끗한 목욕물을 만들어서 몸을 씻고, 생각에 뒤집힌 견해를 제거해야 하니, 몸이 만약 청정하다면 마음 또한 청정할 것이니라’ 하셨으나 흡사 결사인(結使人) 같이 자비가 없으신 듯합니다.”方復告衆言:‘輸麗持此惡法惑亂衆生,前世善熟滅此惡身轉生善見,不亦快乎。我諸弟子當於此日設淸淨浴洗,浣身垢念除倒見身,若淸淨心亦淸淨。’似結使人,無有慈悲。”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지(大智/사리불)야, 네가 아직 통달하지 못한 모든 자들을 위해 이것의 진실한 요체를 묻는구나. 수려 외도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애 가운데 사견(邪見)을 거듭 익혀서 정법을 가로막기로 맹세하였다. 옛날 등명불(燈明佛) 때에 내가 보살도를 행하다가 한 마을을 지나는데, 많은 사람들이 문둥병에 걸려서 죽은 자가 어지러이 널려 있었다. 내가 여러 약을 채집하여 마땅한 이치에 따라 구제하니 모두 병이 나았다. 佛言:“大智!汝能爲諸未通達者問斯誠要。輸麗外道於無量世中積習邪見,誓障正法。往昔燈明佛時,我行菩薩道。遇一村落,人多癘病,死者縱撗。我採衆藥隨宜救濟,皆得除愈。
그 중에 부대(不戴)오음(吳音)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은 범지(梵志/바라문교)를 배워서 스스로 능력이 많다고 자부하여 기꺼이 믿어 복종하지 않았다. 죽을 때에 이르러서야 바야흐로 다시 나를 찾으니 내가 이르기를 ‘그대가 먼젓번에는 치료할 수 있어서 약을 주었으나 받지 않더니, 이제 기운이 다하려 함에 바야흐로 다시 찾아왔구나. 그러나 그대 같은 경우는 지금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다’라고 하니 부대가 말하기를, ‘나는 이제 다시 우열을 가릴 수 없으니 미래세(未來世)에 함께 승부를 결판내기를 원하노라. 내가 만약에 진다면 마땅히 죽어서 다시 태어나 그대의 제자가 될 것이지만, 그대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나의 종이 되어라’ 하기에 그때에 내가 대답하여 말하기를, ‘좋다. 그렇게 하자’라고 하였다. 其中一人名曰不戴吳音,是梵志學,自負多能,不肯信服,臨欲終時方復求我。我語之云:‘汝先可治,與藥不取;今將氣盡,方復有求,如汝卽時非藥能治。’不戴曰:‘我今不能復判優劣,願未來世共決勝負。我若負者當殺身,求生爲汝弟子。汝若不如,爲我走使。’時我報云:‘善哉善哉!’
그러므로 금생에 이 땅에서 나와 더불어 서로 만났으니, 죽을 때가 되어 선근이 무르익어서 알아야 할 바에 함께 계합한 것이니라. 말을 한 것이 근거를 잃어버렸고 그 권속에게 부끄러워서 물에 몸을 던져 자신을 해쳐 몸은 비록 사망하였으나, 마음에 선(善)을 일으켰기 때문에 나의 법 가운데 태어나 수승(색계 선견천)한 곳으로 나아가리니, 그러므로 내가 구해 주지 않은 것이니라.”故今生此土與我相値,臨終善熟共契所會。發言失據恥其眷屬,投水自害。身雖死亡,心發善故,生我法中,有勝進故我不救也。”
사리불이 말했다.
