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 시집: 기다림을 노래하라
심양새벽 눈을 뜨고 일어나 창문 바라보니
하늘 저 멀리에서 별이 하나 목욕하듯
물살을 일렁거리며 지나가고 있구나.
무순 삶을 언약하기에 이처럼 애태우고
만나는 그 마음하나 백두산에 걸어두고
눈보라 치던 겨울밤 구름이 되었느냐
산등위에 홀로앉아 기다림을 노래하듯
청산에 잠을 청해 돌무덤이 되어도
오늘 밤 기다린 사연 하나의 바위 되네.
푸른 들을 안고 살아도
푸른 들을 안고 살아도
행복을 모르는데
모래 벌에 사는 것들은
자기 삶을 지키려네.
버들이 늘어져 있는 이유야
날마다 고개를 숙이는 법
그런 법을 가르쳐 주는
자연의 스승이네
무엇을 그리워해
날마다 춤을 추나
오늘도 태양은
대지에 솟아올라
태양을 안고 사는 법
그것을 알아야 한다.
푸름을 안고 사는 법을
그대는 모르는가.
심양공항에서
심양 공향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림 그리려고 하고 있을 때
사람들에 모습이 각각 다르네.
피카소가 심양 공향에 와서 바라보았다면
사람들에 모습이 다름을 그렀을 것인데
참으로 소중한 날의 추억이여
어디로 가려는 이들의 움직임
비행기가 떠나는 나라가 다름을
말하고 있는 심양이네
그러나 여기는 사막도 아니고
조선의 왕자 소현 세자
아 그립구나
심양에서 본 자작나무
심양에 자작나무야
너는 어이 바람 부는 곳으로
머리를 나란히 하고 있나
무슨 이유라도 있느냐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온 몸을 보이고 있는 지적 나무
지난겨울 날에 떨고 있던 그 모습
오늘 보니 온 몸이 푸른 색옷입고
아직은 진하게 만든 옷 입지 않고
나를 행해 바라보고 있네.
산 멀리에서 바람이 밀려오고 있는데
검은 구름 속에 하이얀 옷 입은 달
언제 키를 하늘을 향해
푸른 지붕을 만들어 보이려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폭풍우를 보내려나.
그리도 조용한 밤하늘에 별이 되어
땅에서 일어나는 꿈 버리라는 뜻이네
바람이 밀려왔다 파도처럼 밀려가고
비온날 무지개가 꽃 다리를 만들어
진달래 꽃 그늘위에 잠을 청해 보려나.
죄지은 인연도 아닌 죄를 지어 눈뜨니
구름 가는 그곳에 꽃마을을 조성해
바람도 솔바람 소리 몰고 오나 보네
숲속에 피어있는 꽃
숲속에 피어있는 꽃송이를 어루만져
애달픈 마음하나 촛불을 켜는 마음
네 삶의 뒤안길 앞에 석불이 되려하나
내 마음 울렁인몸 씻어본들 무엇하리.
꽃이란 꽃잎파리 등불에 잠을 청해
꽃구름 보듬어본일 바람 되어 잠두네
바람소리 들러오는 숲 속에 앉아 울어
이름 없는 새한마리 날개깃을 접고 앉아
설움에 겨운 한이야 꽃잎으로 날리네.
하늘아 푸른 하늘아
하늘아 푸른 하늘아 거짓이란 없는데
인간에 육신들은 그 말을 잊어버려
샘물을 마시는 인연 하늘만큼 높아라.
세상일 모두 잊고 잠을 깨어 이러나니
깨어진 병 땅굴린 소리를 들었느냐
어둠을 살라 마시는 신비의 꽃피러나
봄바람 밀려오고 있는 산천 굽어보니
높이 올라가려는 꿈 잊어도 보려하니
이 순간 기다린 정을 바람 되어 잠드네
비
비 내린 날 아침에는 마음도 조용해
구름 속에 잠을 청해 새날을 기다려
그리움 안고 살자는 기다림이 있다네.
비는 내려 흙 밭에는 망아지 뛰노니
태양 빛을 바라보려 창문을 열었나.
세상은 너무도 슬퍼 눈물이라 하였네.
오는 비를 멈추게도 하려는 마음도
잊은 날도 생각해낸 하늘 끝에 있는 별
언제나 만나려는가. 그리움만 남겼네.
산문에 부는 바람
산문에 부는 바람 맞으려고 법당에
두 손을 모우고서 기도 하는 소녀여
전생에 무슨 사연이 나비춤을 추게 하나.
꽃도 피지 않는 법당 향내 음이 가득해
달빛을 가슴에 안고 사는 보름달 같이
연꽃에 잠을 청하는 호수가 아름답네.
산문 앞에 오동나무 꽃피는 밤이 오면
가야에 우륵왕도 눈물을 흘리겠네.
망국의 한을 달래려 눈물을 흘리었네.
이름 없는 꽃이 좋아
한생을 사는 것도 이름 없이 산다면
그리움도 없는 것을 미덕으로 살리라
봄밤에 잠깨 개구리 나비춤이 좋구나.
무명을 벗 삼아도 그리움은 꽃이라
들판에 홀로 걸음을 참진 리라 말하지
구만리 달려갈 마차 마련함이 어떠랴
벼슬을 얻으려고 애걸복통 하는 이들
늦잠을 청해본들 무슨 소용 있으리오.
깨꽃에 잠을 청하는 벌이되려하는 꿈
민들레 사랑
사랑이 아름답다 말을 하는 바람 있어.
눈에서 피 토해낸 언어 언제나 지우리.
세상사 모든 것들도 무상한 민들레 사랑
바람에 날려버린 자유를 알고 있나
이별을 고하는 정 잊고 보면 꿈같아
들판에 피는 민들레 잠을 청해 보려네.
눈감고 앉아있는 석굴암 부처님도
전쟁에 지은인연 소중히 여기지만
때로는 거부한 사연 민들레로 피어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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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 시집 4
진관 시집: 기다림을 노래하라
진관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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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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