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유람선 일주 관광>
유람선을 타고 울릉도를 한 바퀴 돌아본다. 도동항을 등지고 왼쪽으로 돌아가는 해안길, 행남해안길을 돌아보면 바닷가 해안길이 이 이상 더 아름다울 수 있으랴, 제주 올렛길이 이만 하랴 싶은 감동이 인다. 감동이 깊어 탄식과 눈물을 자아낼 정도다.
사실상 행남해안길은 울릉도 관광의 정점으로 보인다. 그 이후 다 돌아봐도 이보다 아름다운 풍광은 더 없다. 오히려 이후에는 아름다움보다 비련의 역사와 시련의 기후와 삶이 더 눈에 들어온다. 일본인 수탈자 벌목꾼의 적산가옥도, 접안 시설이 미비했던 시절 박정희의 방문도 다 아픈 기억들이다.
나리분지, 섬 중앙에 자리잡은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이다. '나리'는 조선말 이주 초기 굶주림에 섬말나리 뿌리를 캐먹고 연명하였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아픈 울릉도의 역사를 이름에마저 담고 있는 곳이다. 빈곤의 수탈의 아픈 역사가 1882년 이후의 이주 역사다.
울릉도는 80키로 인근에 우리 동쪽 끝 독도를 관할 도서로 하고 있다. 일본의 도발 속에서 영토를 지켜야 하는 한일 국제 분쟁의 최전선이기도 하다.
생각없이 아름다움에 취해 걷던 해담길, 사실 그 길은 울릉도 주민들이 일주도로 없던 시절, 이동이 힘들던 시절 오랫동안 자연스레 걸어 걸어 만들어 왔던 길이다. 애초 애환이 묻은 발로 만든 길을 닦아 다듬어 만든 길로 자연과 인간의 합작품이다.
울릉도는 드러난 외양만으로는 수려하고 기묘한 자연경관과 각종 특산물과 별식으로 여행의 묘미를 즐기기에 딱 적당한 곳이다. 하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이러한 삶의 애환을 들춰보면 자연 풍광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애틋하고 안타깝고 사람기운이 느껴지는 풍광은 안으로부터 새로운 아름다움을 끌어낸다.
자연과 삶의 변곡선으로 다가오는 해안선을 끼고 섬을 한 바퀴 돌아보면서 생각과 마음을 가다듬어본다. 행남해안길만큼 압도적으로 아름답지는 않아도, 마음의 눈높이가 삶의 아름다움으로 채워져 진득한 감동이 느껴진다.
이제 눈과 마음으로 울릉도를 볼 준비가 되었다면 유람선을 타고 울릉도를 돌아보기로 하자.
울릉도 일주 유람선 요금: 25,000원
소요시간 : 2시간 가량
출발 : 9시 15분
관람일 : 2019.10.31.
유람선 승선하는 행렬이 매우 길다. 울릉도 관광객은 거의 타는 것 같다. 승선권에 승선자의 인적사항을 직접 기재하게 되어 있다. 배에 오를 때, 기재된 면을 회수한다.
매표소는 터미널 뒤쪽 아래편이다.
배 안에서 보는 해안길. 배 유리 색깔이 씌어져 초록색 세상이 되었다.
유람은 오른쪽으로 돌아 시작된다.
사동항. 산등성이까지 드문드문 마을이 보이나 기본적으로는 해안선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
사동항 등대
가두봉터널과 등대. 울릉도 최남단이다. 가두봉 근처는 울릉도 공항 예정지이기도 하다.
섬을 끼고 2018년 12월에 일주도로가 개통되었다. 일주도로는 험난한 지형으로 터널 투성이다. 길 반 터널 반이다. 어떤 터널은 너무 좁아 신호등신호등을 지켜가며 일방통행을 하게 되어 있다.
가두봉을 끼고 보이는 길고 하얀 구조물도 터널이다. 먼저 섬 안을 관광하고 유람선을 타는 것이 좋은 거 같다. 유람선을 타면서 전날 본 섬 안 본 곳들을 복기해보자.
이제 바야흐로 울릉도는 일주도로에 유람선 관광으로 섬을 안팎으로 돌아볼 수 있는 인프라를 다 갖췄다. 이제 충실한 문화적 함의로 섬 안을 채워넣어야 한다. 한 번 온 사람도 다시 찾는 섬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곰바위. 서면 남서리에 있다. 보는 곳에 따라 아기곰을 업고 있는 형상, 앞발을 든 곰 형상 등으로 다양하게 보인다.
태하향목관광 모노레일이 보인다.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면 성하신당, 태하등대 등을 볼 수 있다 .
송곳봉과 코끼리바위가 보이기 시작한다.
가까이서 보면 완연한 코끼리 형상이다. 구멍이 보이는 앞 부분이 코끼리 코다. 구멍은 10m 높이로 소형 선박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다. 북면 현포리에 있다.