“어찌하여 훈계 중에는 제자들에게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게 하시고, 또 가섭 마을 사람을 위하여 설명하신 『성유경(城喩經)』에서 이르시길 ‘나의 모든 제자들은 마땅히 바르게 가사를 입어야 하니, 양쪽 어깨를 모두 덮어서 살갗을 드러내지 말고 위아래를 가지런하게 하여 복전상(福田相)을 나타내어 상서(庠序:향리의 학교)로 걸어가라’ 하시고, 또 말씀하시길 ‘가슴을 드러내지 말라’ 하셨으니, 이 두 가지 말을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舍利弗言:“云何於訓戒中,令弟子偏袒右肩。又爲迦葉村人說『城喩經』云:‘我諸弟子當正被袈裟,俱覆兩肩勿露肌肉,使上下齊平現福田相,行步庠序。’又言:‘勿現胸臆。’於此二言,云何奉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공양(供養)을 닦을 때에는 마땅히 한쪽 어깨를 드러내어 편하게 일을 하고, 복전(福田)을 지을 때에는 마땅히 양 어깨를 덮어서 전문상(田文相)을 나타내야 하느니라. 佛言:“修供養時應須偏袒,以便作事。作福田時應覆兩肩,現田文相。
무엇을 일러 공양을 닦을 때라고 하는가 하면,
부처님을 뵐 때와 스승에게 안부를 물을 때에 마땅히 일의 형편을 따라야 하는 것이니, 침상을 턴다거나, 땅을 쓴다거나, 저고리와 치마[衣裳]를 개거나, 주위에 바르게 자리를 깐다거나, 진흙으로 꽃을 만든다거나, 제자를 회초리질한다거나, 물을 뿌린다거나, 갖가지의 공양을 옮기는 것이다. 云何修供養?如見佛時、問訊師僧時,應隨事相,若拂牀、若掃地、若卷衣裳、若周正薦席、若泥地作華、若揵高足下、若灑若移種種供養。
무엇을 일러 복전을 지을 때라고 하는가 하면,
국왕이 식사를 청하거나, 마을에 들어가 걸식을 하거나, 좌선을 하거나 경을 읽거나, 각처를 돌아다니거나 나무 아래에 있을 때이니, 사람들이 단정하고 엄숙한 모습을 보고 가히 볼 만한 것이라고 할 때이니라.” 云何作福田時?國王請食、入里乞食、坐禪誦經巡行樹下,人見端嚴有可觀也。”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어 말했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8부귀신(部鬼神)은 악도(惡道)에 태어났을지라도 항상 정법을 듣게 되는 것입니까?”舍利弗復白佛言:“世尊!八部鬼神以何因緣生於惡道而常聞正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두 가지의 업 때문이니, 첫째는 악하기 때문에 악도에 태어나는 것이요, 둘째는 선하기 때문에 쾌락을 많이 받는 것이니라.” 佛言:“以二種業:一以惡故生於惡道,二以善故多受快樂。”
또 물었다.
“선과 악 두 가지는 다른 것인데 같게 될 수 있습니까?” 又問:“善惡二異,可得同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또한 그렇게 될 수 있으니, 그러므로 8부 귀신을 모두 인비인(人非人/사람 같지만 사람이 아닌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佛言:“亦可得耳。是以八部鬼神皆曰人非人也。
천신(天神)이라는 것은 그의 전생의 몸이 수레와 사택(舍宅)에서 먹고 마시며 삼보와 부모를 공양하는 어질고 뛰어난 사람이었으나, 오히려 인색하고 검약하며 아첨하고 질투하는 마음을 품은 자였기 때문에 천신의 몸을 받았으니, 보광정승천신(普光淨勝天神/허공신 가운데 하나) 등과 같으니라. 天神者,其之先身,以車輿、舍宅、飮食,供養三寶、父母、賢勝之,人猶懷慳儉諂嫉妒者,故受天神,身如普光、淨勝天神等。
허공용신(虛空龍神)이라는 것은 덕의 근본을 닦아 세우고 널리 단(檀:보시)바라밀을 행하였으나 바른 생각에 의지하지 않고 급한 성질로 화내기를 좋아하였기 때문에 인비인(사람 같지만 사람이 아닌 모습)의 몸을 받은 것이니, 마니광용왕(摩尼光龍王/용신龍神 가운데 하나) 등과 같으니라. 虛空龍神者,修建德本,廣行檀波羅蜜,不依正念,急性好瞋,故受人非人身,如摩尼光龍王等。
