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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민속마당 2) 전화 : 055-532-7778 3) 주소 : 경남 창녕군 창녕읍 자하곡길 25 (말흘리 30) 4) 주요 음식 : 한정식 |
2. 맛본 음식 : 화왕산 밥상(1인당 20,000원)
3. 맛보기
1) 전체 : 모양이나 솜씨가 실망스러운 반찬이 거의 없다. 음식 색상, 찬기 모양, 음식 차림새 등 상차림의 시각적 효과가 고풍스러운 방치레와 어울려 한껏 분위기를 돋운다. 음식맛이 분위기와 어긋나지 않으니 차림이 허세가 아닌 것이 확실하다. 맛에 멋을 더하니 단계별 찬이 더 기대가 된다.
2) 주메뉴 : 예술 퍼포먼스처럼 멋을 내 차린 음식들이 먹기에 아깝게 고운 태를 내고 있다. 한입 음식을 따로따로 담은 정성이 오히려 요란하여 음식맛을 압도할까 겁나지만 겁먹을 필요가 없게 제몫의 맛이 난다. 한식상의 사치는 보는 것에도 먹는 것에도 부렸으니, 이 가격에 이만 대접이 고마울 따름이다.
음식은 새로 개발한 찬들이 많다. 오이불고기계란합, 호박조개전 멋스럽고 호사스런 음식이 저마다 신선하고 풍성한 맛을 보인다. 애호박조개전은 쫀득쫀득 잘근거리는 맛이 일품이다.
원재료 맛이 부각되는 마, 단호박찜, 샐러드, 두부 양념 등은 일단 신선하여 재료 맛을 그대로 안고 있어서 합격이다. 해파리 생야채에 소스를 얹어낸 냉채도 산뜻하다.
보조메뉴 : 두 번째 나오는 더운 음식, 전과 잡채. 잔치상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전은 부추오징어전이다. 쫄깃거리고 노릇노릇 익혔는데 부추 향이 그대로 담겨 일품이다. 전은 잔치 음식이자 일상 음식이지만 맛있게 먹기란 쉽지 않다. 우선 물에 갠 밀가루 농도가 문제이다. 여기서 어긋나면 맛도 멋도 다 잃는다. 되직하면 팍팍하여 씹기 곤혹스럽고 수고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 묽으면 반죽이 축축 늘어져 부쳐내기도 힘들고 모양새도 잡히지 않거니와 입에 들어가면 이에 엉겨붙어 맛을 즐기기 난감하다. 근데 이 집 전은 밀가루 반죽과 많은 거섶이 전 맛을 잘 살려준다. 잔치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잡채는 불고기와 더불어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한식이다. 유학생들이 현지에서 파티때 만들어가는 가장 보편적 음식이므로 외국인들이 한국음식에 입문하는 대표적 음식이기도 하다. 잡채는 반찬이 따로 필요 없는 원터치 식사 대용 음식이 된다. 보통 거섶으로 들어가는 고기와 시금치, 당근 등 채소 덕분에 영양도 부족하지 않게 밥 한 끼를 훌륭하게 해결할 수 있다. 이런 실용성 덕분에 더 인기이다.
요새 찰진 고구마 당면은 어지간하게 삶으면 다시 데워도 찰기가 유지될 정도로 질이 좋다. 잡채는 영양에 자르르한 윤기마저 더해서 음식 귀하던 옛날에는 밥상의 귀족이자 여왕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이 먹는 잡채가 의외로 맛있는 집 찾기가 쉽지 않다. 요란한 한정식집의 잡채에도 젓가락질이 한산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만해도 어지간한 맛은 낸 잡채라고 생각한다.
3) 반찬 특기사항 : 도토리방풍나물무침, 고사리장아찌, 김치, 숙주나물, 참나물, 조기구이, 갈비. 갈비만 빼고 나무랄 데 없다. 갈비는 조리방법에 재고가 필요하다. 돼지갈비에 고추장에 설탕이라니 조화가 낯설다. 고사리장아찌는 발상이 놀랍다. 맛도 좋다. 음식 조리에도 이런 창의력이 필요하다. 조기도 바삭거리는 맛이 나면서도 타지 않게 잘 구워내 일품이다.
4) 찌개, 국 밥 : 머우들깨국 맛이 개운하고 깊다. 탕이 아닌 국으로 끓인 착상도 신선해서 눈길이 간다. 밥의 차진 기운도 반찬과 함께 즐기기에 부족하지 않다.
5) 김치 : 자주 말하지만 김치는 음식 수준을 재는 척도다. 다른 음식이 좀 부족해도 김치맛이 제대로 나면 솜씨를 인정하게 된다. 다른 음식 다 잘해도 김치가 부족하면 뭔가 근본 없는 음식상인 거 같아 신뢰하기 어렵다. 이 집 김치는 맛있다. 생김치로 정성을 보이는 데다 달지도 짜지도 진하지도 않은 양념이 적당히 간 든 배추를 잘 버무리고 있다. 생김치 풍미가 제대로 살아 있다.
4. 맛본 때 : 2017.1.
5. 음식 값 : 우포정식 15,000원, 화왕산밥상 20,000원, 민속마당 밥상 30,000원
6. 먹은 후
음식에 대한 절제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를 즐기는 것이 드러나 좋다. 빈곤이 절제를 요구했다면 이제는 원인 무효다. 이제 밥한술 뜨고 벽에 걸린 간고등어를 바라보는 절약 정신이나, 아랫것들 위해 굳이 대궁상 풍성하게 내려 보내려고 절제하는 상전의 미덕이 칭송받는 시대는 벗어났다.
전라도 음식의 발달은 곡창지대로서의 풍요로움이 주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교통의 발달로 식재료의 여유와 삶의 여유를 어디서나 누릴 수 있다. 식욕의 본능을 소중히 하는 것도 인간 존중의 자세라는 생각이다.
맛있는 음식, 예쁜 음식, 분위기 있는 식당, 이런 식당이 있는 것이 반갑다. 감각의 만족을 나무라지 말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고 먹기가 좋아야 소화도 잘되고 건강에도 좋다. 그런 식당을 경남에서도 창녕에서도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멀리서 온 손이라면 지척에 있는 진흥왕척경비, 대원군척화비, 석빙고 모두 놓치지 말자. 초등학교 국사 교과서에서 빠져나온 동네다.
<한국신명나라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
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
*<진흥왕척경비>
* 석빙고
* 대원군 <척화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