코끼리 바위는 주상절리 모양이다.
코끼리 바위를 지나쳐서 다시 본다.
삼선암. 삼선암 앞은 석포와 드루봉이다. 석포는 정들깨, 정플포라고도 한다. 개척민들이 외지로 이주할 때 정들어 울며 떠나갔다 하여 정들포다. 석포는 돌이 많아 석포다.
삼선암. 세 선녀가 내려와 놀다 빼어난 경치에 빠져 갈 시간을 놓쳐 돌아가지 못하고 옥황상제의 노여움으로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세 선녀 중 가장 늑장을 부린 막내 선녀가 변한 바위는 일선암,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가장 많이 받아 바위에 풀도 자라지 않는다. 바위의 모양을 따서 일명 가위바위라고도 불린다.
삼선암은 멀리서는 두 개로 가까이서는 세 개로 보인다. 울릉도 제1경으로 꼽히는 비경이다. 북면 천부리에 있다.
관음도와 죽도가 보인다. 가운데 멀리 보이는 섬이 죽도다. 죽도는 농사를 짓고 있으며 죽도까지 운항하는 배가 있어 관광이 가능하나 여름 관광철만 운행한다.
죽도는 대나무가 많이 나서 죽도이며, 더덕이 유명하다.
관음도는 일명 깍새섬이다. 이곳으로 표류한 월성 김씨가 깍새를 잡아먹고 살아났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섬 아래 커다란 두 개의 관음쌍굴이 있다. 관음쌍굴은 높이 14m, 예전 해적들의 은신처였다고 전해진다. 동굴의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 마시면 장수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유람선 선징님 기분이 좋으면 저 해식동굴 사이로 배를 몰기도 한다는데, 아마 오늘은 날씨가 좋아 선장님도 해안 풍광에 취해 동굴로 들어가는 것을 잊으셨나보다.
관음도와 본도 섬목을 잇는 다리, 보행으로만 건너는 보행연도교가 보인다. 2012년에 준공되었다. 본도 쪽에서 입장료를 내고 올라 관음도 섬 전체를 돌아볼 수 있다. 정작 관음도 섬 자체는 조금 밋밋한 편이다.
섬목은 섬의 목과 같은 형국이라 하여 그대로 이름이 되었다. 섬목 터널이 끝나는 곳이 연도교로 들어서는 입구다.
복저암(복저바위), 갈매기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몇 년 전 울릉도 사진과 비하면 바닷새가 현저하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갈매기 등이 줄어든 것은 먹을 만한 물고기가 없어서이다. 근래에 오징어가 많이 잡히지 않는다 한다. 도동항, 저동항에 정박해 있는 명물 오징어배가 많이 줄었다. 어디서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인가.
그래도 복저암은 낚시바위로 유명하다. 초보자도 실하게 건져올린다는 명당 낚시터다. 복저암을 낀 일출 풍경도 장관이다.
저동 촛대바위. 바다로 나가 돌아오지 않는 홀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효녀바위라고도 한다.
저동항. 유람선에서 본 저동항. 모시가 많아 모시 저 苧洞이다.
저동항 내에서 본 저동항. 울릉도 어선은 대부분 도동항이 아니라 이곳 저동항에 정박한다. 어선에서 잡은 고기를 바로 그 앞에서 손질하여 말리거나 저장한다. 당연히 오징어잡이배가 많아 환한 불을 켠 배가 저동항으로 모여드는 장면은 명물이 된다. 이 장면은 울릉 8경 중 하나로 저동어회(苧洞漁火)라고 한다.
도동항이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반면 이곳은 어선으로 주민들로 북적인다. 울릉도 사람들의 생활 냄새가 어디보다 강하게 배여나는 곳이다.
이제 도동항으로 돌아왔다.
두 시간 유람길이 지루하지 않다. 울릉도가 한 덩어리 섬이라는 것, 화산도라 기묘한 절경이 많이 많다는 것을 확인한다. 기암괴석이 많고, 그 괴석의 규모가 보통은 봉우리 몇 개를 이은 정도의 초대형이 많다. 기암은 주상절리 등 화산 활동으로 생긴 독특한 지형이 신기하다.
화산도 울릉도, 모습만으로는 신비하고 아름답기 그지없으나 그속에 들어찬 삶의 모습, 우리 최동단을 지켜내는 고마움을 떠올리면 애틋한 감동을 가눌 길 없다.
참 특별한 관광지다. 절로 국토순례의 애국자를 만든다.
이제 하선하여 정신차리고 산을 올려다 보니 울릉도 산에 지천으로 핀 해국이 함초롬하다. 울릉도 왕해국이라고도 하는 국화의 보랏빛이 퍼슬거리는 거같은 산자락이 옥토인양 평온하게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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