야차신(夜叉神)이라는 것은 크게 보시하기를 좋아하였으나 혹은 먼저 손해를 입히고 뒤에 이익[饒益]을 주는데 공(功)을 따라서 승부를 가리기 때문에 천상(天上)이나 허공이나 지하에 있는 것이니라. 夜叉神者,好大布施,或先損害、後加饒益,隨功勝負,故在天上空中地下。
건달바(乾闥婆)라는 것은 전생에 또한 조금 성을 내었으나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푸른 연꽃으로 자신을 장엄하며 뭇 기악(伎樂)을 만들었으므로, 이제 이 신이 되어서 항상 여러 천(天)을 위해 여러 가지 기악을 연주하는 것이니라. 乾闥婆者,前生亦少瞋恚,常好布施,以靑蓮自嚴、作衆伎樂,今爲此神,常爲諸天奏諸伎樂。
아수라신(阿修羅神)이라는 것은 뜻[志]이 강하여서 착한 벗이 지은 깨끗한 복을 따르지 않고 환술(幻術)을 일삼는 사람을 좇기를 좋아하여 모든 삿된 복을 짓고 삿된 스승을 모시며, 보시하기를 매우 좋아하나 또한 다른 사람이 싸우고 송사하는 것을 즐겨 보았기 때문에 오늘의 몸을 받은 것이니라. 阿修羅神者,志强,不隨善友所作淨福,好逐幻僞之人作諸邪福,傍於邪師,甚好布施,又樂觀他鬪訟,故受今身。
가루라신(迦樓羅神)이라는 것은 먼저 대사(大捨/Upeksa. 3수(受) 가운데 하나로 고(苦)ㆍ낙(樂)ㆍ우(憂)ㆍ희(喜)와 같이 치우친 감각이 아니고, 그 중간인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 흔들림이 없는 평정한 마음을 말한다.)를 닦았으나 항상 뽐내는 마음이 있어서 외물을 업신여겼으니, 그러므로 오늘의 몸을 받은 것이니라.迦婁羅神者,先修大捨,常有高心以𣣋於物,故受今身。
긴나라신(緊那羅神)이라는 것은 옛날에 사람들에게 보리심을 발하도록 권하기를 좋아하였으나 아직 그 뜻을 바르게 하지 못하여 여러 가지 삿된 행을 좇았으므로 오늘의 몸을 얻은 것이니라. 緊那羅神者,昔好勸人發菩提,心未正其志,逐諸邪行,故得今身。
마후라가신(摩睺羅伽神)이라는 것은 보시하고 법을 보호하였으나 성품이 화내기를 좋아하였기 때문에 오늘의 몸을 받은 것이니라. 摩睺羅伽神者,布施護法,性好瞋恚,故受今身。
인비인(人非人/사람처럼 하였으나 사람이 아닌) 등은 모두 삿된 스승을 의지하고 좇아 악도를 행하고 아첨하여 삿된 것으로 바른 것을 어지럽히면서도 모두 이르기를 ‘이것이 도’라고 하며 스스로를 내세운다. 人非人等,皆由依附邪師、行諂惡道,以邪亂正俱謂是道,以自建立。
세상을 벗어나 도를 닦는 자는 마사(魔邪)와 아첨하기를 즐기는 말에 섞이지 않으니, 아첨하기를 즐기는 말은 생사(生死)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악도에 들어가는 것이며, 아첨하기를 즐기는 삿된 사람이 하는 말은 대충 보면 도(道)인 것 같으나 자세히 살피면 번갯불이 번쩍이는 것 같으니, 마땅히 정법에 의지하고 정법을 행하여야만 불ㆍ법ㆍ승의 힘으로 해탈하여 생멸(生滅)의 변화를 떠날 수 있을 것이다. 夫出世道者,不雜魔邪諂悅之語;諂悅之語非出生死,是入惡道。諂悅邪人所可言說,大觀似道、細則睒鑠。當依正法及行正法者,當得佛法僧力解脫無爲。
만약 겉보기에 법과 비슷한 것에 의지하고 삿됨을 행하는 도사(導師)에 의지한다면 생사에 묶여서 영원히 악취(惡趣)에 빠지리니, 이는 무지한 사람이어서 세상을 벗어나길 구하는 것이 아니며 사견의 그물에 들어가는 것이니라. 若依相似法、依行邪導師,繫縛生死永淪惡。趣是無知人,非求出世,入邪見網。
삿된 도사라는 것은 비록 뭇 경을 읽었으나 삿된 일을 일삼고 삿된 조목을 기만하여 만들며 삿된 아첨하는 법을 내어 범인(凡人)을 속여 홀려서, 공경하고 우러러보게 하기를 구한다. 邪導師者,雖讀衆經,以邪事業矯製邪科,出邪諂法誑惑凡人,以求敬仰,
사람이 알 바가 아닌 것을 설명하여 말하기를, ‘내가 안다.’라고 하며, 사람이 얻을 수 있는 바가 아닌 것을 설명하여 말하기를, ‘내가 얻었다’ 하므로 어떤 사람이 힐난하여 말하기를, ‘어떤 것을 알고 어떤 것을 얻었단 말인가’ 하니 非人所知說云:‘我知。’非人所得說云:‘我得。’或人難曰:‘那知?那得?
