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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돈’을 꼽았다. 같은 질문에 초등학교 4학년생은 5.2%만‘돈’을 꼽은 반면‘화목한 가정’이라는 대답은 40.7%였다. 연령이 낮을수록 행복의 가치를 가정에 두는 반면 나이가 먹으면‘돈’을 우선시 하는 풍조를 드러냈다. 청소년들이 이런 인식을 갖고 있다면 행복감을 맛보기 힘들 수밖에 없다. 가족이 노력한다면 가정은 화목해 질 수 있지만 금전적, 물질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유니세프의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를 활용해 전국 초·중·고교생 73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대부분 부모들에게 경종을 올릴 수 있는 내용이다. 우리나라 학생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조사대상 22개 OECD 회원국중 20위(88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조사에서 한국은 OECD 회원국중 고등교육 1위, 국가경제력 11위. 1인당 국민총소득 세계 13위였다. 수치로만 보면 한국은 거의 선진국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6.25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남들이 수백 년간 이룩한 경제번영을 수십 년간 압축성장으로 일구어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학생들은 빈곤가정 비율이나 교육자재, 책 보유 비율 등으로 조사한 '물질적 행복지수'에서는 핀란드(118점)에 이어 2위(115점)이었다.
하지만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황금만능주의와 과도한 학업경쟁, 외모지상주의에 따른 청소년들의 자살충동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어른거린다. 초등학생 24.4%, 중학생 37.6%, 고교생 59.4%가 수면부족을 경험하고 자살충동을 세 번 이상 경험한 '자살위험집단'비율이 초등학생 5.5%, 중학생 6.5%, 고교생 9.1%에 달했다면 심각한 현상이다.
오죽하면 빈곤국으로 분류되는 네팔과 에티오피아같은 국가의 청소년보다 우리 청소년이 행복을 덜 느낀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하긴 어른들의 행복지수가 바닥인데 아이들이 행복감을 느낄 리 없다.
지난해 3월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의‘세계 행복의 날’에 즈음한 조사에서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143개국 중 118위였다. 이런 청소년들이 대학을 졸업하면 더 험한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다. 치솟는 청년실업으로‘헬조선’,‘이생망(이번 생에선 망했다)’이라는 암담한 현실이 눈앞에 닥친다.
학생시절에도, 학생신분을 벗어나도 행복감을 맛볼 겨를이 없는 것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현실이다. 하지만 대다수 선진국들의 행복수준은 경제수준에 걸맞게 높은 편이다. 청소년들이 행복감을 못 느끼는 것은 가정과 학교, 국가의 책임이다.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다고 해도 청소년들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달지 못한다면 불 행한 나라다.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는 소설 안나카레리나의 첫 문장에서“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이유가 제각각 다르다”고 썼다. 직장에서 돌아오면 자녀들과 동네 산책이라도 하고 오붓하게 저녁을 먹을 수 있는‘저녁이 있는 삶’은 가장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한 공동체의 역할도 필요하지만 대선후보들이 청소년들의 행복을 위해 부모들의 근로와 복지정책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우리나라 학생의 행복도를 나타내는 삶 만족도 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 가운데 ‘꼴찌’와 다름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OECD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일환으로 회원국을 포함한 72개국 15세 학생 54만 명을 대상으로 평균 삶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10점 만점에 6.36을 기록했다. 문제는 3년 전 보건복지부가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4천7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아동 종합실태조사’ 때와 달라진 점이 없다는 것이다. 당시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는 60.3점에 그쳐 30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OECD는 이번 조사에서 각국 학생들에게 ‘최근의 생활 전반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0점(전혀 만족하지 않는다)에서 10점(충분히 만족한다)까지의 점수를 스스로 매기게 했다. 한국의 지수는 OECD 회원국 평균(7.31)을 크게 밑돌 뿐 아니라 우리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한 회원국은 터키(6.12)가 유일했다. 주요 세부 사항을 살펴보면 한국은 학생 응답자의 절반이 겨우 넘는 53%가 삶에 아주 만족하거나 만족하고 있다고 답해 OECD 평균인 71%보다 한참 못 미쳤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학생 응답자 22%가 가장 낮은 삶 만족도를 뜻하는 4 이하의 점수를 줬다. 이는 OECD 평균(12%)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또 한국 학생의 75%는 “학교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것에 대해 걱정한다”고 답했는데 이처럼 응답한 비율은 OECD 평균 66%보다 9%포인트 높았다. 이를 종합해볼 때 한국 학생들의 만족도가 낙제 수준인 데에는 학업과 장래에 대한 높은 부담감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3년 전 보건복지부의 조사결과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학업 스트레스, 학교폭력, 인터넷 중독, 방임, 사이버 폭력의 순서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전체 응답자 중 3.6%가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했고 그중 25.9%는 실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청소년들의 삶 만족도 세계 최하위 수준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해 만족도 향상을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학생들의 삶 만족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미래 국가경쟁력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교육계와 사회가 뜻을 모아 하루속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얼마 전 부산의 한 초등학교 1학년이 쓴‘여덟 살의 꿈’이라는 자작시가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그 내용은 이렇다.
