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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내가 과연 육아를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이렇게 키워도 될지,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주위에 물어보면 3백65일 매일 하나씩 해줘도 다 못할 다양한 육아 프로그램이 쏟아져 더 혼란스럽다. 좋다는 걸 다 해줄 수도 없는 노릇. 가까운 지역에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부모들끼리 모여 자녀 돌보기와 육아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부모들이 모였다. 공동육아는 그런 쉼터이자 학교였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크는 공간, 공동육아 현장을 소개한다. 내 가족에서 우리 가족으로
“지호야, 오늘 고양이하고 잘 놀고 있어. 엄마가 6시에 데리러 올게.” “응. 고양이하고 사과하고 물놀이하고 놀 거야. 엄마 안녕~”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의 꿈꾸는어린이집 대문에는 아침부터 웃음꽃이 가득 피었다. ‘엄마 가지 마’ ‘나도 데리고 가’ ‘안 들어갈거야!’ 하며 우는 소리가 아침마다 끊이지 않는 여느 어린이집과 사뭇 다른 풍경이다. 이때 고양이가 다섯 살 난 지호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 고양이는 꿈꾸는어린이집의 대표교사 별명. “아이들은 저를 선생님이란 호칭 대신 ‘고양이’라고 불러요. 아이들이 지어준 별명이거든요. 이곳의 어른들 모두 별명을 하나씩 가지고 있어요. 사과, 구름 등 별명을 부르는데, 아이와 교사가 서로 평등하게 인격을 존중하자는 취지예요. 이렇게 서로가 함께하는 공간이, 바로 공동 육아 현장입니다.” 공동육아란 말은 내 아이를 맡기거나 남의 아이를 맡아주는 것이 아 교육이 달라진다니라 처음부터 아이들을 함께 키우자는 뜻이다. 여기서 ‘함께’란 나뿐만 아니라 이웃, 지역사회, 국가 모두가 아이들을 함께 키운다는 의미다. 1994년 우리나라에 처음 문을 연 이후 2011년 현재 전국에 61개의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운영 중이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운영 주체는 원장이 아닌 학부모와 교사다. 원장도 따로 없다. 대표교사가 있지만, 그마저도 교사들 사이에서 돌아 가며 맡는다. 특히 학부모들의 참여는 일반 어린이집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적극적이다. 중요한 의사 결정은 물론 교사 임금, 보육료 책정, 물품 구입, 시설 관리, 교육 프로그램 제안 등 어린이집 안팎의 모든 사항을 총회에서 발언권과 의결권을 갖는 모든 학부모가 결정한다. 1년간 조합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운영위원과 이사를 매해 돌아가면서 뽑아 어느 가족이나 한 번씩은 조합의 운영을 맡는다. 모든 학부모가 주인이 되는 경험을 해보는 것.
일반 어린이집과 무엇이 다를까?
1 영어수업이 없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는 영어를 포함한 특별수업, 학습지, 교재 등의 영재교육이나 인위적인 조기교육을 일절 하지 않는다. 어린이집 어디에도 그 흔한 한글, 알파벳 포스터 한 장 붙어 있지 않다. 아이들이 책을 읽다 호기심이 생겨 물어볼 때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열에 여덟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을 뗀다.
2 플라스틱 장난감이 없다 운영 프로그램과 환경은 자연 생태 어린이집과 비슷한 점이 많다. 이곳 역시 학습교재나 플라스틱 장난감을 찾아볼 수 없다. 양은 주전자, 숟가락, 냄비, 고무찰흙 등으로 놀이를 하고 실내에서는 그림을 그리거나 나무토막, 종이 블록 등을 가지고 논다. 공동육아의 중요한 목표가 ‘자연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기 때문. 나들이, 텃밭 가꾸기, 마당에서 놀기 등을 통한 생태놀이와 주제에 따라 음악이나 미술 활동으로 연계하는 수업, 각 계절에 포함된 명절, 절기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교육 내용은 놀이가 대부분이다. 스스로 잘 놀 줄 안다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주도적으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놀면서 언어와 신체가 발달하고 사회적인 관계를 맺고 자신을 표현하는 등 유아기에 익혀야 할 것을 배운다.
