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 군악대장(17사단 군악대, 윈드오케스트라)의 지휘로 [희망의 나라]가 소프라노 장명희 선생님에 의해 밝고 아름답고도 용맹스럽게 연주되며 봄맞이 번개부대 음악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어서 [보리밭]을 바리톤 이재성(JS오페라단 대표)선생님과 제가(소프라노 강진경)이중창하였습니다. 모니터 스피커가 안 들려서 윈드오케스트라의 연주는 크게 들리는데 우리는 서로의 소리도 본인의 소리도 안 들리는 가운데, [보리밭]을 상상속에 그리며 노래하였습니다. 연주경력이 많은 서울예가 회원들은 어느 무대든 악기, 장비 탓하지 않고 즐기면서 최선을 다해 소화해 내시는 모습이 배울 점이었습니다.
이 두곡의 노래를 듣고 난 후 사회자는 장병들에게 올해가 3.1운동 몇주년기념하는 해인지를 물었습니다. 100주년이라는 함성을 듣고 난 이경숙회장님은 이 [희망의 나라]란 노래가 바로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찾아 자유평등평화를 갈구하며 해방과 독립을 노래한 노래라고 교훈해 주었습니다.
지난 달 초에 있었던 청룡부대 해병대 2사단 연주(강화문예회관)에서 회장님이 사회를 보시면서 장병들에게 선물을 나눠주실 때 나눠주는 사람이 필요했는데, 늘 그 일을 담당해 주셨던 박연선 사무국장님이 그 날 따라 무대에 3번 출연하느라 바쁘셔서 대신 함영자선생님께서 맡아서 선물을 나눠주셔서 감사했지요. 저는 그날 마지막 부분에 노래할 생각에 도울 생각을 미처 못했던 것이 내내 죄송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작심하고 회장님께서 사회를 보시면 박연선사무국장님을 도와 선물나눠줄 요량으로 무대를 주시하며 항시 대기하였습니다. 그렇게 매 순간이 진행되는 순서를 지켜보니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혼자 본 것이 아까워서 (영상으로 곧 올라오겠지만) 생각나는 대로 나눠봅니다.
처음 선물 나눠주실 때는 추첨번호 130번에서 140번 사이 장병들을 다 나오라고 했는데, 가장 늦게 나온 장병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장병에게 이경숙회장님이 늦게 나오게 된 사유를 물었습니다. 그의 대답은 자신의 번호였는지 모르고 있었다고 했죠. 그 순간 이경숙회장님은 그 장병에게 '나에겐 행운이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물었더니 그 장병은 '그런 것 같습니다!' 그 대답을 들은 이경숙회장님은 "자성예언"을 가르쳐주며 이제 당신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질 것이고 행운의 사람이 될 것이라고 희망을 주셨습니다.
소프라노 정유란선생님과 테너 안계석선생님의 아름다운 음색으로 [목련화]를 선사하였고 이어서 [내 마음 그 깊은 곳에]를 소프라노 전혜연선생님과 테너 이진우선생님의 감동적인 노래로 감상하였습니다.
[그대 어디쯤 오고 있을까_김명희 시, 이안삼 곡]을 윈드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자유자재로 음악을 표현하며 감동적인 노래를 선사한 독창자 소프라노 정원 이경숙회장님은 바로 진행자로 변신하여 번호를 호명하며 불러 세운 장병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과연 이 곡에서의 "그대"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앞에 나온 장병들은 거침없이 통일, 미래의 여자친구, 이산가족, 6.25참전한 용사의 귀가, 전역한 미래의 나... 정말 다양한 의미있는 대답들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선물은 행복하게 나뉘어졌습니다.
작년 한해 동안 Granada를 멋지게 불러 큰 인기를 얻은 테너 한일호부회장님은 국민가곡 최영섭작곡의 [그리운 금강산]을 시원하게 불러 조국통일을 상기시켰습니다.
세한대학교 피아노과에서 부전공으로 오카리나연주를 하는 학생들의 선곡은 장병들의 취향저격 곡이었습니다. 특히 아이콘의 [사랑을 했다]는 모든 장병들의 애창곡인듯 했습니다. 위트 있는 이경숙회장님은 이 노래를 옆에서 대기중이던 저에게 불러보라고 하셔서 앞부분 조금 흥얼거렸더니 [보리밭]을 부를 때보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오카리나 연주는 아이콘의 노래를 그대로 틀어놓고 연주하였는데 랩부분에서는 성악전공하는 대학생 출신의 장병 두 명이 까메오 출연으로 멋진 랩과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오늘 즉석에서 이뤄진 합동공연이었습니다. 역시 예쁘고 젊은 여대생들의 연주는 장병들에게 가장 박수를 많이 받은 순서였던 것 같습니다.