답하기를, ‘허공계의 천신이 현묘한 숨어 있는 지식을 은밀히 나에게 말해 주었다’ 하며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모년(某年) 모월(某月)에 이로움이 있겠는가, 해로움이 있겠는가? 역상(逆相)을 열어 보여 마땅히 막아 구제하라’ 하니 ‘이것은 사라지겠고 저것은 일어나겠으니, 나는 네가 실패할 것을 알겠노라’ 하며 사람을 현혹하나니라. ’答曰:‘空界天神幽中知識密以語我。’或云:‘某年某月有利有害,逆相開示,應防應救。此滅彼興、我得汝失。’
이와 같이 경박하고 속된 사람들을 속여서 덕의 근본을 깊이 생각할 수 없게 하고 삿되고 천한 것을 좇아서 바른 견해를 잃게 하며, 삿된 업을 일으키고 지어서 살아서는 돈과 비단을 다 없애고 죽어서는 악도(惡道)에 들어가 혀를 뽑히고 구리 삼키기를 백천만 세 동안 하며, 뒤에 축생으로 태어나 또한 한량없는 세상을 지내다가, 다시 태어남에 귀신이 되나니, 如是欺誑。薄俗之人,不能深思德本,隨逐邪末失其正,見興造邪業,生顧錢帛、死入惡道:拔舌呑銅百千萬歲;後作畜生亦無量歲;復生爲鬼,
혹은 산림ㆍ광야ㆍ강ㆍ바다ㆍ사택(舍宅)에 있으면서 더욱 아첨하고 속이는 마음을 품어 휴식이 있을 수 없으며, 혹은 가는 사람을 미혹하게 하고 방해하여 그로 하여금 길을 잃게 하며, 혹은 삿된 무언(巫言)을 하여 먼저 형체를 없애고 온갖 방법으로 두렵게 하니, 매우 악하고 천박하다 할 만하여 사람에게 음식을 요구함에 끝이 없다. 或在山林曠野河海舍宅,益懷諂誑無有休息,或迷謗行人使失道徑,或示語邪巫言,先亡形服恐動百端、甚可惡賤求人飮食,無有終極。
나의 제자로서 마음에 정직함을 품어서 바른 생각을 잃어버리지 않은 자라면, 들은 즉시 큰 소리로 꾸짖어서 끝내 감히 다시 일삼지 못하게 하겠지만, 만약 나의 제자가 마음에 겁이 많아서 쉽게 마음을 잃어버리는 자라면 그를 좇아 생사에서 벗어나길 구하고 더욱 그의 방편을 얻어서 잡다한 일들을 구하고 찾음에 싫증낼 줄을 모를 것이다. 이와 같은 사람은 장부상(丈夫相)이 없어서 삿된 것에 동요되고 죽어서는 악취에 떨어지리니, 매우 슬퍼할 만하도다.”値我弟子心懷正直不失正念者,聞卽呵叱,終敢復爲。若我弟子心懷怯弱易失心者,從其求免,踰得其便,千端萬緖求索無厭。如是之人無丈夫相,爲邪所動,死墮惡趣,甚可悲念。”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8부귀신은 허공에 의지하면 허공의 신이 되고, 땅에 의지하면 땅의 신이 됩니까?” 舍利弗復白佛言:“八部鬼神,依空爲空神、依地爲地神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따로 땅의 신이 있으니 정화광(淨華光/정화광천왕은 모든 하늘의 쾌락의 원인을 아는 해탈문을 얻음) 등 같은 것은 과거 세계에 보시를 닦기 좋아하였으나 많이 성내어 비난을 많이 받았으나, 술을 즐기고 노래와 춤을 좋아했으니, 그러므로 이 신이 되어서 희디흰 옷을 입어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는 것이니라.”佛言:“別有地神,如淨華光等。過去世時好修布施,多瞋難滿、嗜酒喜歌儛,故作此神,著純白之衣,潔淨無垢。”