나는 사립초등학교를 나와서/ 국제중학교를 나와서/ 민사고를 나와서/ 하버드대를 갈 거다/ 그래 그래서 나는 / 내가 하고 싶은/ 정말 하고 싶은 미용사가 될 거다.
미용사가 꿈인 아이는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지만 민사고와 하버드대를 가야 한다. 정작 자신의 꿈과는 큰 관련 없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학벌과 스펙을 쌓아야 한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얼마 전 복지부는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4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한국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아동의 '삶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0.3점으로 OECD 국가 중 압도적인 꼴찌를 차지했다. 회원국 가운데 아동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네덜란드로 94.2점, 꼴찌에서 두 번째인 루마니아도 76.6점으로 우리와 16점 이상 차이가 났다. 아동 스스로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아동·청소년 결핍지수’ 역시 54.8%로 꼴찌였다.
결과는 아아러니, 모순 그 자체다. 1등을 강요하지만 정작 행복지수는 꼴찌인 나라. 대체 아이들에게 부족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이들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첫번째가‘정기적인 취미생활’로 52.8%를 차지했다.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하는지도 모른 체 무작정 책상 앞에만 앉아 있어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고, 혼자 여행 가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요즘, 빽빽한 학원 스케줄로 인해 길거리나 편의점에서‘혼밥(혼자 밥 먹기)’을 하는 초등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명 사설 학원들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편의점에는 책가방을 맨‘초등학생’들이 계속 들락날락했다.
아이들은 가방을 맨 채로 허겁지겁 컵라면과 삼각 김밥을 먹고는 바로 편의점을 뛰쳐나갔다. 심지어 몇몇 아이들은 컵라면을 먹으면서도 수학 문제집을 보고 있었다.
밖에서 한창 뛰어놀 아이들이 편의점에서 혼밥을 하고 바쁘게 뛰쳐나간 이유는 바로 빽빽한 학원 스케줄 때문. '사교육 천국'인 요즘 대한민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아이들은 학교를 마친 후 따뜻한 집이 아닌 차가운 공기를 뚫고 학원으로 뛰어간다. 그리고 그 와중에 잠깐 편의점에 들려‘혼밥’을 한다. 컵라면에 삼각 김밥이라도 먹으면 천만다행. 달랑 초코 우유 하나만 마시고 굶주린 배를 부여잡은 채 수업을 듣는 아이들도 부지기수다.
초등학생 A군(12)은 “학교 마치자마자 논술 학원에 갔다가 바로 수학 학원에 가야 한다. 그 사이에 10분 정도 시간이 있는데, 잠깐 편의점에 들러서 끼니를 해결한다”며 “보통 밤 10시가 넘어야 집에 가고 일주일에 대여섯 번 정도는 혼자 밥을 먹는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10명 중 8명이 사교육을 받는다. 또 초등학생의 하루 평균 학습 시간은 5시간 23분으로 4시간 10분인 대학생보다 공부 시간이 더 길다.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학습 능력이 핀란드에 이어 세계 2위지만, 행복 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3개국 중 꼴찌에 해당하는 이유는 이런 사교육 열풍 때문일 것이다.
연합뉴스
한창 뛰놀고 커야할 아이들이 부모들의 욕심으로 인해 빽빽한 학원 스케줄에 쫓겨 편의점에서 컵라면, 김밥, 햄버거를 먹어야 한다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초등학생 혼밥족’을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우리 어른들은 이 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초등학생 혼밥족’이 학원과 편의점을 들락날락거리는 세태와 사교육 열풍에 대해 부모들의 생각과 태도가 바뀌어야 할 때다.