테너 박동일 수석부회장님은 이수인 작곡의 [내 맘의 강물]을 열창하며 장병들에게 가곡을 선물하였습니다.
[새타령]은 MR연주로 소프라노 박연선선생님과 김성실선생님이 우리가락을 표현하는 어깨춤을 추며 흥이 나게 듀엣으로 아름답고 시원하게 연주하여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사회자 정원이경숙회장님은 이 두 명의 소프라노 중 한 명은 북한에서 10년동안 군생활을 하였고 탈북한 새터민인데, 누구인지 알아맞출 장병들의 번호를 호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소프라노 뒤로 줄을 서라고 하였습니다. 참 재미있게도 박연선선생님 뒤로는 아무도 서지 않았습니다. 저는 한 명이라도 박연선 선생님 뒤로 줄을 서는 장병이 있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는데 정말로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김성실선생님의 뒤로 줄을 선 장병들에게 사회자는 질문했습니다. 왜 이 소프라노가 북한에서 왔다고 생각하는지. 한 명은 북한 여자들이 미인이라고 알고 있다고 하고, 또 한 명은 노래를 잘해서 북한 사람같다고 하고, 다른 한 명은 옷이 북한 옷 같다는 등 유쾌한 대답들이 많이 나와서 함께 웃었습니다. 이어 사회자는 김성실소프라노가 북한에서 오신 분이 맞다고 정답을 알려주었고, 김성실선생님이 얼마나 어렵게 북한에서 탈출하여 대한민국의 새터민이 되었는지 생각하면 눈물이 날것 같다고 말씀하시며, 김성실 소프라노에게 우리 대한민국 육군장병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해 달라고 마이크를 넘겼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김성실 선생님은 장병들을 사랑하는 온화한 표정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지만 잘 들리는 명확한 발음으로 '우리 나라의 안보를 지키는 사람들은 바로 여러분'이라고, '우리나라를 잘 부탁한다'고 말하였는데 정말 잔잔하지만 깊은 감동을 받았는데 그 말을 그대로 옮기지 못하겠네요.아 마지막말은 확실히 생각납니다. 차분히 진심을 담아 "여러분,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어서 해마다 남풍이 불어서 나는 좋다고 노래하는 테너 박창근선생님의 따뜻하고 정이 많은 [남촌]을 감상하였고,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이름없는 전우들의 돌무덤을 보며 아픈 마음을 한명희PD가 시로 쓴 [비목]을 소프라노 윤지원(상명대 국가안보학과)교수님과 테너 한일호 선생님의 애국심이 가득 담긴 노래로 감상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울예가에서 준비한 마지막 순서인 안정준작곡의 아리아리랑을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평양예술단 성악가 소프라노 김성실 선생님의 목소리로 감상하였는데 정말 한많은 우리의 얼을 구슬프고도 화려하고 아름답게 표현하였습니다.
사단장님은 중학교땐 가곡을 부르기도 했었는데 어언 30년을 가곡을 듣지 않고 지낸것 같다고 솔직히 말씀하시며, 이렇게 우리나라에 가곡보급을 위해 애쓰는 사단법인 서울우리예술가곡협회가 얼마나 의미있는 단체인지 감사를 표현하셨습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더 많은데 순식간에 지나가서 집에 돌아와 차근차근 생각해내며 웃음짓는데 몇시간이 걸리네요
한 장병은 왜 따로 혼자만 앞으로 나오게 했었는지 잘 생각에 나지 않는데 눈이 동그랗고 키가 크고 이마가 넓고 귀여운 신병이 앞에 나왔습니다.회장님은 그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더니 그렇다고 대답, 그 사람이 누구인지 물어봐도 될까 물으니,그렇다고 대답 그러면 그 사람이 누구냐고하니 여자친구라고 답을 하였습니다. 회장님은 옆에 대기하고 있던 저를 불러 옆에 세우고 다시 그 장병에게 이 강진경선생이 예쁘냐 여자친구가 예쁘냐고 물었고 그는 여자친구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니 회장님은 익살스럽게 이 강진경선생은 미스코리아 출신인데 이 미스코리아보다 예쁘다고하니 여자친구가 정말 예쁜가보다라고하여 객석이 폭소하였습니다. 이후 저녁식사 자리에서 이날 영상을 촬영해 주신 최병헌선생님이해주신 말씀이 음악회 마치고 장비를 챙기는데 장병들이 나가면서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미스코리아랑 사진을 같이 찍어야하는거 아냐?'하였다고 해서 식사자리에 있던 우리 모두 배꼽잡았네요.
