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주불자들에게도 글쓰기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신행수기 공모 시상식이 지난 6월 30일 대한불교조계종 제 23교구본사 관음사에서 봉려관 스님 다례재를 맞아 함께 진행됐다.
이번 신행수기 공모에는 당선작 한 편을 포함해 모두 7편이 수상작을 냈다. 심사위원들의 이번 심사평은 작품 수준이 예년에 비해
높아졌으며 지역적으로도 제주에 한정되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되어가는 추세라고 호평했다.
이러한 변화는 신행수기 공모가 지난 5년간의 시간을 가지면서 다소 발전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신행수기 응모건수가
생각만큼 크게 늘지 않고 있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를 통해 제주불자들이 글을 쓰는데 주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여
더욱 그렇다.
지난 주말에 있었던 붇다클럽 회원들을 위한 강연에서도 수상 스님이 불자들에게 날마다 신행일기를 쓰는 습관을 들이자고 제안한
것도 이와 연관해 생각해 볼만하다. 스님이 그러한 제안은 제주불자들이 신행일기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세상과
소통하는 기회를 더 많이 가지라는 뜻에서 그러한 당부를 한 것이라 생각한다.
젊은 세대들은 자신을 너무나 과도하게 드러내는 경향이 없지 않은데 기성세대들은 그 반대로 너무도 감추려는 경향이 있어 양극단에
치우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제 기성세대들도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글로 정리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지 살면서
쌓인 삶의 지혜를 글이란 그릇에 담아내어 젊은 세대들에게 물려줄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게다가 글이라는 그릇을 잘 활용할 줄
안다면 부처님의 법을 전하는데도 훨씬 용이할 것이다.
신행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생각이나 느낌들을 글로 써보는 것이 처음엔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조금만 신경을 쓰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소소한 실천이 모이다 보면 신행수기에 도전하는 것도 크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억지로 쓰는 글쓰기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진솔한 글쓰기를 이제 막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