3 서로 별명을 부른다 아이들은 교사를 ‘선생님’이라는 호칭 대신 별명으로 부른다. 이는 아이와 교사를 상하 수직의 관계가 아닌 대등한 인격으로 바라보게 하기 위해 정한 규칙. 아이들은 교사를 지시하고 가르쳐주는 사람이 아니라 친한 어른이나 친구로 받아들인다. 학부모 역시 ‘○○엄마’ ‘○○아빠’ 대신 별명으로 불러 ‘우리 엄마, 아빠’ 라는 생각으로부터 자유롭다. 학부모와 교사는 물론 교사들끼리도 서로 별명을 부른다. 나이 차도 있고 연차도 다르지만 교사들의 서열 또 한 없다. 단, 아이들은 별명이 아닌 각자의 이름을 부른다. 정체성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4 반말로 하는 대화 교사와 부모, 아이들은 서로 별명을 부르며 반말을 한다. 불필요한 격식을 차리지 않고 생활함으로써 존댓말 에서 오는 거리감이나 긴장감을 없애고 어른 아이 구별 없이 친구처럼 평등하고 자유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부모들은 이곳에 자연스럽게 드나들며 아이들을 내 아이, 남의 아이가 아니라 우리 아이로 대한다.
5 통학 차량이 없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에는 일명 ‘노란차’가 없다. 원칙적으로 통학차를 운영하지 않고 학부모가 직접 아이를 등하원시킨다. 아침저녁으로 어린이집에 들러 교사도 만나고 다른 아이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여러 학부모와 인사하는 시간을 갖는다. 통학 차량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의 야외 활동을 하는 날에는 아빠 엄마들이 서로 차량을 지원한다.
6 유기농 음식만 먹인다 첨가물과 화학약품이 들어간 먹을거리는 아예 쓰지 않는다. 각 지역의 생협에서 공급받은 유기농 식품으로 영양교사가 먹을거리를 준비한다. 안전한 재료를 사용하는지 부모들이 늘 체크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더욱 안심된다.
7 소규모로 운영된다 정원이 30명이 넘는 곳이 거의 없을 만큼 소규모로 운영한다. 대개 한 반에 6~8명씩 연령별로 2~4개 반을 운영하며, 식사를 책임지는 영양교사를 포함해 3~7명의 교사가 상주한다. 법이 정한 어린이집의 교사 대 아동 수는 3세 1:1.5, 4세 이상 1:20이지만 이곳은 1:4~1:8 수준. 그만큼 아이 한명 한명에게 더욱 신경 쓸 수 있다.
8 보육료가 높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보육료는 매년 1~2월에 확정되는 정부 기준 상한선보다 적게 책정하지만 교사 대 아이의 비율이 낮기 때문에 운영비용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런 재정의 적자 부분을 메우기 위해 운영 주체인 부모들로부터 조합비를 별도로 받는다. 이 금액은 각 어린이집 조합의 재정소위원회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지역이나 아이의 연령에 따라 다르지만 종일반 기준으로 월평균 50만~60만원 선이다. 별도의 특별수업이나 야외 활동 시 들어가는 추가 비용은 없다. 운영 적자분이 생길 경우에는 모든 조합원이 똑같이 분담해 메운다.