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하늘의 제석(帝釋)과 사천대왕(四天大王)에게 말씀하시기를 ‘나는 오래지 않아 멸도(滅度)할 것이니 너희들은 각각의 방토(方土:나라 또는 한 지방)에서 나의 법을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 舍利弗復白佛言:“云何如來告天帝釋及四天大王云:‘我不久滅度。汝等各於方土護持我法。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 마하가섭ㆍ빈두로(賓頭盧)ㆍ군도반탄(君徒般歎)ㆍ라후라 등의 4대 비구는 머물러서 열반에 들지 아니하고 나의 법을 세상에 널리 펼칠 것이니라’라고 하셨습니까?” 我去世後,摩訶迦葉、賓頭盧、君徒般歎、羅睺羅,四大比丘住不泥洹,流通我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만 상교(像敎/형상을 만들어 교화하는 교(敎)라는 뜻으로,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 500년의 정법(正法) 시기가 지나면 1천 년 동안 상법 시대가 되는데 이때의 가르침을 상교라고 한다./우리나라에서는 서기 956년. 고려 광종 7년에 해당함)의 시대에는 믿음의 뿌리가 보잘것없고 얕아서 비록 신심을 일으킨다 하더라도 굳고 단단할 수 없으며 깨달아 이룰 수 없으니, 모든 부처님의 제자들이 비록 오로지하여 여러 해에 이른다 하더라도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한 생각[一念]을 선(善)하게 갖는 것만 못할 것이다. 佛:“但像教之時信根微薄,雖發信心不能堅固,不能感致諸佛弟子。雖專到累年,不如佛在世時一念之善,
그가 지극히 불만스러워하여 다시 2향(向/2종회향(種廻向)의 준말로, 정토종(淨土宗)에서 자기가 닦은 선근 공덕을 일체 중생에게 회향하여 함께 정토왕생을 원하는 왕상회향(往相廻向)과, 이 세상에 돌아와서 일체 중생을 교화하여 정토를 소원하게 하기를 원하는 환상회향(還相廻向)의 두 가지를 말한다.)함이 없으리니, 其極慊至無復二向。
그대가 믿음을 증명하기 위하여 일의 깊고 얕음에 따라 그들을 위해 불상(佛像)과 승상(僧像)을 나타내고 공중에서 말하거나 광명(光明)을 짓거나 꿈속에서까지도 생각하여 그들을 견고하게 하여라. 미륵이 하생(下生)하면 그대의 열반을 허락할 것이니라.”汝爲證信,隨事厚薄爲現佛像僧像,若空中言、若作光明乃至夢想,令其堅固,彌勒下生聽汝泥洹。”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께서 세상에 나타나시기 20년 전에는, 출가한 모든 제자(바라문)는 항상된 보시[常施]는 없고 형편대로 하는 보시[便施]를 따랐습니다. 20년 뒤부터는 많은 정해진 물건을 보시하니, 이 뜻은 무엇입니까?”舍利弗復白佛言:“如來現世二十年前,度諸弟子,無有常施,隨有便施。自二十年後,施多定物。是義云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장자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은 분야다라(分若多羅)였다. 숙세(宿世)에 선근(善根)이 있어 바라문 집안에 태어났으나 집을 버리고 위없는 도를 닦기 원하여 대목건련을 따라서 파련불읍(巴連弗邑)의 천왕정사(天王精舍)에서 구계(具戒/구족계.비구계)를 구하여 받았다.佛言:“有長者子名曰分若多羅,宿有善根,生婆羅門,家樂欲捨家修無上道。隨大目犍連,於巴連弗邑天王精舍求受具戒。