서울예가에서 준비한 연주 사이사이에 성악병들의 4중창으로 엘비스 프레슬리 메들리, 이문세 노래 메들리를 선보였고, 계급 높은 분들의 색소폰동아리의 신나는 연주로 트로트 메들리를 감상하였습니다.
이날은 5월 7일로 어버이날 전 날이라 가정의 달 맞이 음악회이기도 했는데 회장님은 음악회 시작하면서 "불효부모사후회"(부모님께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후에 후회한다)는 고사성어 일곱글자를 외우게 하고 나중에 물어봐서 맞추면 패키지 상품을 주겠다고 하여 음악회 초반부터 그 질문이 다시 나오는 마지막순간까지 장병들은 그 글자를 외우느라 집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음악회를 마치기 전 그 것을 맞춘 장병들에게 선물을 주었고 어머니께서 앞에 계시다고 생각하고 큰 절을 올리게 하였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효심으로 마음 따뜻해지는 음악회였습니다.
이번 번개부대는 국가에서 주는 상을 가장 많이 받은 육군 부대로 전국의 부대중에 북한과 가까운 최전방에 위치한 부대에 속하였습니다. 17사단에 도착해서 보니 서울예가의 창립일과 같은 9월 9일(1982년) 이어서 반가웠다고 말씀하신 이경숙회장님은 이번달 전역할 장병들과 9월에 전역하게 될 장병들 모두 나오라고 했습니다.
"전광석화"를 부대정신으로 삼고 장병들이 쉽게 인지하고 신념화할 수 있도록 핵심가치를 4행시로 이미 숙지한 장병들에게 이 질문을 하니, 앞에 나와서 '전,광, 석'까지 제대로 신속하게 잘 말한 똑똑한 장병이 '화'를 말할 때엔 떨렸는지 머뭇거리고 있을 때, 좌측 맨 앞줄이 앉았던 상병이 '화'의 의미를 이야기하며 전광석화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전] 전투적 작전으로 생각하고
[광] 광(光)의 속도로 행동하고
[석] 석공(石工)의 근성으로 임무를 완수하고
[화] 화합을 위해 소통한다
(본래 전광석화의 뜻은 번개가 치거나 부싯돌이 부딪칠 때의 번쩍이는 빛. 신속한 동작. 극히 짧은 시간. 번개와 부싯돌의 불꽃.을 뜻한다.)
(☘️이준일 학장님은 이날 한국국제기도온협회의 성경을 200명에게 나눠주며 전도하였고 전체 순서를 서울예가와 함께 하며 든든한 후견인으로 계셔주셨습니다. 🌸함께 참관하신 최숙영시인은 프로그램 모든 가곡을 객석에서 함께 부르며 음악과 유쾌한 진행에 감동받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2019.5.8. 글. 강진경
첫댓글 강진경선생님 감사합니다 함께하지 못한저는 마치그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생생히 눈에 펼쳐보였습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외모 만큼이나 마음이 더 예쁘시고 배려심많으시고겸손한 우리 강진경소프라노선생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이연희선생님 잘 지내고 계시죠? 못 뵈온지 몇달이 된 것 같지만 이렇게 댓글 달아주시니 바로 앞에서 뵈온듯 반갑고 감사합니다.💝
강선생님은 팔방미인이 아닌
만방미인.
글도 어쩜 이리 착 달라붙게 쓰시는지. 글속에 빨려들어가서 잘 보았습니다.
이재성대표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듀엣해 주셔서 감사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우! 한편의 드라마 대본 같네요...
마치 두시간이상의 연주회를 다시보는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상 후기
대단하십니다. 한편의 드라마 대본 같습니다~~
이 날도 촬영, 편집해주신최병헌선생님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무거운 장비 들고 다니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카톡에서는 답글을 올렸지만 카페에는 이제야 들어왔습니다.
다시 읽어보아도 너무나 생생한 현장 중계, 감동받습니다.
강진경 선생님 최고 !!! ^^
능소화최숙영시인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