9 입학 전에 학부모 면접이 있다 공동육아의 기본은 ‘참여’다. 단지 일반 어린이집보다 먹을거리가 안전해 보이고, 좀더 아이가 편하게 클 수 있을 것 같아 ‘맡기고’ 싶다는 부모는 환영받지 못한다. 교육관이 같지 않을 경우 어린이집을 함께 이끌어나가는 일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입학을 문의하면 먼저 대표교사와 상담하고 따로 하루 날을 정해 교사, 이사진의 면담을 거친다.
mini interview
“내가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선택한 이유”
“저는 대안학교를 먼저 알았어요. 육아 방침이 마음에 들어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취학 전 아동을 위한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일반 어린이집에 잘 다니고 있던 아이를 이곳으로 옮기면서 괜찮을까
잠시 걱정했었는데 아이가 좋아하더라고요. 그제야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데, 그전 어린이집은 의자에만 앉아 있어야 해서 싫었대요. 영어공부도 지겹고. 그런데 이곳은 누워 있어도 되고, 꽃, 나무, 열매 구경도 할 수 있
어 신난다고 얘기하는 아이를 보고 옮기기를 잘했구나 생각했어요. 아빠의 육아 참여도가 이전에 비해 늘었다는 것도 만족스러워요. 엄마 아빠가 참여해야 하는 기회가 많기도 하지만, 귀찮아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 하며 아빠로서의 책임감과 자부심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아요.” 여섯 살 아이 엄마, 금토끼
“저희는 맞벌이 부부예요. 부모님도 지방에 사시고, 육아를 도와줄 친인척 하나 없는 상황에서 아이를 키우다 보니 거대한 도시에 저 혼자 고립 됐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처음에는 아이를 구립어린이집에 보냈는데, 아이의 생활을 전혀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불만이었어요. 어떻게 지내는지, 뭘 먹는지 알림장으로 알려주지만 부모가 개입할 수는 없었죠. 퇴근 후 이산가족 상봉하듯 아이를 만나 집에 데려오면, 씻기고 재우기 바쁘죠. 꼭 육아 대행을 해주는 서비스센터에 돈 내고 애를 맡기는 것 같고, 소외감이나 허탈감에 내가 지금 엄마로서 제대로 육아를 하고 있는 걸까, 밥만 먹인다고 엄마인가 하는 죄책감까지 들었죠. 그런데 이곳은 아이가 하루를 어떻게 지내는지를 알 수 있어요. 선생님들이나 다른 부모들도 꼭 가족 같아서 엄마와 이모들이 함께 있는 느낌이랄까요. 이곳에 아이를 보 내려고 이사까지 했어요.”일곱 살 아이 엄마, 고구마
“아이가 아토피가 좀 심해서 걱정이 많던 차에 한의사 선생님이 이곳을 추천해줬어요. 식단을 유기농으로 꾸리고, 자연 활동이 많다는 점이 추천 이유였죠. 아이가 아픈 게 안타까워서 그동안 너무 받아줬더니 고집도 세져 인성교육도 고민스러웠는데, 아이를 이곳으로 보낸 다음 그런 고민도 없어졌어요. 사회성도 많이 좋아졌고, 감정 조절 면에서도 잘 크는 것 같아요. 저도 많은 걸 얻어가요. 다른 가족의 육아 경험을 간접경험하고 토론하고, 함께 고민을 해결해가면서 육아에 자신감이 생기거든요. 다양한 직업군의 부모들이 모인 곳이어서 혼자 고민하던 부분을 다각도로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아요.” 다섯 살 아이 엄마, 키위
“직업이 교사여서 육아 고민이 많았어요. 일반 어린이집은 먹을거리에 불안감이 커서 믿고 맡길 수가 없었죠. 아이가 어렸을 때는 자연에서 마음껏 뛰놀게 해주고 싶었고요. 건강한 게 최고잖아요.” 다섯 살 아이 엄마, 방울이“공동육아에 참여하기 전까지 이웃 간 교류가 거의 없었고, 간혹 같은 연령의 아이를 둔집과 어느 정도 교류하더라도 자녀 양육 방법 등에 대한 견해를 솔직히 이야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어요.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도 자녀 양육은 경쟁심이 있기 때문에 육아 정보나 육아 고민을 함께 나누는 게 자유롭지 못하더라고요. 내 아이, 네 아이 구분하다 보니 어느새 서로의 경제 형편까지 비교하게 되고 결국 감정만 상하고요. 그런데 공동육아는 아이와 육아관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그것이 생활의 일부가 되니까 좋아요.” 다섯 살 아이 엄마, 구름