목련이 말하기를 ‘네가 7일 낮, 7일 밤 동안 네가 이전에 지은 죄를 뉘우친다면 모두 청정하게 되어 훼방하고 가로막는 모든 것이 없어지리니, 내가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스님들로부터 빌리라.’ 하니 분야다라가 말하기를 ‘어찌하여야 지혜를 얻어 훼방과 장애를 없애버리며, 어찌하여야 지혜를 얻어 제가 계를 받겠습니까? 모든 부처님께 우러러 원하옵나니, 제게 위신력을 베푸시어 저의 죄를 없애고 견(자견自見)을 얻고 계의 상(相)을 얻도록 하여 주십시오.’라고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그대가 다만 부지런하고 참되다면 진실로 자견(自見)에 이르리라.’ 하시니 분야가 부처님께 아뢰기를 ‘삼가 높으신 가르침을 받들겠습니다.’ 하였다. 目連語云:‘汝可七日七夜悔汝先罪皆使淸淨。無諸妨障者,我當爲汝從僧中乞。’分若多羅言:‘云何得知妨障已滅?云何得知我受得戒?仰願諸佛加我威神,令我罪滅得見得戒之相。’佛言:‘汝但勤誠,誠至自見。’分若白佛:‘謹奉尊教。’
낮 밤으로 간절히 지성스럽게 다섯 번째 저녁에 이르렀는데, 그 방 안에 갖가지 물건들이 비처럼 쏟아지니 두건ㆍ휘장[帊]ㆍ불자ㆍ빗자루ㆍ칼ㆍ도끼ㆍ송곳ㆍ대패 같은 것들이 차례로 따로따로 그의 눈앞에 떨어지자 분야다라가 환희심을 일으키고 과(果)를 얻었다는 마음을 내었다. 懇惻日夜到第五夕,於其室中雨種種物,若巾若帊、若拂若帚、若刀若斧、若錐若鏟,次第分別墮其目前。分若多羅生歡喜心、生得果心。
7일을 채우고 나서 모두 목련에게 아뢰니, 목련은 나에게 물었다. 그래서 내가 말하기를 ‘이것은 진상(塵相)을 여의고 해로움을 털어내는 물건이니 마땅히 출가한 모든 이들에게 베풀어서 그 연(緣)을 본받게 하라’ 하였으니, 무릇 계를 받은 자는 그의 힘에 따라 갖추어 보시(법시法施)할 수 있으나 여기에 한정되지 않으며 반드시 이것을 갖출 필요는 없는 것이니라.” 滿七日已,具白目連。目連問我,我語之曰:‘是離塵相拂割之物也。當以嚫師,師其緣也。’夫受戒者,隨其力辦可以爲施,不限於此、不必備此。”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여러 단월(檀越)들이 승가람(僧伽藍/사찰)을 지음에 넉넉히 재료를 대고 급료를 주었습니다. 내세에 승(僧)이 있어 출가승과 비슷하나, 때 아닌 때에 전식승(典食僧/음식 담당)에게 가서 먹을 것을 구하여 먹으면, 준 자와 먹은 자는 어떤 죄를 얻습니까? 그리고 그는 본래 단월(시주)이었으니 어떤 복을 얻은 것입니까?” 舍利弗復白佛言:“世尊!有諸檀越造僧伽藍厚置資給供,來世僧有似出家僧,非時就典食僧索食而食。與者、食者得何等罪?其本檀越得何等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때 아닌 때에 먹은 자는 계를 깨뜨린 사람이며, 도둑질을 범한 사람이고, 때 아닌 때에 준 자도 또한 계를 깨뜨린 사람이며, 또한 도둑질을 범한 사람이다. 단월(시주)의 물건을 도둑질하여 주지 않은 것을 가졌으니, 시주(施主)의 뜻은 아니었으므로 시주는 복이 없으나, 물건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오히려 발심(發心)하여 선을 세운 것이니라.”佛言:“非時食者,是破戒人、是犯盜人。非時與者,亦破戒人,亦犯盜人,盜檀越物是不與取。非施主意,施主無福。以失物故,猶有發心置立之善。”
사리불이 말했다.
