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산 그 웅대함을 노래한다.
오월의 천관은 강원도의 봉래산에 비길 만큼 아름답다.
구룡연 바위로부터 아기자기하게 펼쳐진 산세는 전라남도 3대 명산으로 불릴 만큼 그 웅장함과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해 왔다. 노령의 큰 산줄기를 타고 내려와 장흥반도에서 가장 높게 우뚝 솟아오른 천관의 위용은 고려 때부터 이 고장에 많은 인재를 길러내고 전설을 남기고 묵묵히 남해 바다를 지켜오고 있다.
천관산의 조선시대 학자 위백규, 독립운동에 앞장서서 왜경에 맞상대하여 독립을 외치며 만세를 불렀던 독립투사 김제계 선생, 그리고 조세행정의 거목 이세옥 청장, 문맹과 가난에서 국민을 가르치시며 계몽운동을 하신 도창욱, 신인균, 김도순, 김영중 선생, 민주정치의 실현으로 추앙받았던 김옥두 의원, 세계 종교계의 거물 김야환 목사, 순수문학으로 한국문인계의 거목 이청준 작가, 향토정신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한승원 작가, 김영남 시인, 현대 서양화가 강길원교수, 대학경영의 선두자 이현청총장, 남다른 정의감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이귀남 법무부장관, 개척정신으로 기업을 일군 젊은 실업인 박주봉, 국가보위에 앞장서온 덕촌의 박노식 원스타 장군, 현대 정치학의 석학 김만흠 교수 등 수많은 인걸들이 이 고장을 중심으로 나고 자라 그 기개를 자랑했으니 이것은 천관의 커다란 자태와 올곧게 뻗어 올라간 산세의 정기를 받아 자란 것이리라.
뿐만 아니라 천관은 남해바다를 실천적으로 지켜온 산 증인으로 커다란 몫을 단단히 하였다. 왜적의 침입을 대비하여 이순신장군은 당시 대덕의 동남쪽 바다(지금의 회진 앞바다)에 진을 치고 거북선 제작에 필요한 소나무를 이곳 천관산 중턱에서 조달하였으며 화살 제조에 쓰인 시누대를 구하여 작전준비에 만반을 기하여 대덕 인근 고금도 세동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으니 (이 내용은 대덕초교 근무 시 향토사 연구하기위해 장흥군 향토지에서 발굴한 내용임) 천관이 우리 고장 남해를 지켜왔다고 말해도 큰 잘못은 아니리라.
천관에 얽힌 전설이 우리 고장 전설이었으니 천관에 대한 전설은 내가 어릴적에 들은 큰 교훈의 일부이기도 했다. 남해바다의 왜구를 (고려 때 쯤으로 생각됨) 막아 내기위해 아홉 마리의 용이 그 기세를 떨치기 위해 남해바다에서 천관산에서 가장 웅장한 바위에 올라서서 왜구에게 호령하며 승천했다는 구룡연 바위의 전설, 탑산사에서 과거 준비 공부하다 날씨가 무더워지자 용둔벙에서 목욕 재개한 선비가 낮잠을 자는데 용둔벙 용이 나타나 하늘로 승천하면서 하늘에 그린 글자를 보고 과거에 응시하여 그 글자대로 운을 맞추어 글을 써서 과거에 합격했다는 믿거나 말거나한 전설이 구전으로 내려와 그 때부터 과거나 고시 준비생이 탑산사에서 공부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뿐이랴 소위 열녀의 이야기도 전해온다. 박씨 가문에 여자가 남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시체의 다리를 베어다 약물로 바쳤다는 “내다리 내놔”의 전설도 천관산만이 간직한 전설이다.
봉대에 올라가보시라 100여명의 선사가 앞 다투어 명당을 찾아 절을 시었다는 봉대에 절은 간데없고 억새밭에 어느 연인들만 데이트 장소로 제공 되고 10월의 억세제가 고장 관광산업으로 발돋음 하고, 봉화불을 올린 흔적만 남아있는데 세월의 현대화에 천관은 몸을 새롭게 단장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천관의 정기는 남해 바다의 다도해를 안고 멀리 한라산까지 안고 있다. 올망졸망한 남해바다의 섬들이 천관을 우러러 서있는데 그 너머엔 제주의 한라산이 덩그렇게 천관에 복종의 예를 올리고 있다. 용둔벙 아래엔 우리 고장 사람들이 애향심을 발휘하여 아름다운 천관 가꾸기의 일환으로 쌓은 탑들이 400여개가 도열해 대덕인의 절개와 애향심을 과시하고 있다. 그 사이사이에는 벚꽃이며 동백이 향기를 발휘하면서 남도의 정취를 자랑하고 있다. 또 문학시비는 너무도 우리 고장의 아름다운 문학정신을 간직하고 교양 높은 대덕인의 문예정신을 기리고 있다.
천관산을 바라볼 때마다 어린시절 소풍시의 추억과 토끼몰이 추억이 새삼 그리워진다. 용둔벙에서 숨겨 들어간 물줄기가 청다리 저수지와 오막내에서 고개를 들고 흘러 도청 뜰과 서산농장을 적셔 풍요한 우리 고장의 인심을 만들어 낸다.
천관은 고장 사람들의 어머니와 같은 산이요 자랑거리이다. 언제나 늠름하고 웅장하게 고장을 지켜온 천관산 오늘도 내일도 아름답게 고장을 지켜주리라 천관산이여 영원하라 파이팅이다.
박종남/신리/ 전 부천일신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