“환경이 너무 좋아요.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찻길에 건물들이 빼곡한 일반 어린이집과 달리, 이곳은 마당에서 뛰어놀기도 좋고, 10분 나가면 바로 북한산이에요. 처음에는 멀어서 등하원시키기가 어려워 남편과 실랑이를 좀 했는데, 환경이 자연스럽고 편안해서 남편이 더 만족스러워해요. 어린이집도 빌딩이 아닌 단독주택이어서 정서적 으로도 아이에게 좋은 것 같아요.” 네 살 아이 엄마, 땅땅이
“육아 방침도 환경도 다 좋은데 제가 얼마나 참여할 수 있을지가 가장 고민이었어요. 엄마 없이 저 혼자 아이를 키우는데, 가뜩이나 부모 참여가 많은 이곳에서 혹시 아이에게 더 큰 상처가 되면 어떡하나 고민스러웠어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이곳에 안 보냈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정도예요. 제가 퇴근이 늦을 때는 이웃이 아이를 보살펴주는 게 자연스럽고, 또 저 역시 월차를 내서라도 차량 지원이라든지 청소도 함께 하고요. 아이에게도 많은 엄마가 생긴 것 같아 참 고맙고 감사합니다.” 네 살 아이 아빠, 만두
what are you doing now?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하루
AM 7:30 ~10:00
등원하면 자유롭게 실내에서 책을 읽거나 어린이집 앞마당에서 뛰어논다. 등원 시간이 다른 어린이집보다 다소 이른데 이는 학부모와 교사 들이 참여하는 운영회의에서 결정한 것이다.
AM 10:00
모둠(여럿이 모여 의견을 교환하는 모임)별로 둥 그렇게 전체가 모여 ‘아침열기’를 하는데, 한 명씩 눈을 마주치며 반갑게 인사하고, 하루 생활을 계획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교사에 따라 동화책을 읽어주는 경우도 있고, 나들이 장소를 함께 결정하기도 하고, 주의사항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AM 10:30
10시 30분이면 나들이한다. 어린이집 인근의 뒷산으로 가서 오감으로 자연을 체험한다. 꽃, 나무, 풀 등 자연물을 직접 보고, 만지고, 냄새 맡으며 서로 이름을 알려주기로 하고, 궁금한 점이 생기면 함께 생각을 나눈다. 평소에는 약수터나 산책로를 찾고, 좀더 멀리 나갈 때는 다양한 장소를 찾는다. 나들이 장소는 정해져 있으나, 비가 올 때는 아이들 모둠에서 함께 정할 수 있다. 나들이 때면 조합원들이 차량 아마(아마는 아빠, 엄마의 준말)가 되기도 한다. 주변으로 나들이할때는 눈에 보이는 자연물 모두가 아이들의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교사들은 노는 아이들을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주며 나들이 장소에 도착해서도 주변 환경이나 자연과 더불어 자유롭게 놀도록 한다. “고양이! 여기 나비가 날개가 찢어졌나 봐. 불쌍해. 나무로 들어주면 아플까?”PM 12:00
나들이에서 돌아와 점심을 먹는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무공해 식품으로, 영양 교사가 정성스레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인다. 음식은 남기지 않고 깨끗이 먹도록 지도하지만, 밥 생각이 없는 아이를 억지로 먹이지는 않고 선택에 맡긴다. 식사가 끝나면 자기가 먹은 그릇을 직접 부엌으로 가져가 설거지통에 넣는다.
PM 1:30
스스로 할 수 있는 아이는 제 손으로 이를 닦고 다시 자유놀이 시간. 말 그대로 자유롭게 노는데, 낮잠 자기 전까지 아이들은 ‘만다라’를 하기도 한다.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그림을 그리는데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자기 그림을 소중하게 여기고 함부로 버리지 않도록 종이를 일정량 나눠준다.