“제 때에 받아 제 때에 먹어야 하지만, 다 먹지 못한 자가 때 아닌 때에 다시 먹거나, 혹은 제 때에는 받았으나, 때 아닌 때에 이르러 먹는다면 다시 복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舍利弗言:“時受時食,食不盡者非時復食;或有時受、至非時食。復得福不?”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제 때에 깨끗한 것을 먹는 자는 이가 바로 복전이며, 이가 바로 출가이며, 이가 바로 승가이며, 이가 바로 하늘과 사람의 어진 벗이며, 이가 바로 하늘과 사람을 인도하는 스승이다. 佛言:“時食淨者,是卽福田、是卽出家、是卽僧伽是卽天人良友、是卽天人導師。
깨끗하지 않은 것을 먹는 자는 오히려 계를 깨뜨린 것이 되니, 대겁(大劫/<(成)ㆍ주(住)ㆍ괴(壞)ㆍ공(空)의 네 시기를 한 번 지내는 기간.>) 동안의 도둑이며, 이가 바로 아귀이니 죄의 굴택(窟宅)이 되는 것이다. 其不淨者,猶爲破戒,是大劫盜,是卽餓鬼、爲罪窟宅。
때 아닌 때에 찾는 자는, 때 아닌 때를 때로 여겨서, 때 아닌 때를 번번이 따랐으니, 이는 전식(典食)하는 자이며, 이를 이름하여 도에서 후퇴하는 것[퇴도退道]이라 하며, 이를 이름하여 악마라 하며, 이를 이름하여 3악도(惡道)라 하며, 이를 이름하여 그릇을 깨뜨리는 것[파기破器]이라 하며, 이는 나병환자이다. 非時索者,以時非時非時輒與。是典食者,是名退道、是名惡魔、是名三惡道、是名破器、是癩病人。
선과(善果)를 깨뜨렸기 때문에 훔치고 구걸해야 스스로 살아갈 수 있으니, 이런 까닭에, 모든 바라문은 때 아닌 때에 먹지 않으며, 외도와 범지(梵志) 또한 삿되이 먹지 않는데, 하물며 나의 제자는 법을 알고 법을 행하니, 마땅히 그러해야 하지 않겠는가? 壞善果故,偸乞自活。是故諸婆羅門不非時食,外道梵志亦不邪食,況我弟子知法行法而當爾耶?
무릇 이와 같은 자는 나의 제자가 아니니, 이는 내 법의 이익을 훔쳐서 무법(無法)에 이르른 사람이며, 이름을 훔치고 먹을 것을 훔쳐서, 법 아닌 것을 행한 사람이며, 주는 것을 훔치고, 받는 것을 훔쳐서, 한 번 둥글게 뭉치고, 한 번 집어내는 것이, 소금 조각이나 초 방울이니, 죽어서 초장지옥(燋腸地獄)에 떨어져 뜨거운 쇠구슬을 삼킬 것이다.凡如此者,非我弟子,是盜我法利著無法人。盜名盜食,非法之人。盜與、盜受一團一撮片鹽片酢,死墮燋腸地獄,呑熱鐵丸。
지옥에서 나와서는, 돼지나 개 가운데 태어나, 모든 깨끗하지 않은 것을 먹거나, 또는 악조(惡鳥악한 새)로 태어나, 사람들이 그 소리를 괴이하게 여기며, 뒤에 아귀로 태어나, 다시 가람 안에 살면서 뒷간에 있는 더러운 것을 먹으며, 백천만 년을 지내다가, 다시 사람 가운데 가난하고 천하게 태어나서, 사람들이 버리고 미워하며 말하는 것을 사람들이 믿지 않으리라. 從地獄出生豬狗中,食諸不淨。又生惡鳥,人怪其聲。後生餓鬼,還伽藍中處,都圊內噉食糞穢,竝百千萬歲。更生人中,貧窮下賤,人所棄惡,所可言說人不信用。
하나를 훔친 사람이나 동물이 그 죄가 오히려 가벼움만 같지 못하니, 많은 사람을 해치고 빼앗았기 때문이며, 좋은 복전을 일부러 끊어 출세간의 도를 떨어뜨렸기 때문이니라.”不如盜一人物,其罪尚輕,割奪多人故、良福田故、斷絕出世道故。”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의 종친(宗親) 가운데 출가한 이가 많은데 스스로 발심한 것입니까, 부처님의 위신력 때문입니까?” 舍利弗復白佛言:“如來宗親多有出家,爲自發心?爲佛神力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석가족은 교만하고 쾌락에 집착하니 어찌 즐거움을 바랄 수 있겠는가? 특히 부왕(父王) 선륵(宣勒)이 그러하였다. 종실에서 태어난 두 아들의 경우 한 사람은 나를 따랐으니, 아나율(阿那律)은 오래도록 선근(善根)을 쌓아서 바른 법을 깊이 즐거워하였으며 석가족의 아들들을 이끌었으니, 발제(跋提)ㆍ난제(難提)ㆍ금비라난타(金毘羅難陀)ㆍ발난타(跋難陀)ㆍ아난타(阿難陀)ㆍ제바달다(提婆達多)ㆍ우바리(優波離)였다. 목욕하여 청정히 하고는 내가 있는 곳으로 와서 출가하기를 구하였다. 佛言:“諸釋憍慢著樂,何能願樂?特是父王宣勒,宗室生二子,者一人隨我。阿那律久積善根深樂正法,攜率釋子跋提難提、金毘羅、難陁、跋難陁、阿難陁、提婆達多、優波離,澡浴淸淨來至我所欲求出家。