지난 11월 9일, 두뇌발달체계에 기반한 체험적 방법론을 접목한 학문인 뇌교육학회가 창립했다. 이날 학회창립기념 학술세미나에서는 혁신적인 인성교육을 실시하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가 보고되었다. 학생들은 학교 입학 후 인간애와 초월성 등 인간의 긍정적 특질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무색하게 할 만큼 벤자민학교 학생들은 학습에 대한 애착이 매우 높고, 이를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 성향도 크게 향상되었다.
벤자민 학생들의 이야기는 연구결과를 입증한다. 이들은 학교 필수교육과정인 아르바이트 및 직업체험으로 사회경험을 하면서 자신감이 커지고, 대인관계도 좋아지면서 자발적으로 공부하게 되었노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대부분은‘꿈’을 생각하기 이전에‘대학’을 먼저 생각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하면 인생의 낙오자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공부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벤자민학교는 우리나라 교육환경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서울 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 앞에는 소파 방정환 선생이 1923년 5월 1일 ‘어린이날’을 제정·선포했던 자리로 현재 ‘세계 어린이 운동 발상지’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유엔의 ‘세계 아동인권 선언’보다 30년 앞선 이 기념비에는 방정환 선생의 어록이 새겨져 있다. ‘어른이 어린이를 내리누르지 말자. 삼십 년 사십 년 뒤진 옛사람이 삼사십년 앞선 사람을 잡아끌지 말자.’
어른들에게 내리눌린 아이들이 불행하다고 말하는 우리나라, 그래서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 꼴찌인 나라로 남아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기 전, 진정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하고 싶은지 한 번쯤 생각할 시간을 주었으면 한다.
한국의 만 15세 학생들의 읽기·수학 실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OECD 34개국을 비롯한 비회원국까지 포함한 65개국 51만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2012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결과 한국은 OECD 34개국 중 수학 1위, 읽기 1~2위, 과학 2~4위로 최상위권의 성취도를 보였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성적이 최상위권에 비하면 수학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에 의한 동기를 평가하는 내적동기는 조사 대상 65개국 가운데서 58위로 낮았다.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믿음의 척도인 자아효능감은 62위, 자신의 수학적 능력에 대한 믿음인 자아 개념은 63위에 머물렀다. 즉, 한국 학생들은 성적은 훌륭하지만 공부에 대한 흥미나 자신감이 없었다.
이번 발표에 각국의 언론들은 높은 학업성취도를 보이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 시사 월간지‘애틀란틱(The Atlantic)’은‘높은 수학성적을 성취한 국가일수록 아이들은 불행하다’라는 기사의 부제로‘한국에는 무슨 일이?(What's the matter with you?)'라고 보도하며 한국 학생들의 낮은 행복도를 꼬집었다. 오랜 시간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는 한국의 학생들은 수학 성적은 향상됐지만 행복도는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이런 한국의 아이들을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학생들” 그리고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세상에서 가장 경쟁적이고 고통스러운 교육”이라 표현했다. 스웨덴의 한 일간지는 “한국의 PISA 순위는 세계 최고지만 아이들은 미래에 대해 꿈을 꿀 시간이 없다”고 보도했다.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이라는 교육정책이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현장에 구체적으로 적용될 정책이 시급하다. 인간의 뇌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받는 것보다 경험으로 얻는 체험적 정보를 더 오래, 더 깊이 기억한다. 우리나라는 체험을 통해 뇌의 실제적 변화를 가져오고, 몸을 깨움으로써 두뇌를 활성화하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살아있는 교육철학과 방법이 필요하다.
체험적 정서교육을 통한 행복한 교육문화를 만드는 ‘뇌교육’에서는 재미있게 살고 싶으면 자기 뇌의 주인이 되라고 말한다. 분명한 꿈과 목표가 있는 사람은 꿈이 없는 사람과의 오늘 하루는 분명 다를 것이다. 경쟁에서 누군가를 이기고 얻은 ‘성공’이 아닌, 내가 하는 일이 이 세상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치’,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는 ‘꿈’을 일깨워주는 교육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