PM 2:00~4:00
피곤한 아이들은 이불을 펴고 낮잠을 잔다. 자기 싫은 아이는 하던 놀이를 계속한다.
PM 4:00
잠자리를 정리하고 오후 간식을 먹는다. 간식을 먹은 다음 터전에서 자유시간을 보낸다.
PM 5:10
오후 활동을 시작한다. 주 1~2회는 어린이집 어린이들이 모두 참여하는 통합 활동 시간을 갖는다. 함께 율동도 하고, 노래도 부른다.
PM 6:00
하나, 둘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러 오기 시작해 오후 7시에 하루 일과를 마무리한다. 간혹 퇴근이 늦는 부모의 아이는 이웃이 보살펴주는 게자연스럽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가장 큰 단점은 원한다고 모두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등하교 시 차량 지원을 하지 않고 부모가 시간에 맞춰 직접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려와야 하기 때문에 집 근처에 있지 않다면 여간해선 보내기 어렵다. 다른 지역에 살다가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려고 이사하는 부모도 많다. 지역별 편차도 심한 편이다. 서울 마포구를 비롯해 경기도 과천, 고양, 성남처럼 3~4군데씩 있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단 한 곳도 없는 지역도 많다. 또한 ‘운영이 잘된다’고 입소문이 나서 입학 희망자가 몇 십 명씩 있는 어린이집이 있는 반면, 다음 해도 입학 희망자가 없어 동분서주하는 곳도 있을 만큼 어린이집별 차이가 심한 편. 출자금 형태로 내야 하는 목돈 또한 만만치 않은데 각 지역의 부지 가격, 몇 명의 자녀를 보내는가, 어린이집 터를 구입하느냐 세를 얻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현재 자녀 한 명을 보내는 데 드는 공동육아 어린이집 출자금은 3백만~1천만원 선. 아이 한 명을 더 보내면 50만~2백만원가량 추가되며, 터를 구입하는 영구 터전 어린이집은 출자금 규모가 좀 더 크다. 이 돈은 아이가 졸업할 때 돌려받을 수 있는데 뒤이어 들어오는 학부모가 내는 출자금으로 대체하기 때문에 입학 희망자가 없을 때는 늦게 돌려받는 경우도 있다. 출자금의 10%가량을 의무적으로 기부하도록 정하고, 몇 번에 나누어 낼 수 있는 등 어린이집마다 출자금 운용 방법이 다르다. 입학 문의를 하면 면접을 거치는데, 여기서 공동육아의 기본 철학, 학부모의 의무, 일반 생활 등에 대해 묻고 답하면서 대기 순서가 정해지고 순위에 따라 입학 기회가 주어진다. 그 밖에 각 어린이집의 성별 구성비와 연령비 조절, 장애우 충원 등이 등원 대상자 선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입학 희망자가 많을 경우 1~2년씩 대기하기도 한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수용하는 연령은 생후 2개월~10살을 원칙으로 한다.
mini interview
“공동육아 현장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크는 곳”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에서 뛰어놀고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는 거예요. 가끔 사회 적응, 공감이나 자연친화적 능력을 기르는게 미래 경쟁력이니까, 학습지 교육을 안 시키니 창의력이 발달할 것 같아서 등의 이유로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문을 두드리는 부모도 있어요. 하지만 이곳의 본질은 영어 노래 하나 더 부를 줄 아는 경쟁력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게 결코 아닙니다. 내 아이, 남의 아이 할 것 없이 우리 아이로 함께 키운다는 의미가 중요해요. 다른 아이는 내 아이가 살아가야 할 환경이 되기 때문이죠. 이 과정에서 아이는 물론, 교사인 저희들도, 그리고 부모들까지도 모두 서로 존중하며 크고 있어요. 공동육아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_꿈꾸는어린이집 대표교사 장선진(고양이)
첫댓글 와우 멋진데요~~^^
ㅎ
아이들이랑은 반말 하잖아요 ㅋ