이때에 비라다(毘羅茶)라는 상좌가 따로 아난과 아난타를 제도하였고, 두 번째 상좌는 이름이 바수라(婆修羅)였는데 따로 제바달다와 발난타를 제도하였으나 오직 아난만이 닦아서 선(禪)을 잊지 않았으며 숙세에 총지(總持/총지란 범어 다라니(dhrani)를 번역한 말이다. 무량무변한 이치를 잘 거두어 잃지 않는 염혜(念慧)의 힘을 말함)를 익혔으므로 적은 시간 안에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삼매를 얻었다. 時有上座名毘羅茶,別度阿難、阿難陁。次一上座名婆修羅,別度提婆達多、跋難陁。唯阿難修不忘禪,宿習摠持,於少時中得佛覺三昧,
백만의 냇물이 모여서 합쳐져 비를 이루면 빗물이 세차게 흘러서 큰 바다로 들어가나 아난이 손으로 바다에서 떠 색과 맛을 분별하여서 섞지 않고 다시 본래의 근원에 두니 새거나 잃어버림이 없었느니라.”積百萬川水攬以爲雨,雨水奔流入于大海。阿難手從海中取以分別,色味不雜,還置本源,無有漏失。”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항상 사리불에 대해 말씀하시길 ‘그가 성문(聲聞)들 가운데 지혜가 제일이다.’라고 하셨으며 ‘소심하다.’고 하지는 않으셨으니, 능히 요의(要義)를 물을 수 있습니까?” 文殊師利白佛言:“世尊!舍利弗者,如來常言,其於聲聞中智慧第一,不謂小心能問要義。”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오래도록 밝은 깨달음을 심었고, 나의 법을 일으켜 떨쳤으며, 모든 지혜와 이익으로 중생을 이롭게 하였느니라.” 佛言:“其久種明悟,發揚我法,以諸慧利利衆生故。”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말씀하시길 ‘부모의 은혜는 크니 갚지 않을 수 없다.’라고 하시고, 또 말씀하시길 ‘사승(師僧)의 은혜는 그 누가 최고인지 저울질 하고 헤아릴 수 없다’라고 하셨습니까?” “云何如來說父母恩大不可不報,又言師僧之恩不可稱量,其誰爲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재가자(在家者)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섬겨서 부모님 그늘에 있을지니 낳아서 키우고 필요한 것을 주신 것 등은 보답할 수 없으며, 낳아 길러 주신 은혜는 깊기 때문에 크다고 말하는 것이다. 佛言:“夫在家者,孝事父母在於膝下,莫以報生長與之等,以生育恩深故言大也。
만약 스승에게 배워서 지견(知見)을 개발(開發)하였다면 두 번째로 은혜가 큰 것이다. 출가자가 그의 부모와 생사의 집을 버리고 법의 문 가운데 들어와 미묘한 법을 받음은 스승의 힘이다. 若從師學開發知見,次恩大也。夫出家者,捨其父母生死之家,入法門中受微妙法,師之力也。
법신을 키우고 공덕(功德)의 재능을 일으키며 지혜의 가르침을 기르니 공이 이보다 클 수는 없다. 그를 좇아서 다시 태어난 것은 그 다음일 뿐이니라.”生長法身、出功德財、養智慧命,功莫大也、追其所生乃次之耳。”
“마땅히 이 경을 무엇이라 이름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보살이 묻고 부처님이 깨우쳐 주신 경』이라고 이름할지니 넓고 크기 때문이다. 또 『사리불이 물은 경』이라고 이름할지니라.”又言:“當何名斯經?”佛言:“當名『菩薩問喩』,以廣大故。又名『舍利弗問』。”
이때에 사부대중이 이것을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는 50명의 새로 배우는 비구들이 신근(信根)이 이루어지고 법안(法眼)이 청정해졌으며 구덕(舊德)과 천인(天人)과 8부(部) 등이 모두 크게 기뻐하며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爾時衆聞說是已,五十新學比丘,信根成立、法眼淸淨。舊德、天人八部等,皆大歡喜,作禮而去。舍利弗問經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